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은 볼거리가 없는 곳으로 치부되기 쉬운데 찬찬히 살펴보면 의외로 볼거리도 있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역사 공부도 된다. 왕릉을 찾기 전에 간단히 왕릉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고 가면 왕릉을 돌아보는 재미가 훨씬 커진다.

1. 능(陵), 원(園), 묘(墓)

 

왕릉은 왕과 왕비의 무덤을 칭하는 말이다. 왕과 왕비의 무덤은 능(陵), 세자와 세자비 그리고 세손과 사친(私親 왕을 낳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무덤을 원(園)이라 부른다. 이 능과 원을 합해 능원이라 부르며, 이외의 왕가의 무덤은 모두 묘(墓)라 부른다.


사도세자의 묘를 보면 이 관계를 잘 알 수 있다. 영조 때 세자였다가 폐세자가 된 후 죽은 뒤 사도세자의 무덤은 수은묘라 불렸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가 즉위하자 세자의 자격을 회복했

 

고 이에 따라 사도세자의 묘도 영우원으로 격상되었다가 다시 장조로 추존되자 묘도 융릉으로 격상되었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폐위된 임금이기에 모두 묘에 묻혔다. 전해오는 조선 왕실의 무덤은 모두 109기이며, 이중 능이 44기, 원이 13기, 묘가 52기라 한다.

 

2. 능지

왕이 승하하면 약 3개월에서 5개월 정도의 국장을 치르고 국장이 끝나면 그 기간에 조성된 능에 매장했다. 국장 기간에 여러 풍수지관들이 한양에서 백리 안팍의 장지를 찾았고 조정의 논의를 거쳐 재위중인 왕의 결정으로 능지가 결정되었다.


능지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즉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자리를 찾았다. 땅의 기운은 산을 따라 흘러내린다고 하여 묘 뒤에 산이 있어야 한다. 이 기운은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춘다고 한다. 그러므로 뒤쪽의 산은 바람을 막는 역할도 한다. 묘 앞의 물은 땅의 기운이 더 나가지 않고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3. 왕릉의 종류

 

단릉 : 왕 혹은 왕비 한 사람만 매장하여 봉분을 하나만 만든 릉
합장릉 : 왕과 왕비를 하나의 봉분에 같이 합장한 릉


쌍릉 : 왕과 왕비의 봉분을 옆으로 나란히 두 개 만들어 놓은 릉
상하릉 : 왕과 왕비의 봉분을 앞뒤로 두 개 만들어 놓은 릉. 이는 명당혈이 앞뒤로 지날 때 이렇게 만듦
경종의 의릉과 효종의 영릉이 이에 해당됨.
삼연릉 : 왕과 왕비 그리고 계비의 봉분까지 세 기를 만들어 놓은 릉. 헌종의 경릉이 이에 해당됨.

 

4. 왕릉의 구조

 

1) 재실(齋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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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의 입구에 있는 건물로, 능의 관리자들이 머무는 곳이며 또 제사에 필요한 제기를 보관하는 곳이다.

 

2) 금천(錦川)
왕릉 앞을 지나는 물길을 금천이라 한다. 이는 이 금천을 지나며 마음을 깨끗이 씻으라는 의미가 있다.

 

3) 홍살문과 배위(拜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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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문으로, 홍전문(紅箭門) 또는 홍문(紅門)이라고도 한다. 화살 전(箭) 자를 우리말인 살로 불러 주로 홍살문으로 부른다. 악귀를 쫓는 색인 붉은색을 칠한 문으로 둥근 기둥 위에 화살 모양의 살을 세운 형태로 중앙에는 대개 태극 문양을 만들었다. 화살 모양의

 

살대는 법도의 곧음과 나라의 위엄을 상징한다. 주로 릉이나 원, 궁, 관아, 사당, 향교 등에 세우고 충신, 효자, 열녀를 기리기 위해 임금의 명에 따라 그 집 앞이나 마을 앞에 세우기도 한다.


