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맞고 180m 추락하여 피안의 세계로 들어갔던 클라이머의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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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 An Eldorado lightning stike changes lives
필자: Randal Jett
출처: "클라이밍"지 통권 206 호
이 사고가 일어났을 때 애덤 허스트(Adam Hurst)와 내가 같이 등반한지 아직
채 일년이
안되었다. 우리는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에서 암벽 등반을 했고 큰 산을 가보겠다는 열망을
갖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주말 바위 여행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돈을
저축하고,
우리 물건을 창고에 저장하고, 길을 나섰다. 웨이코, 샌디아스, 그리고 터키 록스
등지에서
등반한 후, 볼더 시에서 친구들을 만났고, 볼더 시의 20번 가에서 아파트 한 채를
같이 쓰게
되었다. 우리는 볼더에서 3 주 동안 머물면서, 엘도라도 캐년의 클래식 루트들을
등반했다.
나는 (미국 나이로) 21 살, 애담은 25 살이었다. 삶이 그 이상 좋을 수가
없었는데. . . . .
1988 년 6 월 25 일, 토요일. 오늘 우리는 우리의 기록을 바로 잡는 등반을
할 예정이다;
the Naked Edge 루트로 되돌아가 "적절한 방식"으로 끝내고자 한다.
이틀 전 우리가 온-사이트 시도를 했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피곤하긴 하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애담과 나는 늦은 시각에 도착하였고,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밑으로
내려간다. 5.11급의 그 마지막 두 '피치'를 내가 인공 등반했다. 인정받을 수
없는 등반이다.
처음 몇 구간은 애담과 내가 번갈아 선등을 했다. 그러나 애담이 너무 피로해서 그의
마지막
구간을 선등하지 못했다.
어젯밤, 애담은 이 The Edge 루트의 재시도를 망설였다. 그 대신, 데이브,
쿠르트, 그리고
그렉과 함께 The Web이라는 루트를 등반할 예정이었다. 그 루트는 그 계곡 내에
있는 짧은
스포츠 루트(sport route)이었다. 그러한 클래식한 등반을 하면서 우리가
인공적인 도움을
사용하는 것이 어째서 용납될 수 없는지에 대해 그에게 면박을 주었고, 가능한 한 빨리
그
루트를 자유 등반할 필요가 있음을 그가 믿도록 만들려고 애를 썼다. 쿠르트가 나하고
가겠다고
나섰고, 그렇게 하기로 종결지었다. 애담이 참지를 못하고 자기가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렇게 되어, 우리가 다시 가게 되는데 . . . . .
정오 경이 되어서야 우리는 하이킹을 시작했고, the Redgarden Wall의
후면에 있는
슬랩(slab)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애초의 계획은,
우리가 러펠
하강을 하여 the Edge 루트의 마지막 두 구간 만을 자유 등반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우리의
의지와 스태미너가 관건이지 모험이 목적이 아님을 나는 알고 있다. 이미 우리는 이 이
등반 루트를 본 적이 있다. 루트 파인딩할 필요도 없고, 우리가 모르는 풀어야 할
일련의
동작들도 없다. 성공을 위해서는 그저 힘과 의욕만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그것을 '프리'로
해낼 것이고, 이 도전에서 결코 후퇴는 없으며, 적어도 추락해보지도 않고 후퇴하지는
않으리라. 우리의 사기는 높다. 긴장감 같은 건 없다.
애담이 급경사를 이룬, 짧은 좌향(左向) 코너를 등반하고 위쪽으로 슬랩이 계속된다고
소리친다. 이 등반지의 정상을 찾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까 하고 나는 의아해
한다. 계속 기어올라가서 드디어 그 정상에 이르렀는데, 여전히 모두가 낯설었다. 좀
쉬면
서 먹기로 했다. 우리가 입은 것은 반바지와 티샤쓰 뿐이었다. 머리 위에는 군데 군데
푸른
하늘이 있어, 둘 다 즐거웠다. 이렇게 찾느라고 애를 쓴 것이 나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서 애담이 25 센트 짜리 동전을 발견했으나 "어떤 다른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눈에 뜨이는 장소에 그것을 남겨 놓는다.
갑자기, 우리가 식사를 끝내자 마자, 15 내지 25 노트의 강풍이 불기 시작했고
서쪽으로
부터 몇 점의 어두운 구름이 몰려온다. 실망을 했으나, 이 닥쳐오는 폭풍을 맞이하여
우리의
자유 등반 시도를 포기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레인 재킷'을 입고 우리는 아래로
향한다.
the Redgarden Wall의 정상을 가로질러 내려가는 길을 택하자 바람이 한층
더 강해졌다.
