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여항산(艅航山)
1. 산행 일정
1) 일 시 : 2010. 06. 27. (일) 09:50 ~ 16:30 (날씨 : 흐리고, 구름 속)
2) 명 칭 : 낙남정맥 제17구간 ( 오곡재 ~ 갈밭골 : 도상거리12km / 산행거리14km)
3) 소재지 : 경남 함안군 여항면 여양리 및 주서리 일원
4) 동 행 : 백양동문산우회
5) 산 행 : 오곡재(비실재) - 미산령 - 여항산(777m) - 서북산(738.5m) - 갈밭골(버드내)
2.낙남정맥 제17구간 여항산의 개요
함안의 남쪽에서 가장 높은 여항산은 풍수지리상으로 남고북저(서쪽 방어산, 동쪽 청룡산)로 나라를 배반할 기운이 있어서 여항(艅航 : 한없이 낮아서 물찬 저수지와 같아 배가 항해를 할 수 있다.)이라 붙였고, 북쪽의 낮은 봉우리를 죽산, 대산으로 남쪽 땅에는 병곡, 비사곡 등 곡(谷)을 지명에 붙여 지형적 위험성을 극복하였다. 6·25전쟁 때는 낙동강방어전선으로 미군이 여항산 정상부로 진격하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와서 미군은 ‘god damn’이라 해서 각데미산으로도 불린다. 여항산의 중턱에 원효암과 칠성각, 의상대, 서리봉, 피바위 등으로 유명하며, 정상에는 넓고 큰 마당바위(곽바위)가 있고 남쪽으로 상여바위, 북쪽으로 가면 배넘기 도랑이 있는데 ‘노아의 홍수’ 때 배가 넘나들었다고 전해진다.
3. 산행기
1) 출발하기
장맛비가 오락가락하여 산행을 하려는 심리도 오락가락 할 때 머물면 여유시간만큼 후회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보다는 행동하여 후회없는 시간을 만들고자 출발지에 이르니 환한 얼굴이 반겨줘서 기분이 UP된다. 산은 구름에 가려서 얼굴을 볼 수 없지만 깔끔한 옷단장을 한 것으로 보아서 손님맞이 준비를 정성껏한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원색의 자연산에 안길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화려하지 않지만 수수한 옷차림이 어머님의 정성으로 보인다.
2) 오곡재 - 558봉 - 미산령 - 임도 - 560봉 - 745봉 - 여항산(770m) (08:50 ~ 12:30)
흐린 날씨에도 영롱한 원색을 발산하는 자연이 싱그러워 기분이 맑아지고 차분해진다. 도시의 흥분도 산에서는 안정모드로 바뀌니 산이 사람에게 주는 공헌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라며 오곡재(비실재)에서 여항산으로 향한다. 구름으로 잠긴 산은 신비한 영산으로 변하며 공기도 쾌청하고, 길도 포근하고 부드럽다. 촉촉하게 젖은 나무와 풀 사이로 딸기가 붉게 농익어서 입맞춤을 하였더니 산신령이 노하셨나? 급경사가 구슬땀을 흘리게 한다. 시련을 두려워말자 시련은 미래를 향한 준비다. 지금에 어떤 극한 상황을 만나도 만족하며 극복하자구나. 자신이 택한 일이므로 투정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현재의 상황이 어려워도 스트레스를 만들기 보다는 생각의 전환으로 미래의 자신을 만들자. 대 자연 속에 있다는 것으로 행복지수가 올라가고, 상승하는 만큼 신의 세계를 볼 수 있으리라. 투정보다는 가능성을 찾고, 슬픔보다는 기쁨을 찾아서 558봉을 지나고, 미산령을 넘어 임도에서 여정을 정비한다. 임도를 개설하는 정책이 하루 속히 중단되기를 바라며 한 단계 솟구치니 전망대를 쉬어가라고 자리를 제공하는데 구름에 잠긴 세상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산 아래서는 산이 구름에 숨었더니 이제는 반대로 고을이 잠겼구나. 자연은 동일한데 사람의 위치와 눈에 의하여 고정된 것이 변화된 것으로 보이니 결국 사람의 주관에 의하여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결정을 할 때는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였으면 하는 소망을 돌탑에 빌어본다. 대가없이 쌓여진 돌탑처럼 이정표가 되어 길을 안내하고, 편안한 쉼터가 되는 참다운 사회로 거듭나기 바라며 돌탑에서 희망을 본다. 여항산에 숨겨진 보물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내일을 설계하는 맛으로 미로를 헤쳐가니 산행하는 묘미가 더욱 맛깔스럽다. 헬기장을 지나서 산이 거칠어지면서 암봉이 가물거리더니 암릉이 외줄이 되어 곡예를 하란다. 구름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길을 통과하니 아! 드디어 여항산이다. 곽바위에서 낙남정맥종주를 마무리하는 산신제를 올리며, 무사히 마무리된 것을 감사드리고, 산이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기를 빈다. 수직절벽을 둘러싼 구름위로 날아오르면 구름이 포근하게 감싸주려나? 꿈을 깨라고 구름이 가슴으로 스며들어 운우지정으로 눈을 감는다.
