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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구마루금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이한성
제목 : 낙남정맥-꼬리산행 「용지봉~성산마을」
▶ 산행일자 : 2008년 04월 13일(둘째일요일) - 날씨 : 약간 흐림.
▶ 산 행 지 : 경남 김해시 장유면,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 산행코스 : 용지봉~불모산~화산~굴암산~보배산~장고개~봉화산~성산마을
◎ 산행거리 : 약 24.4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9시간 30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총 9명(전윤희 배동윤 신용철 임채득 오동찬 김종철 김병춘 최인숙 이한성)
<구간별 시간대>
- 07:30 장유사 출발
- 07:42 능선이정표(용지봉 0.7, 장유사 0.4)
- 07:50-52 용지봉 정상
- 08:20~25 상점령 임도(용지봉 2.4)
- 08:43 중간 핼기장
- 08:51 임도 만남
- 09:05 불모산정상(철망울타리)
- 09:31~36 군부대 삼거리임도
- 09:55 화산 들머리진입
- 10:15 능선복귀
- 10:19 화산 헬기장정상부(삼거리)
- 10:46 사거리안부
- 10:55~58 바위조망대(굴암산 0.5 이정표)
- 11:05~10 굴암산정상(삼거리)
- 11:20 삼거리분기점
- 11:40~12:03 점심식사
- 12:07 너더리고개
- 12:16 358.4봉 삼각점
- 12:41 두동고개(사거리안부)
- 13:28~38 보배산(보명산) 정상, 휴식
- 14:37~47 장고개(식수보충)
- 15:12 이정표(봉수대 1.7)
- 15:31 구지봉 바위
- 15:49~59 봉화산, 휴식
- 16:25 천마산분기봉(운동시설)
- 16:56 성산마을, 하산완료
<산행개요>
'산경표가 버린 산줄기', 낙남정맥 편이 된다. 낙남꼬리의 산행배경은 낙남정맥에서 빠져나온 또 다른 산줄기가 낙동강하구에서 끝난다는 것에 의미하여 어쩌면 이 줄기가 낙남정맥의 종착지가 아닌가하는데서 기인된다. 옛 산경표에 의하면 김해 신어산을 포함하여 정맥줄기가 상동 매리교에서 끝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산줄기가 끝나는 곳이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 쪽이 아니라는 것에 이견을 제시한 것이 신산경표(저자 박성태)의 이론이다.
이 땅의 산줄기가 모두 이러한 이론을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논리는 수긍을 가게 한다. 하지만 이것이 맞다 아니다 식의 흑백논리는 바람직하지 안다는 것이 대다수 종주자들의 견해이기에 이 부분은 일축해두기로 한다. 단지 오늘산행은 신산경표가 제시한 정맥의 꼬리로써 정상적인 낙남정맥과 관계없이 호기심을 자아내기 충분한 산줄기라는 점에서 단순히 이에 이끌린 산행이라 보면 되겠다.
<산행일지>
- 07:30 장유사 출발
전날까지 10명의 종주자가 확정되었지만 눈뜨고 보니 한명이 줄어 9명이 출발한다. 들머리가 되는 장유사 입구도로는 구 도로를 따르다 장유사표지판을 보고 우회전 들어가면 되는데, 장유IC에서 창원터널 가는 큰 도로를 따르면 구 도로를 접속, 역방향에서 좌회전 들어가는 곳에 표지판이 안보여 초행길엔 홀딱 지나기 십상이다. 우리 역시 홀딱 지나쳐 유턴하여 제 길로 들어선다. 차 한 대 다닐 수 있는 좁은 도로가 장유사까지 이어지는데 중간 중간 계곡의풍치가 볼만하다.
가파른 비탈을 꾸불꾸불 오르다 급경사 모서리부분 계곡임도가 연결되는 곳에 차량 몇 대가 주차해 있다. 내심 이곳을 올라 용지봉 북쪽을 올라 남으로 올까했던 계획도 있었으나 머뭇거리는 사이 차는 비탈을 차고 올라간다. 의중은 가는데 들머리 확신이 없어 지나치는 경우이다. 어쨌거나 확실한 들머리 장유사주차장에 도착, 산행채비를 마치고 절간 안 용지봉등산로 이정표를 보고 산으로 오른다. 목줄이 풀린 개한마리가 마지막까지 악을 쓰며 짖어대니 이놈의 개는 스님의 수행에 누가 되는지도 모르고 딴엔 밥값을 한다고 난리다.