우리는 바위 속에 커다랗게 움푹 파인 곳에 (alcove) 이르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이곳은 the Naked Edge 루트의 꼭대기 근처에 있다. 비가 약하게
뿌리기 시작한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슬랩을 따라 하향 등반을 하느냐 아니면 The Edge
루트에 러펠
하강을 하느냐.
비가 계속 조금씩 내린다. 그 날의 성격이 얼마나 빨리 달라졌는지를 내가 주목하게
된다. 여하튼 몇 점의 푸른색 조각이 하늘을 점철하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로 바람이
거세어졌으며, 나도 빨리 하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앵커를 발견하여 묶은 슬링으로
앵커에
몸을 고정하고 로프를 내던진다. 배낭 메고, 하강 준비를 하고, 장비걸이(rack)를
달라고
했다. "밑에서 만나자"고 말한 후 나는 떠났다.
급히 몇 발자국 내려가다가 . . . . . 쾅! 폭격을 받자 나는 어떤 다른
차원으로 들어
간다. 무언가가 닥쳐오는 것을 나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이것이 무엇인가? 몸 속의
모든
근육이 굳어지고 아무 감각이 없어졌다. 그 힘이 나의 모든 존재를 빨아들인다. 이제
어디를
보나 "푸른 빛" 뿐이다. 눈부시게 밝은 푸른 빛. 내 머리속에서 '지이잉' 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고, 이어서 그 미세하게 계속 이어지는 여운을 듣는다. "번개를 맞았구나"라고
나는
혼잣말을 한다. 마치 "신발이 풀렸구나" 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무 감정도 없고
고통도
없다.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마치 남에게 일어난 일처럼 나는 관찰한다. 나는 아무런
무게를
느끼지 않고 움직일 수도 없다. 그러나 이 이상한 힘에서 벗어나려고 내가 애를 쓰기는
한다. 사실 이 순간 나는 이제까지 살아온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이 분투하고 있었으나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강하고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고 로프를 놓아버려야만 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애를 쓰다 기운이 빠졌을 때, 나는 "놓아 버려" 라는 작은 목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마치 처음에 보지 못했던 어떤 확실한
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았다. 갑자기, 모든 것이 좋았다 . . . . . 번개를 맞아 생긴
모든 긴장이
없어졌다. 나는 그저 모든 것을 -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 - 놓아 버린다.
그런데 그
느낌이 기막히게 좋았다!
이 모두가 매우 빠르게, 일 순간에, 일어났다. 이어서 나는 내 인생의 문자 그대로
수백
개의 장면이 하나씩 차례로 탁 탁 탁 하고 전개되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장면 하나
하나가
극히 빠른 속도로 내 삶을 요약해서 보여줌을 나는 안다. 탁 탁 탁 -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들, 물건들, 그리고 사건들을 본다. 내 형제인 '스티븐'이
세 살
때 작은 테이블에서 그의 장난감 차를 타다가 떨어지고 눈의 한쪽 구석을 꿰매는 것을
본다.
그 "쇼"의 진행 속도 그리고 그 각 장면 속의 모든 것을 내가 완벽하게 흡수하고
이해함에
나는 놀라고 만다. 내가 모든 것을 안다. 모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완벽 그
자체.
그러한 평온, 그렇게도 조용하고, 고요하고, 가벼운 느낌을 전에는 느껴본 적이 없다.
나는 위로 그리고 뒤로 (또는 과거로) 여행하고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없으나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이것이 OK임을 나는 알았다. 모든 것이 완전하다.
평온.
고요와 안식. 어둠.
어둠과 고요와 그리고 나. 이 "곳"을 - 사실은 어떤 장소가 아니지만 - 나의
집으로
인식하며 이 세상에서의 우리의 시간은 무언가 보다 큰 것의 단지 일부임을 깨닫는다.
그러다가, 내 머리 속에서, 내가 처음으로 힘들게 숨을 들어 마시는 소리를 듣는다.
아무
소리도 없이 있다가 내 몸이 숨쉬기 시작함을 나는 듣는다. 내가 다시 나의 몸 속으로
돌아온다! 숨쉬기에 집중해야 한다. 숨쉬기가 어려우나 네 다섯 번 하니 좀 나아진다.
좀 더
많은 공기를 들어 마실 수 있다. 다시금 시간이 빨리 가기 시작한다.
아직도 어둡고 나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다. 나는 살고
싶다!
