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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여행기
Syria
WMTC 2기 단기선교사 채정병
서두
아래 글은 제가 99년 8월 2일부터 7일까지 시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와서 정리한 내용들입니다. 5박 6일의 시간동안 시리아를 구석구석 다 둘러본다는 것이 무리였지만 혼자라는 장점을 살려 시리아의 주요 도시들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여행 기간동안 뭔가 엄청나고 획기적인 것을 발견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리아에 대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 수는 있었습니다. 모쪼록 제 글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시리아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시리아는 사회주의 국가로서 우리 나라와는 정식 국교 관계가 성립되어 있지 않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경제 교류는 이루어지고 있어서 몇 개의 우리 나라 대기업들(현대, LG, 삼성, 금호 등...)이 이곳에 진출해 있습니다. 시리아로 여행을 하고 싶으면 반드시 위 기업들 가운데 한 회사의 초대장이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요르단의 LG 지사에서 초대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리아에서 사역하는 사역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 없습니다. 요르단과는 달리 이 나라는 외교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여권에 이스라엘 스탬프가 찍혀 있으면 어떠한 명분이라도 입국이 불가능합니다. 잘못하면 스파이로 오인되어 조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대한 인식이 썩 좋지는 못합니다. 남한에서 왔다고 하면 이 사람들 입에서 미국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하지만 북한과는 여러 면에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TV에서 본 북한의 모습과 많이 닮은 점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시리아 대통령인 아사드가 연로한 자신의 뒤를 이어 아들(이는 둘째아들-첫째아들은 1년전 교통사고로 사망)에게 권력을 승계 하려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래 제가 기록한 내용은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교통(종류, 요금, 시간), 도시별 정리, 아랍어 교육기관, 종교와 정치 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암만으로 돌아온 저의 느낌은 요르단과 마찬가지로 시리아 역시 영적 황무지라는 것과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도우심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 가지 면에서 제약이 심하고 환경은 썩 좋지 않지만 하나님의 정하신 때가 이르면 이곳의 닫힌 문도 여지없이 열리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다가올 21세기 복음의 능력으로 꿈틀거릴 시리아를 기대해 봅니다.
할렐루야!!
1. 각 도시간 경유 시간, 버스 및 세르비스(택시) 요금
※ 환율 - 시리아 100리라가 원화로 약 2,000원
요르단 1디나가 원화로 약 1,700원
* 암만(Amman) ⇒ 다마스쿠스(Damascus) 약 4시간(국경체류 시간 포함) 5.5디나(세르비스)
* 다마스쿠스(Damascus) ⇒ 알레포(Aleppo) 5시간/ 150리라(버스)
* 알레포(Aleppo) ⇒ 라타키아(Lattakia) 4시간/ 100리라 (버스)
* 라타키아(Lattakia) ⇒ 홈스(Homs) 2시간/ 50리라(버스)
* 홈스(Homs) ⇒ 팔미라(Palmyra) 3시간/ 50리라(버스)
* 팔미라(Palmyra) ⇒ 다마스쿠스(Damascus) 4시간/ 100리라(버스)
* 다마스쿠스(Damascus) ⇒ 암만(Amman) 약 4시간(국경체류 시간 포함)/ 7디나(세르비스, 암만에서 올 때와 비교해 요금 차이가 있다)
# 터미널에서 각 버스 회사마다 출발 시간이 다르다. 이를 유념. 그리고 만약 표를 환불받으려면 벌금 10리라를 내야한다.
2. 국경세
<요르단 출국시>
▶ 요르단 국경에서는 출국비 4디나(입가마가 있건 없건 예외 없다)