장유사입구 산행들머리
장유사 일주문
- 07:42 능선이정표(용지봉 0.7, 장유사 0.4)
장유사에서 능선안부까지의 400m는 가파른 비탈의 산길이다. 중간에 지형지물을 은폐삼아 급한 볼일을 보는 사이 하산하는 아침산책객이 시야에 들어오자 허술한 은폐물을 보강하여 응급처치로써 위기를 모면한다. 능선안부에는 쉼터 의자와 함께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에서 용지봉 정상까지는 약 8분 거리, 정상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잡상인이 올라와 영업을 하고 있다. (용지봉 07:50~52) 잠시 가야할 능선들을 눈으로 확인한 뒤 용지봉을 떠난다.
꼬리분기점 용지봉 정상, - 오늘의 찍사 김종철님과 진달래밭
용지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들...
- 08:20~25 상점령 임도(용지봉 2.4)
약 7분 만에 다시 장유사고개에 당도하고 얼마안가 삼거리 한곳을 만난다. 직진능선은 장유 대청리 가는 길이고 삼정령은 우측 내림길로 떨어져야 한다. 멀리 불모산을 바라보며 산길은 하염없이 추락을 한다. 추락이 조금 누그러질 무렵 멋진 돌탑이 널려있는 너덜지대를 지나고 곧 임도가 가로지르는 삼정령에 내려선다. 상점령은 그 아래 장유와 창원을 잇는 창원터널이 지나가는 고개만당이다. 썰렁한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안내판과 보호수도 만들어놓고 쉼터공간도 만들어놓았다. 내려온 것만큼 올라갈 일이 만만찮아 모두 임도를 힐끔 쳐다보지만 거기까지! 모두들 숲으로 들어 산길을 오른다.
상점령 임도 직전 너덜지대의 돌탑들,
상점령
- 09:05 불모산정상(철망울타리)
얼마안가 널따란 헬기장을 만나고 계속되는 비탈의 연속이다. 숲이 우거진 산길이 깊은 산속 맛을 느끼게 하고 오르는 산길 자체도 호젓함이 묻어나는 그런 산길이다. 약 20분 가량 열을 내고 나니 앞이 훤히 트이며 말끔한 헬기장이 나타난다. (08:43) 이후 산길은 아주 부드럽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가벼운 걸음으로 한동안 달리자 산길은 아래로 살짝 떨어지고 불모산가는 임도를 다시 만난다. (08:51)
하지만 임도는 만나자마자 헤어지고 산길은 우측 숲길로 들어선다. 다시 한차례 급 오름이 이어지고 경사가 완만해질 때, 불모산 정상의 거대한 통신시설물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마지막 힘을 가하자 싱겁게도 정상오름이 끝나고 출입금지철조망이 앞에 나타난다. 철조망 앞에는 뜻밖에도 초반에 먼저 간 마눌이 우리의 기척을 듣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중간에 안 잡혀지기에 임도 따라 갔겠거니 했는데, 것도 아니라니 참 빨리도 왔다.
중간 헬기장
다시 임도 만나는 곳
정상 끝 철조망
- 09:31~36 군부대 삼거리임도
불모산 정상은 거대한 KT통신중계소가 차지하고 있고 주변 견고한 울타리로 둘려쳐 있다. 때문에 정상을 오르다말고 울타리 옆으로 돌아서 내려와야 한다. 이곳에서 웅산(시루봉)과 화산이 갈라지지만 도로가 어지럽게 나있으니 능선의 맥을 찾기가 혼란스럽다. 딴엔 마루금을 고수하느라 숲속을 잠시 들어가 봤으나 포기하고 그냥 도로의 안부로 나온다. 안부는 상점령에서 중계소 오르는 임도가 군부대진입로를 만나면서 커다란 삼거리를 이룬곳이다. 이곳을 ‘군부대삼거리’로 이름 붙혀둔다.
철조망 옆으로...
군부대 삼거리에 있는 부대 안내판
- 09:55 화산 들머리진입
마루금은 널따란 부대 길을 따라 이어진다. 산 전체가 온통 군부대시설로 개발되어있다. 얼마간 오르자 연병장 같은 넓은 터가 있고 곧 이어 대형헬기장에서 먼저간 마루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도대체 마루금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겠다는 눈치다. 일단은 큰 길 따라 가는데 까지 가보자며 앞을 나서니 얼마안가 초병이 지키고 서있는 군부대 정문 앞이다. 놀란 초병이 눈을 크게 뜨고 돌아갈 것을 권한다. 산길은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자기는 이곳 지형을 모른단다. 젠장.., 정문을 돌아 나와 이리저리 좀 헤매다가 나중에 부대 못 미쳐 우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발견, 사면을 돌아가는 우회 길을 찾는다.