홍살문 옆에는 배위라 불리는 돌판이 있다. 이 배위는 능을 찾은 임금과 제관들이 절을 올리는 곳이다. 아래 사진에서 넓은 사각형의 돌판이 배위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홍살문이 바로 옆에 있다.
혜릉08(여행편지).jpg 

4) 참도(參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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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곧게 뻗은 돌길을 참도라 한다. 참도는 이단으로 만들어졌는데 왼쪽의 높은 길이 릉의 주인인 혼

 

령이 다니는 신도(神道)이고 오른쪽 낮은 길이 임금이 지나는 어도(御道)이다. 임금

 

은 홍살문 옆 배위에서 절을 한 뒤 이 참도를 따라 정자각으로 가게 된다.





















5) 정자각
건원릉 정자각04(여행편지).jpg 
정자각은 능에 제를 올리는 건물로, 정(丁)'자 모양이라 해서 정자각이라 부른다. 정자각은 동쪽으로 올라가고 서쪽으로 내려오는 동입서출(東入西出)의 예에 따라 올라갔다고 한다.

 

6) 수라간과 수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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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간은 음식을 장만하고 보관하는 곳이며 수복방은 능을 관리하는 수복이라는 하인이 거주하던 건물이다.

 

7) 예감과 망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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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마치고 제사에 쓰인 축문을 태우는 곳으로 예감 혹은 망료위라 부른다. 왕릉의 예감은 사각형으로 땅을 파고 돌로 두른 간단한 형태가 많지만 종묘의 망료위는 굴뚝 형태로 만들었다. 왕릉의 예감은 주로 정자각 뒤나 옆에 있다.

 

8) 비각


정자각 옆에는 묘비석을 가린 비각이 있다. 비석에는 능의 주인인 임금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해 놓는다.

 

9) 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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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각 뒤에는 큰 동산 모양으로 흙은 쌓고 그 위에 다시 봉분을 만들었는데 이 묘역 전체를 능원 또는 사초지나 강이라 부른다. 봉문을 이고 있는 이 능원은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아래 봉분처럼 크게 쌓은 흙이 사초지이고 그 위에 작게 봉분이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능원은 장대석을 쌓아 세 단으로 구분해 놓았는데 능침이 있는 맨 위를 상계(혹은 초계)라 부르고, 능침과 혼유석, 장주석, 석수 등이 있고 곡장으로 담을 둘렀다. 그 아래 두번째 단은 중계라 부르며 문인석과 장명등을 놓았으며 다시 그 아래 단을 하계라 하는데 주로 무인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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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망주석(望柱石)과 혼유석(魂遊石)


상계의 양쪽 끝에 세운 돌기둥을 망주석이라 한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이 망주석을 보고 찾아온다는 말이 전해와 왕가나 사대부의 묘에는 망주석을 세우는 관습이 있다. 혼유석은 영혼이 찾아

 

와 놀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곳이라 한다. 위의 사진에서 능의 양쪽 문인석 뒤에 세워진 돌기둥이 망주석이고, 능 앞에 놓인 사각형의 제단 같아 보이는 돌판이 혼유석이다. 

 

11) 석수(石獸)
능원 즉 사초지의 상계와 중계에 석수, 즉 돌짐승을 세워 놓는다. 이중 석호(石虎, 호랑이상)는 산을 지키는 산신령의 상징이고 석양(石羊, 양 상)은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12) 병풍석과 난간석
능침의 아랫 부분에 빙 둘러가며 세워 놓은 돌을 병풍석이라 한다. 12지신이나 꽃무늬가 새겨진 경우가 있다. 또 능침을 빙돌아 난간처럼 돌을 둘렀는데 이를 난간석이라 한다. 초기 왕릉에는 병

 

풍석과 난간석이 모두 있었으나 7대 세조의 광릉부터는 병풍석을 생략하고 난간석만 만들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을 잘 보면 난간석은 있는데 병풍석은 없음을 알 수 있다.

 

13) 곡장(曲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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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장은 능침 뒤를 감싸고 있는 돌담을 이르는 말이다. 위의 사진에서 능의 뒤와 옆을 두른 담장이 바로 곡장이다. 위 사진의 능은 영월의 장릉으로 단출하게 조성된 능이어서 병풍석, 난간석, 문인석 등이 없다.


