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끝에도 향기가 묻어온다. 아카시아, 오동꽃이 연등이듯 화안한 오월. 좋은 사람과 맛을 찾아 나서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오늘은 나주 금천면 오강리, 전라남도과학고등학교 앞에 있는 새터농원(061-337- 7653)을 찾아간다. 새터농원은 배나무, 포도나무, 감나무 등이 있는 작은 과수원이다.
과일은 생명의 약속인 씨 때문에 재생과 풍요, 번영을 상징하고 에덴동산은 태초의 과수원이었다
"나는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라는 글귀가 걸린 초가정자는 사과향이 있다는 사향정(沙香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주인 김성곤씨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추억이 묻어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50년 가까이 되었다는 사과나무에 대한 애착은 그리움의 그네를 사과나무에 매어놓았다.
누구라도 부신햇살이 물결처럼 흔들리는 사과나무 그네에 앉아 보라. 막 피기 시작한 사과꽃에 취하거나,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새큼달큼한 맛을 느끼거나, 익은 사과의 화사한 빛에 시선을 빼앗겨도 좋을 것이다.
<약이 되는 오리백숙>
'.......한번 굴러 힘을 주며 두 번 굴러 힘을 주니, 발 밑에 가는 티끌 바람 좇아 펄펄, 앞뒤 점점 멀어 가니 머리 위의 나뭇잎은 몸을 따라 흐늘흐늘오고 갈 때.....
그네 바람이 독하기로 정신이 어질하다. 향단아! 그넷줄 붙들어라... 나뭇잎도 물어보고 꽃도 질끈 꺾어 머리에다 실근실근' 춘양과 이도령이 만난 때가 천중지가절(天中之佳節)이라. 오늘 같은 날이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