# 입가마란 거주비자를 말한다.
▶ 시리아 국경에서는 입국비 30달러와 별도 수입인지값 $5(?)정도
<요르단 입국시>
▶ 시리아 국경에서는 무료
▶ 요르단 국경에서는 입국비 16디나 단 입가마가 있는 사람은 무료
3. 도시별 정리
* 다마스쿠스(Damascus)
시내가 크게 구 다마스쿠스와 신 다마스쿠스로 나뉜다. 이것의 경계가 되는 것이 하미디아 시장인데 긴 터널 식으로 되어있는 이 시장은 시리아의 전통 민속품부터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고 관광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장 중간에 오른쪽으로 갈라져 나가는 길은 직가(Straight Street-바울이 회심하고 머물렀던 거리)와 통하고 시장의 끝은 우마위 모스크와 접한다. 이 하미디아 시장을 중심으로 뒤쪽과 왼편은 구 다마스쿠스에 해당되고 앞과 오른쪽은 신 다마스쿠스에 해당된다. 구 다마스쿠스는 유명한 우마위 모스크를 비롯해 고전적인 모스크들이 많이 있고 기독교 집중지역인 밥투마에는 로만 카톨릭과 정교회 그리고 개신교회들이 분포해 있다. 개신교회는 대표적으로 안젤리칸 프로데스탄트 교회를 포함해서 4개정도가 된다. 이 지역에 직가(straight street)가 있고 아나니아 교회가 직가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신 다마스쿠스는 호텔과 공공기관, 문화원, 유흥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암만에 비교해서 극장이 상당히 많이 눈에 뜨이는데 극장 간판이나 포스터들이 상당히 외설적이다.
호텔은 주로 하미디아 시장 앞쪽 번화가에 많이 위치해 있고 대형 호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숙박료가 싸다. 침대가 3개 정도 있고 다른 사람과 share 하는 방은 125-150리라. 개인 독방은 200리라 정도 된다.
식당은 요르단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일반 식당에서 개인이 푸짐하게 먹을 경우 150-200리라 정도 든다.
도시가 전반적으로 침침하다. 낡은 차들이 뿜는 매연과 오래된 시멘트 건물 때문이라 생각된다. 반면 밤이 되면 상점과 건물들에서 발하는 네온사인과 조명으로 중심가는 매우 활기를 띤다. 다마스쿠스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들도 공통적인 것인데 분수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대형 분수들이 곳곳에 있는데 역시 물 많은 시리아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곳곳에 아사드 대통령 대형 사진들이 즐비하고 동상 또한 적지 않다. 그의 아들들의 사진과 같이 붙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 알레포(Aleppo)
역시 사람 많고 매연 많지만 다마스쿠스에 비교하면 훨씬 낫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Ash shahba 공원을 비롯한 크고 작은 공원들 때문이다. Ash shahba 공원은 정말 아름답다. 모스크 건물들도 규모나 그 외형 면에서 암만과 비교가 안될 정도이고 알레포에 있는 대표적인 4개의 교회 역시 이에 못지 않게 크고 아름답다.
도시 중앙에 우뚝 솟은 Najm in Manbej 성은 천해의 요새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든다. 그리고 큰 성당 중심으로 시가지가 잘 발달되어 있는데 짜임새 있게 꾸며져 있다. 자카리아라는 모스크에서 두명의 친구를 사귀었다. 아하마드 사까언, 무함마드 아꺼드 라는 친군데 가구 만드는 일을 한다고 했다. 점심때부터 저녁때까지 내게 시내 가이드를 해 주었다. 그들의 친절에 헤어질 때는 가슴이 찡 할 정도였다. 길에서 괜찮은 반팔 T셔츠를 하나 샀는데 200리라(2디나 700필) 주었다.
역시 이곳도 독방 1인 1실이 200리라였다. 대신 샤워 한번에 25리라를 내야 했다.