5. 조선의 왕릉

 

?1대 태조
건원릉(健元陵, 태조)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제릉(齊陵, 태조의 원비 신의왕후 한씨) : 개성시 판문군 상도리
정릉(貞陵,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 : 서울시 성북구 정릉2동 산 87-16번지

 

?2대 정종
후릉(厚陵, 정종과 정안왕후 김씨) : 개성시

 

?3대 태종
헌릉(獻陵,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 :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산 13-1, 헌인릉 내

 

?4대 세종
영릉(英陵,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 :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산 83-1

 

?5대 문종
현릉(顯陵,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6대 단종
장릉(莊陵, 단종) :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산 12-1
사릉(思陵, 단종 비 정순왕후 송씨)  :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사릉리 산 65-1

 

?7대 세조
광릉(光陵,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산 99-2

?추존왕 덕종 (세조의 장남, 의경세자)
경릉(敬陵, 덕종과 소혜왕후 한씨)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 30-1 서오릉 내

 

?8대 예종
창릉(昌陵,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 한씨)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 30-1 서오릉 내
공릉(恭陵, 예종의 원비 장순왕후 한씨) : 경기도 파주시 조리면 봉일천리 산 4-1 공순영릉 내

?9대 성종
선릉(宣陵,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윤씨)  :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31
순릉(順陵, 성종의 원비 공혜왕후 한씨) : 경기도 파주시 조리면 봉일천리 산 4-1, 공순영릉 내

?10대 연산군
연산군묘(연산군과 거창군부인 신씨 묘) :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산 77

?11대 중종
정릉(靖陵, 중종) :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31
온릉(溫陵, 중종의 원비 단경왕후 신씨) :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산 19
희릉(禧陵, 중종의 제1계비 장경왕후 윤씨) :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산 38-4 서삼릉 내
태릉(泰陵, 중종의 제2계비 문정왕후 윤씨) : 노원구 공릉동 313-19

?12대 인종
효릉(孝陵,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 :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산 38-4 서삼릉 내

?13대 명종
강릉(康陵, 명종과 인순왕후 심씨) : 노원구 공릉동 313-19

?14대 선조
목릉(穆陵, 선조와 원비 의인왕후 박씨, 인목왕후 김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15대 광해군
광해군묘(광해군과 문성군 부인 유씨 묘) :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릉리 산 59

?추존왕 원종 (인조의 아버지)
장릉(章陵, 원종과 인헌왕후 구씨) : 김포시 풍무동 산 141-1

?16대 인조
장릉(長陵, 인조와 원비 인열왕후) :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 산 25-1
휘릉(徽陵, 인조의 계비 장열왕후 조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17대 효종
영릉(寧陵,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 :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산 83-1

?18대 현종
숭릉(崇陵, 현종과 명성왕후 김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19대 숙종
명릉(明陵, 숙종과 계비 인현왕후 민씨)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 30-1 서오릉 내
익릉(翼陵, 숙종의 원비 인경왕후 김씨)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 30-1 서오릉 내

?20대 경종
의릉(懿陵, 경종과 계비 선의왕후 어씨) :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1-5
혜릉(惠陵, 경종의 원비 단의왕후 심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21대 영조
원릉(元陵,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 김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홍릉(弘陵, 영조의 원비 성정왕후 서씨)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 30-1 서오릉 내

?추존왕 진종 (영조의 장남 효장세자, 정조의 양아버지)
영릉(永陵, 진종과 효순왕후 조씨): 파주시 조리면 봉일천리 산 4-1 공순영릉 내


?추존왕 장조 (영조의 차남 사도세자, 정조의 친아버지)
융릉(隆陵, 장조와 헌경왕후) : 화성시 태안면 안녕리 1-1, 융건릉 내

?22대 정조
건릉(健陵, 정조와 효의왕후) : 화성시 태안면 안녕리 1-1, 융건릉 내

?23대 순조
인릉(仁陵, 순조와 순원왕후) :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산 13-1, 헌인릉 내

?추존왕 문조 (순조의 장남 효명세자, 고종의 양아버지)
수릉(綏陵, 순조와 신정왕후)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24대 헌종
경릉(景陵, 헌종과 원비 효현왕후 김씨, 효정황후 홍씨)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 2-1  동구릉 내

?25대 철종
예릉(睿陵, 철종과 철인왕후 서씨) :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산 38-4 서삼릉 내

?26대 고종
홍릉(洪陵, 고종과 명성황후 민씨) : 남양주시 금곡동 141-1, 홍유릉 내

?27대 순종
유릉(裕陵, 순종과 원비 순명황후 민씨, 계비 순정황후 윤씨) : 남양주시 금곡동 141-1, 홍유릉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