계속 숨을 쉬어야만 한다.
내가 로프 끝에서 미끄러져 나와 the Redgarden Wall의 바닥으로
떨어졌음을 알게 된다.
내가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을까? 180 미터나 떨어졌는데 말이다. 나는
서두르느라고
로프 끝에 매듭을 묶어 놓지 않았었다. 그리고 번개를 맞았었다. 내가 당연히 죽었어야
했다. 내 몸이 엉망진창이 되어 감각도 없고 볼 수도 없게 된 것이므로 내가 머지
않아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얼른 떠올랐다.
그 생각을 하다가 나는 빛을 감지했다. 아직 사물을 구별할 수는 없었다. 나는 더
빨리
그리고 더 깊이 호흡했다. 나의 근력에 주의를 집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깜박일 수
있게 되고 . . . . . 희미한 형태들을 보게 된다.
드디어, 나는 겨우 지평선을 알아본다. 이어서 이 계곡의 건너편을 알아 볼 정도가
된다.
나는 거꾸로 매달려 있다. 내가 아직도 로프 위에 있고, 거꾸로 매어 달려 있는
것이다!
나는 소리를 지르려고 애를 쓰는 동시에 내 팔로 무언가를 잡으려고 기를 쓴다.
몸뚱이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입을 움직여 보려고 그리고 소리를 내보려고 애를 쓴다.
드디어,
애덤의 이름을 말할 수 있게 된다. 달라진 내 마음 상태에서, 애덤이 이미 도움을
청하기
위해 가버렸다고 내가 결론을 내린다.
내 몸을 아직 느낄 수는 없으나 냄새는 다시 맡을 수 있다 - 이 역겨운 냄새는
무엇일까? 그래도 차가운 공기는 내 폐 속에서 느낌이 좋았고, 이제 나는 심호흡을
한다.
밑을 내려다 보니 나의 로프가 바람 속에 춤추고 있다. 내 하니스에 맨 로프를
풀어야만
한다. 바위와 내 오른쪽 엉덩이 사이에 꽉 끼인 그 로프 때문에 나의 하강이 멈추어진
것이다. 나의 팔은 양쪽으로 맥없이 늘어져 있고, 나의 지시가 아무 소용이 없다.
팔에게
들어 올리라고 다시 한번 말한다. 이제는 매우 빨리 숨쉬면서, 나의 오른 팔 보고
조금만
움직이라고 달랜다. 내 몸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무능력 상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는 동안, 나의 두뇌의 회로가 끊어진다. 침착해지려고 애를
써본다.
아직 거꾸로 매달려 있는 채로, 오른팔을 움직이려고 시도해본다. 너무나도 힘들기는
하나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팔을 위로 들어올린다. 팔이 툭 떨궈지는 것을 본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해본다. 결국 팔을 가슴까지 들어올릴 수 있게 된다. 오른팔을 뻗어
왼쪽
손목을 쥐고 왼팔이 움직이도록 해본다. 왼팔을 허리까지 올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는 적어도 왼손으로 로프를 쥘 수가 있다. 로프 위에 두 손을
두고 내가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하강기의 그 마찰력을 유지하면서 내 몸을 똑바로 잡아 일으켜
보려고 조심스럽게 시도한다. 어림도 없다. 겨우 2 내지 3 cm 정도 움직이다가
실패하고
만다; 다시 해보다가 또 실패한다.
이렇게도 대조적일 수가! 잠시 전 만해도 어려운 등반을 해나가면서 체조 선수 같은
동작의 자유를 누리다가 그 다음 순간에는 무력해져 내 팔 조차 들어올릴 수가 없다니!
아, 참, 배낭! 아직도 배낭과 장비걸이를 메고 있다. 나를 밑으로 잡아당기는 이
무게로
인해 내 몸을 바르게 세울 수 없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젠 좀 더 생각을 잘
할 수
있다. 너트 박을 곳을 찾아냈으나, 그 쪽으로 가다가 자칫하면 그 로프를 따라 내가
미끄러져 내릴 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의식하게 된다. 너트를 그곳에 박고, '슬링'을
연결하고, 배낭 어깨 끈에 카라비너를 써서 걸고, 배낭을 밑으로 떨어트린다. 그
너트가
잡아준다. 장비걸이도 이와 똑같이 처리한다. 아직 왼팔을 부분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으나,
내 자신을 당겨 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할 정도는 된다. 또 하나의 슬링을
(runner) 꺼내
그 너트에 내 몸을 어색하게 연결한다. 또 하나의 슬링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프루직
백업을 (prusik backup) 만든다.