3) 여항산 - 669, 709,706봉 - 서북산(738.5m) - 갈밭골개 - 버드내 (12:30 ~ 16:30)
깃대봉에서 넘어올 때는 여항산이 말안잔등 같았는데 구름으로 전체를 볼 수 없으니 인연이 부족하구나. 사람능력이 출중해도 장막을 치면 한치 앞도 갈음할 수 없으니 항상 겸손한 자세로 능력을 키워서 앞으로 나갈 때는 두려움 없이 굳세게 밀어 붙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지식과 지혜가 있으되 결단력이 부족하면 없는 것만 못하리라. 낙남정맥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구름 속 오리무중을 제시하는 것은 끝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므로 또 다른 시작을 위하여 길을 찾으라는 암시로 받아들이며 전진하니 수직절벽에 동아줄이 놓여 있다. 삶은 줄 타는 광대라고 하듯이 동아줄에 매달려 점검도 하고, 장막이 쳐졌어도 굴하지 않고 목적지를 향한다. 운명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운명을 개척하면 좀 더 좋은 삶을 이루듯이 지금의 극한상황도 운명을 개척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 산신제로 남겨진 잔해를 배낭에 달고 동아줄에 매달려 폼을 잡아 혹이 붙은 것 같았어도 쓰레기를 거두는 유종의 미가 더욱 아름답기에 연관하지 않으며 바위자락+바위자락을 타고 하강한다. 구름에서 희미한 연꽃 암봉이 이심전심을 설법하면서 눈으로 보지말고 마음으로 보라면서 손을 흔들어 준다. 그래 바삐 가는 것보다 산을 보자구나. 일행과 떨어져 혼자 걸으니 평온함이 스며들며 촉촉이 젖은 산길이 부드럽게 다가오고, 나뭇잎에 고였던 물방울이 머리를 적시면서 장난을 친다. 한들한들 핀 야생화는 아무리 어두운 세상이라도 환하게 밝힐듯이 피어나 미소를 짓는다. 야생화야 쾌청한 날에 피어나면 더 사랑을 받을텐데 궂은 날씨에도 왜 이렇게 피어났니? 오늘 같은 날 피었기에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어 희망을 잃지 않는 것 아니냐고, 그래 너희처럼 힘든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렇게 편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구나. 극한 상황에서 세상을 밝히는 희생이 있어서 세상은 더욱 밝게 빛나리라. 하늘이 훤해지며 서북산이 ‘서북산전적비’로 6.25전쟁을 상기시킨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전쟁을 다시 발발시키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전쟁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 중요하다. 즉,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인적․물적 자원 등의 모든 기술능력에서 월등한 경쟁우위를 구축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총․칼을 앞세운 전쟁을 하겠다니 구석기시대의 발상으로 무슨 전쟁을 하겠단 말인가? 서북산에서 현장의 이슬로 사라진 분들께 묵념을 올리고 갈밭골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4) 끝내기
버드내에서 봉화산과 서북산을 올려보니 구름에 잠겨서 영화‘동막골’이 상상되는 심신산골의 순수한 우리 산촌으로 그려진다. 돌담길 석축에 낀 이끼가 시간을 돌려놓으며 여정의 마감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야생화가 들판을 덮어간다....
첫댓글 멋진 글솜씨에 다녀온 여항산이 다시 느껴지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