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세이노의 가르침 ^^*) 원문보기 글쓴이: 낯선곳에서의아침
[재테크]
(2) 우리 집 절약법
글 들어가기 전에;
나는 현재 세후 수입의 70~80%를 주택 대출금 갚는데 쓰고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20~30%가 다 생활비도 아니다. 그 안에 한국 방문 항공료, 공과금, 축의금, 의료비, 인터넷 등 모든 비용이 다 들어가 있다.
대출금으로는 1. 중국 아파트 대출금, 2. 장인어른한테 빌린 돈, 3. 한국 원룸 대출금, 4. 어머니한테 빌린 돈이 있는데 환율, 이자율, 기타 여건을 감안해 선별적으로 갚아 나가고 있다.
특히,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건이라 지금처럼 원화가 저평가 되었을 때는 최대한 아껴서 한국에 송금해서 대출금을 갚는 것이 현명한 상황이라 일단 그렇게 하고 있다. 12,000원 짜리 물건 하나 안사고 한국으로 보내면 18,000원이 되는 상황!! 즉, 나는 아껴서 한국에 보내기만 해도 50% 수익률이 생긴다는 얘기다.
오늘은 내가 어떻게 아끼는지 써보려 한다. 그렇게 살 필요가 있나? 삶의 질도 생각하라고 하는 사람 있겠지만 자산이 불어나는 것 보면 정말 재미있다. income 이 적어서 이러면 슬프겠지만 부부 합해서 세전 1억 3천 수입이 적은 것은 아니잖는가? 평생 이러라면 못하겠지만 몇 년만 버티면 된다.
은행권 빚을 청산하는 향후 2년은 왕 짠돌이, 가족 빚을 갚고 여유자금 1억 이상이 모이는 이후 3년간은 조금 여유를 가질 것이다. 우리가 지금 궁핍하게 산다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진짜 궁핍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니 부끄러울 것도 없다.
글 들어간다.
--------------------------
1. 겨울 난방.
우리 집에는 온돌이 없다. 인테리어를 할 때 온돌 깔 돈(300~400만원 정도)도 없었지만 -중국에서는 팔 때 제값 못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있어도 안 깔았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겨울을 나나? 우리 부부, 딸아이, 장인어른 부부, 처제, 이렇게 여섯 명 모두 내복을 껴입고 산다. 바닥이 원목 마루이고(중국에는 원목이 별로 안 비싸다.) 슬리퍼를 신어서 발이 시리지 않고 침대를 쓰니 잠잘 때 등이 시리지도 않다.
방에 온/냉방이 되는 에어컨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겨울에는 한 번도 안 켰다. 아내가 아이 건강에 안 좋다고 켜지 말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 침대 위에 전기장판을 깔자고 하니 역시 아이 건강에 안 좋다고 해서 그것도 안 썼다. 대신 -정말 추울 때만- 허리 찜질하는 조그만 전기 핫팩을 발 주위에 타이머 맞춰 놓고 자면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열기에 금새 포근해 진다. 핫팩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꺼진다.
나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주택을 구매한 회사 동료의 겨울 난방비가 1,000 위안(18만원)/월 정도 나온단다. 5달을 그렇게 쓴다니 우리가 90만원은 절감한다는 얘기다.
2. 교통비.
우리는 자동차가 없다. 나는 회사에서 출퇴근을 시켜주고 있고 아내는 버스를 타고 다닌다. 퇴근 후나 휴일에 장을 볼 때는 전동 자전거를 탄다. 전기세는 한 달에 한국 돈 1,000원도 안 되는 것 같다. 배터리는 1.5년에 한번씩 6~7만원 정도 주고 교체해야 하고 다른 수리비는 평균 1,000원/월 정도 쓰는 것 같다. 배터리 빼고는 계산하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는 금액이다.
<55352> 전동 자전거
월급 45만원 짜리 처제는 3천만원 짜리 중형차를 타고 다닌다. 얼척이 없는 일이다. 나는 이 골통보다 20배를 더 벌지만 전동자전거 타는데 말이다.
3. 피복비.
