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노인봉(老人峰,1,338m)은 폭포와 소, 암봉이 어우러진 청학동소금강 계곡을 끼고 있다. 소금강은 국내의 여러 명소 가운데서도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 하여 명승지 제 1호로 지정된 곳. 특히 10월 중순경 이곳을 찾으면 핏빛 단풍이 화상이라도 입힐 듯 훨훨 타오르는 단풍을 볼 수 있다.
노인봉의 산행기점은 진고개. 해발 946m로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진부면에 걸려 있는 큰고개다. 북쪽으로 연곡천과 남쪽으로 오대천이 갈라지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진고개 산장과 매표소를 지나면 안내판이 있는 사거리 갈림길. 직진하여 능선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주능선을 만나고 서서히 동북쪽으로 휘어진 등로를 25분쯤 따라 가면 넓은 공터에 닿는다.
공터를 지나면 두갈래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은 정상으로 가는길이고, 오른쪽은 산허리길을 따라 노인봉산장으로 직접 가는 길이다. 공터를 떠나 물결처럼 파도치는 수많은 연봉들을 좌우로 보며 별로 힘들지 않는 능선길을 따라 가면 노인봉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마치 비행기를 탄 듯한 기분이다. 우선 서북쪽 방면으로 동대산에서 두로봉으로 이어지는 태백산맥 주능선이 점봉산과 설악산까지 이어져 보이고, 북동쪽 아래로는 마치 아코디언 주름인 듯 겹겹이 협곡을 이룬 청학동소금강이 내려다 보인다. 그 뒤로 주문진읍과 동해바다가 함께 보인다.
남쪽으로는 황병산이 온순한 산세로 바라보이고, 산 너머로는 대관령 일원의 광활한 목장지대가 마치 초록빛 양탄자를 펼친것처럼 시야에 들어 온다.
하산은 동쪽편의 황병산을 보면서 1백m쯤 가다 노인봉산장으로 내려 선다. 산장을 지나 40분정도 내려 가면 낙영폭포. 그 아래가 소금강인데 선경을 방불케 하는 절경이 40여리 계곡에 펼쳐진다. 낙영폭포에서 계곡길을 따라 1시간이면 광폭포, 삼폭포, 백운대를 지나 만물상에 닿는다.
만물상은 소금강의 기암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전시장 같은 곳. 귀면암과 촛대석, 탄금대, 일월봉, 옥녀탕 등 이 모든 것들이 천태만상으로 제 모양을 지니면서도 태초 이래의 모습을 지금까지 지켜 오고 있다.
만물상을 지나면 학유대 오작담 구곡담 일월암 삼선암이 곳곳에서 모습을 뽐내고, 사문닫이골 백마골 은선골 등이 여인의 치마솔기처럼 주름지며 숨어있다.
9개의 폭포가 잇달은 구룡폭포는 금강산 구룡폭포 축소판. 구룡폭포 뒤쪽에는 8km에 달하는 아미산성(일명 금강성)이 자리잡고 있다.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풀고자 재기의 꿈을 키우던 곳이라고 한다.
폭포를 지나면 옛날 마고선이 이끄는 천여명의 군사가 이곳에 앉아서 식사를 했던 유명한 식당암이 나온다. 그 옆에는 삼선암이라 불리는 기봉 3개가 나란히 솟아 장관을 이루고 있어 탐승객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이어 나타나는 곳이 십자소. 주변이 절벽이어서 접근이 어렵고 절벽위에서만 내려다 볼 수 있다.
십자소를 지나면 10m 높이의 무릉계폭포가 나온다. 바위에 떨어지는 물줄기가 햇볕에 반사되어 무지개를 피우는데 소금강의 대표적인 경승지로 속세를 떠난 순수한 자연앞에 숙연해질 뿐이다. 무릉계를 지나면 선계(仙界)의 출구인 주차장이다. 총산행 7시간 소요.
◆드라이브 메모:영동고속도로 월정 나들목으로 진입, 진부-간평 삼거리 우회전-주문진 방면 6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진고개휴게소까지 간다.
◆대중교통:동서울터미널에서 30간격으로 운행하는 진부행 직행버스, 진부∼진고개간은 택시 이용(편도 1만5천원).
◆숙박:진고개 정상에 있는 진고개산장(033-332-9755)과 청학동소금강 숲속에 자리잡은 청학산장(033-661-4186)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1인당 3천원, ◆별미집:진고개산장 아래에 위치한 휴게소에서 산채비빔밥 등을 매식 할 수 있다. 청학동소금강 입구에 경북산장(033-661-4357) 등 식당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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