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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석봉에서 천왕봉 노고단 거쳐 덕두산 까지 도상거리
73km 왕복 146km 3일 무박 78시간
김정모님과 김상근님 셋이서 쉴만한 물가집에 도착 하니 14시30분 이다. 안사장님 내외분이 안계신다. 우리는 방명록에 싸인을 하고 서울에서 온다는 장똘뱅이님을 기다린다. 잠시후 도착 한다. 우리 보다 젊고 건장한 체격에 부드러운 인상이 근방 친근감이 간다.
그런데 배낭을 보니 걱정이 된다.배낭 무게가 너무 무겁게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렇게 많으냐고 물으니 연료와 버너까지 가져 왔다고 한다. 무게를 줄이지 않으면 실패 하니 무게를 줄이라고 하니 버너 등 몇가지를 꺼내 우리 짐과 함께 놔 둔다.
참고로 우리는 짐을 서부능선 왕복 할것과 주능선 에서 동부능선 할때까지의 짐을 분리 하여 따로 꾸려 쉴만한 물가집에 놔 두면 방장님이 가지고 성삼재로 오기로 하였다.
15시45분 우리는 손을 모아 화이팅을 크게 외치며 어떠한 경우라도 결코 포기 하지 않는다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지리산 태극능선 종주의 시발점인 웅석봉을 향하여 첫 발을 내 딛는다.
짙은 숲과 맑은 계류의 물소리가 가을 웅석봉에 넘실댄다.
본격적인 오름을 할즈음 물소리가 약해지고 하늘이 약간 어두워 지면서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배낭 카바를 씌우고 오르는데 하산 하는 등산객들이 이제 올라가면 언제 내려 올거냐며 걱정 스런 표정을 한다.
잠시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엷어지면서 비가 멈추는것 같다. 다행이다 가파른 오름 길을 숨을 헐떡이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웅석봉에 곰 모양을 새겨놓은 검은색 표지석이 반긴다.
웅석봉(1.099m) 은 지리산에서 흘러온 산이면서 지리산을 가장 잘 볼수 있는 산이다.천왕봉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져 쑥밭재 새재 외고개 왕등재 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에 이르러 한번 치솟는데 이산이 바로 웅석봉으로 산의 모양새가 곰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라고 한다.
우뚝 솟은 천왕봉과 경호강을 굽어보며 웅석봉 표지석 앞에서 태극무박 왕복 도전을 꼭 성공하게 해 달라고 지리산 산신령께 간절히 빌어본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한번 화이팅을 하고 밤머리재를 향해 출발한다..
웅석봉에서 지리산 주능선을 거쳐 덕두산 까지 태극 문양을 그리며 뻗어가는 지리산의 시작과 끝을 잇는 태극 무박 왕복종주의 장장 72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대장정에 나서는 길이다.
웅석봉 아래 핼기장을 지나 우측 길로 접어드니 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가 반긴다. 능선길을 걷다보니 오른쪽으로 지곡사를 품고 있는 곰골에 운해가 떠있고 들녁에는 누렇게 익은 벼들이 풍요롭고 평화 로우며 왼쪽으로는 멀리 지리산 지능선들이 길게 이어진다.
걷다보니 전에 없던 백두대간 표지기들이 보인다. 백두에서 지리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 백두대간은 흔히 천왕봉에서 진부령 까지 잇지만 지금은 웅석봉에서 부터 시작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밤머리재를 향하여 가는 길은 여유롭기 까지 하였고 다와갈 무렵 내리막길 나무 계단을 내려서니 밤머리재다. 해발(570m) 다.밤나무가 하도 많아 붙여진 이름 이라고도 하고 고개길을 넘을때 밤 한말은 까먹어야 할만큼 험하고 길어 붙여진 이름 이라는 말도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자
도토리봉 쪽에서 역산행 태극 종주자들이 무거운 배낭을 매고 내려와 저쪽 넓은 공터로 가면서 거기서 텐트를 치고 1박 한다고 한다. 남녀 5명 인것 같았는데 널널 산행이 부럽기도 했다.
따끈한 차 한잔씩을 하고 랜턴불을 밝히고 도토리봉을 향해 가파른 오름길을 하는데 풀이 많이 욱어진데다 길도 좁다. 숲속으로 저멀리 마을 불빛들이 새들어 온다.
힘들게 도토리봉을 오르니 펀펀한 곳에 두 젊은이가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 하고 있다.
인터넷 상으로 만났다는데 산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여서 근방 친해 젔는지 오랜 친구 사이 같이 보인다.
우리는 물 한모금 마시고 그들과 인사를 하고 동왕등재로 향한다. 멀리 홍계 방향 불빛이 반짝인다.
밤머리재에서 하봉 까지 이러지는 동부 능선 길은 지리산 에서도 가장 때묻지 않은 오지 같은 곳으로 지리산 태극능선 구간중 가장 호젓하게 지리산 품에 안길수 있는 구간이다.
동 왕등재에 올라서니 비로서 지리산의 품속에 깊이 빠져 드는것 같다.동 왕등재에서 서 왕등재 까지는 5km 이며 8개 봉우리를 넘어야 하는 꽤 지루한 구간이다.
김상근님이 앞장서서 밤길을 헤쳐 나가는데 힘있는 김상근님이 믿음직 스럽다.
그러나 밤길은 역시 어렵다 잘 살피며 가는데도 길을 잘못들어 헤메다 돌아온다 사전에 길에 대한 숙지를 그렇게 했었건만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서 왕등재가 가까와질 무렵 한참 가다보니 앞서간 김상근님과 김정모님이 보이질 않는다.이상한 생각이 들어 귀 기우려 보니 저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불러 기다리라고 하고 나와 장똘뱅이님은 뒤로 후퇴 하여 길을 찿아 따라간다.
내림길후 서 왕등재 나무판 길이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습지 물을 받아 보충한다. 이곳은 비박 장소로도 많이 이용 하는곳이다.
다시 일어나 진행하다 갈림길에서 김상근님이 무심코 오른쪽 길로 가는데 김정모님이 그길이 아니라고 부른다.왼쪽길로 방향을 잡아 진행하여 외고개를 지나는데 아무도 말이없이 묵묵히 그저 걷기만 한다. 967봉을 지나 새재에 다다른다. 낮 같으면 빨간지붕이 보일텐데 밤이라 불빛만 깜박인다.
한번 참으면 오랜 즐거움을 만난다
새재에서 새봉으로 가는길은 오르 내림과 벼랑을 이룬 바위를 몇번 지나고 밧줄을 잡고 올라서면 20명 정도는 충분이 앉을수 있는 너럭 바위 바로 위가 새봉(1.315m)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둘러 보니 온통 까만 밤에 까만 산이며 손끝에 묻어 날것만 같은 칠흑같은 어둠이다.
밤공기가 차갑지 않아서 좋다.쑥밭재를 지나 계속 오름길을 오르니 또 하나의 로프가 직벽에 가까운 곳에 매달려 있고 그것을 잡고 오르니 형제봉이 나온다.왼쪽으로 밤이라 시커멓게 우뚝 서있는 바위가 독바위다.
우리는 형제봉 바닥 펀펀한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10분간 쉬기로 한다. 금새 깊은 잠에 빠져버린냥 조용하다.
꿀같은 휴식을 마치고 청이당 고개를 향햔다. 한20분쯤 가니 고요한 산중에 물소리가 청량하다. 편편한곳 왼쪽 아래로 길이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조금 내려 가니 숲속에 사람들과 불빛이 여기 저기에 있다. 텐트를 치고 거기서 하룻밤 쉬어 가는 모양이다. 저들처럼 쉬어 가면 좋으련만 계곡으로 가보니 시원한 물이 철철 흐르고 있다.
물을 보충하고 국골을 향해 계속 오름길을 걷는다. 무척 힘이 드는것 같다.조망도 없는 캄캄한 밤길을 앞만 보고 걷는다. 계속 되는 오르막에 숨이 헉헉 거리게 하고.코가 땅에 닿을듯한 오름길이 계속 되는것 같다. 이렇게 힘겹게 올라가고 있는 삶의 가파른 오르막 길도 언젠가는 반드시 힘겨운 만큼의 편안함을 선물 하리라고 생각하며 걷는동안 낯익은 국골 사거리 이정표를
만난다.그리운 사람을 만난듯 반갑다.
