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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49
줄거리 :
장금은 병든 백성을 돌보며 의술에 더욱 정진하겠다며 궁을 떠나 활인서(보건소)로 간다.
긴 세월동안 어머니 박나인과 한상궁의 뜻을 받들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장금은
성심껏 병자들을 돌보며 민정호와의 사랑도 조금씩 키워나간다.
어느날, 장금은 중전의 부름을 받고 다시 궁으로 들어가고,
중전은 장금에게 의녀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명을 내리게 된다.
한편, 수라간에서는 최고상궁을 뽑기 위한 음식 경합이 벌어지고
민상궁도 경합에 참여하게 되는데....
씬1 대전
중종과 장번내시, 장금만 있는데..
장금은 의녀복을 입고 있다.
중종 : 그래.. 수라간 상궁이 되어 꼭 할 일이 있다더니 마쳤느냐?
장금 : 예.. 전하 전하의 하해와 같으신 성은으로 마쳤나이다.
중종 : 그래.. 다행이다.
장금 : ......
중종 : ..헌데.. 혹..
장금 : .....?
중종 : 혹.. 말이다.
장금 : 하문하시옵소서.
중종 : 아주 오래전.. 내가 보위에 오르기전 사가에 있을 때..
한 어린아이가 술을 들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장금 : ..(흥분되고)..
중종 : 그 때 그 아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상궁에게 절을 하며 궁녀를 시켜달라 했었지.
장금 : ..(점점 더 흥분되고)..
중종 : 그때 그 아이가 혹 네가 아니었느냐?
장금 : (흥분되어) ..예.. 맞습니다.
중종 : 그래? 진정 너였어?
장금 : 예에
반가움과 놀라움에 바라보는 중종과
화답의 미소를 짓는 장금의 얼굴(48부 엔딩)
중종 : 너였단 말이지?
장금 : ......
중종 : 그때.. 술 이름을 줄줄 읽어대던 게 너였어?
장금 : ......
중종 : 술은 고맙게 받으셨으나 깊은 시름을 한다고 전하겠다 한 것이 너였어?
장금 : 예.. 전하.. 그때 전하께서 어린 저의 청을 들어주셔 궁녀가 되었나이다!
중종 : 그랬구나! 그랬어!
장금 : ..(웃으면)
중종 : 가끔 그 생각을 했다. 난 그 일로 용상에 앉게 되었고
그때 그 위험한 일을 위험한 줄도 모르고 했던 그 아이는 어찌 되었을까? 궁금했다.
장금 : ......
중종 : 참으로 재미있는 인연이로고.. 참으로 즐거운 인연이로고!
그때 그 어린 아이가 이렇게 자라 나를 살려내고 중전을 시료하고 어마마마를 설득하고!
장금 : ......
중종 : 이렇게 내 곁에 있었다니..
장금 : 모두 전하의 하해와 같은 성은이시옵니다.
중종 : 앞으로도 내 곁에 계속 남아 나를 도와다오.
장금 :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중종 : 그건 그렇고.. 그래 이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면 되겠느냐?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기탄 없이 말해보거라!
장금 : 전하.. 소녀에게 남은 청이 하나 있사옵니다.
중종 : 그래? 무엇이냐?
장금 : 저를 활인서로 보내주십시오 (자막 : 활인서 : 현재의 보건소에 해당. 한양에 동서 두곳에 있었음)
중종 : 활인서? 활인서라니?
장금 : 전하의 성은으로 과분한 영광을 누렸사옵니다. 이제 궁궐이 아닌 민가로 나가
활인서로 가서 가난한 백성들의 병을 시료하며 의술에 더욱 정진하고
전하의 신하된 자로 늘 백성을 걱정하시는 전하의 뜻을 받들고자 하옵니다.
중종 : (서운한듯) 활인서? 활인서라! 헌데 왜 하필 활인서일까? 의술을 펼칠 수 있는 다른 곳도 많은데..
하긴, 너 같이 뛰어난 의술을 갖춘 여인이 진맥 한번 하는데도 목숨을 걸어야하는
이 궁(宮)이 답답할 수도 있겠구나.
장금 : 그것이 아니오라..전하
중종 : (OL) 알았다! 네 뜻대로 하여라!
네가 사내로 태어났다면 전담의관이 되어 나를 직접 시료케 할 수 있으련만..
장금 : 전하! 당치 않은 말씀이시옵니다. 이제 저는 백성이 있고 병이 있는 곳으로 가
더욱 정진하겠나이다.
중종 : ..(아쉬운데) 그래! 그럼 당분간만 활인서에 가서 일을 하도록 하여라!
허나 어디까지나 당분간이다!
장금 : 예에 전하!
씬2 내의원 집무실
도제조(이광희)와 민정호, 신익필, 정운백, 어의녀 내의녀등 모든 내의원 사람들이 있다.
장금이도 있고..
민정호 : 새로 내의원 도제조를 맡으신 좌의정 이광희 대감이다!
이광희 : ......
모두 : (인사를 하면)
이광희 : 그동안 내의원에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벌어져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제 모든 것이 안정되어 새로운 인물로 내의원의 업무를 분담하고자 한다!
우선 주부 신익필을 4품인 내의첨정으로 승차시켜 내의원을 통활케 하는 동시에
전하의 환후를 맡게하고 주부 정운백을 5품 판관으로 승차시켜
첨정을 돕도록 하라는 어명이시다
모두 : (축하하는 분위기고)
이광희 : (민정호 들으라는듯) 우여곡절 끝에 전하의 환후를 시료키는 하였으나
법도에서 벗어난 것으로.. 내의원의 위상이 크게 무너졌다.
민정호 : ......
모두 : ......
이광희 : 허니 내의첨정은 의관은 물론이요 의녀들까지 수련체계를 더욱 확고히 하도록 하거라!
신익필 : ..예.
정운백 :...
모두 : ......
장금 : .....
하고는 이광희는 일어나 나가면..
남은 사람들 일어나 인사를 하고 다시 앉는데..
민정호 : 도제조대감의 말씀대로 내가 법도를 어긋난 일을 하여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것을 알고 있소.
모두 : ......
장금 : (역시 미안한 마음이고)
민정호 : 모두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소.
신익필 : 그러실 일이 아닙니다.
민정호 : ......
신익필 : 저희에게 교훈도 되었을 뿐더러 자극도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민정호 :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소. 허면 어의녀는 의녀 배치를 알리시오.
어의녀 : 네.
장금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모두 : (보면)
장금 : 저는 전하께 활인서로 가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모두 : (놀라고)
조치복 : 아니. 활인서라니? 너같이 재주가 많은 의녀를 어찌..
장금 : (민정호를 보고)
민정호 : (장금을 본다)
씬3 내의원 일각
신익필과 정운백, 장금이 있다.
신익필 : 네가 청을 올린 것이냐?
장금 : ......
정운백 : 왜?
장금 : 한상궁마마님 때문이긴 하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그 때문에 남보다 많은 공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신익필 : ......
장금 : 허나 그것은 제가 알고자 하는 병에만 국한된 것입니다.
신익필 : ......
정운백 : ......
장금 :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신익필 : ......
정운백 : ......
장금 : 많은 병자를 보고 공부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겠습니다.
정운백 : 네 마음이 그런 것이라 면야..
신익필 : 그래 여기서 의관들의 지시만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게다.
장금 : .....
신익필 : 나도 네게 배우러 가마.
장금 :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신익필 : 배움에 무슨 차별이 있느냐? 배움에 부끄러움이란 없는 것이다
장금 : 하오시면 .. 들르시는 건 언제든 반길 것입니다. 이왕이면 약재도 많이 싸들고 오십시오.
정운백 : (웃으며) 허! 벌써 활인서부터 챙기는구나.
장금 : 그곳은 약재가 늘 모자라다 들었습니다.
신익필 : (웃고) 알았다.
씬4 내의녀 집무실
은비와 조동, 초복, 내의녀 있는데 장금, 들어온다.
내의녀 : 중전마마께서 서운해 하실텐데 진정 가는 것이냐?
장금 : ..예.
은비 : 공도 많이 세운데다 윗전마마들의 총애도 있는데 왜?
조동 : 그러게 말야.
초복 : 거긴 항상 병들고 가난한 백성들이 들끓어! 힘이 많이 들 터인데.
장금 : ......
은비 : 간다니까 서운하네.
장금 : 그동안 마음 불편하게 해드린 것이 있다면 용서하십시오.