화산을 보며 군 도로로 진격
하지만 여기서 후퇴..
- 10:15 능선복귀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들자마자 원형철조망과 반갑잖은 지뢰경고판을 만난다. 산길은 정확하게 군부대봉우리를 가운데 두고 우측 8부 능선으로 돌아간다. 거기엔 원형철조망이 쳐져있어 철조망을 따라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 그래서 물을 세 번이나 건넌다. 그러나 모두들 그렇게 다녀서인지 길이 생각보다는 잘 나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한 가지 조심할 것은 철조망에 바싹 붙을 때 옷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길을 약 20분간 돌아오르자 부대를 완전히 벗어난 지점의 능선에 붙는다. 돌아본 군부대봉우리가 저만치 올려다 보인다. 봉우리하나를 완전히 철조망으로 둘려 처 놓고 ‘여기는 우리 땅!’ 하는 식의 구시대적 군정이 얄밉게 느껴진다.
우회로 들머리
계속되는 원형철조망과 갓길
- 10:19~26 화산 헬기장정상부(삼거리)
화산을 뒤로하고 4분정도 진행하자 사방이 확 트인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엔 좌측은 신안골 등산로가 나있는 삼거리이며 한쪽귀퉁이에 ‘화산 679m’라고 쓴 나무간판이 걸려있다. 해발 798.4m의 진짜 화산정상은 군부대한테 빼앗겨버리고 엉뚱한 이곳에 화산을 대신하라고 나무조각하나 걸어놓았다. 누구의 장난인지 몰라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유의 산 이름을 어느 개인이 함부로 바꿀 수 없는 일 일터인데, 이렇게 생각 없는 짓을 하다니, 입맛이 텁텁하다. 부디 군당국자의 소행이 아니기를..., 들머리를 다른 곳에서 찾다가 좀 늦어버린 마루님을 기다려 이곳을 떠난다.
화산 헬기장에서 바라본 군부대의 화산정상
나무에 걸쳐있는 화산 간판
- 10:46 사거리안부
산길은 의외로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며 길가엔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꽃구경을 나온 일반산행객들도 자주 만나는 것을 보니 이곳 굴암산을 기준으로 한 일대의 산에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모양이다. 20분가량 걸으니 사거리안부를 만난다. 좌측 장유 신안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우측 진해시 성흥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 10:55~58 바위조망대(굴암산 0.5 이정표)
계속되는 등로엔 더욱 사람들이 붐빈다. 가끔씩 나타나는 바위지대는 조망이 잘 트여 발길을 붙잡는다. 등로 비탈에 얼레지군락이 눈길을 끄는 곳을 지나 어느 멋진 바위에 올라선다. 일대의 조망이 최고인 바위조망대다. 김해 신시가지 장유가 발아래 있고 남쪽 진해시와 멀리 낙동강과 부산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금 위험스럽게 바위를 내려오면 굴암산 0.5Km 이정표가 있다. 좌우의 등산로가 일반 메인등산로가 되며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굴암산정상이다.
아기자기한 바위길과 진달래 꽃길
바위조망대에서 내려와 만나는 이정표
- 11:05~10 굴암산정상(삼거리)
약간의 바위지대를 겸비한 재미있는 등산로를 오르면 바로 정상석이 반기는 굴암산(662m) 정상이다. 오늘의 홍일점인 마눌, 색색거리며 오르자 먼저 올라온 일행들이 반갑게 맞이하는걸 보니 아무래도 오늘은 인기가 좀 되나보다. 굴암산 일대의 조망은 역시 거침이 없는 최고의 조망대다. 모처럼 일행들을 모아 단체사진 한 장 찍고 이곳을 떠난다.
단체사진 - 두 사람은 어데갔노~?
- 11:23 삼거리분기점
정상에서 이어지는 진달래능선이 낭만적이다. 앞서가던 신교수님이 산객한분을 만나 싱글벙글, 무슨 일인가 했더니 산에서 동생을 만났다며 소개를 한다. 엥? 고향이 근처라더니 묘하게도 산에서 등산복차람으로 동생을 만난 것이다. 종철님이 찍사답게 기념사진 한방 확실히 박아준다. 정상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이정표삼거리다. 좌측은 역시 신안마을이고 우측이 마루금이다. 이곳에서 2~분 더 가면 능선이 크게 갈리는 능선분기점이 된다. 즉 좌측이 ‘옥녀봉’능선이고 우측이 ‘보배산’능선이다. 양쪽 다 표지기들이 많이 걸려있어 주의를 요하는 지점이다.