여기 까지만 와도 동부능선을 다온것 같으며 힘든 만큼 쉬는 시간도 길어 지는것 같다.그러나 마냥 쉬고 있을수만은 없다. 다시 일어나 왼쪽 오름길로 하봉을 향해 걷는다. 이제는 천왕봉이 가까워 진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운것 같다.어두운 숲길을 헤쳐 하봉에 도착한다.
오랫만에 시야가 확 트인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밤 하늘을 수놓고 저멀리 계곡아래 마을과 도시에 불빛들은 또 하나의 하늘에 별빛인것 같다.
산의 적막함이 오히려 친숙 하고
컴컴한밤 하늘과 땅 사이에 커다란 공백이 생겨서 내가 그곳에 가만이 서있다.태양도 식고 바다도 숨죽어 버린 이 고요한 밤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한 지리의 품속에서 세속을 잊고 동화속의 꿈속 나라에 와 있는것 같은 착각은 나만의 행복일까?
한없이 머물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천왕봉을 향해서 발길을 옮긴다. 다른때는 중봉길도 힘이 많이 드는데 오늘밤은 그렇게 힘들지 않고 도달 한것 같다.멀리 보이는 도시에 불빛들을 바라보며 시장끼를 메우고 천왕봉(1.915m) 에 도착 한다.04시 20분이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 산 "
너를 만나러 가는길
나의 삶에서 너를 만남이 행복하다 내 가슴에 새겨진 너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나의 삶의 길은
언제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리움으로 수놓은길 이길은 내 마
즈막 숨을 몰아 쉴때도 내가 사랑 해야 할 길이다 지상에서 내가 만
난 가장 행복한 길 늘 가고 싶은 길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주능선과 서부 능선을 바라본다.갈길이 아득하다. 그래도 1/3 은 왔지 않은가 힘을내서 걸어보자 천왕봉에는 벌써 사람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해뜰려면 아직 멀었는데 저 아래 제석봉 쪽을 보니 불빛 행열이 길게 느러저 천왕봉을 향아여 걸어 오고 있다.
천왕봉(1.915m) 에서 잠시 머물다가 장터목 쪽을 향해 내려 가는데 만나는 사람들마다 거의 젊은 사람들이며 연인의 손을 잡아 끌어주며 오른다.씩씩 거리며 오르긴 해도 꿈과 희망이 가득한 표정들이여여서 보기가 좋다.그래서 청춘의 피가 끌는 젊음이 좋은가 보다.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는 왜 일출을 보지않고 내려 오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그럴때마다 김정모님은 먼저 올라온 사람 한테 먼저 보여 주더라고 재치 있는 유머로 응한다.
장터목에 도착 하여 취사장에 들어서니 모두들 일출을 보러 떠나고 주인 없는 배낭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우리는 거기서 장똘뱅이님이 준비한 햇반과 묵은 김치로 아침을 먹는데 묵은 김치 맛이 너무 좋다.식사후 장똘배이님은 아무래도 안되겠다며 백무동으로 내려 가겠다고 하기에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진행한다.
삼신봉을 거쳐 촛대봉에 이르러 김상근님이 등이 아프다고 한번 보란다.옷을 올리고 보니 배낭에 쓸려서 빨갛다. 반창고를 붙여주고 배낭을 움직이지 않게 매도록 한다.어느새 날은 밝고 해가 떠 올랐다.낮과 밤의 차이는 큰것 같다.낮만 되면 새로운 힘이 나는것 같다.
세석산장을 지나 낙남정맥이 발원하는 영신봉(1.652m) 과 칠성봉(1.576m) 을 지나 선비샘에 도착한다.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다 그길을 한걸음 한걸음 음미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곳에서 발도 씻고 세수도 하며 옷과 양말을 갈아 신는다.기분이 상쾌하다.오래도록 쉬고 싶지만 갈길이 머니 그럴수도 없고 벽소려을 향해 또 걷는다.너덜지대 길이 조금은 지루 한것 같다.
벽소령이 다와갈 무렵 평소에도 위험 지역으로 줄을 처놓고 주의를 요하고 있는데 산이 무너져 내려 큰 돌들이 길가까지 굴러 떨어져 있다. 사람들이 지날때 돌이 굴르면 큰 사고로 이어질것 같다. 조심 스럽게 통과 한다.
잰걸음으로 벽소령 산장을 지나 형제봉을 거쳐 연하천 산장에 이른다. 낯익은 산장지기 얼굴이 보이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연하천 대피소 주변은 수백년 수령의 주목과 구상나무는 고고한 인품을 가진 선비 같다. 물맛 또한 너무 좋다.혹자는 천년의 정성으로 곱게 빚은 지리산의 감로수라고 했던가...
김정모님이 누군가 하고 통화를 한다. 통화가 끝난후 누구냐고 물으니 방장님이 j3대 종주 카페 회원들과 삼도봉에서 기다리고 있다 한다. 반가운 소식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나무 계단을 오르고 명성봉(1.386m) 을 지나 토끼봉(1.534m) 에 도착한다.반야봉과 묘향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불무장등의 굳센 산줄기와 풍광이 좋다.
호젓한 숲속을 타고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 살갗을 간지르고 나무 사이로 출렁이는 햇살은 이마를 적신다.
화개재로 김상근님이 내달린다.내리막 길이라 발걸음이 빠르다.04년 8월 태극종주를 처음 도전 했을때 이곳에서 알바를 했기 때문에 잊혀지지 않는 구간이다.
화개재에 도착 하니 김상근 님은 나무 의자에 누워 잠깐 이라도 편히 쉬고 있는 모습이다.
화개재는 목통골을 통해서 올라온 경남 하동군 화계면 사람들과 뱀사골을 통하여 올라온 전북 남원시 산내면 사람들이 물물 교환을 했던 장소다.지금은 무슨 공사를 하는지 핼기로 운반해 놓은 물건들이 쌓여있다.
삼도봉 오름길 나무 계단에 이르러 지루 함을 막기위해 계단 수를 세면서 오르자고 해본다.
김정모님이 잊어 버릴수 있으니 10개씩 세자고 한다. 좋은 생각이다.그렇게 세고 오르다 보니 마즈막 계단이다. 몇개냐고 물으니 김상근님은 554개이고 김정모님과 나는551개다.
가파른 오름을 하니 삼도봉(1.434m) 이다.배방장님과 신현철님이 기다리며 반가이 맞아준다. 너무 반갑다.잠시 쉼을 하며 사과를 깍아 먹는다. 꿀맛이다. 삼도봉은 전라남도 구례와 전라북도 남원 경상남도 하동이 만나고 갈리는곳으로 그래서 봉우리 이름도 삼도봉이다.
쉼을 마치고 일어선다. 김상근님과 나의 배낭이 좀 무겁게 보였던지 달라며 어깨에 매고 방장님과 신현철님이 속도를 낸다. 우리도 빠르게 따라 붙는다. 노루목과 임걸령을 지나 돼지령에 도착 하니 윤성열대장님과 산러브짱님 mt주왕님 장총무님이 기다리고 있다.
윤대장님이야 잘 알지만 다른 사람은 인터넷 상으로만 알고 있었어도 아주 반갑다. 잠시 만남의 기쁨을 뒤로 하고 노고단을 향해 속도를 낸다. 걸으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내들 끼리 내기를 한 모양이다.16시를 기점으로 들어 오느니 못들어 오느니 하는 거였다.그러나 즐겁자고 한 게임 이였고 방장님이 공평하게 무효 선언을 하면서 발걸음은 좀 느려지기 시작한다.
돼지령을 좀지나 넓은 공터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바삐 노고단으로 향한다.게임 덕분에 노고단 까지 빨리 갈수 있었고 노고단 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깊어가는 가을 지리를 즐기고 있었다.
방장님과 몇분은 저녁 준비 한다고 먼저 내려 가고 우리는 조금 뒤에 성삼재에 도착하니 여전히 성삼재는 차들이 붐비고 방장님은 서부능선 들머리쯤에 자리를 잡고 저녁 준비에 바빳다.잠시후 다 되었다며 내놓은 밥과 뼈다귀 국물 맛은 너무 너무 맛있었고 대구에 별미 인가 싶었다.
배부르게 먹고 나니 힘이 나고 차에서 좀 쉬었다 가라고 하는데 그럴수가 없다.갈길이 너무 멀지 않은가 짐을 다시 꾸려 들머리 입구 철조망 앞에서 mt주왕님이 만든 성공기원 프랭카드를 앞세워 기념 사진을 찍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17시 40분 서부능선 을 향해 출발을 한다. 급 오름길을 올라서고 평탙한 길을 걷다가 다시 가파른 오름길로 작은 고리봉을 넘어서자 만복대가 손짓한다.
