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제주마라톤축제.
지난해 더위로 엄청 고생한 기억을 가졌던 마라톤대회가 한발 한발 내 앞으로
다가오면서 또다시 강한 의지가 내 안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던
지난 일요일 저녁.
고대승 프란치스코가 월요일인 현충일 새벽 4시30분에 사려니에서 달리자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렇지 않아도 월요일에는 마지막 중장런을 뛰어볼까 생각중이었는데
프란치스코가 나를 깨워주는 것이었다.
오케이 사인을 보내고 일찍 잠을 청한다는 것이 거의 밤 12시가 돼야 눈을 붙였다.
새벽 4시에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면서도 오늘 새벽운동에 나오는 사람은 참 대단한 사람일 것이구나하고
생각하면 마라톤화를 챙겨 신었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 차를 몰고 연북로 영지학교로 갔다.
아무도 없다.
텅빈 교정과 교실은 나를 삼킬 것만 같은 중압감으로 나를 몰아세우듯 싶었다.
몇분을 기다리자
김재호 요셉, 고대승 프란치스코, 강명옥 가브리엘, 김태선 요한, 이희영 프란치스코, 강복열 안젤라, 김종배 미카엘 등
7명이었으면 노은숙 마리아는 사려니 현장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그리고 제주마라톤클럽의 이남철씨가 합세하여 모두 9명이 사려니 새벽 숲길을 달렸다.
사려니숲길은 10여년전에
그러니까 물찻오름이 출입제한되기전, 사람들의 출입이 뜸하고 도로가 정비되기전에는
몇차례 갔던 적이 있었으나 마라톤으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는 교래리 삼거리 입구에서 주차하고 물찻오름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남원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20킬로 구간이었다.
도로는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았다.
물찻오름 입구까지는 붉은 송이가 깔려 있어서 여러명이 내는 바싹 거리는 소리가 아주 상쾌했다.
더구나 밤사이에 내린 하얀 꽃잎이 우리들을 반겨줬고 노루들은 새벽 손님들로 놀랐는지 숲속으로
숨기가 바빴다.
우리는 반환점까지는 모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달렸다.
마라톤얘기랑, 살아가는 얘기랑, 신부님 흉이랑, 성당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랑,
지칠 틈이 없었다.
반환점에서는 각자 재량껏 달렸는데
선두에서는 고대승과 고은숙, 이남철씨가
김태선은 뒤로 쳐지는 나를 챙겨주느라 중간에서 뛰었다.
김재호는 강복열 자매님과 함께 즐런했고
강명옥과 이희영은 남원 반환점에서 조금 못미쳐 돌아왔다.
새벽운동으로 땀을 흠뻑 젖어보기도 오랜만이다.
하느님이 주신 두 다리로 새벽공기를 가를 수 있는 이 뜨거운 은총을 어떻게 갚아 드리나
그것은 이번 6월12일 제주마라톤축제에 처음으로 풀코스와 하프코스 단체전에 출전하는 제주가톨릭마라톤을
하느님께 봉헌라는 것이리라.
그것은 1등의 입상은 결코 아닐 것이다.
오전 7시20분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완주하고 준비한 간식들을 모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는 일도지구 은희네 식당에서 이희영 프란치스코가 쏜 해장국으로 음복했다. 너무 감사하다.
달리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더구나 제주가마동의 탄생과 지난 일년여의 변화를 보면 더욱 그렇다.
모든 회원들에게 감사할 뿐~~
첫댓글 '달리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주님은 삶의 버팀목.
대단 하십니다 저는 잠자기 바쁜데...
또 보아신디 글 멋떠러지게 잘 써수다양 회장님 멋장이...
회장님의 달필솜씨 오랫만에 보여주었네요. 어제깨는 좀 오버되게 뛰어서 몸은 그렇지만
마음은 사쁜 사쁜 아주 좋습니다.
아침에 그쪽을경유해서 지나갈때 생각이나드라고요. 열심히 뛰는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