신용철님과 동생분, - 형제분이 산에서 만난 이 인연은...?
옥녀봉/보배산 분기봉
- 11:40~12:03 점심식사
분기점이후의 산길은 주로 내림길로 이어진다. 지금까지의 등로에 비해 길이 많이 좁아지고 잡목들도 좀 걸지적거리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뚜렷한 산길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은 약간 이르지만 배가 고파오는 시간대이다. 산객 한 무리들이 전방 잘 보이는 봉우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듯, 좋은 자리가 있나 서둘러 올라가니 어라! 아는 사람들의 얼굴이 여럿 보인다. 평소 자주 같이 산행하는 사람들이다. 식사하는 그들과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누고 우린 또 자리를 찾아 떠난다. 한동안 좁은 잡목길만 이어져 마땅한 자리를 못 잡고 가는데 마침 우측 멋진 바위위에 식사자리를 잡고 있는 일행들을 만난다. 바위위에는 정원초과라 하여 아래 공간에서 보따리를 푼다. 정신없이 식사를 끝내고 종철님이 하는 말, ‘아이고 인제 눈이 좀 뜨인다.’한다. 나보다도 우리 찍사께서 배가 더 고팠던 모양이다.
5인용 식사바위(?)
- 12:16 마봉산(358.4봉) 삼각점
식사를 막 끝내고 돌아서자 산길이 아래로 치닫더니 짤록한 사거리안부가 너더리고개다. (12:07) 그리고 주위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산길은 곧장 오르막을 쳐 올라 삼각점이 있는 358.4봉에 닿는다. 약 9분간의 오르막, 지도상에 ‘마봉산’이라 불리는 곳인데 어디에도 산 이름을 확인할만한 흔적 따위는 없다. 지자체의 관심이 좀 있었으면 하는 봉우리다. 도상거리 11.1Km지점, 접속거리 포함하면 약 12Km, 그러고 보니 이 봉우리가 거리상으로 오늘산행의 중간지점이 되는 셈이다. 산행시간도 식사 포함 약 4시간 45분에 속한다.
너더리고개 가는 길
- 12:41 두동고개(사거리안부)
반환점을 돌았으니 이제 나머지 절반만 가면된다. 마봉산에서 직진 길은 이곳보다 조금 더 높은 촛대산(400.7)가는 길이고 꼬리길은 좌측길로 이어진다. 길은 여전히 좁다란 오솔길, 진달래와 잡목들이 뒤섞인 관목숲길을 종종걸음으로 빠져나가면 산길은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내림이 끝나면서 앞이 트이는 곳, 왼쪽에 중장비들이 가까이 올라와 있는 이곳이 두동고개안부다. 지사동 부산과학산업 지방공업단지조성지구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가야할 앞쪽으로 높다란 봉우리가 우뚝 솟아 종주자의 기를 죽인다.
두동고개
- 13:28~38 보배산(478.9m 일명: 보명산) 정상, 휴식
봉우리를 향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러나 후반부에 만나는 최고봉으로 인정하며 아예 마음을 비워버린다. 그런데 오늘의 홍일점께서 마침 선두대장으로 나서니 뒤따르는 대원들은 뜻밖에 여유를 누린다. 중간 뒤로 빠지겠다는 홍일점을 끝까지 앞세워 마저 봉우리를 다 오른다. 그런데 뒤에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냅다 달려 가보니 아무것도 없는 전위봉이고 보배산 정상은 저 멀리서 제법 웅장한 모습으로 보인다. 지도상에 있는 무명봉을 오른 것이다.