내의녀 : 불편할 거야 뭐 있어? 의녀가 의관보다 나을 수도 있음을 보여줬으니..
나나 의녀들에게 자극이 됐지.
은비 : 뭐.. 그건 그렇습니다.
초복 : 그래! 우리도 열심히 할께!
조동 : 에이 가면 아주 가겠습니까? 또 중전마마께서 부르시면 와야지요.
은비 : ......
초복 : ......
장금 : ......
씬5 궁 일각
신비와 장금이 있다.
신비 : 나한테는 말 한마디 없이 이러는 게 어딨어?
장금 : 수의녀님 약방에서 자주 볼텐데 뭘.
신비 : 그래도.
장금 : 더 열심히 할게. 너도 예서 열심히 해. 그래야 서로 모르는 것도 물어볼 수 있잖아.
신비 : 그래 네 어머님과 한상궁마마님께서도 서로 열심히 하여
최고가 되는 사람에게 주자 감식초를 만드셨다 했지.
장금 : ......
신비 : 우리는 감식초같은 것을 만들 수는 없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의술로는 조선 최고의 의녀가 되어보자.
장금 : 그래..
신비 : ......
장금 : 헌데 신비야! 부탁이 하나 있어.
신비 : ......
씬6 연생 처소
연생과 민상궁, 창이가 있는데..
장금과 신비 있다.
연생 : 안돼! 내 출산은 어찌하고?
장금 : 마마 신비를 통해 늘 마마의 소식을 접할 것입니다.
연생 : ......
장금 : 또한 마마의 출산은 신비가 저보다도 더 잘 돌보아 드릴 겁니다.
연생 : ..신비를 못 믿는다는 것이 아니고 장금아! 어렵게 들어온 궁이야. 아니 난 네가 있어줬음 좋겠어.
창이 : 그래 장금아!
민상궁 : 숙원마마가 되셨어도 늘 외로운 궁인데...
연생 : (안타깝게 보며) 장금아..
장금 : ......
씬7 후원 일각
후원을 걷고 있는 장금과 연생.
연생 : 정상궁마마님께서도 늘 외롭고 힘들었던 궁(宮)이라 하셨어.
장금 : ..예 그래서 비가 되어 세상을 구경하고 다니고 싶으시다며 구름 위에 뿌려달라 하셨죠.
연생 : 그런 궁(宮)이야.
장금 : ......
연생 : 어찌 나만 두고 떠나려는 게야?
장금 : 마마 떠나지 않습니다. 언제든 마마께서 부르시면 달려오겠습니다.
연생 : .......
장금 : 하지만 지금은 떠날 때입니다. 헤아려주십시오.
연생 : ..너 궁이 싫어 그러지?
장금 : ......
연생 : 정상궁마마님과 한상궁마마님 또 네 어머니 그리고 최상궁, 금영이까지..
장금 : ......
연생 : 괴롭고 힘든 기억만 있어 그러지?
장금 : ......
연생 : 그렇지?
장금 : ..예. 마마.. 이제 여인으로서, 의녀로서, 작지만 즐거운, 그런 곳으로 가고싶습니다.
연생 : ......
장금 : 여인으로 투정도 부려보고 싶고 병자를 낫게 하는 일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지 않는 그런 곳으로 가고싶습니다.
연생 : ......
장금 : 헤아려주십시오.
연생 : (눈물을 글썽이고)
장금 : ......
씬8 중궁전
중전과 장금이 있다.
중전 : 어찌하여 내게는 말도 없이 전하께 그런 청을 넣었느냐?
장금 : 저를 살려주시고 믿어주신 은혜 제 입으로 이루 헤아릴 수도 없사옵니다.
중전 : 헌데 어찌 그랬어?
장금 : 허나.. 마마 저는 더욱 정진이 필요하옵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중전 : ..허긴 그런 큰 일을 치러냈으니 쉬긴 쉬어야지.
장금 : ......
중전 : 허나 너는 내 사람이다.
장금 : ......
중전 : 내가 널 필요로 하여 부르면 언제든 와야한다.
장금 : ..예. 마마! 마마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의술에 정진하고
백성들의 병을 성심으로 보살피겠나이다.
중전 : 그래! (미소)
씬9 궁 곳곳(몽따주)
#수랏간. 보는 장금.
#감식초장소. 보는 장금.
#금영과 잣끼우기를 하던 전각. 보는 장금.
회한에 잠겨 보던 장금.. 드디어..
#궐문을 나서는데.. 나서는 장금의 표정에는 희망의 빛이 보인다.
덕구처 : (E) 뭐라고!
씬10 장덕 약방(밤)
놀란 덕구와 덕구처. 옆에는 장덕이 있는데..
덕구 : 활인서로 가라 명이 떨어졌다고?
덕구처 : 임금님도 너무 하시네. 그래.. 병을 고쳐드렸더니 활인서로 보냈셨단 말야?
장금 : (그냥 웃는데)
덕구 : 혹.. 네가 병을 고쳐드렸으니 금은 보화를 내놓으라 했냐?
장금 : ..예.
덕구처 : (장금을 패며) 미쳤어! 미쳤어! 그럴 때는 겸양을 떨며 입을 빼물고..
‘저는 바라는 것이 없사옵니다’ 해야지.
덕구 : 그러 게말야. 그렇게 본심을 드러내면 누가 줘?
덕구처 : 아니지 니가 그럴 애가 아니지! 너! 너 니가 가겠다고 했지? 니가?
장금 : 아닙니다. 분명 금은보화를 달라 하였습니다.
덕구처 : 으이구! 내가 못살아. 뭐.. 좀 덕 좀 볼라들면 내쫓기고 좀 또 볼라들면 어이없는 데로 가고.
덕구 : 그래도 임금님을 고친 건 천하가 다 아는데 덕은 볼 수 있는 거 아닐까?
덕구처 : 모르는 소리.. 무조건 현직에 있어야 돼. 현직에!
장금 : (보며 웃는데)
장덕 : 잘했다.
장금 : ......
장덕 : 끊임없이 의술도 배워야하고 내의원 의녀는 약화제 권한이 없어 의술이 깊어지기가 어려워.
장금 : ......
장덕 : 잘했어.
장금 : ......
덕구처 : 어이구! 똑같다 똑같애. 세상 모르는 소리 하는 게 똑같애.
덕구 : 그럼 부제조 영감이라도 불러다 말려볼까?
덕구처 : 내 보기엔 부제조영감도 똑같애.
장덕과 장금은 웃고..
장금은 바깥을 보며 민정호를 기다리는 눈친데..
씬11 덕구네 마당(새벽)
새벽의 닭울음소리가 들리면..
장금이 옷을 입고는 나오는데
덕구처도 하품을 하며 나온다.
장금 : 벌써 일어나셨어요?
덕구처 : 그러는 넌 벌써 나가는 게야?
장금 : 예.. 다녀오겠습니다.
덕구처 : 다녀오든가 말든가. 내의원도 한 식경은 있다 등궐하더니
뭐 좋은 일이라고 새벽 댓바람부터 나가누!
장금, 씩 웃으며 나간다.
씬12 활인서 마당(새벽)
들어서는 장금.
아직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다.
장금.. 마루로 올라가 병사(病舍)의 문을 열어보면..
지저분하고.. 가난한 병자들이 많이 한 방에 들어있다..
다시 문을 조용히 닫고.. 또 다른 병사를 열어보면 거기도 마찬가지다.
다시 문을 닫고..
마당에 있는 창고 문을 열어보면.. 약재창인데 약재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다.
다시 문을 닫는다.
그리고는 병사를 돌아가면..
씬13 별채의 마당
돌아 들어오는 장금. 다른 곳을 살피러 가는데..
아이들의 병사인 듯 한 방의 문이 열려있는데 어린아이들 대여섯 명이 누군가를 둘러싸고 있다.
장금,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면.. 민정호다.
씬14 아이들의 병사 방
민정호가 풀칠을 쓱쓱 하더니 연을 만든다.
아이들.. 와 하고는 좋아하고..
이번엔 민정호가 다 만든 연에 대나무그림을 순식간에 그린다.
아이들.. 더욱 환호하고..
보는 장금.
그러더니 이번엔 민정호가 죽연이라 글씨를 쓴다.
석구 : 이게 무슨 글잡니까?
민정호 : 이건 대나무 죽자이고 이는 연이라는 연자니라.
석구 : ..예.
민정호 : 네 이름이 무엇이냐?
석구 : 제 이름은 석군데요
민정호 : 성은 없느냐?