위를 올려다보니 애담이 위로 6 미터 거리에 그 벽의 꼭대기 위에 있는데 - 앵커에
'클립'하지 않은 채 - 그의 팔꿈치는 무릅에 닿아 있고 머리는 아래로 축 늘어져
있다.
그의 입과 코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나오고 있다. 그가 숨쉬지 않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친 듯이 그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고 또 외쳤다. 아무 답이 없다. 그
5.5 암벽을
등반하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다. 나의 다리들이 협조를 거부했고 왼팔도 거의 쓸모가
없다.
절망과 분노 속에, 나는 "깨어나" 라고 외치고 또 외쳤다. 애담은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어쩔 줄 모르고 울면서 고함을 질러 댄다.
한편으로는
애담의 죽음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내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나의 마음에서
애담을
지워버린다. (몇 달이 지나야 그의 죽음에 관해 슬픔을 느끼기 시작하겠지.)
상당히 추위를 느끼기 시작한다. 마치 바람이 나의 몸 속을 통과하는 것 같다. 왼쪽
소매가 갈기갈기 찢어지고 타버린 것을 발견한다. 빌어먹을! 처음 떠오른 생각은 완전히
새 것인 나의 고어텍스 저고리를 잃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내 팔을 본다.
피부가
없다. 아직 아무런 느낌이 없으나 나의 이두박근과 팔뚝의 안쪽에 25 cm 길이의
움푹 패인
자국이 있는데, 이 부위는 번개 때문에 장비걸이가 (rack) 뜨거워졌을 때 내 팔과
장비
고리에 걸려 있던 장비들이 닿아 있던 곳이다. 그 악취가 나 자신의 타버린 살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되자 구역질이 난다. 그 다음에 나의 가슴에서 깊게 화상을 입은 커다란
구멍을 발견한다. 나의 상의와 셔츠는 완전히 녹아버렸다. 장비들이 걸려 있던 곳의
모든
피부가 없어졌다. 다시 한번 내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함에 대해 나 스스로 놀란다.
나의
그로테스크한 상처를 보고 나는 신기해하며, 거의 재미있어 한다.
그 냄새가 갑자기 다시 나를 공격한다. 머리털 타는 냄새와 비슷하긴 하나, 훨씬 더
지독하다.
몸을 기울여 내 다리를 살펴본다. 반바지 아래에 여기 저기 작은 화상들이 있으나 큰
상처는 없음을 본다. 내 구두를 보니, 벼락 때문에 누더기가 되어 있었고, 그 다음에
나의
오른발이 분리되어 밑으로 180 미터 거리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공포감을 느끼며
내려다본다. 아니야, 내 발은 아직 여기 있어; 그건 그저 나의 신발이었다. 내
양말은 전부
헤졌고 보다 많은 화상을 입었음을 본다. 여전히 나는 아무 느낌이 없다.
좋아, 이제 재고 조사는 끝이다. 피부는 여기 저기 없어졌지만 모든 부속 기관은
여전히
붙어 있다. 그러나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과연 어떻게 내려갈 것인가?
도움.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밑을 보니 저 아래로 4분지1 마일 거리에 있는 계곡의
길을
걸어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외치고 또 외쳐도 그들은 듣지를 못한다. 강물의
소리가
너무 크다. 극도의 공포가 히스테리로 바뀐다. 그들을 멈추게 해야돼! 그 기회를
놓치면
내가 죽고 말 것임을 안다. 이곳에서의 밤을 내가 살아남을 수 없음을 나는 안다;
저체온증
때문에 틀림없이 죽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내가 떨고
있었을까? 한
시간? 두 시간? 그 이상?
다시 한번 소리지르기 시작했으나 나의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있다. 기다려 보자! 계곡
건너편에서 두 사람이 양팔을 흔드는 것을 내가 본다. 그들이 그 협곡 전체를 따라 그
길로
내려가는 것을 내가 관찰한다. 그들이 조금 더 서두를 수 없을까?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저 아래 길 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내가 당혹감을 느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위에서 나는 나만의 작은 세계 속에 있다
- 내가
살지 죽을지 자신이 없는 상태로. 기다리기가 끔찍하다. 너무나도 춥다. 내 상의에
남아있는
누더기로는 그 무자비한 바람과 이슬비에 무용지물이다. 헬리콥터의 백일몽을 꾸며 먼
곳에서 들리는 그 날개 소리를 수없이 상상한다.
