(칼럼) 반목과 대립을 접고 상생의 정치로 가야.
익산시와 시의회의 충돌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익산시가 지난 29일 조규대시의회 의장의 공개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촉구하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소고발 등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27일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익산시가 후원한 2014익산줌마페스티발 개막식에서 시장만 축사하고 조규대의장은 축사를 못했다는 겁니다. 이유인즉슨, 식진행의 효율성을 위해 축사를 축소하라고 시장이 지시했다는 것인데, 이에 반발한 의장이 막말을 하면서 대립은 극한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축사를 해달라고 담당공무원이 요청해서 참석한 것인데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도 그렇고, 사전 양해가 가능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것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으로 보입니다.
많은 축사로 인한 시민의 불편을 의식한 조치였다면 익산시가 시의장과 국회의원 등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런 것이 시장이냐”는 막말은 도를 넘어선 일입니다. 시의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다면 상대도 존중해야 합니다. 시장의 조치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항의하거나 대처해야 했습니다. 시민이 선출한 시장을 공개석상에서 막말로 폄하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축하의 자리를 싸움의 자리로 만들어 버린 책임은 익산시와 시의회가 모두 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의 공복이 되어야 할 익산시장과 시의원은 이번 기회에 시민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볼 것인지 의식해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시민의 삶을 돌보고 지역을 챙겨야 할 공직자와 기관들이 체면치레와 힘겨루기로 도를 넘어선다면 그 불행은 시민의 것을 넘어 선출직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시민이 시장이다.”고 천명한 박경철시장의 시정철학이 좀 더 빛을 냈으면 합니다. 무소속이고 임기 초이고 시의회와 대립하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몇 가지 사업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농업관련부서의 함열이전이나 광역상수도문제는 시장의 공약사업이긴 하지만 충분한 논의와 시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가운데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결론이 나버린 양상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 시장에 대한 발목잡기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본질은 충분한 검토와 조사, 의견 수렴과 대책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일방통행에 대한 우려의 대표적인 예는 모현우남아파트 붕괴우려에 대한 대피명령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시장당선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온 시장의 행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보도된 내용을 보면 도가 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담당공무원의 의견이 묵살되고 이에 우려와 지시불이행이 있자, 이에 따른 시장의 감사지시와 인사 및 징계조치, 그리고 대피명령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시장의 독불장군식 사업방식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익산시장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시의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의회의장의 대리운전기사 폭행시비와 부의장의 음주운전사고로 자숙과 거듭남을 해도 부족한 판에 다시금 막말시비로 익산시와 대립하고 있는 조규대의장과 시의회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익산시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사과가 필요하고 시의회의 거듭남에 대한 천명이 필요합니다. 이번 대립을 풀고 시와 시의회가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자리와 관행에 안주해서는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지 모릅니다. 시의회가 달라지고 노력하는 시의원들이 되기 위해 시급한 일은 의정활동의 공개입니다.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면 의정활동 면면이 실시간으로 속속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는 의원이 없을 것입니다.
부족한 예산이지만 관광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해외연수비용을 아껴서라도 ‘의정활동인터넷 생중계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합니다. 시의원의 본분은 의정활동이고 이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생중계야 말로 시의회가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사업일 것입니다.
더 이상의 감정적인 극한 대립이 없기를 바랍니다. 소통과 상생은 시와 시의회부터 잘 해야지 않을까요. 사과할 건 사과하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갔으면 합니다. 많이 다르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임기가 보장된 선출직입니다. 임기동안 시민을 볼모로 대립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전)익산참여연대 대표
(전)좋은정치시민넷 대표
-이 글은 2014,10,2일자 익산교차로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