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9장 1-40절
찬송가 420장 ‘너 성결키 위해’
민수기 29장은 이스라엘의 달력에 있어서 한 해의 후반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 해의 후반부 가운데 지켜야 할 절기가 일곱째 달에 모두 속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스라엘 달력 가운데 일곱 째 달은 거룩한 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 2장 3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를 끝내시고 일곱 째 날에 안식하시며 그 일곱 째 날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종교력에 있어서 일곱 째 달은 복되고 거룩한 달이 되는 것입니다.
1절을 보면 “일곱째 달에 이르러는 그 달 초하루에 성회로 모이고 아무 노동도 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나팔을 불 날이니라”고 말씀합니다. 오늘날 달력은 첫 번째 달의 첫 날에 새해가 시작되지만, 지난 주간 음력으로 새해의 첫 날에 설 명절을 지낸 것처럼, 유대인의 종교력에 따르면 일곱째 달의 첫 날에 새해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곱 째 달 초하루에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나팔을 불었습니다. 한 주간의 안식일을 다른 날과 구별하는 것처럼 일곱 째 달을 구별하여 초하루에는 성회로 모여 제사를 드리고 노동을 하지 않으며 안식을 누렸습니다.
또한 7절을 보면 “일곱째 달 열흘 날에는 너희가 성회로 모일 것이요 너희의 심령을 괴롭게 하며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니라”고 말씀합니다. 일곱째 달의 열흘은 ‘욤 키푸르’라고 하는 대속죄일입니다. 대속죄일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앞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와 금식을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날은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이스라엘이 범한 모든 죄를 단번에 속죄하는 날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의 모든 죄를 담당하신 어린 양으로서 십자가에서 피 흘리심으로 단 번에 모든 죄를 속죄하는 것을 예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속죄일은 해마다 반복이 되면서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지만,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시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속죄는 유일하고도 영원한 효력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12절을 보면 “일곱째 달 열다섯째 날에는 너희가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이레 동안 여호와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대속죄일을 지나서 일곱째 달의 열다섯째날부터 일주일동안 절기를 지켰는데, 이 절기는 장막절, 초막절, 수장절이라고도 부르는 절기입니다. 이 절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장막을 치고 살았던 가운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돌보심을 감사드리며 기억하는 절기였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장막절 절기동안에는 일주일 동안 가장 풍성한 제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게 됩니다. 그것은 이 때가 추수철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막절을 열매를 거두어 저장한다는 뜻으로 수장절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장막절에 풍성한 제물을 드린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가서 살게 되는 약속의 땅 가나안이 얼마나 풍성하고 기름진 땅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지내며 장막을 치고 사는 동안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 또한 풍성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역사를 보더라도 광야에서 보낸 40년의 기간이 하나님이 베푸신 기적과 이적을 가장 많이 체험한 때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장막절은 추수철 기간과 겹쳤지만 단순히 농사 절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앞에 속죄와 회개의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께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은혜와 은총을 기억하는 신앙의 절기가 되었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두어 저장하는 농사의 절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영적인 관계를 바르게 맺어가는 것을 다짐하는 절기였던 것입니다.
장막절 명절과 관련하여 요한복음 7장 37절과 38절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장막절에 성전에서 서서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쌀 한 톨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 사는 동안에 하나님께서 반석에서 샘물을 주셨던 것처럼, 광야와 같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메마른 영혼에 예수님은 생수를 주시는 분이 되신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회로 모이라”는 말씀과 함께 하나님께 속죄의 제사를 드리는 것이 반복되며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회로 모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맺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앞에서 바른 관계를 맺고 있을 때 자기의 자리와 소명과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광야나 가나안 땅이 크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날마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가운데 회개와 감사를 통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고 있다면 그 곳이 광야이던지 가나안땅이던지 그 어디든지간에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하루도 예수님께서 우리의 영혼에 주시는 생수를 힘입어 예배와 말씀을 통해 회개와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맺는 가운데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살아가는 한 날이 될 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지난 주 동안 설 명절을 잘 보내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회로 모여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맺어가는 것처럼,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들도 예배와 말씀을 통해 회개와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맺어가는 주님의 백성으로 오늘 이 하루도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