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20장 22-32절 바울의 에베소 고별설교 260719 원주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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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오직 성령이 각 성에서 내게 증언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중략)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 아멘.“
1. 성령에 매여 걷는 인생
이 말씀의 은혜가 여러분의 남은 인생에 함께하기를 축복합니다. 사도행전에서 바울이 믿는 자들에게 전한 구두 설교는 오늘 본문이 유일합니다. 그런데 그 전제가 심상치 않습니다.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곳곳에서 예언하는 이들이 띠로 수족을 묶으며 "잡혀갈 테니 가지 마라"고 말렸지만, 바울은 예루살렘 행을 확신했습니다.
성경을 13권이나 쓴 분이 자기 인생을 모른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다 알려주지 않으시고, 우리는 인도하심 따라 한 걸음씩 뗄 뿐입니다. 바울은 사명을 마칠 수 있다면 생명도 귀히 여기지 않겠다며, "다시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고 작별을 고합니다.
2.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피라
28절부터는 에베소 교회 지도자(장로)들에게 권면합니다. "자기를 위하여 또는 온 양 떼를 위하여 삼가라." 절제하고 조심하며 양 떼를 돌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잘 아는 한 분은 개척 때 사람이 벌 떼같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인의 반이 떠났습니다. 은사와 능력이 강하니까 교인들을 도구처럼 사용한 것입니다. 양 떼는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할렐루야! 한 영혼을 소중히 보살펴야 합니다.
3. 사나운 이리가 되지 말고 목자의 심장을 회복하라
바울은 자신이 떠난 후 사나운 이리가 들어와 양 떼를 아끼지 않고, 자기를 따르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자들이 일어날 것이라 경고합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과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제 친구들의 95%가 목사인데, 만나보면 너무 세상이 보입니다. 처음엔 밤마다 기도하러 가자고 저를 이끌던 친구가 이제는 기도 얘기는 안 하고 여가와 운동만 하며 목회의 흥미를 잃었습니다.
가끔 좌절해서 그럴 수 있지요. 저도 당근마켓 긴급 알바 보며 '얼마 벌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째 목사의 심장이 없는 친구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가위표를 치게 됩니다. 오늘날은 말씀을 전해도 성도가 변하지 않아 허망한 시대입니다. 어느 권사님이 주일 아침에 다 큰 아들을 깨우는데 아들이 "교회 가기 싫다, 오늘만 딴 교회 가면 안 되냐" 떼를 쓰자 엄마가 그랬답니다. "야, 네가 담임목사인데 어디를 가냐?"
담임목사의 주일 앞둔 심정을 아십니까? 금·토요일 내내 침대에 엎드려 기도하다 자다 하며 이 자리에 섭니다. 그렇게 전해도 말씀대로 살려는 분은 100명 중 3명도 안 되고 대부분 설교를 평가합니다. 씁쓸하지만 평신도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저도 부목사 때 한국의 내로라하는 목사님들 설교를 100편씩 MP3로 구해 비판적으로 들으며 설교 습작을 만들고 찢어버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100편쯤 들으니 질립디다. 작은 교회 목사가 매번 설교하니 성도들도 질릴 수 있습니다. 제 강조점은 늘 복음인데, 직업적 목사로 바뀌다 보면 영혼을 먹이는 심정을 잃고 사나운 이리가 될 수도 있는 법입니다.
4. 기업이 있는 사람이 되라
바울은 밤낮 눈물로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며 은혜의 말씀에 그들을 부탁합니다. 신앙생활에는 영적 기업(유업)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있는 사람은 자녀들의 고비마다 돕는 손길을 경험하지만, 없는 사람은 스스로 뚫고 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대구동부교회 김덕신 목사님 철야를 4년 다니며 "목사가 되려면 성경 100독은 해야 한다"는 말에 도전받았습니다. 전공 수업도 안 들어가고 학점은 C, D를 맞아가며 성경을 읽어 40독을 하고 신학교에 갔습니다. 나보다 성경 많이 읽은 애가 없고, 합창단 출신이라 음악 소양도 있어 목회를 엄청 잘할 줄 알았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제게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영적 유업이 없어서 온몸으로 부딪혀야 했습니다. 신학교 때 분당의 이찬수 목사님이 40일 금식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도 덕을 봤다고 자랑할 때 속에서 '잘났다 씨, 나 같은 놈은 어쩌라고' 하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이 신학교에 가고 제 뒤를 잇는 걸 보니 저보다 훨씬 잘합니다. 기타도 잘 치고, 저는 안 올라가는 테너 음도 잘 냅니다. '잘났다 이 새끼야' 싶으면서도 마음이 뿌듯합니다. 걔는 기업이 있는 아이니까요. 우리에게도 기업이 주어지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믿음의 정도를 걸어갑시다." 십자가 앞에 회개하고, 용서하고, 영적 전쟁을 치르며 한 고비 넘어가다 보면 영적 기업이 주어집니다.
5. 부르심을 따라 저는 갑니다.
저는 하양제일교회로 가게 되었습니다. 당회와 불편해서 가는 게 아닙니다. 저는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보다 한 명이라도 옳은 제자를 길러내는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대구 개척 시절 매일 철야하며 가정이 붕괴되어 인생을 포기하고 네일아트 디자이너가 유일한 꿈이던 여상 아이를 만났습니다. 매일 밤 안수기도 할 때 암 환자가 낫고 병자가 치유되더니, 그 아이들 중에서 선교사와 목사가 나왔습니다. 교인 수만 늘어나는 게 무슨 소용입니까? 내남으로 올 때 여기서 여러분과 함께 늙어가려 했는데, 새로운 기회가 와서 고민 끝에 떠납니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세상 풍조가 바뀌어도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에 여러분을 의지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에게 맞는 기업을 허락하실 겁니다. 하박국 말씀처럼 "나를 나의 높은 곳에 다니게 하시리로다" 하신 그 높은 곳이 여러분의 기업입니다. 찬송 하나 하고 마치겠습니다.
"나의 영원하신 기업 생명보다 귀하다 나의 갈 길 다가도록 나와 동행하소서 아멘."
옛 습관과 관성을 성령 안에서 극복하고 말씀 따라갈 때 하나님의 기업이 임할 줄 믿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내남교회를 사랑하셔서 눈물의 종들을 통해 은혜의 샘터를 이루시니 감사합니다. 이것을 다시 깨워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이루게 하시고, 이 제단에 수종드는 성도들의 가정에 평강과 자녀들의 형통, 남은 인생의 강건함을 주시옵소서. 고비마다 하늘의 지혜를 주셔서 늘 예수 앞에 복되게 살아가고 성령의 열매가 풍성하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