산길은 다시 내림으로 치닫고 곧이어 보배산을 향한 또 한 번의 오름이 이어진다. 500도 안 되는 봉우리지만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그 값에 걸맞게 정상의 조망은 과연 가슴이 후련한 조망 그것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에 부러진 정상석이 방치되어 있다는 것, 원래 이름은 ‘보명산’이라 새긴 것 같은데... 일부가 부려져나가 보기가 안쓰럽다. 정상에서 좀 쉴까 했더니 햇볕이 더워 잠시 이동하여 멋진 그늘숲이 있는 곳에서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보배(보명)산 정상의 부러진 정상석
쉬기좋은 그늘공간, - 배동윤님과 마루님
- 14:37~47 장고개(식수보충)
보배산에서 내려와 10여분만에 삼거리하나를 만나고 산길은 살짝 올랐다가 남동방향으로 사정없이 떨어진다. 애써 올랐던 고도를 한참 까먹더니 거의 바닥인가 싶을 때 펑퍼짐한 소나무 숲을 만난다. 야산의 숲길이 평탄하게 이어지는 곳, 소나무 재선충이 극심했던지 작년도 11월에 작업했다는 녹색천막의 소나무무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이제 이 야산줄기를 타고 장고개로 이어가면 된다. 하지만 잘나있던 산길이 어느 싯점에서 흐지부지해진다. 펑퍼짐한 지형이라 딱히 능선구분이 안되는데다가 산길마저 이리저리 흩어져 있어 상당히 혼란스럽다.
능선구분이 어려운 소나무제선충 구간
장고개직전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야하는 걸 염두에 두지만 그 시점이 어디인지 현 위치 확인이 어려운 곳이다. 의심되는 어느 한곳에서 각자 맥을 찾다가 결국은 세 팀으로 나뉘어 장고개로 오는 결과를 빗는다. 한사람은 장고개 북쪽으로 우리는 장고개 남쪽, 그리고 두 사람은 아예 도로 멀찌감치 떨어졌다가 한참을 돌아온다. 장고개 이어지는 정확한 경로는 억지로 방향을 틀지 말고 곧장 진행하다가 막판에 앞을 가로지르는 뚜렷한 길을 만나면 이곳에서 좌측 길로 틀어 장고개 절개지로 갈수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우측 길로 돌았더니 조금 아래로 떨어진 결과가 되었다.
장고개와 절개지, - 건너편 농장에서 식수조달.
- 15:12 이정표(봉수대 1.7)
장고개는 중앙분리대가 있는 8차선 신설도로이다. 차가 뜸한 틈을 타 무단 횡단하여 농장으로 오른다. 마침 식수가 모자랐는데 농장에서 물을 구할 수 있었다. 농장 뒤 묘에서 능선으로 붙는다.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마루님이 기다리고 있어 합류하고 멀리 돌아오는 두 사람도 곧 합류, 어쨌거나 잠시 이산가족이 되었던 일행들을 모두 만나 다시 전열을 정비한다. 산길은 잠시 진행하자 뜻밖에 시멘트 길을 만난다. 정보에 의하면 장고개부터 길이 안 좋아 마루금잇기가 난해하다 하였는데 이게 뭔 길일까.? 그러나 방향을 맞춰보니 길은 맞는 것 같고... 잠시 후 반가운 이정표를 만나면서 의문은 해소된다. '봉수대 1.7Km, 장고개 1.2Km' 친절하게 세워놓은 이정표가 이곳 봉화산까지의 등산로를 잘 정비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시멘트임도를 따라오면 만나는 이정표
- 15:31 구지봉 바위
넓게 정비된 길을 따라 한 비탈 오르자 멀리서 보이던 산불초소가 바로 우측에 있다. 임도를 가다 초소봉 오르는 옛 산길이 우측에 보이지만 다소 돌드라도 임도가 낫다. 초소 옆 멋진 바위에 올라보니 낙동강이 잘 보이고 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이곳을 지나 다시한번 올라선 봉우리가 산경표상에 나와 있는 구지봉이다. 하지만 조망 좋은 바위덩어리하나만 있을 뿐 특이한 뭔가가 있는 봉우리는 아니다. 이곳에 구지봉의 흔적을 하나 남기고 떠난다.
산불초소 옆 바위조망대와
구지봉 바위, - 구자봉 표지리본 달기
- 15:49~59 봉화산(329.1) 휴식
봉화산까지의 길은 역시 예상대로 잘 정비된 등로의 연속이다. 아기자기한 바윗길도 나오고 조망도 계속 좋다. 이런 줄 알았으면 장고개에서 그만한 마눌을 데려와도 될 것을 그랬다. 마눌은 길이 안 좋다는 부산사 조은산의 정보에 그만 꼬랑지를 내렸기 때문이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봉화산 오르기 직전 안부에 이정표하나 서있고 가파르게 한번 올라서자 헬기장과 함께 봉수대가 보인다. 산불감시요원이 아까 초소에 안 보이더니 바로 여기에 와있어 반갑게 인사 나눈다.
