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독서에 대하여
3) 거룩한 독서의 정의
거룩한 독서에 대한 교회의 공적 개념은 교황청 성서위원회가 반포한
다음의 글에서 살펴볼 수 있다: 거룩한 독서는 어느 정도 길이가 있는 성
경의 단락을 두고 하는 개인적 혹은 공동체적인 독서법이다. 성경의 이
단락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영접되고 또한 성령의 작용하에 독서, 묵상,
기도 그리고 관상 등의 과정을 통해 기도로 전개된다.
그 외의 자료들에서는 거룩한 독서를 `기도 안에 읽는 말씀' 또는 `말
씀으로 기도하기',
`성령과 함께 읽는 말씀', `말씀을 마음으로 읽고 마음 안에 간직하기',
`하느님의말씀 안에 동화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1>거룩한 독서는 무엇보다도 '기도 안에 읽는 말씀' 또는 '말씀으로 기
도하기'이다.
거룩한 독서에는 반드시 기도가 동반된다. 기도가 하느님과의 대화이
며 만남이라면, 거룩한 독서는 성경 말씀 안에서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
을 만나고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룩한 독서는 성경에 대
한 개념적이고 지적인 이해를 뛰어넘어 말씀 안의 하느님과 그리스도와
의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성경을 읽는 것이다.
2>거룩한 독서는 말씀을 성령과 함께 읽는 것이다.
인간을 도구로 하여 성령에 의해 쓰여진 성경 말씀은 성령의 도우심
이 없이는 바로 이해될 수 없다. 그래서 성령의 도움을 청하며 성령 안에
서 읽어야 한다. 성령께서는 성경 말씀으로 하여금 그것을 읽는 사람 안
에 살아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 되도록 한다.
3>거룩한 독서는 말씀을 마음으로 읽고 마음 안에 간직하는 것이다.
거룩한 독서는 말씀을 마음으로 읽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성과 감성
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성과 감성도 거룩한 독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이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간직되지 않을 때는
거룩한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없다. 이렇게 하여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물
고 우리가 말씀 안에 머물며, 말씀이 마음에 새겨지게 된다.
말씀 안에 머물수록 우리는 더욱 더 예수님의 참 제자가 될 것이고,
말씀은 우리를 두려움과 상처 그리고 죄와 약함에서 자유롭게 할 것이
다. 성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머물게 하시
오"(골로 3,16)라고 하며, 성 요한은 `여러분은 강하고 하느님의 말씀이
여러분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1 요한 2,14)라고 한다.
4>거룩한 독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먹는 것이며 말씀과 동화되는 것이다.
마음 안에 새겨지고 간직된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빵이
되고 우리의 몸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의 삶을 이
끄는 힘이 된다. 성경은 `너는 이 책을 받아 먹으라'(에제 3,1-3)고 하
며 말씀의 힘과 감미로움을 노래한다. 말씀을 읽고, 먹고, 소화시키는 사
람은 말씀 안에서 감미로움을 맛본다. 예레미아 예언자는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 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나이다.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
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쳐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겠나이
다'(예레 15,16; 20,9)라고 한다. 그러므로 말씀을 먹는 사람, 감미로움
을 맛본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지 않고
는 못 배기며 말로나 행동으로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된다.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육적인 생명을 유지
하기 위해서 음식을 먹듯이 영적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씀이 필
요하다. 말씀을 먹지 않으면 영적 생명은 죽어버리고 만다. 오늘 나는 참
으로 거룩한 말씀을 배부르게 받아 먹었는지, 굶어죽지 않으려면 하루하
루 확인해 보아야 한다. 성경에도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고 했다.
`우리는 말씀에 배고파 하는가? 영적으로 목이 마른가?'라는 질문은
참으로 중요하다. 배가 고파야 먹고 싶고, 먹게 된다. 성 요한은 `배고픔
을 느끼는 것이 건강한 몸의 상징이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자 배고파
하는 것은 영적으로 건강하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했다.
4) 거룩한 독서의 출발과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이다.
우리는 말씀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에 대해 말해 주며, 성경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
성된다. 따라서 너무 주관적인 이해는 피해야 한다. 복음 말씀에 대한 이
해는 복음적이어야 하고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성경 안에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알아챌 수 있어야 하
며 동시에 지금, 여기에서의 ꡐ나'를 위한 말씀으로 읽을 수 있어야 한
다.
5) 거룩한 독서의 모범은 성모 마리아이시다.
성모님은 말씀을 듣고, 말씀에 순명하고, 말씀을 태중에 품으셨으며,
세상에 말씀을 낳아 주셨다. 또한 예수님께 대한 놀라운 예언의 말씀을
들었을 때나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도 늘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계셨다. 마니피캇은 성모님 자신이 구약성경에 대해 거룩한 독서를 하셨
다는 것과 말씀을 외우고 계셨음을 보여 준다.
6) 거룩한 독서는 일종의 수행이다.
거룩한 독서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거룩한 독서는 성령의 도우심이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인간의 노력도 필요
하므로 지성과 마음과 시간을 들이는 애씀이 요구된다.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을 따로 떼어놓고 규칙적으로 하면 좋다. 미사나 시간전례처
럼 꼭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거룩한 독서에 대하여 여러차례 나누어 올릴 예정입니다.
읽고 실천하고, 말씀이신 하느님과 더 깊이 사귀시길...^^*
*내용은 부산 성 베네딕도 수녀회 홈페이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