* 라타키아(Lattakia)
알레포 정류장에서 라타키아 행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 서쪽으로 달렸다. 이곳이 아사드 대통령의 고향이라고 한다. 터미널에 내리니까 관광객들을 잡으려는 택시 기사들이 승객을 잡고 놓지를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택시를 타면 바가지를 쓸 것 같다는 생각에 기사들을 뿌리치고 큰길로 걸어 나왔다. 항구나 부두로 가는 버스는 있다고 했는데 해수욕장으로 가는 것은 택시밖에 없다고 한다. 큰길에서 택시를 타고 해변으로 가자고 하니까 약15분쯤 달려서 도착한 곳이 호텔에 딸린 해수욕장이었다. 아무래도 호텔이라 비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루종일 이용료가 250리라였다. 여기에 탈의실, 샤워장 이용료도 포함된 액수이다. 시설이 잘 되어있고 깨끗했다. 지중해에서 몸 담그고 수영하는 기분이 자못 남달랐다. 물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고 해수욕객은 대부분 유럽사람들로 보였다. 수영을 마치고 다시 버스 터미널로 가려고 택시를 잡았더니 어떤 택시는 500리라를 달라고 하고 모두가 제각기였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무조건 잡아타지 말고 요금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100리라에 합의를 보고 터미널로 갔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시내는 많이 둘러보지 못했다. 숙박시설은 해변쪽은 대부분 비싼 호텔들이고 터미널 주변 시내에 싼 호텔들이 몇 개 있는 것을 보았는데 별로 많지 않아 보였다.
* 홈스(Homs)
버스에서 내려 시내 쪽으로 걸어가면서 받은 느낌은 도시가 깨끗하고 잘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시내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우선 관광 안내소를 찾아서 몇 가지 정보를 얻은 다음 호텔을 잡았다. 한 방에 네명이 같이 쓰는 방인데 요금은 하루에 125리라 였다. 도시가 크게 T자 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왼쪽 편으로 가보니까 관광 지도에 나오는 하리드 이븐 왈리드 모스크가 나왔다. 역시 큰 규모였고 이곳에서 레바논 여행객을 만났는데 자신의 연락처를 주면서 레바논에 놀러 오면 연락하라고 했다.
홈스에는 카톨릭 교회가 20여개 정도 된다고 한다. 직접 확인은 못하고 기독교 용품 파는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역시 개신교회도 한두 군데 있다고 한다.
밑으로 내려가다 보니까 우리 나라 명동 같은 번화가가 나왔는데 상점들이 요르단에 비하면 훨씬 세련되어 보였고 몇몇 유명 상표(베네통...)들도 눈에 띄었다. 시장에서 치킨 반마리 하고 홈무스 하고 음료수를 시켜 먹었는데 100리라 나왔다.
* 팔미라(Palmyra)
버스에서 내리면 역시 호객행위를 하는 장사꾼들이 몰려든다. 대부분 정류장에서 팔미라 유적지까지 태우고 가는 세르비스 기사들인데 걸어가기는 너무 지치고 타는 게 좋다. 바퀴가 3개 달린 삼륜차다. 가격 흥정을 해서 25리라에 유적지까지 갔다.
사막 한가운데 형성된 고대 도시. 지금은 그 유적을 둘레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이 마을은 팔미라라는 관광지가 있기에 존재하는 마을이다. 팔미라를 처음 본 순간 "어, 제라쉬네"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그 모습이 흡사했다. (여기서 제라쉬는 요르단에 있는 대표적인 로마 유적 중의 하나) 원형극장은 제라쉬에 비교하면 상당히 왜소했다. 고대 유적 박물관이 정면에 보였는데 입장료가 300리라라는 말에 그냥 돌아섰다. 대신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10분의 1 가격이라고 한다. 어느 도시 박물관이나 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체 면적 면에서는 팔미라가 제라쉬보다 큰 것 같았다. 사방으로 퍼져있는 유적이 많았고 산과 산에 각각 흩어져 있는 큰 성들이 전체 규모를 더 크게 하는 것 같다. 코피아 파는 사람이 내게 억지로 쓰여 주면서 100리라 달라고 하는 것을 집에 이미 있어서 안 산다고 하니까 계속 늘어졌다. 그래서 대신 주변 가이드 부탁하고 50리라 줬다.
이곳에 있는 호텔들은 대부분 소형이다. 가격은 물어보지 못했는데 다른 도시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버스 정류장이 작아서 각 도시로 가는 버스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이곳에서 다마스쿠스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 30분이 막차라고 게시판에 써 있었다.