봉화산정상석은 봉수대 바로 끝에 있는데 높이가 277.8m 되어있다. 지도의 표시된 329.2m 높이와 맞지 않아 의문을 표시하자 초소근무자께서 잘못된 높이라 한다. 지도에 표기된 277m는 이곳에서 약 600미터 떨어진 곳에 표기되어 있는데 혹 이 높이는 천마산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든 봉화산에 바라보는 조망은 이곳일대에서 으뜸이다. 특히 구비치는 낙동강 조망이 압권이라 해야겠다. 왼쪽 아래에 보이는 넓은 터가 ‘생곡쓰레기매립장’이라는데, 모습이 깔끔하여 첨엔 골프장시설인줄 알았다. 첨단시설이라 그런지 쓰레기냄새도 하나 나지 않는다.
봉화산 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바위지대
정상 헬기장과 봉수대
높이 표시가 다른 봉화산 정상석
- 16:25 천마산분기봉(운동시설)
봉화산정상을 내려와 안부에 닿은 곳이 녹산고개인 모양이다. 허름한 푯말하나가 길에 보인다. 산길은 거의 일류급 등산로로 나있고 중간 중간 벤치와 운동시설들이 설치되어있으니 아마 최근 지자체에서 이 일대 산책로조성을 한듯하다. 다시한번 봉우리에 올라서자 역시 멋진 체육시설과 함께 특급쉼터가 나온다, 이정표를 보아 천마봉 분기봉인 듯하다. 이런 쉼터를 그냥 지나치면 나쁜 산꾼이 될 테고... 핑계 삼아 또 휴식이다. 후반부가 되니까 힘도 빠지고 분위기가 좋다는 이유로 자주 휴식을 취한다. 그래봤자 이제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급할 게 뭐 있노 케쌈시로...
다시 오름길... - 천마산분기봉 가는 길
- 16:56 성산마을, 하산완료
마지막 봉우리인줄 알고 내려왔더니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난다. 마음을 놓고 갈 때 만나는 봉우리는 평소보다 힘이 두 배나 드는 심리적 요인이 있다. 긴장을 놓아버린 대원님들의 입이 튀어나올만한 하다. 경치고 조망이고 이제 봉우리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산 길을 종용한다. 그럼에도 불구 다시 봉우리하나를 더 넘어 내려서니 우측 대성암가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제 마지막 송신탑이 있는 봉우리만 오르면 될 것 같다. 아내에게 전화하니 성산마을에 차가 기다린다고 한다. 송신탑 봉우리직전 왼쪽 우회 길을 확인하고 봉우리에 오르니 헉! 길이 없다. 즉시 빽 하여 우회 길로 내려서니 길은 봉우리를 돌아 능선을 잇는다.
난시청 TV중계탑봉우리와 낙동강
우측에 녹산교가 계속 보였지만 이제 녹산교도 뒤로 보이고 얼마안가 우측 녹산보건지소 하산길 이정표가 나타난다. 처음엔 보건지소가 어딘가 헷갈렸지만 바로 성산마을우체국 옆에 있는 보건지소임을 알게된다. 우리가 목표한 성산마을은 그래서 일루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능선의 맥을 가만히 살펴보니 낙남꼬리의 최종 맥은 앞에 봉우리를 좀 더 이어가 곱돌바위쪽으로 내려가서 맥이 물금나루에서 끝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음 같아서는 저기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하산지점을 곁에 두고 더 가자는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곳은 언젠가 부근을 지날 때, 잠시 확인해보면 될 것이다.
능선에서 본 녹산교
하산길
가파른 나무계단 길을 다 내려와 갈림길에서 우측 보건지소이정표를 보고 잠시 내려가면 이내 산길이 끝난다. 등산로 초입에는 비닐로 만든 이색 산불초소가 보이고 곧 골목길을 빠져나와 큰 도로를 만난다. 우체국 옆 공터에 주차되어있는 우리 차에 당도하자 약 9시간 30분의 낙남꼬리산행이 종료된다. 마침 주차마당에는 옥외 수도꼭지가 있어 이걸로 대충 땀을 씻고 등목까지 해결한다. 그리고 바로 곁에 유일한 식당집인 돼지국밥집이 있어 이곳에서 또한 오붓한 뒤풀이시간을 가지니 그야말로 구색이 맞는 날머리라 하겠다. [-끝-]
성산마을 들머리 비닐초소가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