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자
-고병찬에게
당신과 헤어진 그 해 겨울 가슴 한 가운데
바람 들이차 윙윙거렸어 당신이 떠난 빈집에서
묵언수행黙言修行 하면서 온몸으로 알 수 있었어
눈발 휘날리는 봉선동 버스 종점 국밥집
마음 한 구석 소용돌이치는 상처와의 씨름 힘겨웠지
침묵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약속을 서로 마시고 있었어
세상살이 쓸쓸하고 외로워도 시린 하늘을 이고 사는
이웃들을 기억하자 낮고 좁은 길을 말없이 걷는 그대여
때론 거칠고 황량하나 한결같음으로 넉넉한 바람이 되자
첫댓글 제가 좋아하는 후배의 이야기입니다. 만나면 늘 인간미와 유머가 넘치는 친구이지요. 그 후배의 가는 길에 저도 한 팔이 되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