4. 외국인을 위한 아랍어 교육시설
* 다마스쿠스대학 언어쎈터
단과 대학별로 건물들이 시내 안에 흩어져있다. 언어쎈터가 있는 대학은 좀 외곽에 떨어져 있는데 방학중인데다가 여름학기가 끝난 상태여서 사무실이 잠겨 있었다. 한 학기 학비는 100불, 기숙사는 4명이 한방에서 생활하고 한 학기 250리라라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외국인은 기숙사를 이용할 수 없게 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 프랑스 문화원
다마스쿠스에 위치해 있으며 학비는 한 학기에 4700리라이다. 가르치는 것은 스포큰 아랍어이고 한 학기가 2달이 조금 넘는다.
* 마하드메제
아랍어 교육전문 학원이다. 클래식 아랍어를 다루고 문법, 읽기, 쓰기, 말하기 모두에 비중을 두고 강도 높게 가르친다고 한다. 학비는 한 달에 6000리라 꽤 비싼 편이다.
5. 종교와 정치
시리아는 우선 종교적인 조형물들이 요르단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고 웅장하다. 특히 모스크는 대개가 고대의 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고 새로 지어진 모스크들도 모두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모습과는 달리 종교적 규율이나 태도는 요르단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르단에서는 여자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남자들은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따로 구별된 여자들만의 기도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리아에서는 남자들과 섞여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모스크가 완전 개방되어 누구나 와서 자기도 하고 사진 촬영도 거리낌이 없다. 시리아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본래 특징은 종교를 인정하지 않고 신을 거부하는 체제이다. 그러나 시리아는 사회주의이면서도 회교국가이다. 현 대통령 아사드가 정치와 종교를 적절하게 안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독재 정부이면서 절대적으로 무슬림들 편에 서는 모습. 물론 그 자신이 무슬림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자신의 권력을 이어가기 위해 국가의 절대 다수인 무슬림을 등에 업는 정치적 게임을 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치밀한 계산이라는 것.
이곳이 중동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나가보면 어렵지 않게 음란물들을 대할 수 있다. 극장의 도색적인 포스터와 사진들, 이것을 아무런 생각 없이 보고 지나치거나 전혀 거리낌없이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사드가 차기 권력 이양을 위해 암암리에 추진하는 3S정책(Sex, Screen, Sport)이 의도한바 대로 맞아 떨어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곳곳에 서있는 아사드의 동상들과 대형 사진들. 북한의 그것과 너무도 닮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김일성으로부터 세심한 조언을 받았다는 말을 증명해 주는 듯 했다.
북한의 김일성은 자신을 살아있는 신의 경지 까기 올려놓았고 그렇게 믿게끔 사람들은 세뇌 받았지만 시리아는 엄연히 신을 인정하면서도 아이러니컬하게 아사드를 그와 거의 동급 레벨로 여기는 듯한 분위기들을 어느 도시를 가나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요르단의 경우 자신들의 왕이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하쉼이트 가문)이라는 믿음과 긍지가 정치와 자연스럽게 맞물려 독재지만 독재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정치와 종교는 하나다 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종교적 신앙심과 연계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왕의 권위를 자신들 스스로가 인정하며 따른다. 그럼 아사드는 어떤가? 그는 한마디로 종교세력이면서 정치 세력이었던 과거의 왕가를 무너뜨린 사람이다. 그런 그가 지금에까지 권력을 놓지 않고 승승장구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국가가 종교를 인정하는 것 같이 하면서 권력의 힘으로 강하게 누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 국가(아사드)에 충성하지 않으면 종교적인 영역으로도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은 아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된 종교성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것이 나름대로의 생각이다. 더욱이 진리가 아닌 것을 믿는 이들에게는 그 믿음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반면 교회들은 어떤가? 역시 마찬가지로 고대의 것들이 잘 보존되어 오기는 하지만 어쩐지 냉량함이 느껴지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들만의 공간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역시 위축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정치로부터의 위축, 그리고 이슬람으로부터의 위축. 이슬람보다 누르고 있는 게 하나 더 많은 셈이다.
이로써 시리아는 3세력이 맞닥뜨리고 있는 각축장이다. 아사드가 이끄는 힘의 정치세력, 고대로부터 국민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마지막으로 미약하지만 진리임을 고수하는 기독교. 이러한 3자 구도 속에 시리아는 지금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
6. 전통풍물
※ 요르단과 비교해 특별히 다른 것.
