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정원 ♧
지난 주 수요일 성경대학생들과 하루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서 걱정을 했는데 구름도 끼고, 바다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와 넉넉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장소는 몇 년 전 KBS 2 TV 인간극장에서 <아버지의 정원>이라는 제목으로 소개 된 충남 홍성 소재의 "그림이 있는 정원"이란 이름의 수목원과 대천 항에서 점심 먹고, 무창포 해수욕장까지 들려서 다녀왔습니다.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소담하며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덧 붙이고 싶은 이 "그림이 있는 정원"은 숱한 세계의 어느 유명 수목원보다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원 안의 풀 한포기, 돌담 하나에도 사랑과 정성이 깃 들여 보이는 탓일 것입니다.
24년 전 아들 임형재씨가 즐거워야 할 대학 M.T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하루아침에 전신마비가 되어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혈기왕성한 젊은 날에 절망에 빠진 그가 이대로 삶을 포기 할 순 없었기에 10년 뒤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 끊임없는 노력 끝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을 수차례 마침내 구족화가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아들의 사고에 아버지 역시 절망에 빠져버렸지만 아들에게 뭔가를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하루 속히 시작한 수목원 가꾸기를 20여년, 짧지 않은 시간을 바쳐가며 부지런히 수목원을 일구었고 마침내 2005년 수목원 곳곳에 아버지의 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림이 있는 정원"이 일반인들에게도 소개가 되어 관람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자식을 위해 3만 여 평의 땅에 꽃과 나무를 심어 20여년을 가꾸어 온 이곳이 아름다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구족화가 임형재씨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나무가 그 소재인데 아버지가 심어준 나무를 보면서 붓으로 표현한 때문이겠습니다.
개인 미술관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은 호화스럽지도, 많은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은 2m 가 넘는 화폭위에다 입에 붓을 물고 하루에 14시간 이상 일 년을 넘게 그림을 완성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모정의 이야기는 많이 있지만, 부정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흔하지 않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