묘봉치 부터는 억세풀이 바람에 한들 거리고 서서히 어둠이 찿아들기 시작한다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 하고 만복대를 향한다. 언제나 만복대 가는길은 너무 좋다. 그러나 오늘은 어두운 밤이다. 그렇지만 밤은 밤대로 또 운치가 있다.멀리 도시에 불빛들이 은하수 처럼 늘어져 있고 산동 온천지역 불빛은 유난히도 밝다. 풀벌레 울음소리에 가을 밤을 깊어만 가고 그리운 얼굴들이 보고 싶다.
아직은 활짝 피지 않은 억세풀들이 바람의 몸의 몸을 부딪친다
손에 맍저지는 바람에 부드러운살 가슴에 느껴지는바람의 가슴
뛰는 소리 달디단 바람과의 입맞춤을 즐긴다.어둠 속에서 나에게
말을 건다
묘봉치 떠난뒤 1시간이 넘어서 만복대 정상에 도착한다.정상에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고 세속에 불빛들이 정겹게 다가온다.만복대 돌탑 앞에서 약한 자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미움이 있는 곳에는 사랑과 용서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살기를 바래본다.
더 머물고 싶은 마음도 모르고 김상근님은 춥다고 내려 가자고 하면서 길을 나선다. 하늘은 어둡고 밤공기가 차거워진다. 얼마나 걸었을가 정령치 도로로 미끄러지듯 떨어진다.안개가 자욱하다.불꺼진 건물은 유령의 집마냥 안개 속에서 시커멓게 드러나고 조금은 으시시 한것 같다.
건물 뒤로 가서 물을 보충하고 돌아 서는데 김정모님이 전화가 안된 다면서 더이상 진행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어쩔수 없다.차도 안다니고 전화도 안되는 곳에 혼자 두고 떠나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제 김상근님과 둘이다.큰 고리봉을 향해 걷는데 힘도 들고 지루해 지기 시작한다.한참 만에야 큰 고리봉이 나온다.표지판을 지나 왼쪽 길로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다.김상근님이 무심코 그길로 들어선다. 아니다 그길이 아니다 그길은 백두대간 길이다. 후퇴 하라고 하고 직진 해서 약간 우측 방향을 살피니 풀속으로 희미한 내림길이 보이고 그길을 따라 내려 가는데 밤이라 내리막길이 여간 힘들지 않다.
고리봉에서 세걸산 까지는 3.0km 꽤 지루할것 같다.안개 까지 자욱 하니 가는 길이 더디다.정신도 희미해 지는것 같다.지루하게 걷다보니 세걸산 1.2km 표지판이 보인다 반가워서 힘을 내본다.그러나 얼마 안가서 길이 희미해 지면서 급경사로 내려 가는것 같다.
여기 저기 헤메면서 길을 찿지만 찿을수가 없고 아니다 싶어 김상근님 한테 후진 하여 찿아 본다고 말하고 세걸산 표지판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아래쪽을 보니 희히하게 길이 보인다.김상근님을 불러 희미한 길을 조심 스런 마음으로 가는데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힌다 그러나 안개가 짙게 깔려 한치 앞이 보이질 않는다
꼭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못 할것이 없다
김상근님은 뒤에서 도저히 갈수가 없고 조난 당하게 생겼으니 돌아 가자고 한다.난감 하다.그러나 이대로 돌아 갈수는 없다.기어서라도 길을 찿아 가보리라 마음을 먹고 나를 따라 오라고 한다.
저만큼 뒤에 있던 김상근님이 혼자 돌아 가기도 그렇고 그래도 사람 있는데로 마음이 움직 이는지 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무척 힘이 들게 길을 찿으며 어렵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가지만 확실한 방향인지를 모르니 불안 하기만 하다.
그래도 어쩌랴 선택의 여지가 없는것을 가는데 까지 가보자며 계속 더듬어 가니 안개지역을 서서히 벗어난다.좋은 길이 나오고 얼마나 더 가니 안개속에 희미한 표지판이 보인다.발걸음을 재촉하여 가보니 세걸산 표지판이 안개속에서 졸고 있다.
아 안도에 숨을 쉬고 세둥치를 향해서 걷는다. 약간은 편한 마음으로 걸어본다.약간 오름길후 넓은 길이 나온다.이정도쯤에 샘으로 가는길이 있읉테데 하며 걷는데 나무 가지에 물병이 걸려 있고 그 옆으로 희미한 길이 보인다.
우리는 물이 필요 없어 그냥 지나쳐서 간다.얼마후 세둥치가 나오고 부운치를 향해 걸어 가는데 짙은 안개에 비까지 내리기 시작 한다.비옷을 꺼내 입고 진행 하는데 앞이 잘 안보인다.비를 맞으며 안개속을 헤치고 터벅 터벅 걸어 가는데 부운치 표지판이 보인다. 반갑다.이제 팔랑치 바래봉 덕두산만 남았다. 힘을 내 보며 팔랑치를 향해 걷는데
넓은길 양쪽으로 아름다운 구절초 꽃들이 흥건히 피어 그 꽃물 내 뱃속 까지 번지게 나를 안아 주는것 같다. 까만 밤 유달리도 하얀 모습으로 인사를 하며 밤길 나그네를 반긴다.
축복의 길이다. 참으로 행복함을 느낀다.
힘겹게 올라 가는 삶의 가파른 오르막길도 언젠가는 반드시 힘겨운 만큼의 편안함을 선물 받은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것 같다.
키큰 억새풀들이 비를 맞으며 바람에 흔들 거리고 있다.
팔랑치를 지나 바래봉 아래 삼거리에 도착 한다. 오른쪽으로 틀어 바래봉 아래 샘이 있는 곳에서 물 한모금 하고 바래봉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기온은 떨어져 추위가 엄습해 온다.얼마후 바래봉(1.165m) 정상 이다.짙은 안개로 아무 것도 안보인다.
천상의 화원 같은 느낌이 드는 바래봉인데 푸른 초지로만 이루어진 바래봉은 스님의 밥그릇인 바리떼를 엎어 놓은것 같다 하여 바래 봉이라고 했다고도 한다.
희미한 길을 가늠만 잡고 더듬으며 뎍두산을 찿아 나선다.터덕 거리며 조심 스럽게 걸어간다.
컴컴한 밤 안개 속에 비는 내리고 좁은 산길은 가시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길어 온몸을 할퀴고 음산 하기까지한다.왜 이리 덕두산이 안 나오는지 길을 잘못 들었을까? 또 불안한 생각이 들고 졸음은 쏟아지고 지칠대로 지친 몸이라 모든 것이 다 귀찮다.
한번 참으면 오랜 즐거움을 만난다
졸며 걸으며 힘든 오름길을 올라서니 덕두산(1.150m)가 03시 여기 까지 오느라고 고생 많았다며 추우니 어서 내려 가라한다.기쁨도 잠시 여기 까지 온것도 아득한데 웅석봉 까지 돌아 갈수 있을가 생각 하니 눈앞이 캄캄 하다.
성삼재 까지도 가기가 어려울것 같다.그래도 가야 한다. 가는데 까지 가보자고 다짐을 하고 오던길로 발길응 돌려 바래봉을 향한다. 이젠 정말 걷기가 싫다.그래도 지금은 혼자가 아니고 둘이여서 의지도 되고 힘들지만 참고 걸어본다.아무 생각이 없다.어떻게 걷는지도 모르게 지루하게 걸어 바래봉을 지나 샘터 초소에 도착한다.
비바람을 피해 초소 안으로 들어 간다.비를 피할수 있고 바람도 조금은 막을수 있다.그러나 문이 하나도 없고 한쪽만 비닐로 가려져 있는데 사방에서 바람이 쌩쌩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 너무 추워 불좀 피우자고 김상근님한테 말을 해보지만 비에 젖어 불을 피울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쏟아지는 졸음을 어떻게 할수 없어 비옷을 최대한 여미고 벽에 기댄체 그대로 미끄러지듯 주저 앉자마자 꼬구라 진다.김상근 님은 문쪽에서 추위를 이길려고 온몸을 비비고 않았다 일어났다 몸부림을 하는것 같다.그런데 어렴풋이 들리는 소리가 있다.같이 내려 가잔다.나는 안으로 들어와 서로 몸을 껴안고 추위를 이기자고 해본다.
