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모두가 의기소침해 있는데 나비 축제를 통해 농업인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창의적인 축제 하나로 함평을 변두리 시골에서 관광명소로 바꾼 이석형 전남 함평군수. 그는 최근 집무실에서 〈농민신문〉과 특별 인터뷰를 갖고 농업·농촌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석형 군수는 “농업은 땅만 파는 것이 아니다”며 “영어로 농업의 어원을 살펴보면 땅(agri)과 문화(culture)가 합쳐 만들어진 것처럼 농업은 문화와 연계시켜 복합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군수는 “사람만이 우리 농촌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며 “농업인들이 긍지와 프로의식·창조 마인드를 갖고 정진하면 반드시 농업은 살길이 열린다”고 역설했다.
-나비 축제가 11회째를 맞으면서 큰 성공을 거뒀는데, 그 비결은.
▶고정관념을 깬 파격적인 소재인 나비에 성공 비결이 숨어 있다. 농산물·꽃 축제가 대부분인 시절에 나비는 독특하고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관람 위주에서 체험 위주로 축제를 만든 것이 고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축제 현장을 꽃박람회 못지않게 유채꽃 등으로 꾸며 볼거리를 제공한 것도 한몫했다. 또 철저한 사전 준비로 해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유치원생부터 어르신들까지 군민 모두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고 꾸미는 생활문화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강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지난 10여년간 친환경을 군정 최우선 시책으로 추진했는데, 그 성과는.
▶지금 세계는 산업화·정보화 시대를 지나 녹색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함평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고 있는 이점을 살려 관광과 생태를 접목시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봄에는 나비 축제, 여름에는 갯벌 체험, 가을에는 국향 대전과 꽃무릇 축제, 겨울에는 난 대전을 열어 4계절 관광이 가능한 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나비·곤충 산업 육성을 위해 1990년 7월 함평군 곤충연구소를 설립해 한국 곤충학과 곤충 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생태수목원 조성, 아름다운 숲 가꾸기, 1가정 1나무심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전국 제1의 환경교육 센터를 만들어 지도자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함평이 농촌 관광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발전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연중 열리는 지역 축제가 지역 주민들의 농외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장터와 민박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주민들도 스스로 축제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제로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연 매출 5억원을 올리는 나비·곤충 마을이다.
앞으로 농촌마을종합개발은 물론 연꽃·행복·한옥 마을 조성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등을 통해 아름답고 생태 환경이 살아 있는 농촌을 가꿔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도록 농촌관광 기반 조성에 매진할 방침이다.
-〈나비쌀〉이 전국 명품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는데 육성 방안은.
▶함평 대표브랜드 쌀은 친환경 〈나비쌀〉 이다. 전국 최초로 2006년 3월에 지역 내 미곡종합처리장(RPC) 3곳을 통합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품질 관리에 힘쓴 결과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전국 12대 브랜드 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앞으로 〈나비쌀〉 판로확대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전담 유통조직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도권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자매결연을 한 지역 유통업체 등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펼쳐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함평은 고령화 비중이 높은데 맞춤 복지사업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우리 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만554명으로 전체 인구의 28.2%를 차지해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군은 노인대학 운영, 경로당 활성화, 보행보조기 보급 등 다양한 복지 시책을 추진하고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보급하고 있다.
노년층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경제적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주차장관리·교통정리·가사도우미 등 일자리 창출 사업에 힘쓰고 있다.
-함평이 낙후된 농촌 가운데 한곳인데 지역개발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가장 큰 경쟁력인 깨끗한 환경을 활용해 쾌적한 전원단지 조성, 정주권 개발, 노후·불량주택 정비를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읍·면별 복지회관과 체육시설 등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고 문화·예술시설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국가산단, 함평천지 한우사업특구, 장애인 희망타운 조성 등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대동제 생태관광지, 사포 관광지 개발과 함께 양서·파충류 생태공원 조성과 엑스포공원·자연생태공원 시설과 프로그램 보완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업인들에게 당부 사항은.
▶경제 위기로 농업인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힘들다고만 하지 말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농업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농업을 통해 얼마든지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
그 누구보다 농업·농촌을 아끼고 사랑하는 농업인들이 미래의 농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농업을 가꾸고 발전시켜줄 것을 부탁드린다. ☎061-320-3100.
함평=임현우 기자 limtech@nongmin.com
●올해 농협·지자체간 협력사업…무인헬기·광역방제차량 구입 일손부족 해소
함평군과 농협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나비쌀〉이 전국 12대 우수브랜드 쌀에 처음으로 입성한 것은 지자체의 든든한 지원과 농협의 알찬 운영이 결실을 이룬 결과라는 평가다. 올해 전개하는 협력 사업을 알아본다.
◆무인헬기 구입=농촌이 고령화됨에 따라 병해충 방제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함평농협과 군지부는 지자체 자금 1억원 등 총 2억원을 투입해 무인헬기를 구입한다. 공동방제를 통해 안전농산물 생산은 물론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고춧가루 가공공장 시설투자=나비골농협은 고춧가루 가공공장 안전성 강화를 위해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해썹·HACCP)에 맞도록 설비를 보강한다. 지자체에서 1억원을 보조받아 총 2억원을 투입한다.
◆오디 냉동창고 개축=대량으로 생산되는 오디를 매입해 급랭처리를 통해 연중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오디 냉동창고 개축을 추진한다. 나비골농협은 지자체 예산 3,000만원을 포함해 총 6,000만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광역방제차량 도입=월야농협은 지자체에서 1억원을 지원받는 등 총 2억원을 들여 광역방제차량을 구입할 예정이다. 고령농가가 많은데다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 광역방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900㏊를 공동방제할 경우 연간 비용이 3,000만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탁월한 리더십 갖춘 창조적 경영행정가
1998년 39세의 젊은 나이에 민선 2기 군수에 당선됐으며 전남 유일의 3선 자치단체장이기도 하다.
나비 축제 하나로 함평을 전국에서 유명한 고장으로 바꿔놓은 입지전적인 인물. 창조적 경영 행정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최고로 일 잘하는 단체장,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한국 농업에 영향을 끼친 100인, 2009 파워 엘리트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선한 행정감각, 저돌적인 추진력,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51세 ▲전남대 총학생회장 ▲전남대 농업정책대학원 졸업 ▲한국방송공사 프로듀서 ▲광주·전남 프로듀서 연합회장 ▲대통령직속 농어업특별대책위원회 자문위원 ▲(사)한국유기농협회 회원 ▲호남대 겸임교수 ▲밀알회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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