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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장자리에 아무렇게나 핀 꽃, 그 프리한 자태 - 런던의 프리마켓 | |
유럽 | 2009/07/13 |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옛 것과 새 것을 ‘감상’할 수 있다면, 이 곳에서는 지금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 경계와 경계가 맞닿는 지점이자 기대치 못한 가능성이 자라고 있는 이 곳을 우리는 ‘희망시장’이라고도 부른다. 생기 넘치는 삶을 디자인하고 싶은 디자이너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 작지만 밝은 에너지를 담은 꽃들이 자라고 있는 공간, 바로 런던의 프리마켓(Free Market)이다.
마켓 나들이의 그 첫 번째 즐거움은 바로 먹거리! 음식 맛이 없기로 유명한 영국이지만 런던 브리지 역 앞의 보로우 마켓(borough market)은 싱싱한 식 재료와 오가닉 푸드를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음식도 흥미롭지만 그 보다 갖가지 특색 있는 패키지와 사인(sign)은 그 이상의 재미있는 볼거리를 준다. 우리 음식이 최고로 맛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마음을 다해 써 내려간 손글씨에는 역시 전문가의 멋스런 디자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숨어 있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큰 행사 중 하나인 텐트 런던(Tent London)이 열리기도 하는 브릭레인의 마켓에 들어서면 코 끝으로 전해지는 특이한 음식의 향과 쿵쾅쿵쾅 울리는 음악에 심장은 두근거리고, 두 눈을 쉴 새 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아이디어 상품들은 모든 감각을 자극하며 반긴다. 마치 온 몸에 있는 세포가 하나 둘 살아나는 것처럼 자유로움의 에너지가 몸 속 깊이 퍼지는 기분이다. 허나, 이 곳은 단지 자유를 갈망하는 설익은 젊은이들이 오고 가는 곳 만은 아니다. 생산된 제품에 대한 결과물로 얻어지는 기쁨 보다 그 과정을 함께 나눔으로써 자신이 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고, 또한 환경과 삶을 생각하자는 현대 미술 공예 운동(The contemporary craft movement)의 취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유 의지에 의한 참여 속에서 탄생한 리싸이클링(recycling) 제품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경험해 온 자신들의 문화로부터 비롯된 지역 상품까지 이들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성을 향한 장벽 허물기는 끊임없이 계속 되고 있다. 울타리를 거둬드린 대가로 더 많은 구경거리와 다정한 이웃들의 반김을 얻었다는 것을 그들은 이미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런지. 비록 조금은 어설프고 무질서해 보이지만 이것 역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또 하나의 살아가는 방법의 제안인 것이다.
담장이 없는 열린 공간은 저작권의 무단 복제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부추긴다. 실제로 지적 재산권의 침해 사례가 심각해 곤란함을 겪는 이들이 꽤 많았고, 기사화 조차 허락하지 않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보다 넓은 공간에서 자유를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 속에 오히려 더 높고, 단단한 울타리가 쳐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못내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망적인 것은 이러한 우려보다는 보다 폭넓은 교류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나누는 것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예술가들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이다. 브릭레인 마켓에서 만난 몇몇 디자이너들은 “영국의 저작권법이 매우 철저하기 때문에 그러한 걱정은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나는 너무나도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 누구도 나의 디자인을 완벽하게 모방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오히려 그러한 걱정 보다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매일매일 제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접하는 이 공간을 나는 사랑한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취미이고, 누군가에는 삶이자 생활의 일부분인 이 장터의 작은 가게 주인들은 작아서 사라지기도 쉬운 존재지만, 더불어 만들어가는 문화 속에서 그 가치가 지속되고 계승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창작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여전히 주류문화로부터 다소 떨어진 곳에 있지만, 이 곳은 단지 고립된 섬만은 아니다. 이 새로운 문화는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서히 확산되며 디자인 문화의 흐름을 바꾸어 놓고 있다. 디자인에 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진정 고민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지금 벼룩시장이나 희망시장으로 향해보자. 그 곳에 가면 빈틈을 뚫고 나오는 작은 꽃들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쥔장도 우리나라에 이런 문화가 왜 있을 수 없는지 항상 생각해봐도..그 문제는 우리 가슴속에 있는게 아닌가 하네요....넘 상업적으로 치우치는 디자이너 마인드와 남의 디자인과 잘나가는 아이템이라면 무작정 카피하고 보는 지적재산권이라고는 난 무식해서 그런거 들이데도 몰라라 하는 그들의 행태가 이런 자유로운 디자인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네요...예전엔 홍대가 그 비슷한 거리였다면 지금 홍대는 먹고 노는 거리로 변햇구......삼청동이 이 비슷하게 변하고 있긴 한데 소호샾만 군데 군데 있구 복합적 패션스트리트와 다양한 대중문확 공존하기에는 제약이 많은 동네라서 아직 시기상조라고 봅니다...아직도 정립되고 성숙화된 스트리트 문화는 아직 우리에게 멀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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