석구 : 마가이옵니다.
민정호, 마석구라 써주고는 보는 장금.
민정호 : (이름을 가리키며) 이는 네 이름인 마석구다. 허니.. 이 연은 네것이다.
석구 : 정말이옵니까? (신나하고)
민정호 : 그래.. 네가 병을 잘 참아 제일 먼저 나았다기에 주는 상이다.
아이들 : 저희는요?
민정호 : 너희들도 병을 이겨내고 나으면 제 이름이 적힌 연을 만들어 줄 것이니 모두들 그리 알거라.
석구는 신이나고..
아이들은 부러워 궁시렁 대는데..
민정호, 나오다가는 보고 있던 장금을 본다.
씬15 별채 마당
나오는 민정호. 보는 장금.
장금 : 훌륭한 의원은 병을 고치는 의원이 아니라
병자에게 병을 이겨내야겠다는 의지를 주는 의원이라 했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저보다 훨씬 훌륭한 의원이십니다.
민정호 : 그렇습니까?
장금 : 헌데 어찌 이 시각에..
민정호 : 등청을 하는 길에 들렀습니다. 서의녀가 새로 일하게 된
활인서가 어떤곳인가 보고싶기도 해서요!
장금 : 그것뿐이십니까?
민정호 : 허면 뭐 다른 이유가 있어야합니까?
장금 :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민정호 : 그럼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장금 : (서운하여) 그냥요?
민정호 : 뭐,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장금 :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민정호, 그냥 나가는데.. 미소를 띠고..
바라보는 장금.. 그냥 서운하다.
그러다가는 장금 보면.. 아이들이 자기를 보고있다
장금 : (짐짓) 추운데 왜 문을 열어 놔?
하고는 간다.
씬16 활인서 약재창고
들어오는 장금..
약재창고에 흩어진 약재들과 정리되지 않은 것들부터 하나씩 챙기기 시작하고..
씩 미소를 띠는 장금.
씬 16-1 활인서 집무실
보임 인사를 하는 장금
그 앞에 활인서 책임자인 김명준 주부가 앉아있고 두어 명의 의관이 탁자에 앉아있는데
그 옆으로 서너 명의 의녀가 이미 소문난 의녀인 장금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김주부 : 헛참 이거 정5품 수라간 최고상궁을 지내신 최고의 의녀께서
이곳 춥고 배고픈 활인서를 자원하여 오셨는데 이를 어찌해야하나? 고충이 많소!
장금 : 저는 이제 최고상궁도 아니고 최고의 의녀는 더 더군다나 아닙니다
오로지 의술을 행하는 의녀로서 일하고자 왔을 뿐입니다
김주부 : 그냥 농이었소! 아무튼 이곳 일이 꽤나 힘들 거요
혜민서와도 달리 워낙 가난한 백성들만 찾아오는 곳이라서...
궁에서 윗전들 병을 보는 한가한 곳이 아닐 줄은 알고 왔으리라 믿소
그럼 자세한 것은 여기 박봉사에게서 들으면 될것이오
한켠에 앉아있는 의관을 소개한다
박봉사 고개를 끄덕이고
장금 인사하고 박봉사곁으로 간다
씬17 활인서 병사(낮)
마당엔 가난한 병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것이 보이고
장금은 병사에서 병자들을 돌보고 있다.
장금이 고름을 짜내자 소리를 지르는 여병자1.(아주 가난해보이는)
장금 : 짜내야합니다.
여병1 : 너무 아파요.
장금 : 그래도 모두 짜내지 않으면 다시 곪습니다. (하고는 다시 짜내면)
여병1 : 악!
장금, 너무 소리를 지르자..
여병자의 고름을 더러운 줄도 모르고.. 입으로 짜내기 시작한다.
여병1 : 아이구.. 너무 더럽습니다.
장금 : (빼는 여병자의 팔을 잡으며) 이러면 덜 아프고.. 뿌리째 나옵니다.
하고는 고름을 빨아낸다.
황송해하는 여병자1.
여병1 : 고맙습니다.
하는데.. 장금이 묽은 진흙을 창에 발라준다.
장금 : 이는 황토흙물인 지장숩니다. 비싼 약을 쓰지 마시고
집에서도 황토흙물을 자주 만들어 씻어주십시오. 또 마시기도 하시구요.
여병1 : 정말.. 황토물로만 해도 됩니까?
장금 : 예 대신 물은 꼭 방짜 유기에 담아 쓰십시오. 방짜유기가 독을 법제하여 좋은 물이 됩니다.
여병1 : 예.. 예..
컷. (저녁)
장금이 어린아이가 하나가 숨을 헐떡이며 있는 것이 보이고..
옆에는 그 아이의 어미가 있다.
장금이 시침을 마치고는
장금 : 숨을 내쉴 때 힘들고 들이 마실 때는 괜찮으냐?
아이 :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헐떡이는데)
어미 : 어찌하면 좋습니까? 아이가 자꾸 숨을 쉬지 못합니다.
장금 : 천식입니다.
어미 : 허면.. 약이 비쌉니까? 매일 와야합니까?
장금 : 아이를 데리고 매일 오실 수 없습니까?
어미 : 오려면 사흘은 걸리는 데다가 일도 해야하고..
장금 : 허면 주변에서 벌집을 구하실 수 있겠습니까?
어미 : 벌집이야 산천에서 찾으면 얼마든지 있겠지요.
장금 : 허면.. 벌집을 태워 가루로 만든 뒤 조금씩 미음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또 도라지도 캐 즙을 내어 한 숟가락씩 주시구요.
어미 : 그리만 해도 되겠습니까?
장금 : 예.. (아이에게) 맛이 없다 먹지 않으면 안된다.
아이 : ......
장금 :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걸 잘 먹고 병이 빨리 나으면 내가 연을 만들어 줄 것이다. 알겠느냐?
아이 : (금세 얼굴이 환해지며 고개를 끄덕인다)
장금 : 어느 마을 입니까?
어미 : 샛내골입니다.
장금 : 제가 자주 갈 수는 없으나 보름 후 밤에는 한번 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미 : 정말입니까?
장금 : ..예.
이때.. 밖에서.. 어이구 어이구 소리를 내며 기어들어오는 사람.
장금.. 밖을 얼른 보고는 나가는데..
씬18 활인서 마당(밤)
장금, 나가보니..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인지.. 쇠조각이 살을 찌른 상태다.
장금.. 얼른 보더니 쇠조각을 빼내고 가루를 꺼내 상처에 바르고는 광목으로 싸매는 장금..
씬19 길(밤)
지친 모습의 장금이 가고 있다.
그러다가는 갈림길에서 잠시 서서는 아침에 연을 만들어주고 글을 가르쳐주던
민정호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딘 가로 간다.
씬20 민정호집 앞(밤)
장금이 기다리고 있는데.. 민정호가 나온다.
민정호 : 웬일이십니까?
장금 : (웬일이냐는 말에 당황하여) 저기.. 저.. 연을 만들어 줄 아이가 또 생겼습니다.
민정호 : 그 때문에 오셨습니까?
장금 : (더 당황하여) 저기.. 그리고 병사에 오랜 기간 있는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주시면 안될까?
하구요. 저도 어릴 때 글을 배우고 싶어..
민정호 : 그뿐입니까? 이유가
장금 : (당황) 그냥..
민정호 : 그것 때문이라면 제가 짬이 나면 가겠습니다. 요즘 궁(宮)에 바쁜 일이 있어서요.
장금 : ..(당황. 서운) 예..
민정호 : 그럼 이만..
하고는 들어가는 민정호..
장금.. 민정호의 태도에.. 아쉬워서는..
장금 :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실은.. 매일 뵙고싶어..
하다가는 서운한지 그냥 돌아서 가버린다.
씬21 활인서 별채마당(새벽)
장금이 들어오는데..
어딘가에서 천자문을 읽는 소리가 들린다.
장금, 문득.. 섰다가는 놀랍고 반가워보는데
아이들 병사문틈으로 보이는 민정호의 모습. 좋다.
민정호 : (E) 자.. 오늘은 예까지 할 것이니 내일까지 오늘 배운 여덟자는 꼭 기억을 하거라.
모두 : 예!
보는 장금.
이때.. 나오는 민정호.
장금, 반가워.. 민정호를 보는데..
민정호는 아직도 무뚝뚝한 표정으로.. 또 가려한다.
장금 : (아쉬워) 저기!
민정호 : 왜 그러십니까?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주시기를 원한다기에 했습니다.