화상들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화상은 딱딱하고, 익혀졌으며, 보통 피부와 같은 탄력이
없다. 내 가슴을 만져보니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상태가 나쁜 것 같다.
그러나
통증이 없다면, 썩 나쁠 것도 없지 않은 게 아닐까? 사실은 그렇지 않을 것임을 나도
알고
있지만, 내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고 여하튼 그렇게 믿는다.
혼자서 얼마나 오랫동안 독백을 하고 있었을까? 내가 사실상 얼마나 심하게 다쳤는지
궁금하다. 나는 너무나 지쳐빠져 바위에 머리를 대고 쉬고 눈을 감는다. 안돼! 나는
깨어
있어야 해. 자면 죽는 거야. 많은 기다림. 과연 누군가가 나를 구조하려고 올지
여부조차
나는 모른다. 나는 함정에 빠진 느낌이다.
"어, 그 아래에서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그의 이름은 스티브이다. 그가 자신의
로프에
매라고 내게 지시한다. 그들이 나를 끌어올리고 여러 장의 담요로 나를 싼 후에야,
화상의
감각이 살아난다. 나는 울부짖기 시작했고 멈추지를 못한다. 그 후 몇 날 몇 주일
동안 내가
차라리 이 절벽에서 애담과 같이 죽었기를 바라게 될 것이었다. 화상은 끔찍하다.
순조롭게 구조가 진행되어 몇 시간 후 나는 '볼더 커뮤니티 병원'에 있게 된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60 명 이상의 사람이 이 구조 활동에 참여했다. 그 중에 '폴
시블리'라는
사람이 있다. 그 The Naked Edge 루트의 정상에서 그가 내게 해준 말을
앞으로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자, 상처 좀 봅시다. 아,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내 친구는
당신 보다
훨씬 엉망이었는데 이틀 만에 일어나 주차장에서 걸어 다녔어. 당신은 괜찮아질
거야."나는
그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말 덕분에 그
후 며칠
간의 극도로 어려운 시기들의 일부를 내가 견뎌낼 수 있게 된다.
7 주가 지난 후, 센트 루이스에서 최초의 피부 이식 수술을 받게 된다. 사고가 있은
지
두 달 반이 지난, 1989 년 9 월 7 일, 마침 나의 22 번째 생일이기도 한
이 날에, 드디어
고문당하는 느낌이 없이 처음으로 목욕을 하게 된다. 11 월에 나는 다시 등반을
했다.
그 날의 사건을 수천 번은 아닐지라도 수백 번을 생각해보곤 했다. 그 사고 후 거의
매년 그 '네이크드 에쥐'의 (The Naked Edge) 정상을 찾아갔다. 왜
내가? 왜 우리가? 왜
내가 살아 있고 왜 애담이 죽었을까? 21 살의 나이에, 나는 참으로 인생이 공평하지
않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몇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 때의 경험이 나에게 점점
보다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내가 벼락 맞은 순간을 되돌아보고 내 몸 안에 있는
존재로부터 내
삶을 다시 관조해보는 단계로의 그 옮겨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때,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시간과 더불어 우리가 하는 행위가 대단히 중요하기도 하고 또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나는 "본다." 삶은 교훈으로 가득하다. 배움의 기회 그리고 우리의
의식을
넓히는 기회가 대단히 많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그
어떤
것이든 간에 실패도 아니고 성공도 아닌 것이다; 옳다 그르다 할 수가 없다; 분석을
보다
잘하고 못하고 한다 해서 우리의 삶의 여행에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이 삶의 체험에는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 이상의 훨씬 더 큰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그
모두가
OK이다. 완전하다. 그저 긴장을 풀고 (집착심을) 놓아 버리자 (Just relax
and let go).
때때로 모든 것을 놓아 버리자 (Let go of everything now and
then). 듣자. 살자. 각
단계로의 이행(移行)을 간절히 기다리자 - 다음 세상으로의 옮겨가는 것까지 포함해서.
우리는 그저 잠시 동안 여기에 존재할 뿐이다.
Randal Jett는, the Sandia Mountains에서 등반하기
위해, 1989 년 뉴 멕시코의
Albuguerque로 이사했다. 현재 인텔 주식회사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재직하고
있다. 두
차례의 재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the Naked Edge 루트의 마지막
'피치'를 '프리'로
등반하지 못했다.
shlee
초역
|
첫댓글 다음 세상으로 옮겨가기위해 잠시 여기에 머무르는 존재들이란 필자의 마지막 맺음말이 퇴근ㄱ길 발걸음에 함께 할거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