그러나 소용 없다 내려 가자고만 한다. 그 소리도 가물 가물 들린다. 나도 같이 내려 가고 싶다 그러나 내려 갈려면 처음 부터 올라 오지 않았다. 나는 절대로 내려 가지 않는다고 나는 절대로 포기 할수 없다고 다짐 하며 깜박 잠이 들었다가 추위에 잠을 깨어 혼자 동그란이 남아 있는 모습에 다시한번 굳은 다짐을 한다.
가자 일어나서 가자 이제 부터는 혼자다 의지할 사람도 없다 오직 비만 좀 멈춰 주기를 바란다.그런데 겨울 같으면 그대로 얼어 죽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겨울이 않니였으니 다행이다.시계를 보니 04시 50분이다.밖을 보니 캄캄하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가야 하는데 갈 생각이 안난다.너무 추워 팔굽펴 펴기를 수없이 하며 추위를 이길려고 몸부림 을친다. 그러는 동안 빗방울도 조금 약해 지는것 같아 어두운 새벽 바래봉을 뒤로 한체 성삼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팔랑치 쯤에서 날이 밝아 오기 시작하고.부운치를 지나니 날도 새고 비도 멈추었다 가까이에 있는 산들이 운해에 둘러 쌓여 봉우리만 보이고 있고 비온 뒤라 소나무는 더욱 푸르고 산야는 맑고 깨끗한것 같다. 얼마나 갔을가 어제밤에 비박 하던 젊은이가 아침을 먹고 있다.침낭을 비닐로 씌우고 잠을 잔것 같다.
혼자 자유롭게 산행 하는 젊은이는 산을 무척이나 좋아 한것 같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요즈음 젊은이들 같지 않아 저런 정신 이라면 틀림 없이 이 다음에 회사 사장 자리쯤에 앉아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비는 오지 않지만 나무와 풀잎은 빗물을 가득 머금고 있어 지나가면 와르르 물바울을 쏟아 낸다.그래서 스틱으로 빗물을 털어 내며 진행한다.신발 속으로 빗물이 들어 오지 않게 하기위해 비닐과 스패치로 감쌋건만 그래도 타고 들어가 발이 많이 불었다. 신발 속에 물기를 제거 하고 양말을 자주 갈아 신으니 한결 좋다.
산만 있으면 나는 행복 하다
가파른 오름길을 한후 봉우리에 올라서니 세걸산이다.거침 없는 조망으로 지나온 길과 갈길을 더듬어 본다.뒤로는 그렇게 힘들게 했던 덕두산과 바래봉 팔랑치 부운치 세둥치가 한눈에 들어오고 앞으로는 꿈틀 거리는 주능선이 유장 하며 웅장 하게 솟아 있는 천왕봉은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들을 호령 하고 있는듯 하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서며 큰 고리봉 까지의 긴 산행길로 접어든다. 그러나 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편한한 마음으로 널널 하게 걸으니 바쁠것도 없고 오히려 한가롭기 까지 한다.한걸음 한걸음 내 삶을 내 딛는다.
서부 능선은 주능선에 비하여 나무의 크기도 작고 웅장한 맛은 떨어지지만 주능선을 전체 적으로 바라 볼수 있는매력을 지닌것 같다.
큰 고리봉에 올라서니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들을 보니 우리나라 산은 부드럽고 온화한것 같다.
정령치를 내려다 보며 내리막 길을 내려 가는데 만복대 쪽에서 나무 계단을 큰 배낭을 매고 내려 오는 등산객이 보인다.배낭이 큰걸로 보아 무박 산행은 아닌것 같다.
정령치에 도착 하니 아이들을 데리고온 가족과 연인들이 보인다.계단을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 가니 방금 도착한 산객이 따끈한 차 한잔을 하고 있다. 반가워서 물으니 태극종주를 2박3일로 하고 있다며 혹시 무박 왕복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는 마곰 이라고 하면서 카페를 통해서 알고 있으며 자기도 카페에 가입 했다고 한다.
반가웠다.우리는 따끈한 우동 국물로 속을 따뜻하게 하고 성공을 빌며 헤어진다.마곰님은 33살의 젊은이로 인상이 아주 부드럽고 선해 보였다.따뜻한 우동 국물 탓인지 속이 한결 풀린것 같다.
이제 바람도 살랑 살랑 불어주고 풀에 물기도 말라 걷기가 편안해 진다. 만복대의 억새풀과 구절초 꽃이 가을의 정치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서부 능선길은 대체적으로 흑길이여서 밤에 내린 비로 길에 물도 고여 있고 미끄럽고. 묘봉치와 작은 고리봉을 오는 사이 광주에서 온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드뎌 성상제다 13시55분 그런데 아직 갈만 하다.덕두산 에서는여기 까지 만이라도 했는데 낮이여서 그런지 그렇게 못갈 정도는 아닌것 같다.더 가보기로 하고 짐을 최대한 으로 줄이고 남은 짐은 택배로 붙이기 위해 출입 통제 사무실에 택배가 오느냐고 물으니 택배가 안온다며 자기가 교대하고 구례를 가면 거기에서 붙여 주마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몇번이나 감사 하다고 인사를 해본다. 형남근 선생님 그 친절하시고 고마운 마음은 잊을수가 없고 오래도록 기억 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힘들지만 천왕봉 까지라도 가보자고 마음을 먹고 10월4일 오후2시 성삼재를 출발 하여 노고단으로 오르는 포장된 도로를 걸어 가는데 드문 드문 사람들이 내려 오지만 올라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고단 미쳐 못가 계곡 흐르는 물에 피로를 씻어 흘러 보내고 맨소래담 으로 무릎과 발을 맛사지 하고 발바닥과 무릎에 파스를 붙이고 나니 한결 가볍다.
충분한 휴식후 돌계단을 오르니 노고단 산장이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들이 없고 전등 고치는 사람과 매점 주인 아주머니만 보인다.
노고단 오름길 돌계단을 올라서니 젊은 두 연인 만이 있어 한가롭기 까지하다. 이렇게 노고단이 한가로운 적은 처음이다.
지리 3대 주봉중 하나인 노고단 (1.506m) 은 지리산 등행시 교통의 요지로서 화엄사 천은사 주능선과 반야봉 뱀사골 피아골 등의 등산 코스에 경유 하게 되는 곳이다.또한 노고단은 지리 10경중 두번째로 손꼽는 노고 운해로도 유명하다.
화엄사 계곡의 끝머리 바위턱에 앉아 파도처럼 밀려갔다 밀려오며 계곡을 덮고 능선을 휘감고 돌아 저 들녁까지 이르러 온통 하얀 솜이불 깔아 놓은듯 펼쳐지는 운무를 바라보는 신비로움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알수 없을 것이다.
도전 하는 것은 아름답다
그리움을 찿아
본격적인 주능선 길로 접어든다.노고단에서 임걸령 까지는 돌은 많아도 편편한 길이여서 걷기가 편한 길이다. 여유를 가지고 숲속으로 들어선다.숲속 향기가 좋다.
숲에 들면 산에 들지요
숲에 들면 환해지는 이유 아는지요 팽나무 갈참나무 느티나무 작살나무 쉬나무 풍게나무 이마를 지나 엊저녁 산을 찿는 어둠을 몰아 하산 하는 바람이 보이는지요 간지럽다 간지러워 저희들 끼리 모여 앉은 나무들 소리 들었는지요 저기 고목 사이로 난길따라 기지개 펴는 안개 보이는지요 숲에 들면 산에 드는거라고 마음 비우고 귀를 씻는 이끼계곡 물소리가 숲에 드는 모습 보이는지요 숲에들면 환해지는...문득 그대가 보고 싶어 지는 이유 아는지요
숲을 벗어나니 시야가 확트이고 아무 것에도 구속 함이 없이 구름처럼 바람처럼 자유 스럽게 산길을 걷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돼지령을 지날쯤 쭉쭉 뻗은 젊은 여자 아이들이 마라톤 훈련을 하느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달려온다.그런데 왜 이런 너덜 지역에서 훈련을 시키는지 무릎에 충격이 간다는걸 코치분은 아는지 모르는지
길옆 조그마한 바위 위에 다람쥐 한마리가 너무 예쁘다.요즘엔 다람쥐 보기도 쉽지 않다.청솔모라는 외국산이 들어와 솔방울씨를 다 먹어 치우고 다람쥐나 새알등 약한 동.식물들을 괴롭혀 생존이 어려우며 자연 파괴범이다. 자연보호 차원 에서 청솔모를 잡는 운동이라도 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낮은 고개를 넘으니 임걸령이다.임걸령은 반야봉이 북풍을 막아주고 노고단 능선이 동남풍을 가려 주어 산속 깊이 자리한 아늑하고 조용한 천해의 요지이며 샘에서는 언제나 차가운 물이 솟고 물맛 또한 지리산에서 제일 좋기로 유명하다. 이곳은 옛날에 의적이나 도적들의 은거지 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의적 임걸의 본거지 였다고 한다.