장금 : 그것이 아니오라..
민정호 : 허면요.
장금 : 매일 오실 것입니까?
민정호 : 왜요?
장금 : 배우는 것이 자꾸 끊기면..
민정호 : (또 가려하면)
장금 : 매일 뵙고 싶습니다.
민정호 : (돌아보고는) 아이들 때문에요?
장금 : (수줍게) 아뇨.. 제가..
민정호 : (그제서야 웃으며) 진작 그리 말씀을 하셔야지요!
장금 : (웃고) 허면 절 놀리신 겁니까?
민정호 : 놀리다뇨? 그동안은 저를 애태우셨으니 서의녀께서도 그 고통을 아셔야합니다.
장금 : ......
민정호, 또 그냥 가버린다.
허나.. 입가엔 웃음이 잔뜩 묻어있다.
그렇게 가는 민정호를 보고는 웃음이 나는 장금.
씬22 몽따주
#우물. 아이들을 씻기고 있는 장금.
#산일각. 사내들 몇에게 약초를 가르쳐주며 약초를 캐고 있다.
#병사. 병자들을 시료하고 있는 장금.
발버둥을 치는 병자를 붙잡고는 시침을 하고.. 뜸도 뜨는 장금의 모습.
그런 모습을 보는 민정호.
#우물가. 병자들의 빨래를 하고 있는 장금.
#약재창. 약재를 분리하며 먹어보기도 하고.. 적기도하는 장금..
그런 장금을 보는 민정호.
씬23 활인서 방밖(밤)
아이들이 글을 읽고있는 소리가 들리는데..
장금이 부침개를 해서는 들고 오고 있다.
이때.. 방문이 열리더니..
아이 하나가 회초리를 들고는 튀어나온다.
그러더니 장금을 보자 얼른 장금의 뒤로 숨는다
민정호, 나오고..
민정호 : 어서 나오지 못하겠느냐?
장금 : 왜 그러십니까?
아이 : 글자 하나를 못쓴다고 회초리를 치시려합니다.
장금 : (정호를 보며) 노채(자막:결핵)가 걸린 아이들입니다. 어찌하여 회초리를 치십니까?
정호 : 꼭 외워오겠다 약조를 하였습니다. 외워놓지 않으면 한 대를 맞겠다 했구요.
장금 : 그래도 아픈 아입니다.
정호 : 아프다고 오냐오냐하면 안됩니다. 제 병을 이겨내려면 그런 것도 이겨내야지요.
장금 : 그래도.. 안됩니다. 아파 병사에 온 아이에게 매를 대실 수도 없고
또 글이라는 것이 맞는다고 더 잘 배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정호 : 서의녀!
장금 : (아이를 감싸며) 안됩니다.
하고는 둘이 실갱이를 하는데..
그러다가는 둘이 하는 모양새가 이상한지..
민정호 : 서의녀! 꼭 우리의 모습이..
장금 : ......
민정호 : 부부 같습니다.
장금 :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가고)
민정호 : (보는데)
아이 : 의녀님! 부침개는 놓고 가셔야죠!
민정호 : (아이를 보고)
씬24 주자헌
수랏간최고상궁(나이가 많이 든)이 앉아있고..
여섯명정도의 상궁들이 모두 모여있는데..
거기에 민상궁도 있다.
최고상 : 내가 최고상궁이 된지 석달 밖에 되지 않았다.
최상궁이 급작스레 그렇게 되어 내가 경합으로 최고상궁자리엘 앉았으나
나이를 먹어서인지 힘이들어 더 이상 최고상궁 직을 수행할 수가 없겠다.
모두 : ......
최고상 : 하여 수랏간에 있은 적이 있던 모든 상궁들을 불렀다.
민상궁 : ......
최고상 : 이번 경원대군마마의 생신연회를 경합의 자리로 할 것이니 모두들 준비를 하거라.
모두 : 예.
민상궁 : ......
씬25 연생처소
연생은 이미 배가 꽤 불러와 있고..
민상궁과 창이 있다.
연생 : 허면 민상궁도 음식을 올려야지.
민상궁 : 물론 올리기만 하면야 제가 되는 건 따 논 거지만요..
저는 여기서 그냥 이렇게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연생 : 왜애? 그래도.. 민상궁은 수랏간에 오래 있었고.. 전하의 식성도 잘 알지 않는가.
민상궁 : 그렇기야 하죠.
창이 : 예 한상궁마마님이 칭찬도 하셨구요.
민상궁 : 하지만 가늘고 길게 살려면 가능한 높은 자리는 안가는 것이 좋습니다.
연생 : 정이 생각이 그렇다면 내 곁에 있게. 나야 그것이 좋지.
씬26 연생처소 소주방
들어오는 창이와 민상궁.
민상궁 : (호들갑을 떨며) 어째야겠니?
창이 : 어쩌시다뇨?
민상궁 : 경합에 내 재주를 모두 발휘할까? 말까?
창이 : 생각이 없으시다면서요.
민상궁 : 그야.. 숙원마마앞이니까.
창이 : 그럼 생각이 있으십니까?
민상궁 : 아니 생각이 있다기 보다는 또 나보다 수랏간에 오래 있었던 상궁들이 많이 떠났잖아.
창이 : ......
민상궁 : 또.. 정상궁마마님이나 한상궁마마님의 뜻을 이을 사람도 나고..
창이 : (어이구)
민상궁 : 뭐.. 호령을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고
창이 : 가늘고 길게 어쩌시구요?
민상궁 : 굵고 길게로 바꾸면 안될까?
창이 : 참나..
민상궁 : 한번 해봐?
창이 : 하면 되시기는 하구요?
민상궁 : 물론 하면 야 나지.
창이 : ......
씬27 연회장
춤을 추는 무희들이 있는 가운데..
대비와 중전, 중종이 있고..
경원대군이 있다. 신하들 있고..
이때.. 나인들에 의해 쫙 올려지는 상.
대비와 중전, 중종이 상을 받아 먹는데..
연회장 일각 한켠.. 그런 모습을 보는 민상궁.
괜히 혼자 긴장하여.. 보고 있다.
씬28 주자헌
최고상궁과 여섯 상궁들 다시 모여있고..
그 중에 끼어있는 민상궁.
이쪽저쪽을 견제하며 눈치를 보는데..
최고상 : 중전마마께서 결정을 내리셨다.
모두 : ......
민상궁 : ......
최고상 : 수랏간 최고상궁은
민상궁 : (자기는 아닐거라 생각하고 이쪽 저쪽 두리번거리며 누굴까 하고있는데)
최고상 : 민상궁이다!
민상궁 : (다른 상궁 보며 작게) 민상궁.. 민상궁이 누구야?
모두 : (민상궁을 보면)
민상궁 : (그제서야 자기임을 깨닫고) 저! 저! 저말입니까? 저 민상궁이요?
최고상 : 그렇네.
민상궁 : 아니 왜요?
최고상 : .....
민상궁 : 아니.. 어쩌다가!
하고는 그제서야 놀라 기겁을 하는 표정의 민상궁.
씬29 장번내시 집무실
장번내시와 최고상궁, 민상궁이 있는데..
민상궁, 기세등등하던 표정과는 달리 완전히 주눅이 들어있다.
장번내 : 최고상궁이 몸이 많이 좋지 않아 민상궁이 빨리 준비를 해야겠어.
민상궁 : 그건 안됩니다!
장번내 : 안되다니?
민상궁 : 아니 안된다기 보다는 아직.. 준비가..
장번내 : 따로 무슨 준비가 필요한가? 바로 전하께 음식을 올리고 자리를 물려받게.
민상궁 : 한 일년의 시각을 제게 주시면..
장번내 : 그게 무슨 소리야?
민상궁 : 그럼 여섯 달이라도.. 아니 석달 아니면 한달 (하다가는) 열흘만 말미를 주십시오.
장번내 : 왜 그러는가?
민상궁 : 저.. 숙원마마께 인사도 올려야하고..
장번내 : 인사를 열흘 간이나 올리는가?
민상궁 :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데)
씬30 수라간
민상궁,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오는데..
반가이 맞이하는 창이.
창이 : 마마님.. 마마님! 정말 마마님께서 드디어 최고상궁이 되신 겁니까?
민상궁 : ..(걱정)....
창이 : 마마님.. 허면 저도 이제 상궁이 되는 거지요?
민상궁 : ..(걱정)....
창이 : 제가 워낙 다른 아이들보다 어린 나이에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저만 상궁이 되지 못했습니다.
