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안거 게송 174번 이야기
부처님은 3년 전에 알라위 주민들에게 죽음에 대한 명상을 가르치셨다. 주민들 중에 직조공의 딸만이 이 명상을 실천했다.
3년이 지나 부처님은 그녀가 깨달음을 얻을 인연이 다가왔음을 알고 알라위로 가셔서 그녀를 교화했다.
직조공의 딸
부처님께서 악갈라와 제띠야에 계실 떄 직조공의 딸과 관련해서 게송 174번을 설하셨다.
부처님께서 알라위에 도착하시자 알라위의 시민들이 부처님을 초대하여 공양을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끝내시고 법문하셨다.
"죽음에 대해 명상하여라 삶은 불확실하고 죽음은 확실하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죽음은 삶의 종착역이다.
삶은 불안정하고 죽음은 반드시 온다' 라고 자주 외우며 명상하라. 죽음에 대해 명상하지 않는 사람은 마치 막대기도 없는 사람이
독사를 보면 두려움에 휩싸이듯이 마지막 순간에 대해 명상한 사람은 마치 막대기를 가진 사람이 뱀을 보면 막대기로 집어서 멀리
던져버리며 마음의 동요가 전혀 없듯이 마지막 순간이 다가와 두려움에 떨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죽음에 대해 명상하여라."
이 법문을 들은 사람들은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세속일에 빠져 법문을 깨끗이 잊어버렸다.
단 한 사람 열여섯 살 먹은 직조공의 딸은 이 말씀을마음에 새겼다.
'부처님의 법문은 정말 놀라운 가르침이다. 나는 죽음에 대한 명상을 꼭하겠다'
그녀는 밤이나 낮이나 오직 죽음에 대해 명상했다. 부처님께서는 알라위를 떠나 제따와나로 가셨다.
소녀는 삼 년 동안 죽음에 대해 명상했다.
어느 날 새벽에 부처님께서 세상을 살피시다가 이 소녀가 부처님의 지혜의 그물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생각하셨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곧 이런 사실을 아셨다.
'이 소녀는 법문을 들은 그날부터 삼 년간 죽음에 대해 명상하였다. 나는 알라위로 가서 소녀에게 네 가지 질문을 할 것이다.
그녀는 네 가지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대답할 것이고 나는 그녀를 칭찬하며 게송을 읊을 것이다.
이 게송 끝에 그녀는 수다원과를 성취할 것이다. 그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나의 법문을 듣고 이익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오백 명의 비구들을 데리고 제따와나를 출발하여 얼마간 유행한 끝에 악갈라와 사원에 도착하셨다.
알라위 사람들은 부처님이 오셨다는 마을 듣고 사원으로 가서 부처님을 초청하였다.
소녀는 부처님이 오셨다는 말을 듣자 온 몸이 기쁨으로 가득 찼다.
'나의 아버지, 존귀하신 스승님, 보름달처럼 아름다우신 분, 고따마 부처님께서 여기로 오셨다고 한다.
삼 년 전 황금빛으로 빛나는 부처님을 처음 뵈었지! 오늘 황금빛 부처님을 찾아뵙고 감미롭고 숭고한 가르침을 들어야겠다.'
이 때 그녀의 아버지가 작업장으로 나가는 도중에 그녀에게 말했다.
"얘야, 손님이 주문한 옷이 아직도 베틀위에 걸려있는 데 한 뼘 정도만 하면 완성이 되겠구나.
오늘 그 옷을 끝내고 싶은데 북통에 실을 감아서 빨리 갖다 주겠느냐?"
그러자 그녀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북 실을 가져다주지 않으면 아버지가 나를 때릴 지도 몰라. 먼저 북통에 실을 감아서 가져다드리고 나서 법문을 들으러 가야겠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북통에 실을 감기 시작했다.
알라위 주민들은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시중을 들었다.
공양이 끝나자주민들은 발우를 받아들고 법문을 기다렸다. 이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한 소녀에게 법문하기 위해 삼십 요자자를 걸어왔다. 그러나 아직 소녀가 오지 않았으니 그녀가 오면 법문을 시작하겠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침묵하며 앉아계셨다. 그곳에 모인 대중들도 모두 침묵을 지켰다.
부처님께서 침묵하시자 신도 인간도 감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소녀가 북통에 실을 다 채워 바구니에 넣고 아버지의 작업장으로
가다가 대중들이 모여 앉아 있는 맨 뒤에 서서 부처님을 바라보았다. 부처님께서도 고개를 들어 그녀를바라보셨다.
그녀는 부처님이 자기를 바라보자 곧 부처님의 뜻을 알아차렸다.