중국의 옷 값이 장난 아니게 비싸다. 20만원 안쪽으로 흔한 한국의 남성양복을 중국에서 사려면 100만원은 줘야 한다. 물론 아주 싼 것도 있지만 한국 수준의 품질을 기대한다면 100만원은 줘야 한다. 그래서 2년 전 까지는 한국에 가서 옷을 잔득 사왔는데 요즘은 그것도 안 산다. 지금은 출근할 때 반드시 유니폼만 입는다. 유니폼은 아침에 옷 고를 필요도 없고 질겨서 오래 간다. 그래서 피복비가 거의 0 수준이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2년전 까지는 한국에 갈 때 마다 몇 십만원 어치를 한꺼번에 사왔는데 지금은 금액이 확 줄었다. 2년 전에 산 옷이 거의 헤지려고 해서 사주려 해도 아내가 싫다고 해서 내가 어거지로 사줘야 하는 판이다. 특히 아내 팬티가 부족해서 사겠다고 하니 내껄 입으면 된단다. 실제 내껄 입었다. 이것도 내가 어거지로 사줬다. 비싸고 섹시한 걸로. 아내의 팬티가 섹시하면 여가 생활비가 줄어든다. 이건 비싼 게 돈 아낀다는 말이다. 설마 이 말이 뭔 말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꼴통 처제는 친구와 쇼핑을 하거나 인터넷으로 1~2 주에 한 벌씩 산다. 새 옷은 계속 사대면서 부러진 안경은 반창고 붙여서 쓴다. 정말 구제불능이다.
4. 구두
<56376> 구두. 13년 됐다. 한 켤레가 아니라 여러 켤레를 바꿔가며 신으니 아직 짱짱하다. 앞으로 15년은 끄떡없다. 내 생각에 구두를 아낀다고 한 켤레만 매일 신으면 발 건강에 좋지 않다고 본다.
5. 샴푸, 치약
샴푸를 사본지 아주 오래되었다. 한국 어머니 집에 선물로 들어온 것들이 너무 많아서 잔득 싸가지고 왔다. 1통을 거의 다 쓰면 당연히 물을 넣어서 몇 번 더 쓴다. 치약도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 아직 잔득 남았다. 다 쓰면 아래 사진처럼 하면 정말 깔끔하게 쓸 수 있다.
<56148> 칫솔대나 볼펜으로 치약의 아래 부분부터 눌러서 짜 올라가면 낭비 없이 쓸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보조기구 보다 간편하고 마지막 한 점까지 쓸 수 있다. 돌돌 말아서 쓰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 방법보다 못하다. 돌돌 말아 쓰는 사람 것을 이렇게 하니 한참을 더 쓰더라.
6. 호텔 슬리퍼 & 칫솔
가끔 출장을 나가면 호텔에 있는 슬리퍼와 칫솔을 싸가지고 온다. 원래가 1회용이라 내가 쓰고 나면 버려야 하는 것이니 문제될 것도 없다. 슬리퍼는 1번만 신었으니 아직 깨끗하고 가져 와서 집에서 신는다. 그러다 더러워지면 그냥 버리면 된다.
칫솔은 집에서 가져간 것을 쓰고 호텔의 1회용은 개봉을 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온다.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아주 유용하다.
7. 채소
대부분의 채소는 길러 먹는다. 상추, 쑥갓, 배추, 깻잎을 직접 재배해서 먹고 일부는 한국 상점에 팔기도 했다. 깻잎과 김치는 직접 담아 먹는다. 나도 김치를 담을 줄 안다. 근데 별 맛은 없다. 절일 때 소금 조절이 안 된다. 아직 내공 부족인가 보다. 이제는 중국 채소에도 적응이 잘 되어서 한국 채소가 없어도 문제는 없다. 중국 채소는 장인어른 부부가 길러서 휴일마다 가져와서 먹는다.
<51671,84> 작년 여름엔 들깻잎에 붙은 메뚜기 잡느라 고생했다. 구멍들이 메뚜기들이 먹은 자국이다.
8. 김치의 활용
김치를 사서 먹든, 담아 먹든 버리는 것이 없다. 배추김치를 사면 잘라낸 머리를 버리지 않고 남겨둔다. 김치가 시기 전까지는 생김치를 먹고, 시어지면 볶아먹고, 최후에는 머리와 김치 국물을 냄비에 넣고 참치 캔 하나 풀어서 찌개를 끓인다. 찌개의 국물을 만드는 데는 배추머리와 국물만 있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각종 채소를 썰어 넣으면 된다.