민상궁 : ..(걱정)...
창이 : 그럼 상궁도 되고.. 수라간에도 다시 불러주시는 거죠?
민상궁 : (버럭) 최고상궁이 그렇게 사사로운 정으로 일을 하는 자린 줄 알어? (가버리는데)
창이 : (놀라) 세상에! 자리가 무섭긴 무섭다. 어떻게 저렇게 단번에 변할까?
씬31 민상궁 처소
방으로 들어오는 민상궁.
털썩 앉더니.. 정말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민상궁.
덕구처 : (E) 아니 세상에 마마님께서 최고상궁이 되셨다면서요?
씬32 덕구네 집 마당
덕구와 덕구처가 있고.. 민상궁이 왔는데..
웬지 주눅이 들어있다.
덕구 : 정말이요? 최고상궁이요?
민상궁 : ..예.
덕구 : 정상궁마마님이 했던 그 최고상궁?
민상궁 : ..예.
덕구처 : 한상궁마마님이 하셨던 그 최고상궁?
민상궁 : (더 주눅이 들고) ..예.
덕구 : 최상궁마마님이 했던 그 최고상궁?
민상궁 : (이제는 짜증까지 나고) 그렇다니까요.
덕구 : ..글쎄 뭐 경하는 드릴 일이나..
덕구처 : 잘 하실 수 있어요?
민상궁 : 장금이는 언제 와요?
덕구처 : 워낙 늦게 와서.. 헌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민상궁 : ......
장금이 들어온다.
장금 : 마마님!
민상궁 : (반갑고 서럽고 두려운) 장금아! (하며 덥썩 안는다)
장금 : (의아하고)
씬33 덕구네 장금이방
장금과 민상궁이 있는데.. 장금은 이미 얘기를 들은 상태인지..
자기 문갑에서 뭔가를 찾아 꺼낸다. 서첩이다.
장금 : (서첩을 주며) 받으세요.
민상궁 : 이게 뭔데?
장금 : 한상궁마마님께 배운 것과 그동안 알아둔 것을 적어둔 제 음식서첩입니다.
민상궁 : 이걸 왜 나한테..
장금 : 그동안 버려진 거 같아서 아쉬웠는데.. 이제야 임자를 찾아가네요.
민상궁 : ......
장금 : 도움이 되실 거예요. 제가 기록 하나는 자세히 해두거든요.
민상궁 : ..고마워. 하지만 장금아! 솔직히 나 겁나.
장금 : ......
민상궁 : 정상궁마마님 같은 분이나 하셔야 할 자리이고
또 최고인 한상궁마마님과 최상궁마마님이 겨뤄서나 얻어낸 그 자리를...
장금이 너같이 능력있는 사람이나 하는건데.. 나 같은 사람이 해도 되는 거야?
장금 : 마마님이 어때서요?
민상궁 : 괜한 위로말고..
장금 : 그런 말씀 마십시오. 마마님이야 말로 다른 생각없이 음식만 하셨던 분입니다.
또 한상궁마마님께서도 마마님 칭찬은 자주 하셨습니다.
민상궁 : 정말?
장금 : 예 말씀은 가벼우셔도 음식 맛은 깊으시다구요. 음식 맛을 보면 사람 성품도 아는 거라구요.
민상궁 : (울컥하고)
장금 : 또 정상궁마마님이나 한상궁마마님의 뜻을 이을 분도 마마님이십니다.
잘 하실 겁니다. 반드시 잘 하십니다.
민상궁 : ..(걱정되고 고맙고)..고마워! 장금아! 나도 날 못 믿는데..
장금 : 믿으십시오.
이때.. 밖에서 신비가 ‘장금아’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민상궁 : 신비 목소리네?
신비 : (들어온다) 어! 마마님께서 웬일이십니까?
민상궁 : 그러는 넌 웬일이냐?
신비 : 예.. 저는 중전마마 심부름입니다.
장금 : 왜? 무슨 일 있으셔?
신비 : 그건 모르겠고 암튼 중궁전에서 급한 전갈이 왔는데 중전마마께서 내일 오라셔!
장금 : ......
씬34 대전(아침)
올려지는 수라상. 중종이 받는다..
긴장하여 쳐다보고 있는 민상궁.
중종이 먹는데..
민상궁 : (지레 겁을 먹고는) 전하! 소인의 음식솜씨 아직 미미하옵니다.
맡지 않았어야 할 자리를 맡았사옵니다.
중종 : (그냥 먹는데)
민상궁 : 허나.. 제게 얼마간의 말미를 주시옵소서.. 어떻하든 노력하여..
중종 : ..맛있구나.
민상궁 : 예?
중종 : 혹 정상궁이 있을 때도 네가 된장찌개를 올리지 않았느냐?
민상궁 : 예 그리했습니다.
중종 : 나는 한상궁의 된장찌개를 더 좋아했지만 중전은 너의 된장찌개를 더 좋아했다.
민상궁 : 예?
중종 : 나도 다시 먹어보니.. 아주 맛이 좋아.
민상궁 : ..(좋고)..
중종 : 하여.. 네가 최고상궁이 된 모양이구나.
민상궁 : (안도하며) 예에.. 실은 저만이 쓰는 비법이 있습니다.
중종 : 그래.. 더구나 겸양하기까지 하여 더욱 노력하겠다 하니 마음이 흐뭇하구나.
민상궁 : 예.. 전하.. 제가 좀.. 겸양하여
장번내 : (그런 민상궁을 어이없이 보고)
민상궁 : (말을 잘못했나 하다가는 그래도 좋다)
씬35 중궁전
장금이 있는데.. 중전이 경원대군을 옆에 두고 앉아있다.
중전 : 잘 지냈느냐?
장금 : 예.. 마마..
중전 : 허면.. 이제 내 곁으로 다시 오너라.
장금 : 예?
중전 : 내가 좋지가 않아.
장금 : 왜요? 어디가 미령하시옵니까?
중전 : 마음이 편칠 못하니 몸 또한 좋지가 않다.
장금 : 마음이 편칠 못하시다니요? 연유가 무엇입니까?
중전 : 나와 내 아들 경원대군의 처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칠 않구나.
장금 : ......
중전 : 내가 경원대군을 낳질 말았어야했어.
장금 : 마마.. 대군마마께서 옆에 계시옵니다.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중전 : 내가 있는 자리가 그래.
장금 : ......
중전 : 궁(宮)은 무서운 곳이다. 그동안 왕실의 역사가 보여주지 않았느냐?
장금 : ......
중전 : 살지 않으면 죽어야하는 곳이야.
장금 : ......
중전 : 더구나 지난번 네가 전하를 살린 이후로 나를 보는 시선들이 심상치가 않아.
장금 : ......
중전 : 전하께서 용좌에 계시는 때에도 이러하니 세자가 용상에 오르시면..
장금 : ......
중전 : (부적 하나를 보이며) 우리 경원대군을 방자하는 부적이다.
장금 : ......! (순간 최상궁의 중전 방자사건의 한 장면이 떠올라도 좋을 듯)
중전 : 이러니 내가 한신들 맘이 편하겠어?
장금 : ......
중전 : 이러니 심병이 어찌 도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 말이다.
장금 : ......
중전 : 허니.. 장금아 네가 내 심병을 좀 치유해다오.
장금 : .....?
중전 : 다시 내 담당의녀를 맡고
장금 : ......
중전 : 병약한 세자의 수발의녀가 되거라!
장금 : ..(이게 무슨 뜻인가?)
중전 : 네가 세자의 수발의녀가 되어 내 뜻을 받든다면..
장금 :..?
중전 : 나는 너를 믿는다
장금 :..?
중전 : 너는 나를 저버리지 않을 것을!
장금 :...?
씬36 중궁전 밖 복도
나오는 장금.. 아직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불길하고 의아한데..
이때.. 중전지밀상궁..
중전지 : 잠시 들어오게.
하고는 중궁전의 옆에 붙은 방으로 들어간다.
장금.. 따라 들어간다.
씬37 중궁전 옆방(지밀상궁 처소)
지밀 들어오고.. 장금 들어오는데..
중존지 :...
장금 :...
중전지 : 중전마마께서 자네에게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 알겠는가?
장금 : (잠시 생각)
중전지 :...
장금 : 솔직히 마마의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전지 : 마마께서 자네에게 직접적으로 말씀드리지 못한다는 것을 내가 알기에...
내가 설명하고저 이렇게 자넬 불렀네
장금 :...