시원한 물 한모금을 하고 노루목을 향해 가파른 오름길을 한다.
나이가 들어도 청춘처럼 살자
인생에는 산도 있고 강도 있고 비가 오는 날이면 태풍이 부는날도 있다.어떤 일이 닦쳐도 좌절하지 말고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게 좋다.뒤를 돌아보는 대신 앞을보고 살고 청춘이란 꼭 나이가 젊은 것만을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자기 마음속에 여러가지 감각을 불어넣으면 70 .80 이 되어도 그사람은 청춘이다. 나이가 들어서 이젠 안된다는 침울한 생각은 뇌를 해친다.나이가 들어도 청춘처럼 사는것 그것이 잘사는 방법 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가?
노루목을 지난다. 주능선 길은 왠지 더 편안한것 갔다. 아직은 어둡지 않고 자주 다니기 때문 이기도 하겠지만 지리의 품에 안기면 언제나 이렇게 편안함을 느낀다. 마치 고향에 온것처럼 아니 어머니의 품에서 잠들은 아기처럼 그래서 나는 다른산 보다는 지리산을 더 많이 찿는다.
삼도봉을 지나 긴 계단을 따라 화개재에 이른다. 왼쪽은 뱀사골 이다. 반야봉과 토끼봉에서 남원시 산내면 으로 뻗어내린 전체길이 9km 의 웅장한 계곡이며 언제 찿아도 수량이 풍부하며 지리산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로 유명하고 가을에는 불붙는 단풍과 암반위로 흐르는 계류 그 아래로 형성된 담소들이 한데 어우러저 일대 장관을 이루며 발길을 잡는곳이다.
목통골에서 불어 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돌아 가볼수 있다면 옛날 물물 교환 하던 시절로 가보고 싶다.
토끼봉을 향해 오름길을 시작 한다. 토끼봉에 올라가면 토끼가 많이 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외국처럼 동물들이 사람을 무서워 하지않고 같이 놀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가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이내 토끼봉(1.534m) 이다.
토끼봉에 올라서니 멀리 천왕봉이 손짓하고 빗점골과 완골이 내려다 보이며 토끼봉에서 칠불사로 뻗어 내려간 긴 능선과 지리산 남부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토끼봉(1.534m) 은 전라북도 남원시의 산내면과 경상남도 하동군 화게면의 경계선상에 놓여져 북으로 뱀사골이라는 장대한 계곡을 잉태하고 남쪽으로 내리뻗은 토끼봉 능선의 서쪽으로 목통골을 동쪽으로는 빗점골을 품고 있다.
빗점골은 자신이 신봉하는 이데올로기를 쫓아 북에서 조차도 외면 당하면서도고립 무원속에서 끝까지 버티던 남부군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이 1953년 9월18일 최후를 맞이한 곳으로도 유명 하며 칠불암은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열 왕자 중에서 일곱 왕자가 여기서 모두 성불 했대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토끼봉에서 약간 긴 휴식을 취하고 명성봉으로 향한다. 어느새 지평선 넘어 달려온 어둠이 숲속 나무와 나무 사이를 사이의 거리를 재며 후다닥 길을 막아선다. 랜턴을 꺼내 불을 밝힌다. 밤이 되니 옛생각이 떠오른다.
주능선 길은 대체적으로 좋은데도 전에 성삼재 에서 천왕봉 구간을 왕복 할때 새벽 04시쯤 해메게 했던 곳이 바로 이구간이였다. 밤은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걸까 그렇지만 오늘밤 이 깊은 산중에 혼자 걸어 가고 있지만 전혀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것은 산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내친구 이기 때문 일것이다.
나는 산을 찿을때면 그것들과 말을 건낸다. 바람 구름 물 나무 돌 풀 꽃 등 모두가 좋아라 한다.나도 즐겁다.
연하천 산장이 가까워 지는지 컴컴한 밤 깊은 산중에 사람 소리가 들린다. 계단을 내려서니 연하천 산장 불빛이 반긴다. 취사장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시끌벅적 하다. 쉬어 가고 싶지만 갈길도 멀어 그냥 지나친다.
이제 부터는 본격적인 야간 산행이다. 3일째 밤이기 때문에 피로가 많고 쏟아지는 잠을 이겨 낼수 있을가 걱정이다 처음 출발 할때는 천왕봉에 밤 11시나 12시에 도착 할거로 생각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어림도 없을것 같다 밤에는 졸음과 싸우는 전쟁을 해야한다.
별이라도 떠 있으면 낭만에 초라도 처먹겠는데 하늘을 쳐다 보니 구름이 별을 삼켜 버리고 그자리에는 칠흑 같은 어둠 뿐이다. 얼마쯤 걷고 낮은 봉우리에 올라 선다. 바람 한점 없고 나무는 미동도 않는다. 어디선가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동물 울음 소리가 밤에 고요를 깨트린다. 귀신들이 마실 나설 시간인가 보다.
터벅 터벅 발걸음이 무겁다. 주능선 너덜 지역을 지친 몸을 이끌고 걷는다는 것이 여간 쉽지가 않다. 형제봉 까지가 지루 하다. 얼마나 걸었을가 어둠속에서 두형제가 시커멓게 말없이 우뚝 서있다. 나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형제봉 내리막 길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려 간다. 이런 대서 잘못 했다가 발목 부상이나 당하는 날에는 그만이다.
무엇 보다도 안전이 제일 이라고 생각 하며 걷는다.형제봉에서 벽소령 구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본격적으로 피로가 엄습해 오는것 같다. 깊은 산속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방향 감각도 없이 머리가 몽롱해 지는것 같다.
이구간은 길 잃을 염려는 없으니 그저 땅만 보고 걷는다.
평소 산행때는 평탄한 길을 거부 하지만 오늘밤은 그런 길이 좋을것 같다. 왜 이리 오르 내리는곳이 많은지 어디쯤 갔을가 멀리 숲속으로 불빛이 보인다. 벽소령 산장 인가 보다.불빛만 보아도 좀 힘이 나는것 같다. 정신을 가다듬고 걸어본다.불빛은 보이는데 왜 그렇게 멀게 느껴지는지 이제나 저제나 해도 좀처럼 닥아 오지 않는다. 지루하게 걷는동안 그래도 벽소령에 다다른다.
벽소령 산장은 숨죽은 듯이 조용하고 외등도 같이 졸고 있다. 산장에 들려 한숨 자고 가고 싶은 생각이 나를 유혹한다.그러나 자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 치기로 한다.
벽소령은 지리산 등줄기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고 밀림과 고사목 위로 떠으르는 달은 차갑도록 시리고 푸르다. 어둑 어둑한 숲뒤 봉우리 위로 떠오르는 만월은 극한의 달빛이 천지에 부스러지는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 에서만이 느낄수있다. 지리 10경중에 네번째로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밤은 달도 볼수 없고 지난날에 추억만 떠올려 보며 지나간다. 얼마 안가 산 사태 지역이다. 낮에 보니 큰 바위들이 무너저 내려 길을 거의 막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겁이 나고 조심 스럽다 잘못 하여 졸며 비틀 거리며 걷다가는 옆줄 처놓은 낭떨어지리로 떨어 지면 그만 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석은 나오지않고
위험 지역을 벗어나 선비샘을 향한다 선비샘 칠성봉 영신봉 다음 세석산장이다. 이구간이 마의 구간인것 같다. 이구간을 잠 안자고 갈수 있을가? 벽소령 에서의 유혹을 물리치고 왔는데 이겨 내야지 하며 굳게 다짐을 해본다.
그러나 얼마 안가서 걸음이 또 둔해진 가운데 몸이 휘청 거린다. 몸의 중심을 바로 잡고 걷는다.지루한 발걸음이 계속된다. 벽소령 에서 선비샘 까지는 1시간 거리인데 너무 지루하고 잠이온다. 선비샘에 가서 세수도 하고 정신좀 차려야 하겠다고 생각 하며 또 걷는다.그러나 아무리 걸어도 선비샘이 나오질 않는다. 아마 선비샘을 밤이라 모르고 그냥 지나친것 같다.
