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반복되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가지고 있던 모든것을 비우는 겨울은, 엄마 뱃속에서 갓나온 벌거벗은 아기의 모습과 같다.
세월 흐르며 하나씩 옷을 입어가고, 철이들어가고 하나씩 세상을 알아가며 수줍음과 옳고 그른 일을 분별하고
희노애락을 겪으며 밝은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잠깐 휴식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하고 한차례 오른다.
지난주가 엊그제인데 연인산과 달리 호명산의 나무들은 거의 다 옷을 벗고 있어 스산함이 더해졌다.
혹여 강바람이 일찍 고운 잎들을 떨군것은 아닐까? 연인산엔 늦은 빨간 단풍을 볼 수 있었는데...
그렇게 스러져간 단풍들과 발 아래 소나무 잎과 낙엽과 어우러진 촉촉한 흙길을 올라 2차 능선에서 휴식을 했다.
오를수록 호수를 주변으로한 풍경이 넘 좋다. 그냥 산길옆에 앉아서 휴식을한다.
소나무잎과 낙엽이 널려있어 겨울이지만 아무곳이나 편안하게 앉을수 있어 좋다.
다시 가파른 산길을 올라 전망대 위에 섰다. 이곳엔 야외용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있다.
단체로 온 산객들이 많이 있고 강을 배경으로 추억을 담는다. 살아있는날 중 가장 젊고 즐거운 날들을...
아직도 정상이 아득하다.
전망대까지 오른만큼 계속되는 오르막을 선두 월성,창린형님에게 스로우 스로우를 반복 요청하며
두세번 중간, 중간 쉬면서 서서히 한참을 올라 정상에 섰다.
수고한만큼 얻는것도 비례한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늘이 베푸는 자연의 풍경들을 내려다 보니
시골풍경들이 계절과 어우러져 참으로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주변은 온통 산으로 둘러있고 한북정맥에서 이어진 산들은 1000m가 넘는 고봉들로 굽이 굽이 물결치듯 펼쳐져 있다.
정상을 200여m지나 우측 햇볕이 내리는 양지바른 너른곳에 밥상을 폈다.
창린형님이 군산에 사업차 갔다가 100년된 제과점에서 고로게등 빵과 고구마에 과일에 50년된 더덕주까지...
장가 잘갔네요. 요즈음산에 가는데 먹거리 챙겨주는 마님들도 계시네요.
바지런한 창린형님! 혼자 여주에 모친 문병다니느라 사업하시느라 마님과 여행다니시느라 산행까지 참 바쁘시다.
오늘도 현웅님이 콩이 듬뿍 섞인 밥에 김치찌게에, 소세지 야채무침에, 호박 게살 전에, 군고구마에 계란까지
거기에 배즙을 넣은 적당히 달콤한 맛나는 걷저리까지...
햇살내리는 너른 자리에 시간에 제약없이 퍼지고 앉아서 이 몸속 깊은 곳까지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시며
더덕내음이 그윽한 더덕주를 한잔씩 나누며 가득했던 먹거리들을 다 비우고, 상현형님이 끓인 즉석 라면까지 채우고,
커피를 한잔씩 나누고 하산!
태양은 남쪽으로 이동하여 있었고 뾰루봉 아래의 조용한 호수는 겨울 태양을 머금은 채 은빛으로 빚나고 있었다.
푸르른 소나무 사이로 파란 하늘이 그 하늘에 태양은 강바람으로 서늘해지는 한기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많이도 올라왔다. 한참을 내려오는데도 아직 전망대도 보이지않는다.
거북이처럼 쉬엄 쉬엄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을 내려가야 할 것 같다.
맨몸이 되어 있는 나무사이를...때로는 소나무 숲 위로의 파란하늘을 마음에 담아보며...
가파른 하산 길 햇살을 먹은 반짝거리는 호수를 내려다 보며 밧줄에 기대어 추억도 담아보고...
완만한 길에서 만난 소망탑에 자그마한 소망도 올려보고...감사와 이타주의적 삶을기리며...
오후 들어 강바람이 제법 올라오는 쌀살함을 겨울 햇살로 감싸며 가파른 산길을 벗들과 정담에 덕담을 나누며
서서히 하산하여 청평유원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월성형님이 저녁 약속이 있고 창린형님의 제안으로 강변 드라이브를 하기로 하고
청평대교를 건너 북한강을 우로하고 양수리로 하여 팔당댐을 건너 하남을 거쳐
고덕에서 월성형님 하차후 강남에서 차 한잔하고 산행을 마무리했다.
동행해 주신 벗님들 감사합니다. 날마다 화이팅하세요.
* 청평역 코스는초입이 그늘져 있어 여름산행에, 겨울산행은 햇볕이 드는 호명리 방향이 좋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