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4월 18일 캐나다 출신 영화인 릭 모라니스가 태어났다. 〈여보, 내가 아이들을 줄여버렸어〉, 〈Streets of Fire〉, 〈Spaceball〉 등이 1980년대 미국 코미디 영화의 ‘감초’ 릭 모라니스 출연 유명 명화들이다. 오늘 그의 영화를 돌이켜보는 것은 한국과 관련해 특이점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1989년 개봉작 〈여보, 내가 아이들을 줄여버렸어〉는 발명가 아버지 모라니스가 만든 축소광선에 노출된 남매와 이웃집 아이들이 악전고투 끝에 구출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키가 6mm로 줄어버린 아이들은 귀가 과정을 통해 평소 하잘것없이 여겨오던 작은 것들이 실제로는 목숨을 위협할 만큼 커다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명의 소중함과 의로운 행동의 가치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아이들의 귀가를 도와주던 개미가 전갈의 공격을 받아 죽고마는 사건이 그것이다.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모두들 이 장면에서 눈물을 쏟는다.
18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든 〈여보, 내가 아이들을 줄여버렸어〉는 그 12배가 넘는 2억2천만 달러 흥행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서울 관객이 불과 1만 명뿐인 외면을 당했다. 어째서 그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릭 모라니스가 출연한 1984년 영화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는 그와 아주 반대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폭주족들에게 잡혀간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쉬지 않고 싸움을 벌이는 망나니 청년의 무용담을 그린 이 영화는 145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간신히 그 절반을 넘긴 808만 달러 흥행수입에 그치는 참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었다. 〈여보, 내가 아이들을 줄여버렸어〉의 24배나 되는 서울 24만 관객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노래 'Nowhere Fast'는 하루에도 여러 번 라디오 방송을 탈 만큼 한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어째서 그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선량한 교훈을 담고 있는 〈여보, 내가 아이들을 줄여버렸어〉는 한국에서 냉대 받고, 폭력 영화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는 큰 환대를 받았다. 1987년 영화 〈Spaceball〉에서 악당 모라니스는 “you see that evil will always triumph because good is dumb.”라는 명언을 남겼다. “왜 언제나 악이 이기는지 알겠지? 선은 멍청하니깐!” 한국인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
첫댓글 한국의 현실반영이라고 느낍니다.군대같은 조직문화와 개인성이 반영되지않는 가족문화가 더 독하고 폭력적인걸 보면서 대리만족하는게 아닐지요.
작은 나를 보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