비몽사몽 땅만 보고 걸으니 그럴겻도 같다. 그럼 칠성봉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인가 아마도 그러는것 같다.졸음이 쏟아 붓는다. 스틱에 기댄체 서서 졸다 걷다 한다.
오르내림을 수없이 하다 급 내림길이다. 조심 스래 내려 간다고 가다 그만 미끄러져 굴르고 만다 정신이 바짝 든다. 천만다행으로 다친데는 없는것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도와 주셨을가 어머니께 감사를 드리며 다시 걷는다. 하지만 졸음은 계속된다.걷기가 힘이든다. 그대로 나무를 붙집고 가면을 취해본다
깊은 잠에 빠지면 안되기에 앉거나 눕지 않는다. 그것도 짐깐 다시 걷는다.정신이 몽롱해 오며
아무 생각이 없으며 끝이 없는 미로의 터널을 가는것 같다. 마치 약 먹은 닭마냥 이리저리 갈지자 걸음에 아무데나 처박힐것 같다.아무리 잠을 안잘려고 해도 이제는 더이상 버티기가 힘이든다. 바람도 차갑게 분다. 천천히 걸으면서 바람이 덜 부는 곳을 찿는다.
그러나 그런곳이 마땅이 없고조금 나은곳에서 큰 나무에 등을 대고 그대로 주저 앉고만다.기온이 많이 떨어져 몸이 덜덜 떨린다. 그래도 잠은 쏟아붓고 10분간만 자기 위해 알람을 맞추고 랜턴 불을끄고 그대로 잠에 떨어지고 만다.
얼마나 지났을가 추위에 잠을 깨고 몸은 굳어 버린것 같고 어찌된 일인지 알람 소리도 듣지 못하고 죽은듯이 잠이 깊이 들었던 모양이다. 허겁지겁 일어나 세석산장을 향해 걷는다.지루한 발걸음은 계속되고 그러나 세석산장이 나올때가 되었는데도 나오질 않는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걷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나오라는 세석은 아니 나오고 엉뚱한 벽소령 산장이 나오는것이 아닌가 아뿔사 잠에서 깨어 세석을 향하여 간다고 간것이 역 방향으로 진행할 줄이야 몸에 힘이 싹 빠지는것 같다.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간길인데 다시 걷고 싶은 생각이 사라저 버린다. 그러나 어쩌랴 그래도 가야 하는것을...
저 높은곳을 향하여 나를 찿아 한시도 쉬지않고 가야한다. 고통도 감당 할수 있는자에게만 따른다고 했지 않은가 우리의 아름다운 고통을 희망으로 승화 시키는 것은 자연 스럽고 순결한 노력에 있는 것이 아닐까
피할수 없는 고통은 즐기라고한 방장님 말이 떠오른다.
그래 견디기 힘들고 감당하기 어려워 포기 하고 싶은 바로 이때 의지와 꿈과 희망의 단어들을 떠올려 보며 다시 세석을 향해 걷는다.( 참고로 잠깐 졸때은 스틱으로 방향 표시를 해놓고 자거나 나침판으로 확인을 한후 진행 하면 좋을것 같다) 이제 졸음은 오지 않고 한결 부드럽다.
그렇지만 너덜길은 여전히 걷기 힘들고 하늘을 보니 가끔 구름 사이로 별이 하나씩 보인다. 그래 이제 부터는 저별과 구름 바람과 발에 부딪치는 돌까지도 같이 걷는다고 생각하자며 역전 상황을 만들며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걷노라니 선비샘이 나오고 거기서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려 열심히 세석을 향해 걷다보니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후 세석산장이 나온다.
아 얼마나 기다리던 세석인가
세석은 봄이면 철쭉으로 온통 꽃사태를 이루는 해발(1.600m) 의세석평전은 30리가넘는 드넓은 평원으로 남녁 최대의 고원이다 이름 그대로 잔돌이 많고 시원한 샘물도 콸콸 쏟아지는 세석평전에는 수십만 구루의 철쭉이 5월부터 6월말까지 꽃망울을 떠뜨리며 한바탕 흐드러진 잔치가 벌어진다 피빛처럼 선연 하거나 처녀의 속살처럼 투명한 분홍빛의 철쭉이 바다처럼 펼쳐지는 절정기에는 산악인들의 물결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세석을 지나 촛대봉에 오르고 삼신봉을 향하며 부지런히 걷는데 일출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든다.그러나 깜빡 졸음과 알바로 여기까지 오는데 예상 시간보다 너무 많이 걸린것 같아 삼신봉을 지나 빠른 속도로 장터목을 향하여 걷는다.
뒤에서 젊은 두사람이 달려 오면서 앞질러 간다. 아마 일출을 보기 위함인것 같다. 나는 아무리 빨리 갈려고 해도 그렇게 속도가 나질 않는다. 어느듯 장터목 산장에 이르럿을때 시간은 이미 해오를 시간이다 일출 보기를 포기하고 천천히 산장 가까이 가다 뒤를 돌아다 보니 놀라운 광경이 장터목 산장 맞은편 산쪽에서 펼쳐지고 있질 않은가
단풍 속으로 본 일출
그것은 옷에 물들것 같이 빨간 탄풍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너무 너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단풍잎 속으로 해가 떠 오르는것 같으며 찬란하기 까지 하다.자연이 아니고서는 연출해 낼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 이며 감동 그것이다. 밤새 고생하고 걸어온 것에대한 또하나의 선물인가?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지리산이 아니고 그 어디 에서 볼수 있단 말인가 행복한 아침이다.
전에는 매년 1월1일 이면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그추운 날씨에도 긴행열속에 끼여 천왕봉을 오르곤 했건만 오늘같은 일출은 난생 처음 이다.
고조된 흥분을 가라앉히고 제석봉을 향해 오름길을 한다. 좋은 자리를 잡고 사진 작가들이 일출모습을 찍었는지 사진기를 거두고 있다 고사목 지대를 벗어나 철계단을 내려서니 일출을 보고 내려 오는 사람들로 줄을 잇는다.
좋은 아침 입니다를 연거푸 하며 일출이 어땟느냐고 물으니 제대로 볼수 있었다고 즐거워들 한다. 3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고 했는데 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인 모양이다. 멋있는 일출을 보았으니 1년은 행복 할거라고 말을 하니 좋아라 한다. 참 좋은 아침 이다.
통천문을 지나 가파른 철계단을 오른후 드뎌 천왕봉에 올라선다. (10월 5일 07시 30분)
자신감을 가져야
지리산 천왕봉(1915m) 정상석에 입맞춤 을 하고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운 이땅에 산과 내를 바라본다. 모든 것이 소중하고 고귀하며 아스라이 구비치는 덕두산 까지의 지나온 정경을 눈이 아리도록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에 담는다. 백두산이 백두대간의 머리로서 한반도 모든 산맥을 이끄는 종주의 자리에 우뚝 서있고 그 대간의 끝 푸른 남해가 바라 보이는 곳에 마무리 하듯 높고 우람하게 지리산을 세웠으니 대간의 두 끝에 영산을 포진한 그 오묘한 구도에 경건히 머리 숙일 뿐이다.
지리산은 수직 으로만 솟구처 오른 멧부리가 아니다. 이산은 수평으로 삼남땅 8백 여리를 뻗어 삶의 구루터기를 이루고 있다. 산넘어 칠칠한 산이 있고 산속에 다시 첩첩산이 펼쳐진다.
이렇게 장엄 무쌍한 산이지만 우리 민족 현대사 에는 이데올로기 대립 공간이 되어 잔혹한 불바다 피바다가 되는 비극을 치르기도 했다. 피로씻고 불로씻고 해마다 물로 씻으며 다시 성스럽게 태어 나는 어머니 지리산이조화와 화합을 상징 하는 태극과 함께 영원 하기를 빌어본다.
지리산은 한해동안 수백만명의 등산객이 찿으며 이들중 많은 등산객 들이 천왕봉 에서 노고단 까지 주능선 종주를 희망하고 계속 시도 하고 있으며 주능 당일 종주나 왕복 종주를 하는 사람 들도 많다. 그런데 언제 부터가 대 변화가 일어 났다.동쪽 웅석봉 에서 천왕봉 노고단 을 거쳐 덕두산 까지 총73km를 종주 하는 것이며 이 능선을 이어 보면 태극 모양을 하고 있어 태극종주 라고 부른다. 보통 2박3일 이나 3박4일로 하기도 하지만 산 메니아들은 무박 산행을 고집 하며 도전 하기도 하지만 한번에 성공 하기란 쉽지않다.
