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중심 인성 - 주제 중심 체험 - 영어·아랍어 소통 ‘척척’
글│김윤기 교육부 교육연구사
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
태양의 나라라는 말처럼 평균기온이 약 40도를 오르내리며 대지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이곳에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운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찬 곳이 있다. 카이로한국학교이다. 무더운 날씨와 모래사막으로 인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닌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해 배움의 꽃을 피우고 있는 카이로한국학교의 땀방울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막에 꽃을 심다_카이로한국학교가 걸어온 길
이집트 카이로한국학교는 아프리카 지역의 한국학교로는 처음으로 1979년 12월 5일 문을 열었다. 교민들의 모금과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대사관저의 부속건물에서 4학급으로 출발한 것이다. 그 후 33년 동안 머나먼 이국 이집트에 정착하거나 파견을 온 교민 자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터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정식으로 문교부 인가를 받은 것은 1980년도였다. 1989년도에는 6학급으로 증설되었고, 2000년 9월에는 현재의 뉴카이로의 까따미야 지역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였다.
이란의 테헤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제다 한국학교와 함께 교육부 인가를 받은 중동 지역 4개 한국학교 중 하나인 카이로한국학교는 한국 교육과정을 그대로 도입하고 있다. 그 결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지난 33년 동안 1천500명 안팎의 학생들이 카이로한국학교를 거쳐 갔으며, 현재는 한국인 교사 6명과 원어민 강사 3명의 지도아래 35명의 학생이 한국 정규 교과과정과 영어, 아랍어 등을 공부하고 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다_다양한 교육활동
카이로한국학교 임재웅 교장은 “「바른 심성으로 스스로 능력을 계발하고 세계를 주도하는 한국인 육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 주제 중심의 현장체험학습, 테마별 캠프, 특기 적성교육을 통한 심미안 증진, 기초 기본 학습능력 정착,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 독서교육의 충실로 독서습관형성, 정보통신 활용 능력 배양, 기본 생활 습관 정착, 공동체 의식 함양, 영어와 아랍어 의사소통능력 신장, 전통문화 계승 발전에 학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12학년도 교육과정 운영 결과를 학부모에게 선보이며 교육 공동체가 하나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종합학습보고회’는 카이로 한국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분기점이 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정기영(남) 씨는 “단순히 보여 주기식의 보고회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1년 동안 무엇을 공부했는지 알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학교의 교육활동에 만족감을 표하였다. 윤사라 학생(여, 1학년)도 “무대에서 떨지 않고 엄마 앞에서 즐겁게 발표할 수 있어 신났어요.”라고 기쁨에 찬 말투로 말했다. 임 교장은 “보여주기식의 학예회는 여러 가지를 준비하느라 자칫 교육과정에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종합학습보고회에서는 1년 교육과정의 결과를 자연스럽게 보고하는 자리로 꾸며 학부모와 학생 모두의 만족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바흐레야 사막투어, 뒤뜰 야영 교육활동도 학생들에게 큰 추억을 준 행사였다. 하지만 이동하는 데만 꼬박 6시간이 걸리는 바흐레야 사막에 1학년부터 6학년 학생이 모두 참가하여 1박 2일 사막투어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장거리이동에 지칠 법도 하고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는 데다 바람과 모래 때문에 잠자리도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교생 모두는 백사막, 흑사막, 크리스탈사막 등 다양한 바흐레야 사막의 지형을 이해하고, 여러 가지 모양의 바위를 보고 독창적인 이름을 짓기도 하며 온 땅과 하늘을 파스텔 빛으로 물들이는 장엄한 일몰을 체험하기도 했다. 또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고구마와 밤을 구워먹으며 쏟아지는 별 아래서 모두가 사막의 ‘어린왕자’가 되어 보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정한 학생(남, 3학년)은 “처음에는 힘들 것 같아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친구들과 함께 오니 너무 재미있었어요. 오길 잘한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독립심과 협동심을 기르는 야외활동은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고도 실시할 수 있다. 작년 1학기 1박 2일로 실시한 뒤뜰 야영이 그것이다. 전교생 35명이 참여한 뒤뜰 야영에선 조별 구호 만들기, 장기자랑 및 레크리에이션, 잠행, 촛불의식 및 부모님께 편지쓰기, 미션 수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실수업에서 느낄 수 없는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현정 학생(여, 4학년)은 “잠행할 때 눈을 감고 줄에만 의지해서 길을 가려니 무서웠지만, 나중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라며 이번 야영활동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한 월별 도서 행사, 과학행사 주간 운영(카이로뉴턴대회), 한국의 한자 급수 능력 검정시험과 연계한 학년 통합 한자 급수제 운영, 한컴타자연습 프로그램을 활용한 한글/영어 타자 급수제 실시 등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행사다. 카이로한국학교는 또 더불어 사는 국제사회 구성원을 육성하기 위해 영어와 아랍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영어의 경우 주 10시간 저/중/고학년 3단계 수준별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랍어의 경우 현지문화소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임 교장은 “해외 한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방학기간을 이용한 체험 중심의 우리말 교육, 풍물놀이, 재미있는 역사이야기, 전통놀이 등을 중심으로 정음캠프( )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나는야 한국인 대회’, ‘한민족통합교육대회’, ‘한가위전통문화한마당’, ‘한글날 뿌리 깊은 나무대회’ 등의 학기중 계기교육도 중요한 정체성 확립교육이다. 이러한 교육 덕분에 카이로한국학교 학생들의 한국에 대한 자부심은 그 어떤 해외한국학교 학생들보다 높다고 밝혔다.