중전지 : 세자저하의 환후는 춘추 미령하실 때부터 궐심통으로 수시로 발작을 하시는 난치병이네.
장금 : ......
중전지 : 결국 백약이 무효라 언젠가 세자저하는 돌아가시게 되네
이는 동궁전에서도 내의원에서도 모두 다 알고있는 사항이네
장금 : ...
중전지 : 허나 돌아가신 장경황후의 소생이신 세자저하게서 만약 잠시라도 보위에 오르시게되면
지금의 중전마마께서는 자리를 보전하기 어렵네.
그 점은 중전마마의 소생인 경원대군 마마도 같은 처지이지
이 또한 궁의 나이든 내명부나 윗전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일세
장금 : (무서운 궁의 권력다툼에 실감하여 전율한다)
중전지 : 그러니 자네가 세자저하의 수발의녀가 되어..
장금 : ......
중전지 : 중전마마를 지켜드리게!
장금 : (?)
중전지 : 자네의 의술로 내의원의 어느 의관도 모르게..
장금 : (헉)
중전지 : 그 어느 누구도 모르게...
장금 : (진땀이 나고)
중전지 : 치유 가망이 없는 세자저하를 편하게 보내드리게!
장금 : (경악하고)
중전지 : 세자저하가 살아 계시는 한 중전마마는 사면초가일세...
장금 : ...(숨 막히고)
중전지 :..
장금 :..
중전지 : 자네는 중전마마의 크나큰 은혜를 수없이 입었음을 명심하게!
장금 :......
씬38 내의원 집무실
민정호와 내의첨정인 신익필, 어의녀, 내의녀 있는데..
민정호 : 그럼.. 중전마마의 명으로 의녀 장금이 내의원에 복귀했단 말입니까?
신익필 : ..예.
내의녀 : 제가 중전마마께 명을 받았습니다. 동궁전 수발의녀로 배치하라구요.
어의녀 : 왜 동궁전인가?
내의녀 : 글쎄요 세자저하의 환후가 좋아지시질 않고 늘 그러시니..
믿는 장금이를 붙여놓으시려는 거겠죠.
하는데.. 장금이가 완전히 넋이 빠진 채 들어온다.
신익필 : ..중전마마는 뵜느냐?
장금 : ..예.
민정호 : (장금.. 보는데 표정이 심상칠 않다)
장금 : ......
씬39 내의녀 집무실
은비, 신비, 조동, 초복 있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은비 : 겨우 몇 달 갔다올걸.. 그렇게 요란을 떨고 갔어?
장금 : ......
초복 : 그럼 어떻게 되는거야? 다시 장금이가 중전마마 담당하는거야?
은비 : 그거 아니면 왜 부르셨겠어?
하는데.. 정운백이 들어온다.
운백 : 장금인 뭘 하고 있는게야? 동궁전의 수발을 맡았으면 얼른 내게 와 지시를 받아야지!
장금 : 예 판관나으리! (하면서도 발길을 움직이질 못한다)
신비 : 뭘 해? 얼른 가지 않고.
장금, 억지로 나가는데..
조동 : 동궁전인가 본데요?
은비 : 이제는 동궁 전까지? 으휴! 정말..
신비 : (장금의 표정이 심상칠 않다)
씬40 탕약실
장금이 있는데.. 정운백이 장금에게 약화제를 준다.
장금, 받는데..
정운백 : 세자저하의 환후는 사기가 심포락을 침범하여
간헐적으로 끊임없이 발작을 일으키는 궐심통이다.
장금 : ......
정운백 : 또한 온몸이 싸늘해지고 온몸이 찬데도 땀이 나고 기운이 적고 힘이 약하시다.
장금 : ......
정운백 : 문제는 궐심통인 줄 알면서도 딱히 명약이 없고..
잠시 좋아지시기는 해도 뿌리부터 낫지 않는 것이야.
장금 : ......
정운백 : 저하를 맡은 이후로 여러 가지로 연구해봤으나 딱히 방법이 없구나.
장금 : ......
정운백 : 너도 깊이 연구하여 보거라.
장금 : ......
정운백 : ..장금아!
장금 : ..예.
정운백 : 왜 그러는 게야? 전하의 환후를 얘기하는 데도 시큰둥하고.
장금 : ......
정운백 : 혹.. 다시 궁(宮)으로 들어온 것이 싫어 그러는 것이냐?
장금 : ......
씬41 동궁전
세자와 세자빈이 있고.. 대비, 중종, 중전.. 모두 근심스런 표정인데..
정운백이 시침을 한뒤..
장금이 탕약을 내민다. 보는 중전. 신경이 쓰이는 장금.
탕약을 마시는 세자.
중종 : (정운백에게) 어릴 적부터 병약한 세자라 그런지 더욱 마음이 쓰이는구나. 성심을 다하거라!
정운백 : 예.
대비 : 세자! 얼른 쾌차해야지요. 어찌하여 이 늙은 할미의 병 문안을 받으시는게요.
세자 : 황공하옵니다. 할마마마!
중종 : (장금이에게) 세자가 염려되어 중전이 일부러 불렀다니
장금이는 세자의 수발을 잘 들어주도록 하거라
장금 : ..(괴로운) 예.
중전 : ..(역시 괴로운 표정이다).
컷.
장금과 세자빈만이 수발을 들고 있다.
장금.. 세자의 땀을 닦아주는 복잡한 표정위로
(16부 9씬)
한상궁 : (E) 과하지 않습니다. 궁(宮)이란 데는 여러 곳에서 힘을 뻗칠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곳은 협박을 해올 수도 있고 어느 곳은 회유를 해올 수도..
또 어느 곳은 큰 부를 주겠다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도 똑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저는 마마님처럼 장고로 가겠습니다.
(앞씬)
중전지 : (E) 그러니 자네가 세자저하의 수발의녀가 되어 중전마마를 지켜드리게!
장금 : (?)
중전지 : 자네의 의술로 내의원의 어느 의관도 모르게.. 그 어느 누구도 모르게...
장금 : (진땀이 나고)
중전지 : 치유 가망이 없는 세자저하를 편하게 보내드리게!
세자저하가 살아 계시는 한 중전마마는 사면초가일세...
장금 : (마음의 소리)(E) 정녕 이런 것이란 말인가..
한상궁마마님께서 나를 채찍질하며 우려하셨던 것이 이런 것이야!
더구나.. 더구나 나를 살려준 은인이 나에게.. 나에게..
씬42 중궁전(아침)
장금이 중전의 어깨 안마를 해주고 있다.
허나.. 둘 다 예전같은 마음일 수가 없다.
중전 : 힘이 드느냐?
장금 : ......
중전 : 나 또한 네게 얘기하기까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
장금 : ......
중전 : 들어줘야 해.
장금 : ......
중전 : 힘든 결정이기에 네게 얘기한 것이다.
장금 : ......
중전 : 넌 내게 언제든 갚겠다고 한 빚이 있다. 갚아야 해. 그게 세상 이치야.
장금 : ......
중전 : 이번엔 네가 날 살려줘야 해.
장금 : ......
중전 : 그렇지 않으면..
장금 : ......
중전 : 난 널 잃기 싫다.
장금 : ..(차라리 눈을 감는데)..
씬43 활인서 담밖
장금이.. 누구에게도 말을 할 수 없는 고뇌 속에서 걷고 있다.
담을 끼고는 한참을 걷는데..
담장 넘어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며 뛰어들어가는 장금.
씬44 활인서방 마당
뛰어오는 장금.
방안을 보면.. 민정호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정호와 장금이 눈이 마주치는데..
장금은 눈물이 나려하고..
씬45 일각
장금과 민정호가 걷고 있다.
민정호 : 아이들과 한 약조여서 왔습니다만.. 서의녀는 웬일이십니까?
장금 : 그리워서요.
민정호 : 쉴 틈 없이 일하고 약초까지 직접 찾고 병자들의 고름빨래까지 해야하는 활인서가요?
장금 : ..예.
민정호 : 허긴.. 저도 궁(宮)보다는 이곳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함께 하는 것이 참으로 좋습니다.
장금 : ......
민정호 : (장금을 바라보며 희망에 차) 허면.. 서의녀!
장금 : (바라보는데)
민정호 : 낙향하여 나는 서당을 할 것이니 서의녀께서는 작은 약방을 하나 내시지요.
장금 : ......
민정호 : 한 집에서 말입니다! (하고는 청혼을 한 기분으로 장금을 보면)
장금 : (역시 바라보다가는 눈물을 흘린다)
민정호 : 왜요? 싫습니까?