'대중이 앉아있는 가운데 부처님께서 나를 바라보신 것은 나를 보고 가까이 오라는 의미이다.'
부처님의 뜻을 눈치 챈 그녀는 북 실 바구니를 땅에 놓고 부처님 앞으로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왜 그녀를 바라보셨는가?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고 한다.
'이 소녀가 아버지 작업장에 가면 깨달음을 얻지 못한 채 죽어 그녀의 미래가 불확실해진다.
그녀가 나에게 오면 수다원과를 성취하고 떠날 것이고 그러면 미래가 확실해지고 죽어 뚜시따 천에 태어날 것이다.'
그녀는 그날 죽음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녀가 부처님께 다가가자 부처님의 몸에서 방사되는 여섯 색깔의 광명이 그녀의 몸을 포근히 감싸 안았다.
그녀는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침묵하고 있는 대중들 가운데 앉았다. 이때 부처님께서 그녀에게 물으셨다.
"소녀여,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모릅니다."
"어디로 가는가?"
"모릅니다."
"모르는가?"
"압니다."
"아는가?"
"모릅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네 가지 질문을 하자 대중들 사이에 불쾌감이 일었다.
"제멋대로 무례하게 부처님께 대답하는 이 직조공의 딸 좀 보게! 부처님께서'어디서 오는가?'라고 물을실 때
'직조공의 집에서 옵니다' 라고 대답해야지.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 라고 물으실 때 '직조공의 집에 갑니다' 라고 대답해야지.
그렇게 돼먹지 않은 대답을 하다니!"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의 소란을 잠재우시고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소녀여, 내가 '어디서 오는가?'라고 물었을 때 왜 '모릅니다'라고 대답했는가?"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가 아버지 집에서 온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어디서 오는가?' 라고 물으실 때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어디서 왔는가?' 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어디서 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오, 소녀야, 훌륭하다(사두!) 훌륭하다! 훌륭하다! 그대는 정확하게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칭찬하고 나서 또 다시 물으셨다.
"내가 '어디로 가는가?'라고 물었을 때 왜 '모릅니다' 라고 대답했는가?"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꺼서는 제가 북 실 바구니를 들고 직조공의 작업장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어디로 가는가?'라고 물으실 때 '저 세상을 갈 때 어디에 태어나는가?'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금생에 죽어 저 세상에 태어날 때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사두! 사두! 사두! 그대는 정확히 대답했다."
부처님께서는 두 번째로 그녀를 칭찬하시고 나서 또 물으셨다.
"내가 '아는가?'라고 물었을 때 왜 '모릅니다'라고 대답했는가?"
부처님이시여, 저는 확실히 죽는다는 것은 알지만 언제 죽을지는 모릅니다.
밤에 죽을 지 낮에 죽을 지 언제 어느 시간에 죽을 지 모르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사두! 사두! 사두! 그대는 정확히 대답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네 번째로 칭찬하시고 나서 대중들에게 법문하셨다.
"그대들은 대부분 그녀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쾌하게 생각하였다.
안목眼目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보지 못하고 안목을 갖춘 자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세상 사람들은 눈멀었고
몇몇 사람만이 진리를 있는 그대로 보네.
몇몇 새만이 그물을 벗어나듯
몇몇 사람만이 천상으로 가네. (174)
이 게송 끝에 소녀는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그리고 나서 소녀는 북실 바구니를 들고 아버지에게 갔다. 아버지는 베틀에 앉아 자고 있었다.
소녀는 아버지가 자고 있는지도 모르고 북실 바구니를 아버지에게 내밀었다.
이때 바구니가 베틀을 치면서 땅에 떨어지며 소리내자 아버지가 잠에서 깨어나면서 무의식적으로 베틀의 방추를 당겼다.
그러자 방추의 날카로운 끝이 움직이면서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죽어 뚜시따 천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딸이 쓰러지자 황급히 그녀를 살펴보았으나 심장이 이미 멈추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처량하고 비통한 감정을 가눌 길이 없었다.
'누가 나의 비통한 마음을 가라앉혀 줄 것인가?'
그는 부처님께 달려가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일어난 비참한 사건을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슬픔을 가라앉혀주소서."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로하면서 말씀하셨다.
"제자여, 슬퍼하지 마라. 한량없는 옛적부터 윤회하면서 딸이 죽어 흘린 눈물의 양이 저 사대양의 물보다 많다."
부처님께서 시작을 알 수 없는 윤회에 대해 법문하시자 그의 슬픔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그는 부처님께 출가를 요청하여 비구계를 받고 열심히 정진하여 얼마 가지 않아 아라한이 되었다.
[출처] 사띠스님의 붓다의 생애 84 18년째 안거|작성자 제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