철저한 준비없이 시도한 사람들은 생각지도 않은 복병 들이 발목을 잡아 실패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오케이 마운틴 j3 종주카페에 들어 가면 정보가 많으니 참고 하면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그런데 태극에 성공한 사람들이 한술 더떠 이제는 태극 왕복 도전에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지금 까지 시도를 해본 사람들이 몇사람 있으며 지난 5월 전국에서 12명이 (본인포함) 시도를 해 보았으나 날씨 때문에 실패 하고야 말았다.
지금 까지 성공한 사람은 없고 불가능 하다고 생각 하면서도 이번에 또 이렇게 도전 하는 것이다.
성공 할려면 고통의 터널을 지나야 한다.
또한 지리는 자연의 품이 넓고 크며 때로는 어머니 처럼 자애롭고 친화적 이다가 순응을 거부 하는 사람들 에게는 때로는 혹독하고 무자비 하다는 것을 가장 효과적 으로 가르친 다는 점에서 지리산 만큼 뛰어난 자연의 스승은 없을 것이다.
엄청난 흡입력과 치유력 교육력 은 매년 수백만명 을 품으로 끌여 들여 그들에 불만을 해소해 주고 그들에 오죽잖은 신경을 쓰다듬어 주어 잃었던 용기를 되찿게 하고 그들에게 속세의 지헤의 부질 없음을 가르쳐 주고도여유가 있어 언제나 유장하다.
모든것이 다 내 발 아래에 있다. 이렇게 높은 곳에 도달해 나는 나 자신을 깨닫는다. 좋은 도반을 만나기에 지금의 내가 이곳에 존재 한다는 것을...
갈길을 바라보니 웅석봉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2/3 를 왔으니 지금 까지 걸어온 것이 아까워 서라도 포기 할수가 없다. 그리고 이제 부터는 내리막 길이 많고 주간 산행이 아닌가 마즈막 힘을 다해 가기로 하고천왕봉 을 내려 서며 중봉을 향한다. 힘이 나는것 같다. 지리산의 맑은 기운이 내몸의 기력을 회복 시켜준 것인가
맞은편 산에 단풍이 붉은 피를 토해낸다. 바위와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 같다. 중봉 가까이 가니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그쪽으로 가보니 서울에서 왔는데 대원사 쪽으로 간다며 3사람이 천왕봉 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이 천왕봉쪽 바위에 큰 구멍이 있는걸 가리키며 곰이 사는 곳인가 한다.
나는 사정 이야기를 하고 먹을것을 좀 부탁하니 밥을 지어야지 줄것이 없다며 그중에 한사람이 쪼코렛 몇개를준다.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 먹을 것을 조금밖에 가저 오지 않은것 같아 미리 비축도 할겸 물어 보았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몇 걸음 옮겨 놓아 중봉으로 오른다 2일 날은 밤 이였는데 오늘은 낮이다. 조망이 시원하고 중봉에서 가지를친 써리봉 능선이 대원사 계곡을 사이에 두고 길게 이어 지며 마야 계곡과 암봉을 이룬 써리봉의 조화가 그림 같으며 웅장하게 쏫아 있는 천왕봉 은 지리산 의 여러 봉우리 들을 호령 하고 있는듯 하고 주능선 은 유장하다.
.여기서 지리 3대 종주 카페 배방장님 한테 전화를 하는데 통화가 안된다. 신현철님께 전화를 해보니 받으면서 어디냐고 한다. 중봉이라고 했더니 너무 반가워하머 기뻐 한다. 시간 생각 하지말고 잠좀 푹 자고 조심해서 오라고 한다. 그러나 아침 햇살을 받으니 잠이 올것 같지 않다.
비경에 취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약간 동쪽 으로 자리를 옮겨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 서니 대원사쪽 계곡으로 단풍이 장관이다. 사진 작가 몇사람이 사진기를 설치 해놓고 타이밍 을 기다리며 작품 하나에 목을 맨듯 보였다. 그틈에 있으니 나도 작가가 된듯한 기분이다.
현란한 색의 축제다. 내게 초대장 을 보내 단풍 축제에 같이 하게 해준 가을에 감사해 본다. 사람의 손으로 빛어낼수 없는 고은 색상 으로 채색한 나무잎들 바위와 푸른 숲이 한데 모여 발산하는 매혹적인 자태는 마음을 빼앗아 가고도 남음이 있다.
오랜 시간 비경을 즐기고 더 머무르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내리막 길을 한참 내려 가는데 길 한쪽에서 중봉에서 만난 서울에서 온 3사람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도 더 내려가다. 계속 내림길이 이상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봉으로 가는 길은 능선길인데 내가 왜 이길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이길은 대원사로 가는 길이 아닌가?
잘못 온 것을 알고 다시 오던길로 돌아선다. 급 오름길을 올라 하봉과 대원사 갈림길 에서 하봉쪽으로 접어들어 내림길을 간다 잠시 내가 비경에 너무 취했었든가 보다. 곧 하봉 헬기장이 나오고 오름길을 한동안 하며 걷다보니 하봉 바위앞 이고 그곳 갈림길 에서 무심코 표지기만 보고 왼쪽길로 빠저 버린다. 가다가 보니 계곡으로 내려 가고 아니다 싶어 다시 올라와 우측 길로 가서 하봉에 오르니 하봉에서 뻗어 나간 산줄기가 국골과 칠선 계곡을 가르며 길게 이어지는 초암 능선의 신비 함이 한눈에 들어 온다.
잠시후 국골 길로 내려 서고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알바 할 곳도 아닌데서 두번 이나 알바를 하고 하지만 적당한 햇빛을 받으며 국골을 향해 편안한 길을 걷고 있는데 너무 멋진 광경이 눈앞에 펼쳐 진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가 천국
바닥 에는 양탄자를 깐듯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고 위로는 단풍 터널 길인데 해빛을 받아 더욱 찬란 하고 아름다운 색을 연출해 내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길을 만들 었을까? 이런 길을 내가 걸을수 있단 말인가? 가을이 내게 초대장 을 보내 축제의 하이라이트 인 이곳에서 특별 이밴트 행사를 하는것 같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수줍은 새색시 마냥 사뿐이 길을 통과 하는데 모든 단풍 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나를 환영 하는것 같다. 황홀한 기분에 어쩔줄을 몰라 하며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에 감사 감사를 연거푸 하며 행복함을 느낀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가 천국이 아닐까? 단풍 터널을 벗어나 하늘을 보니 하얀 구름이 한가로이 떠 있다.
국골 사거리에 도착 하여 약간의 쉼과 에너지 를 보충 하고 청이당 고개를 향해 내려 간다. 이제 동부 능선 길은 눈감고도 갈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듯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숲길 따라 계곡 으로 향하고 얼마 안 내려가 계곡에 다다른다 꼐곡 아래 쪽으로는 시야가 조금 트이고 크고 작은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은 붉게 물든 단풍 빛으로 붉게 물들고 그 가운데 있는 나도 단풍과 함께 붉게 물들어 3홍이 된것 같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어머니는 나를 향해 외롭다고
비명을 질렀지만 나는 듣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를
능선 길로 올라 서서 독바위 쪽으로 걷는다. 독바위로 가는 길은 키를 넘는 산죽 길과 작은 바위 지대가 여러번 나오더니 저만큼에 독 바위가 우뚝 서있다. 가파른 오름길후 형제봉 조금 못가서 독바위로 가는 갈림 길이다. 다른때는 갈길이 바쁘고 또 밤 이여서 올라 가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혼자 널널 산행이니 올라 가보기로 하고 독바위 길로 오른다.
얼마 안가 바로 독바위가 나오는데 가늘고 낡은 줄이 메달려 있다 직벽에 가까운 5~6m 쯤 되는 데를 줄을 잡고 올라서니 수십미터나 되는 낭떨어지 를 이루고 있는 큰 바위에 작은 바위가 앉아 있는데 줄도 없고 올라가기가 힘들어 거기 올라 가는것을 포기 하고 큰 바위 위에 서서 비경을 즐긴다. 바위 형상은 마치 큰 바위에 신선이 앉아 있는것 같다.