장금 : ......
민정호 : 그리 싫습니까?
장금 : ..(눈물을 참으며) 예. 저는 작은 약방은 싫습니다. 크게 내주십시오.
많은 병자들이 올 수 있게 말입니다.
민정호 : (장금의 장난 끼에 미소를 짓고) 예.. 제 서당보다는 크게 하겠습니다.
하고는 가는 둘. 석양이 아름다운데..
씬46 탕약실(다음날 아침)
다시 정운백이 약화제를 장금에게 준다.
장금.. 받아 쥐고는 약을 약재그릇에서 빼내는데 정말.. 고통스럽다.
씬47 동궁전
중종과 중전이 보고있고..
장금이 세자에게 탕약을 올리고 있다.
바라보는 중전.
중종 : 정주부의 말로는 다른 때보다 차도가 크다고 하던데 그러하냐?
중전 : ......
장금 : ..예.
중종 : 그래.. 중전의 생각이었지만 네가 세자의 수발을 들어주니 한결 마음이 놓이는구나.
장금 : ......
중전 : ......
중종 : (중전에게) 사내였다면 대전 주치의관을 시켜 우리 곁에 두었을텐데 안타깝구려.
중전 : ..예.
장금 : .....
씬48 중궁전
장금이 다시 중전의 안올을 해주고 있다.
중전 : (차분한 읍소로) 이 자리는 내가 원한 자리가 아니었다.
장금 : ......
중전 : 또 앉았을 때 이미.. 세자는 있었고.. 내가 회임을 했을 때마다 크고 작은 반발과 방자가 있었어.
장금 : ......
중전 : 허나.. 나는 그럼에도 말 한 마디 하지 못했다.
전하께조차도 고하지 못했어. 목숨이라도 연명하려 그랬어.
장금 : ......
중전 : 이젠 나도 지쳤다. 살얼음판을 끝도 없이 걷기에 지쳤고 나 같은 어미 밑에 태어나..
복중에서부터 방자를 당해야하는 내 아들을 보는 것도 지쳤어.
장금 : ......
중전 : (눈물을 떨구며) 내가 악인이냐?
장금 : ......
중전 : 내가 악인이야?
장금 : ......
중전 : ......
장금 : 마마.. 세자저하를 믿으시옵소서.
중전 : 내가 믿지 못하는 것은 세자가 아니고 권력이야. 권력을 둘러싼 사람들!
장금 : ......
중전 : 하거라!
장금 : ......
중전 :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해!
장금 : ......
씬49 중궁전 밖
나오는 장금.. 숨도 못쉴 지경이다.
씬50 연생처소
연생이 있고.. 장금이 시름에 잠긴 채 연생의 맥을 짚어주고 있다.
연생 : 장금아.. 딸인 거 같아. 아들인 거 같아?
장금 : ..그건 모릅니다. 아들이길 원하십니까?
연생 : 아니.. 난 딸이었으면 좋겠어.
장금 : 왜요?
연생 : 나도.. 아드님을 생산하면 사사되신 누구처럼 될지도 모르잖아.
장금 : ......
연생 : 정상궁마마님께서 늘 그러셨어. 궁은 무서운 곳이라고.
장금 : ......
연생 : 나쁜 사람들이 궁엘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들어와 나빠지는 것이라고.
장금 : ......
연생 : 사람은 뭐든 생기면 욕심이 생기는 거라고.
장금 : ......
연생 : 그러니 늘 자신을 돌아보라 하셨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의 경계를 정하라고.
장금 : ......
연생 : 내겐 그런 일이 닥치지 않을 거라 생각이 되더라도 꼭 정해놓고 살라고.
장금 : ......
생각이 깊은 장금.
결심을 하는 표정이다.
씬51 대궐 문 앞
장금이 문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 후에 민정호가 나온다.
보는 둘.
씬52 저자거리
사복을 한 장금과 민정호가 걷고 있다.
정호 : 정말, 제게 패물을 사달라고 기다리셨단 말입니까?
장금 : ..예.
정호 : 정말입니까?
장금 : ..예.
하면.. 정호가 좋아 장금을 이끌고 패물전엘 들어간다.
따라가는 장금..
민정호 : 따라오지 마십시오.
장금 : 예?
민정호 : 제가 골라오겠습니다. (하고는 패물 전으로 가고)
장금 : (그런 정호를 본다)
열심히 뭔가를 고르는 정호의 모습.
씬53 그림 좋은 일각
민정호가 사온 노리개를 장금의 저고리에 걸어준다.
보는 장금.
민정호 : 맘에 드십니까?
장금 : 예.. 마음에 쏙 듭니다.
민정호 : ......
장금 : 저도 드릴 것이 있습니다.
민정호 : 무엇입니까?
하면.. 장금이 아버지가 준 삼작노리개를 준다.
민정호 : 이건 아버님의 유품이라면서요?
장금 : ..예.
민정호 : 헌데 이걸 왜?
장금 : 제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걸 드리고 싶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여기엔 어린시절의 추억과 부제조 영감을 만난 추억이 같이 있지 않습니까?
민정호 : ......
장금 : 받아주십시오.
민정호 : .....
씬54 궁 일각(저녁)
걸어가는 장금. 결심을 한듯한 표정이다.
씬55 중궁전 밖
오는 장금.. 지밀이 보고는 중전에게 아뢴다.
중전지 : 마마.. 장금이가 들었습니다.
중전 : (E) 들라하라
중전지 : 예.
장금 : (들어간다)
씬56 중궁전
중전 있고.. 장금이 들어와 무릎을 꿇고 앉는데..
중전 : (그런 장금을 본다)
장금 : ..마마..
중전 : ......
장금 : 마마께서.. 구해주신 목숨 마마께 다시 드리옵니다.
중전 : ......
장금 : 그런 일은 할 수가 없사옵니다!
중전 : ......
장금 : 무모함을 자초하면서까지 마마님과 어머님의 신분을 회복하려 하였사옵니다!
중전 : ......
장금 : 마마님과 어머님을 다시 살릴 수 없음을 알면서도 때론 제 목숨을 걸었습니다.
중전 : ......
장금 : 그건.. 오로지 두 분의 뜻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권력의 손맛을 묻혀서는 안된다는 뜻 말입니다.
중전 : ......
장금 : 전 그분들의 뜻을 이을 것입니다.
중전 : ......
장금 : 저는 지금 의술을 하고 있고 의술은 사람을 고치는 것만이, 사람을 살리는 것만이 정의입니다.
씬57 중궁전 밖 복도
지밀도 안의 이야기를 집중하여 듣고 있는데..
나타난 중종과 장번내시.
문안에 잔뜩 귀를 기울이는 지밀상궁을 본다
고하려는 장번내시를 저지하며
중종 안의 애기를 듣는다..
보는 지밀.. 기겁을 한다.
지밀 : ..마마..
중종이 지밀을 제지시킨다. 지밀 어쩔 줄을 모르고..
씬58 중궁전
둘이 열중하여 얘기하느라.. 지밀의 ‘마마’ 소리에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중전 : ......
장금 : 그 어떤 이유도 그것을 넘지 못합니다. 그것이 제 경계입니다.
중전 : ..그것이 나라도!
장금 : 예.
중전 : 널 살려준 나라도!
장금 : 예.
중전 : 너의 목숨을 쥐고있는 나라도!
장금 : 예. 제 목숨은 가져가실 수 있으나. 제 뜻은 가져가실 수 없습니다.
중전 : ......
장금 : 허니 제 목숨을 거두어 가십시오!
중전 : ......
장금 : ......
중전 : (버럭)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다 하지 않았느냐? 내 읍소하지 않았어?
장금 : ......
중전 : ..(노려보는데)..
장금 : ......
중전 : (긴장되었던 모습을 풀고는) 좋다..
장금 : ......
중전 : 그럼.. 넌 내 지밀상궁이 되거라!
장금 : (놀라) 예?
중전 : 너는 신분이 회복된 상태라 궁녀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장금 : ..허나.. 마마
중전 : 내 옆에 있어!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장금 : .....!
씬59 중궁전 밖
듣고 있는 중종과 장번내시. 지밀상궁.
중전지 : (안이 잠시 말이없자 떨리는 목소리로) 중전마마 전하께서 들어 계시옵니다.
씬60 중궁전
경악을 하는 중전. 역시 놀라는 장금.
들어오는 중종.
중전이 황망하게 중종을 맡는데..
