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지구상의 포도 품종 가운데 가장 많이 그리고 널리 분포되어 있는 포도종을 가리킨다면 단연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이 포도 품종의 원산지는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 지방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프랑스가 으뜸이며(36,468헥타) 그 다음이 캘리포니아(14,000헥타) 세 번째가 칠레(12,500헥타)이고 기타 호주, 남아공, 이태리, 아르헨티나, 레바논 등지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다.
이 포도 종의 특성은 한마디로 거친 탄닌을 함유라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탄닌으로 인해 와인의 초기에는 떫은 맛이 강하게 남고 입안의 미각은 혼란할 정도이다. 그러나 제대로 숙성 시키거나 다른 포도 종과 블랜딩을 하는 경우에는 아주 훌륭한 명주를 빚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미디움 바디 내지 풀 바디이며 완숙한 경우에는 외양과 향이 우아하고 맛은 미묘하고 복잡하다. 그리고 마신 후의 여운이 길게 이어져 명주로서의 품격을 확인시켜 준다. 달리 높은 탄닌으로 인해 이종으로 빚은 와인은 장기 숙성과 보관이 가능하다.
이 포도종은 산지에 따라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보르도와 같이 북위 45˚ 선의 까베르네 소비뇽은 떫은 맛이 강한 반면 칠레나 호주와 같이 남위 30˚ 선상의 경우에는 매우 유순한 맛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