조망이 아주 좋다. 깊은 계곡에 가을 햇살이 퍼져 나무 잎들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으며 마치 바람이 붓을 들어 쓱쓱 그림을 그려 놓은것 같다. 바로 옆 큰 바위 위에는 큰 소나무와 작은 소나무가 있는데 마치 분재 같이 아름다우며 바위 에서 사는것이 신기 하다.
날보고 쉬었다 가라고 하는데 조망은 좋지만 낭떨어지여서 발이 근질근질하여 오래 있지못하고 잘있으라고 손흔들고 내려와 새봉으로 향한다. 새봉 까지는 0.8km로 얼마 안가면 된다. 숨을 헐떡이며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 가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그리고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도전은 승리의 활력소이다
새봉에 올라서니 바람이 내몸을 휘감고는 제빨리 숲으로 사라진다. 조망이 좋아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자연에 이렇게 푹 파묻히면 도시로 내려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 지는것 같다.
새재로 내려서니 새재 마을이 지척에 있다. 새재를 지나 967봉에 오르니 외고개 위 능선 부터 서왕등재 와 동왕등재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이 높게 펼쳐지있다.
외고개 에 이르니 저만큼 숲속에서 수십대의 제초기로 풀베는 소리가 큰 산골을 가득 메운다. 지리산에서도 가장 오지인 이곳 동부 능선은 하루종일 한사람도 볼수가 없다. 이렇게 호젓한 산길을 걷는 것이 오히려 나에겐 더 편하고 좋은것 같다. 사람을 못 만나면 어떠랴 숲과 나무 구름 . 바람 . 물 . 벌레. 새 . 꽃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내친구 이며 이런 좋은 친구들과 하루종일 같이 하니 어찌 좋지 않을소냐
외고개 를 지나니 계속 오름 길이다. .오후로 접어 드니 해지기 전에 들어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 속도를 붙여본다. 서왕등재 가 나오고 쉼도 없이 동왕등재 를 향해 오르고 약간은 지루 할거라 생각 되는 2시간 여의 동왕등재 까지의 숲속 길을 달리다 시피 하면서 간다. 약간 높은 봉우리를 오르니 오랫 만에 시야가 확 트이지만 쉼도 없이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숲속으로 몸을 숨긴다.
얼마후 갈림길이 나오고 양쪽다 표지기 가 많이 붙어 있지만 직감 적으로 능선을 향해 달린다. 한참 달리다 보니 길도 좁아 지고 표지기 도 안보이고 시야가 전혀 없는 숲속 길이다.
아무리가도 동왕등재가 안나오는것 같다. 혹 잘못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한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이상해 지는것 같다.가는 것을 멈추고 오던길로 되돌아 간다. 한참 만에야 조망이 좋았던 봉우리 에 도착한다.
시인은 진정한 성공은 바로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 속에 있는 최선의 것을
끄집어 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천왕봉도 보이고 새재도 보이는데 방향 감각이 없어지면서 햇갈리기 시작한다. 지도와 나침판을 놓고 보는데 실재 지형과 나침판이 가리키는 지도와 착각을 일으키며 전전 긍긍한다. 왜 이럴까 배도 고프고 밤머리재 에 빨리가서 뭐좀 먹고 싶은데 여기서 이렇게 헤매고 있다니 좀 알아 볼려고 전화를 꺼내는데
내가 갔다온 숲속 길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반가운 마음으로 주시 하고 있는데 이게 누구신가? 김정모님이 아닌가? 이거 어떻게 된거냐며 반가워 어쩔줄을 모른다. 구세주를 만난것 같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그런 현상이 일어 나는것일까 지리 3대 종주 카페에서 천왕봉을 통과 했다는 것을 보고 여수에서 이렇게 달려와 밤머리재 에서 부터 역산행을 하면 만날거라 생각하고 오는 길이라며 먹을것도 가저 왔다며 꺼내놓고 먹으란다. (카페에는 구름님이 중간 중간 상황을 올려놓아 회원들이나 산님들이 큰 관심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함)
나는 허겁지겁 주어 먹는다. 어떻게 이렇게 내마음을 잘알고 준비를 했을가 너무 너무 고맙다. 대구에서 산러브짱님과 신현철님 mr주왕님도 어천으로 와서 웅석봉을 거쳐 이쪽으로 오고 있을거라고 한다. 나를 위해서 이렇게 먼길 마다 않고 달려와 주다니 고마울 뿐이다.
빨리 가자며 동왕등재 를 향해 바쁘게 걷는다. 혼자 가다가 헤매였던 데를 지나 한참후에 동와등재 에 도착한다. 약간 쉼을 한후 다시출발 한다. 벌써 어둠이 찿아오고 랜턴을 꺼내 불을 밝히며 속도를 내 보고 싶지만 밤길이라 조심 스럽고 약간 빠르게 걸어 밤머리재에 도착한다.
갈때 매점 어르신 한테 태극왕복 한다고 했더니 알아 보시고 반긴다 고생 했다며 달디단 다래를 내놓는다. 우리는 따뜻한 더덕차 한잔씩을 하니 힘이 나는것 같다. 인사를 하고 왕재를 향해 나무계단 오름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김정보님은 봐주지도 않고 오름길을 거침없이 올라챈다. 나도 따를만해서따라붙인다. 왕재와 밤머리재 중간지점 정도를 가니 역방향에서 불빛이 보인다 가까이 가니 대구에 산러브짱님 이시다. 얼마나 반가운지 끌어안는다.
기쁨도 잠시 갈길이 바빠서 웅석봉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왕재를 지나고 이제 웅석봉만 나오면 거의 섣공이다. 서서히 가슴이 설래이기 시작한다. 뒤에서 산러브짱님이 따라 오면서 조심 하라고 자주 주문을 하고 얼마동안 걷다보니 어느듯 웅석봉이다.
아 ~ 이 감동! 이 환희! 드뎌 해 냈다는 생각과
3일동안 잠도 안자고 걸었던 것이 믿기지 않는다.
지리 산신령님께 감사 합니다. 감사 합니다 를 연거푸 한다.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멀리 산촌 마을에 불빛들은 깜빡이며 주위는 온통 깜깜한데 세 사나이 들이 웅석봉 정상에서 환희의 기쁨을 나누며 어쩔줄을 몰라한다. 김정모님과 산러브짱님이 더 좋아 하는것 같다.
방장님께 전화하여 이기쁨을 알리고 mt주왕님이 만든 태극 무박 왕복종주 성공 프랭카드를 들고 샴페인을 떠트리며 기쁨을 만끽 함며 기뻐하는 모습을 담느라 후래쉬 불빛은 번쩍 번쩍 거린다. 잠시후 기쁨을 뒤로 하고 웅석봉 내리막 길로 접어든다.
방장님이 사정이 있어 내려 오지 못하고 특사 편에 샴페인 을 보내 그것으로 절정의 순간을 맞았던것 같다. 웅석봉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끝까지 조심 하라며 뒤에서 산 러브짱님은 안전 주분을 자주 한다. 저렇게 신경을 써 주다니 참으로 고맙다. 내리막 길을 내려 오는데 여간 조심 스럽지가 않다. 계곡 물이 흐르는 너덜지역을 통과해 대구에 신현철님과 mt주왕님을 만난다. 팔공산 산행중에 방장으로 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 왔단다.
너무 너무 고맙다. 안전하게 마을로 내려와 들머리에 있는 119조난 표지판 앞에서 같이기념사진을 찍고 쉴만한 물가집에 도착한다. 10월5일 밤 21시45분이다. 총 78시간이 걸렸다. 안사장님은 안계시고 사모님이 늦은 시간 인데도 저녁 준비를 해놓아 산 러브짱님이 준비한 샴페인을 떠뜨리며 축배의 만찬을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이 어촌 마을에 가을 밤은 깊어만 갔다. 끝
무엇보다도 제가 태극 무박 왕복도전에 성공 한것은 지리3대종주 카페 회원님들이 성원해 주신 덕분이며 특히 대구에 배방장님과 신현철님 윤성열님 산러브짱님 mt주왕님 장 총무님과 여수에 김정모님과 김상근님 서울에 장똘뱅이님 께 진심으로 감상의 말씀을 드리며 그 따뜻한 사랑과 깊은 정은 오래 도록 잊을수가 없을것 같다. 산을 좋아 하는 모든 님들 언제나 건강 하시고 행복과 사랑 가득한날 되시기 를 바람니다. 감사 합니다
목숨 걸고 노력 하면 안되는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