중종 : (모르는 듯이) 무슨 이야기를 그리 긴히 하시오?
중전 : ..예.. 마마.. 장금이가 원래 궁녀였기에.. 제 지밀로 있어달라..
중종 : 지밀로요?
중전 : ..예.
장금 : ......
중종 : 허긴.. 장금이에게는 중전이 은인이지. 거절할 수가 없겠구나.
장금 : ......
중전 : ......
씬61 궁 일각
중종이 가고 있다. 그 위로.. 60씬의 상황이 들려오고
장금 : (E) 그 어떤 이유도 그것을 넘지 못합니다. 그것이 제 경계입니다.
중전 : ..(E) 그것이 나라도!
장금 : (E) 예.
중전 : (E) 널 살려준 나라도!
장금 : (E) 예.
중전 : (E) 너의 목숨을 쥐고있는 나라도!
장금 : (E) 예. 제 목숨은 가져가실 수 있으나. 제 뜻은 가져가실 수 없습니다.
뭔가 짚히는 것이 있는 중종..
중종 : (장번내시에게) 의녀 장금을 은밀히 숙원의 처소로 부르라.
장번내 : 예.
씬62 탕약실
은비와 신비, 조치복이 있는데..
망연자실하여 들어온 장금.. 느닷없이 우는데..
그런 장금을 본 사람들.. 놀라고..
조치복 : 왜 그러는게냐? 장금아 누가 때렸느냐? (은비에게) 너냐? (신비에게) 너냐?
신비 : 왜 그래? 장금아.
조치복 : 누구냐니깐?
하는데.. 장번내시가 들어온다.
장번내 : 장금이는 나를 따르거라.
장금 : (급히 눈물을 닦고는 따라가고)
조치복 : 거 상선영감 그렇게 안 봤는데.. 왜 우리 장금이는 울리고 그러시나. 그래.
씬63 연생처소
장금, 들어가면.. 중종이 앉아있다.
장금.. 앉는데..
중종 : “목숨은 가져갈 수 있으나 내 뜻은 가져갈 수 없다” 했다.
장금 : .....
중종 : 중전이 앗아가려한 네 뜻이 무엇이냐?
장금 : ......
중종 : 목숨을 내놓고라도 하지 않겠다는 일이 무엇이야!
장금 : ......
중종 : 무엇이냐는 데두!
장금 : ......
중종 : 임금의 명이다. 고하라!
장금 : ......
중종 : ......
장금 : ......
중종 : 네가 말하지 않으면 넌 다시 궁녀가 되야한다.
중전과 너의 관계를 알기에 또 내명부의 일이기에 내가 명을 내릴 수도 없는 일이다.
장금 : ......
중종 : 이미 의녀가 된 너고 의술을 새롭게 배워보겠다며 활인서로 간 너다.
장금 : ......
중종 : 다시 궁녀가 되어도 좋으냐?
장금 : ..(정말 되기 싫다)..
중종 : 정녕 그러한 게야?
장금 : ......
중종 : ......
장금 : 전하! 말씀드릴 수 없나이다 차라리 저를 죽여주시옵소서!
중종 : ......
장금 : 전하 소인을 죽여주십시오!
중종 :...
씬64 연생처소밖
축 늘어진 채 나오는 장금.
씬65 연생처소 안
역시 생각을 하는 중종.
씬66 연생처소 밖
어찌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넋이 나가있던 장금..
갑자기 울컥 하더니 뛰기 시작한다.
씬67 내의원 집무실
들어오는 장금. 안에는 조동과 초복이 청소를 하고 있다.
장금 : (이성을 잃어) 부제조 영감 어디가셨어?
초복 : 퇴궐하셨는데.
장금, 다시 뛰어나가고.
씬68 궁 밖
뛰어가는 장금.. 눈물은 계속 흐르고
씬69 활인서 마당
뛰어들어오는 장금. 민정호를 찾는데 없다.
마당에 있는 아이들에게
장금 : 부제조영감 오셨니?
아이 : 아뇨. 오늘은 오지 않으셨는데요.
장금 : 혹.. 오시거든 꼭 뵈야한다고 전해! 꼭 뵈야한다고..
아이 : .....
장금은 다시 뛰고
씬70 길
뛰는 장금.
씬71 활인서 마당
아이가 민정호에게 얘기하고 있다.
민정호 : 그래? 서의녀가 나를 찾았어?
아이 : 예. 아주 급해 보였습니다.
씬72 민정호네집 밖
하인이 나와있고..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더욱 이성을 잃은 장금.. 다시 뛰고
씬73 다른 길
뛰는 장금.
씬74 덕구네 집마당
민정호가 덕구, 덕구처에게
민정호 : 아직 오지 않으셨습니까?
덕구 : 예.. 왜요?
민정호 : 절 급히 찾았다고 하기에요.
덕구처 : 왜 그랬을까?
씬75 또 다른 길
걷는 민정호.
씬76 덕구네 집마당
장금과 덕구, 덕구처 있는데..
덕구처 : 금방 너 찾아오셨다 갔는데.
장금, 말도없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덕구 : 둘이 숨바꼭질을 하나?
덕구처 : 모른 척 해.
덕구 : 꼭꼭 숨어야할텐데..
씬77 장덕 약방 앞
장덕이 민정호에게
장덕 : 오지 않았습니다.
민정호 : ..예.
하고는 터덜터덜 가는데..
씬78 그림좋은 일각(밤)
민정호가 터덜터덜 가고 있는데..
이때.. 달려오는 장금.
민정호는 그냥 반갑고..
장금은 그렇게 오다가 민정호를 보자.. 이성을 주체하지 못한 채
장금 : (화를 버럭내며) 늘 제 곁에 있겠다 하시고는 어딜 가셨던 겁니까?
민정호 : ......
장금 : (소리친다) 늘 제곁에 있겠다 하셨지 않았습니까? (하고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민정호 : 왜 그러십니까?
장금 : 보쌈이라도 하여 도망을 시킬 걸 그랬다 하셨죠?
민정호 : ......
장금 : 도망을 시켜주십시오!
민정호 : ......
장금 : 제발.. 도망을 시켜주십시오.
민정호 : 서의녀! 왜 그러십니까?
장금 : 연유는 묻지마시고.. 제발! 제발!
장금 울부짖으며 민정호의 품으로 몸을 던진다
민정호는 장금을 안은 채 느닷없는 그런 장금을 보는데..
씬79 일각(밤)
장금이가 진정이 되어있다. 옆에는 민정호가 있고.
둘이 앞을 보고는 말없이 앉아있다.
한참을 그렇게 둘이 앉아있는데.. 이윽고..
민정호 : 내일 사직상소를 올리겠습니다!
장금 : ..예?
민정호 : 내일 올리겠습니다. 하루는 기다리실 수 있지요?
장금 : 하지만.. 연유도 묻지 않으셨습니다.
민정호 : 들을 필요 없습니다.
장금 : ......
민정호 : 알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장금 : (할말을 잃고)
민정호 : (역시 할 말이 없다).
장금 : (너무도 진한 감동에)
민정호 : (비장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고)
장금 : (그런 민정호를 보는 장금의)
씬80 우의정 집무실(아침)
관원 하나가 있는데.. 들어오는 민정호.
우의정으로 승차한 죄찬성의 집무실이다
민정호 : 우상대감 어디 계시는가?
관원 : 대전에 들어가셨습니다.
민정호 : ......
관원 : 저기.. 도승지영감께서도 대전에 들어계시니 이 상소를 좀 올려주십시오.
민정호 : ..알겠네.
씬81 대전 앞
상소를 들고는 오는 민정호.
씬82 대전안
중종과 우의정, 좌의정이 있는데..
좌의정 : 전하! 이는 천부당 만부당한 분부시옵니다. 거두어주십시오!
우의정 : (역시 말도 안된다는 빛인데)
중종 : 이것은 오로지 나에 관한 것이오!
내가 믿을 수 있고 이미 그 능력과 솜씨가 입증된 사람을 내 주치의관으로 삼겠다는 것인데
어찌 경들이 왈가왈부한단 말이오!
좌의정 : 전하!
중종 : 도승지는 듣거라! 내 의녀 장금을 내 주치의관으로 명하니! 그리 전하도록 하라!
씬83 대전 앞
상소를 들고 왔다가는 듣는 민정호!
놀라고..
씬84 덕구네 집방
서찰 하나를 놓고는 나오는 장금.
씬85 대전 앞
굳은 표정의 민정호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