9. 냉장고 비우기
주말이 되면 냉장고를 청소한다. 이때 처박혀 있던 오래된 재료를 꺼내서 요리를 해먹는다. 자연스럽게 재고가 소진되고 새로 살 식료품의 리스트가 생겨난다.
10. 구매리스트 작성
장을 보러가기 전에 반드시 구매리스트를 작성한다. 이건 출발 전에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날 때마다 종이에 적어둔다. 당연히 충동구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까먹고 못사는 것도 방지된다. 살 것을 안사는 것도 낭비다. 왜냐? 집에 왔다가 다시 나가면 그 시간은 어쩌나?
11. 외식비
원룸을 사기 전 까지는 1주일에 한 번씩 외식을 했는데 지금은 2달에 1번 정도 될 거다. 일단 빚이 몇 억 있다 보니 정신무장이 확실히 된다.
12. 술, 담배
안한다. 특히 담배. 입에다 불을 왜 때나? 술은 싸구려 와인 같은 것을 가끔 마시기는 한다.
13. 통신비
내 전화는 회사에서 내 준다. 아내 것도 아내 회사에서 내준다. 돈 한푼 안 든다.
14. 취미생활
원래 모터사이클을 좋아하지만 여건이 안 되어서 대신 4년 전에 자전거를 샀는데 지금은 그것도 거의 안탄다. 이것도 자꾸 타면 돈 들더라.
<2009.10.25>시합나갔을 때.
걍 헬스클럽만 다닌다. 이게 제일 싸고 효과 좋다. 취미도 되고 건강해지니 병원비도 줄고. 동네 헬스클럽에 처음 갔을 때 체력 측정하니 20대 체력이 나오더라. 요즘은 아이 때문에 자꾸 빼먹었더니 저질 체력으로 바뀌어 간다. 팔굽혀 펴기 100개도 못 채울 것이 확실하다.
15. 재활용품
집에서 나오는 폐지와 고철은 모아서 판다. 1~2 달 모은 것을 팔았는데 53위안(x 180원 = 9,540원) 주더라. 분유 값에 보탰다.
16. 보따리 무역
한국에 갈 때마다 참깨를 사서 가져간다. 중국에 관광 온 사람들이 참깨를 사가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바가지 많이 쓰는 것 같다. 내가 살 때는 도매시장에서 포대로 사는데 500g 에 6.2 위안(1,110원) 즉 2,220원/Kg에 산다. 그것도 껍질을 깐 하얀 깨가 그 가격이다. 기름을 짜는 껍질 안 깐 깨는 더 싸다. 나는 깨를 사서 한국 어머니께 드리고 대신 어머니 집에 남아돌아가는 생필품이나 반찬 따위를 물물교환해서 가져온다.
17. 집안 도구 수리
손재주 덕분에 집안에서 고장난 것은 대부분 수리해서 쓴다. 기계적인 것, 전기적인 것은 웬만하면 다 수리 가능하다. 전자적인 것도 단순한 것은 직접 수리한다. 전동드릴, 납땜인두와 테스터기도 당연히 보유하고 있다. 욕실은 직업이라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낫다.
아래는 수리 및 기타 노하우들이다. 일부는 이미 공개한 것들이다.
1) 깨진 전등갓 수리
<2011.12/55813,7> 뭐~ 별거 없잖아?
2) 인두를 이용해 플라스틱 제품 수리하기
<56379> 욕실에 놓고 쓰는 테이블인데 전등을 신형으로 교체한다고 올라갔다가 폭삭 주저앉아서 다리들이 모두 부러졌다.
<56381> (하부1번) 다섯 군데나 이렇게 부러졌다. 내다 버리나? 아니다 고쳐쓸 수 있다.
순간접착제나 실리콘으로 붙이냐고? 순간접착제가 실리콘하고 레슬링하는 소리! 절대 안 붙는다! 자고로 순간접착제는 붙으라는 물건은 안 붙고 당신 손가락만 붙게 만드는데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는 화학제품이고 실리콘은 면적이 어느 정도 커야만 효과가 있다.
<36385> 인두로 양쪽을 녹여서 붙이면 정말 튼튼하다.
