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홍대 앞까지 찾아가 '아치의 노래'를 관람했다.
아!!! 정태춘, 박은옥...
고등학생 시절 '탁발승의 새벽 노래', '시인의 마을'은 왜 그리 청량하고도 서늘했는지.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떠나가는 배'를 불러 선배들이 좋아라했었지.
해질녁 동아리 친구의 기타 연주를 배경으로 부르던 '서해에서'는 나도 어찌할 수 없는 밑도 없는 근원적 허기와 그리움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 보여주었지.
사람 마음에 다 그런 게 있나봐. 정태춘은 늘 그랬다. 그렇지 이런 마음도 있는 거 맞지???
자기답게 살아내고 노래하고 시대를 관통하고 전위가 되었고 장르가 된 사람.
소녀에서 청년에서 장년, 이제 초로의 문턱에 선 내 서정의 배경이요 각성제, 시대의 자화상을 그리던 화가, 자기답게 노래하라고 격려하는 선봉장.
아름답게 나이든 정태춘, 박은옥 두 예술가의 무대에 경탄하면서
노래하고 싶어졌다.
노래를 끊은 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
우리 젊은 시절엔 늘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그렇지만 시대가 바뀌고
노래방에 가는 걸 불온하게 보는 점잖은 인간들과 함께 일하는 직업을 가지다 보니... 또 목 쓰는 직업이라 여력도 없었다.
마음을 담아, 감정을 담아, 눈을 꼭 감고 좋아하는 노래, 부르고 싶은 노래를 신입생 시절처럼 잘 노래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젠 내 소리가 어떤 상태인지 나도 알지 못한다. 소리가 아직 있기는 한 건가...
또 다른 핑계를 대보자면 아파트 때문이기도 하다. 아파트에서는 숨만 쉬어야 한다.
아파트를 떠날 것이다.
어디 보컬 티칭 잘 하는 선생님 안 계신가?
왜 내 나이 어른들이 노래 교실에 가는지 알 것 같다 .
영락 없지.
아무렴 그렇지!!!
셀 수 없이 좋아하는 노래 중에서 함께 듣고 싶어서
"소리 없이 흰눈은 내리고", "서해에서,"그리고 '한여름밤' 올려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CZQKv5-TWY
https://www.youtube.com/watch?v=RXrRfFBzkjU
https://www.youtube.com/watch?v=ryr0VDx4AC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