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금도 적대봉 (積臺峰)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2. 03. 25. (일) 11:00 ~ 15:40 (날씨 : 맑음)
2) 명 칭 : 거금도 적대봉 (巨金島 積臺峰 : 592.2m)
3) 소재지 : 전남 고흥군 금산면
4) 동 행 : 백양동문산우회
5) 등산로 : 내동 – 전망대 – 기차바위 - 마당목재 – 적대봉 - 마당목재 – 파성재
2. 거금도 적대봉의 개요
거금도는 고흥반도 녹동 앞의 섬으로 큰 금맥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며, 예전에는 녹동항에서 선박을 이용하여 진입하였으나, 지금은 거금대교가 개통되어 육상교통으로 소록도를 거쳐 거금도로 진입이 가능하다. 거금도의 최고봉은 적대봉이다. 적대봉에는 화강암으로 쌓은 봉수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원형으로 보존되고 있는 문화재란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고흥반도의 나로호 우주기지, 여수 금오도 등이, 남쪽으로 금장, 익금, 몽돌해수욕장을 비롯하여 거문도와 섬들이, 서쪽으로 소록도, 거금대교, 녹동항, 강진만과 천관산 등을 볼 수 있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지 강풍주의보까지 겹쳐서 봄바람이 매섭다. 차창으로 스며드는 봄의 나른함으로 봄바람에 아랑 곳 없이 잠에 입맛을 다시며 시간을 고속도로에 날린다. 유리창 하나로 달라지는 기온의 변화처럼 우리생활도 백지 한 장이 명암이 갈라놓겠지.
* 진입방법 : 27번국도 -> 금산면 내동 삼거리 -> 산행
2) 내동삼거리 – 마을 – 진입로 – 돌탑 – 전망대 – 기차바위 – 마당목재 (11:00 ~ 13:50)
27번국도의 끝을 알리는 표지석에서 오천항을 둘러보고 내동삼거리로 돌아와 산행 들머리로 들어선다. 파란하늘에는 구름들이 여가를 즐기고, 대지에는 마늘이 녹색으로 회색 겨울을 밀쳐낸다. 밭은 파종을 기다리며 곱게 단장을 하고 미래를 기약한다. 봄! 생명이 발원하는 봄의 여신이 바람으로 움츠려드니 우리도 덩달아 움츠려들어 봄바람이 밉다.
요란한 바람이 나무사이로 잠들며 산행이 부드러워지는 사이로 봄빛을 담으며 대지의 기운을 받아서 발걸음도 가볍다. 낙엽이 두텁게 깔린 사이를 뚫고 봄의 화신인 야생화가 다소곳하게 피어나고, 돌담 집 뜰에는 매화가 피어나 화사함을 선사한다.
돌탑이 고통을 놓고 가라며 시원한 전경을 내어 놓는다. 방금 다녀온 오천항이 정겹고, 상화도는 바다의 신비를 간직하며 한번 놀러오란다. 고흥반도에서 떨어져 나온 섬들이 바다로 바다로 나아가며 해상 왕국을 꿈꾸란다. 이웃한 섬 완도에는 장보고의 청해진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옛날의 해상왕국의 꿈이 왜 후세로 내려오면서 흔적 없이 사라져갔는지 모를 일이다.
해상의 정기를 받으며 돌들이 춤추는 등산로에서 질서와 배열을 찾고, 소사(진달래?)나무 터널을 통과하며 무리가 보여주는 힘을 알며 로프가 설치된 전망대로 들어선다. 고도가 높아지며 바다에는 섬들이 둥실둥실 떠오르면서 그림 같은 집을 지을 곳이 많아지며 바다가 더욱 황홀해진다.
483.4봉에 이르니 기차바위가 시작되며 바람에 완전 노출된다. 강풍으로 바람에 날리면 저 아래 오천저수지에 풍덩 빠질 것 같다. 그래도 바람이 겨울의 칼바람이 아니라 봄의 기운이 담겨서 천만다행이다. 요란한 바람소리를 피해서 나무숲을 지나고, 능선을 우회하며 시소를 타면 다시 바위자락이 로프를 내어 놓는다. 바람을 맞으며 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시원하게 날려 보낸다. 이것들이 날아가야 또 한주가 맑은 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바위 길을 뒤뚱거리며 내려오면 소나무가 잠시 쉬며 풍광을 즐기란다.
돌탑과 늙은 바위에 바람이 주는 업보를 쌓아 놓아도 흩어짐 없이 제자리를 지킨다. 돌탑의 든든함에 의지하며 통신탑을 향한다. 나무들도 바람으로 키가 자라지 못하여 섬 산행의 경관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어서 가슴이 후련하다. 528봉에서 통신탑을 지나니 마당목재이다. 오천까지 4.4km이고, 적대봉까지는 1km이다. 이곳에서 파성재로 내려간다.
3) 마당목재 – 적대봉 – 마당목재 – 약수터 - 파성재 (13:50 ~ 15:40)
마당목재에는 거금도의 희귀동식물을 사진으로 전시하고 있으며,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육상교통으로 이용이 가능하여 등산객도 많아졌구나. 숙박업 등의 요식업이 성업할 것으로 보이는데, 좀 체계적으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면 한다.
마당목재에서 일직선으로 보이는 능선으로 등산객들이 개미가 이어지듯이 이어간다. 억새가 바람결에 날리고, 목적지에 다다르며 광활한 바다는 많은 사색을 하도록 만든다. 자연과 자연을 잇는 거금대교도 또 다른 상상을 나래를 펴게하며 적대봉으로 밀어올린다.
적대봉정상. 봉화대가 흩어진다. 봉화대에 진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등산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적들의 침입처럼 침입하여 봉화대를 바람결에 날려 보낸다. 고흥군은 문화유적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조치를 취하였으면 한다. 봉화대! 적의 침입을 알리는 봉화가 떠오른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국가를 방어할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왕권유지를 위한 도망의 상징인지 알 수 없는 물음표를 던진다.
적대봉에서 동정마을(금산정사)로 가는 것을 중지하고 일행의 안전을 위하여 파성재로 내려간다. 적대봉에서 고흥반도 녹동, 천관산, 여수반도 등을 조망하고 마당목재로 돌아선다. 마당목재에서 파성재까지는 1.6km이다. 파성재로 하산하는 길은 신작로처럼 넓고 쾌적하다. 중간에 소원탑이 있으며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다. 원뿔에 머리하나 옆으로 달아 놓으니 거북이 되고 상징적인 의미가 전해오며 화룡점정(畵龍點睛)을 떠오른다. 지식은 쌓을 수 있으나 창작은 지식을 쌓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완성 돌탑에서 또 다른 완성을 상상하며 내려오니 생명의 물 적대봉 약수가 솟아 나온다. 약수 한 모금이 보약이되어 몸속을 타고 흐르니 전율이 일어나며 또 젊어지구나.
연인들의 산책로에서 꽃을 찾아 어슬렁거리니 정자가 쉼터를 내어 놓고, 차량은 산행의 마무리를 알려준다.
4) 날머리에서
파성재에서 차량을 이용하여 거금대교를 지나 녹동항으로 들어간다. 거금대교의 1층은 도보와 자전거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이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 소록도 병원을 탐문하지 못한 것도...
벌교의 꼬막집에서 맛난 저녁을 먹는데 꼬막이 천금이란다. 물가가 와 이리 오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