* 식탁보 - 시리아의 유명한 것 중의 하나이다. 6인용 식탁보일 경우 미화로 $20 정도. 파는 곳은 여러 군데인데 하미디아 시장에 다양한 종류가 상점마다 진열되어 있다.
* 보사 - 우리 나라 떡방아 찧듯 만들고 손으로 주물러서 떠 주는 아이스크림이다. 겉보기에 꼭 찹쌀떡 같고 먹을 때 쫄깃쫄길 하다. 가격은 25리라. 하미디아 시장 중간에 있는 가게가 유명하다.
* 따르부쉬- 본래는 터어키 군인들의 모자였다고 한다. 시리아도 터어키의 영향을 받은지라 이것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열쇠고리로된 장식품도 있는데 이것은 12개 한 세트에 240리라이다.
# 대부분 요르단과 비슷하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미묘하게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팔라페의 경우 모양이 도너츠같이 생겼고 요르단 것보다는 크다. 호브스도 식당에 가면 아예 삼각형으로 썰어져서 비닐에 넣어있다. 납작하고 맛이 별로 없다. 치킨을 조그맣게 토막내서 꼬치에 끼워 숯불에 구워 파는 것이 여기서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시내 버스는 요르단의 미니버스보다 더 작은 봉고수준이고 요금은 5리라. 택시비는 기본요금이 13리라부터 시작한다. 웬만한 시내는 50리라 정도면 충분하다.
7. 총 여행 경비 및 기타
5박 6일 동안 $100조금 못 썼다. 시리아 내에서 교통비, 식비, 호텔비, 몇 가지 물건 산 것이 포함된 액수이다. 요르단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물가는 3분의 1가량이 싼 것 같다. 먹는 비용 중에 많은 부분을 물과 음료수 사는데 썼다. 너무너무 더워서 항상 물을 입에 달고 다녀야만 했다. 개인적으로 가을이나 겨울쯤에 여행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그리고 각 도시마다 여행자 안내소가 꼭 있다. 이곳에서 그 도시 지도(무료)나 자세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영어로 된 안내지가 거의 없어서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책방에 가면 가이드북과 지도를 살 수 있는데 값은 좀 비싼 편이다. 시리아 지도-$2, 가이드 북-$10 정도.
육로를 통해서 레바논으로 들어갈 수 있다. 48시간 이내면 비자가 필요 없다. 단 시리아 관광성에 가서 신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시리아에서 터키까지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고 한다. 역시 육로를 이용할 수 있다.
시리아가 요르단과 다른 것 중의 하나는 철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다마스쿠스에서 각 도시로 철로가 연결되어 있는데 주로 화물용으로 이용하고 승객용은 일주일에 몇 번밖에 없다고 한다.
시리아에서 미국적인 요소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요르단에서 흔한 펩시나 코카콜라는 없고 대신 시리아 자체에서 만든 비슷한 유사품은 있었다.
이번에 가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대개 시리아 사람들이 순박하고 정직한 것 같다. 단 처음 만난 택시운전사만 빼고(30리라도 안나올 거리를 100리라나 받았다)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내의 각 도시로 갈 때 고속버스터미널 이름이 카라쥐 알 볼만인데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 택시비는 50리라 정도. 그리고 암만으로 돌아 올 때는 카르낙 이라는 곳에서 버스나 세르비스(택시)를 타야 한다. 다마스쿠스에서 알레포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서 좀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안내원이 남자 였는데 차가 출발하니까 무슨 보석함같이 생긴 것을 꺼내서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을 승객들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사탕이었다. 그리고 나서 곧바로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 물을 따라서 돌리더니 그 다음에는 스프레이 방향제를 앞쪽부터 걸어가면서 뒤쪽까지 뿌렸다. 다음 신속한 동작으로 차 창 커튼을 닫고 비디오를 틀었다. 나는 순간 내가 지금 비행기를 탄 건지 버스를 탄 건지 헥깔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