카이로한국학교 전경. 밝고 순수한 아이들이 즐겁게 생활하는 카이로 한국학교. 푸른 잔디밭과 드넓은 하늘 아래의 전경이 아름답다.
또 다른 꽃_토요학교
이집트는 한국과는 다르게 금요일, 토요일이 주말이다. 하지만 토요일에도 카이로한국학교에서는 ‘토요학교’를 통해 한국교육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의 교육열을 채워주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는 토요학교는 한국어, 문학(논술), 한국사, 수학 등 총 4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과정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4개 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3년 현재 토요학교에 등록한 학생 수는 약 25~30명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이유를 임 교장은 일차적으로 강사들 모두가 해당과목 자격증을 소지한 유경험자일 뿐 아니라 카이로에는 한국교육과정에 따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초등과정만 개설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 중·고등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학생이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적응해야 하는 학생들은 토요학교에 와서 듣는 수업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수업 외에도 토요학교에서는 바른 심성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기 위하여 한 학기에 한번씩 체험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체육대회, 요리경연대회 등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참여하고 즐기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리더십과 협동심을 길러주고 있는 것이다.
대자연 속에서 호연지기와 인내심,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 사막투어. 모래언덕 위에서 전교생이 즐겁게 사막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김성배(남, 고1) 학생은 “토요학교에 다니면서 한국 문학작품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그 결과 어휘실력도 늘고 한국 관련 기초적인 소양도 많이 쌓인 것 같습니다.”라며 토요학교 수업에 대해 매우 만족해했다.
피현준(남, 중2) 학생도 “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토요학교에 와서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라며 토요학교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임재웅 교장은 이번 학기 토요학교 개강식에서 “토요학교를 통해 이집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기르고, 한국관련 기초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해외에 체류함으로 생길 수 있는 수업결손을 줄이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는 인사말로 학생들이 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음캠프에서는 정체성 교육에 힘쓰기 위하여 풍물놀이, 역사, 우리말 알기, 전통노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정음캠프에서 풍물놀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뒤뜰 야영 때 잠행, 장기자랑, 미션수행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협동심과 도전의식 및 질서의식을 기를 수 있었다.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선보이는 장기자랑 시간
더 많은 꽃을 피우기 위하여_앞으로 나아갈 길
카이로한국학교는 한국학교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지속적인 교사 질 관리를 통해 재학생과 학부모들에게 89.48%라는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학생수도 2011년에 비해 2012년에는 6.25%가 증가했다. 한 학부모는 “예전에는 아이가 학교 다닐 때 방과 후에도 숙제나 기본적인 습관형성 등 신경 쓸 게 많아 부모의 역할이 컸다. 지금은 그 역할을 모두 학교가 대신해 주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가 학교 다니는 것을 무척 즐거워하며 부모 또한 전적으로 학교를 믿고 보낼 수 있다.”라는 말로 카이로한국학교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과 신뢰를 표현하였다. 이처럼 학부모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의 요구에 귀 기울인 결과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를 통한 의견수렴, 공개수업을 통한 학부모의 의견 수렴, 학교 홈페이지를 활용한 교육 활동 보고, 교민사회 알림터 역할, 민원해결, 그리고 현지공관과 교민사회, 국내 교육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 외에도 현지 사회에서 카이로한국학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도서실 개방 및 한인회 행사 참여를 통해 교민들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였다. 한인회를 비롯해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 행사에 학생 및 교사들의 적극적 참여와 지원 등도 한 몫을 했다.
임 교장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기반으로 재이집트 한인사회 교육 및 문화 활동의 구심점 역할에 힘쓸 것이며, 학부모와 학생, 학교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방향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장의 말처럼 열사의 땅 이집트의 태양보다 더 뜨거운 카이로한국학교의 교육열이 식지 않고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활발한 협력 관계를 이끄는 카이로한국학교 임재웅 교장(왼쪽).
첫댓글 멋진데요.. 선생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멀리 이집트 땅에서 어린 학생들을 지도 하시는 선생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이영하 목사 배상.
작년 2012년 9월에 이집트를 다녀 왔습니다. 멀지 않아 카이로 시가지가 많이 발전 하리라 생각되고요.
이집트에서 생활하시는 한국인 교포와 주재하시는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최선을 다하는 카이로한국학교가 되도록 전 교직원이 노력하겠습니다.
카이로 한국학교 꽃중의 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