수지(플라스틱)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열가소성 수지와 열경화성 수지. 대개 약간 말랑한 느낌이 나면 열가소성 수지인데 장점이 열을 가하면 녹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열경화성 수지는 열을 가하면 탄화, 즉 타버린다.
그래서 재활이 가능한 것도 열가소성 수지이다. 그걸 이용하는 거다. 인두로 녹여 붙이면 된다.
<56395~7,9> (상부1번)
<56403> 원래대로 조립, 청소 후 원위치
<56430> 신발 세척용 솔도 손잡이가 뚝 부러졌는데 인두로 붙였다. 저런 부위를 순간접착제로 붙이려고 시도했다면 당신의 사회경험이 적다는 얘기다. 사람의 체중이 실리는데 순간접착제로 될 일인가? 순간접착제는 당신 손가락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되어 두 개를 붙일 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화학약품이다.
3. 주위의 재료를 이용해 수리하기
다른 노하우 하나. 바닥 닦을 때 쓰는 밀대의 목이 부러졌다. 어떡하나? 버리나? 물론 그럴 리가 없다.
<56423> 스프링이 낡아서 끊어져 분해되어 버렸다.
<56425> 어떡하냐고? 볼펜이 있잖아!
<56426> 부러진 스프링 대신 볼펜 스프링을 넣으면 탄성이 생긴다.
<56427> 원래대로 끼워 넣으면 된다.
<56428> 이번이 두 번째 수리이다. 저게 한국 돈으로 7~8천원 정도 하지 싶으니 15,000원은 아꼈다.
4. 키친타올로 프라이팬 닦은 후 세척하기
<56483> 다들 알고 있겠지만 기름이 묻은 프라이팬이나 그릇을 그냥 씻으면 세제와 물 낭비가 심하다. 이때는 키친타올이나 휴지로 기름기를 닦아내고 씻으면 세제와 물을 아끼고 빠르게 씻을 수 있다.
5. 3분 만에 만든 자작 완구(발명품)
<2011.04/54071,2> 노래까지 불러주면 딸아이가 뒤집어진다. 애 완구까지 안 사주는 것은 아니다. 오해마시라~ 그림을 그려달라기에 아예 동영상을 만들어 줬다.
6. 1초 만에 마늘 까기
<56476> 마늘을 칼로 때리면 이렇게 된다. 단, 칼이 좀 무거워야 한다.
<56477> 그럼 술술 잘 까진다.
<56479> 마늘을 곱게 썬다.
<56481> 아빠표 가지무침 완성! 요리는 자주 한다.
7. 아래는 보너스 사진들
<2009.06/58226> 오랜만에 칼라마리를 만들었더니 예전만 못하다.
<2010.03/50369> 칼국수 만들기. 아뿔사~ 완성품 사진을 안 찍었다!
일요일이면 아내더러 애 보라고 하고 나 혼자 한상 차려내곤 한다. 웬만한 요리는 다 해낸다. 맛도 제법 괜찮다. 지난 3월의 한 주말에 가족을 위해 내가 한 요리를 보시라.
<56186> 새우는 버터와 마늘을 넣고 볶으면 향이 좋다.
<56187> 콩나물 무침
<56188> 명태찜. 사진엔 맛없어 보이는데 실제론 제법 맛있다.
<56189> 전어젓 양념하기
<56190> 연근 조림
<56191> 중국식 야채 볶음
<56193> 김도 굽고
<56194> 밥도 하고
<56195> 콩나물국도 끓이면
<56197> 주말 만찬이 완성되었다. 설정을 하고 찍은 것이 아니니 그릇이 예쁘지 않은 것은 이해하시라.
정말이지 최근 1~2년 새 돈 쓴 기억이 거의 없다. 2~3년 전에는 지갑에 2,000위안(36만원) 정도 넣어 다녔는데 지금은 100위안(1만8천원) 짜리 한 장이 평균이다. 그래도 남는다. 나중에 부식비로 쓴다.
곳간이 불어나고 마음이 넉넉하니 푸근하고 좋다. 악착같이 모아서 5년 후에는 누리고 살게 될 것이다. 특히 헌신적인 아내에게 세상 구경 많이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경제적 자유를 누릴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