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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여행 정보 스크랩 비포장해안길 이곳만은 살리자-여차 홍포간 해안도로
해나 추천 0 조회 72 08.03.07 15:1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거제도는 남해안에서도 큰 바다를 앞마당으로 삼고 있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남해안의 섬들이 멋진 풍광으로 길가는 이들을 붙잡지만 

                다리로 이어진 섬 아닌 섬의 특성으로 인해 깊고 푸른 바다를 보기는 힘들다. 외딴 섬으로 가거나 여의치 않으면 거제도로 오는 편이 낫다.

                거제도는 섬의 남북 길이가 길고 큰 바다에 바추 다가 서 있어 외딴 섬에서나 느낄 수 있는 정취를 마음껏 자아낸다.

 

다대항 전경 여기에서 저구로 가는 14번 국도와 헤어지고 해안을 따라 여차로 향한다.

 

                 거제도를 방문하는 외지의 관광객들은 대개 외도, 소매물도 등 섬을 들어 가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거제도 남단 바람의 언덕, 해금강을 휭하니

                 돌아 보고 가는 게 대부분이다. 최근에 이르러 여차 홍포간 도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되기 시작하더니 거제도에 연고가 있는

                 외지인이 왔을 때 거제도 사람들이 하나 둘 소개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이들도 알고 있는 해안도로이다.

 

여차몽돌해수욕장 한적한 해수욕장으로 여름에도 크게 붐비지 않는다. 몽돌에 부딪히는 파도소리를 한 번 들어 보자.

 

 

               거제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비포장 해안도로, 아니 남해안을 샅샅이 돌아본 여행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남해안 최고의 해안길이 바로 이곳

               여차 홍포간 해안도로이다. 남해 바다의 이름난 해안도로는 완도 서쪽 해안도로, 강진 구강포의 마량해안도로, 향일암이 있는 돌산도의 해안도로,

               남해 창선대교로 이어지는 사천 실안해안도로, 남해섬 물미, 남면 해안도로, 16번 군도가 제각기 절경을 이루지만 이곳만은 못하다.

               아직 때를 타지 않은 비포장도로와 한적한 산길을 가다 보면 깊고 푸른 바다에 그림같이 점점 떠 있는 섬들에 눈을 뗄 수가 없다.

               통통거리는 배소리라도 들릴라치면 가슴이 쿵딱거리고 시퍼런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이곳에 서면 아무리 무딘 사람라도 감탄사를 연발한다.

 

대소병대도 여차에서 홍포간 비포장길에 내내 보인다. 이 해안길의 주연 배우이다. 날씨에 따라 연출도 달리하는 연기력도 뛰어난 배우이다.

 

                거제도를 관통하는 14번 국도는 다대를 거쳐 저구에서 끝이 난다. 다대에서 왼쪽 해안을 따라 가면 여차 몽돌밭에 이른다.

                여차마을에 이르러 포장도로는 '여기에서 길이 끝나는 구나' 싶어 발길를 돌리려고 하면 어렴풋이 산으로 가는 비포장길이 보인다.

                웅덩이가 간혹 패여 있고 돌부리가 길을 방해하지만 오히려 이것들로 인해 한적한 해안길을 마음껏 걸을 수 있으니 이만한 복이 있을까

                망산의 산허리를 타고 가는 길에서 잠시 빠져 나와 몽돌밭에 가만히 누워 본다. 몽돌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아련히 들려 오고 눈이 스르르 감기는가

                싶더니 이내 시간을 잃어 버린 채 깊은 잠에 빠져 든다. 

 

여차마을 이 마을에서 포장도로가 끝이 난다. 몽돌밭과  대소병대도를 품고 있는 한적한 마을이다.

 

                잠을 들게 한 것도 파도요, 잠을 깨우는 것도 파도 소리이다. 몽돌밭을 빠져 나와 숲 속의 해안길에 다시 접어 든다.

                울창한 해안 숲의 새소리만 간혹 들릴 뿐 귓가를 맴도는 무서운 정적만이 이 길 위에 존재할 뿐이다. 최근에는 많이 알려져 그 고요함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한적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평온한 길이다. 비탈진 길을 한참 올라서니 전망대 비슷한 것이 나온다. 딱히 전망대가 없어도 곳곳이 절경이니

                의미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전망대에서 대려다 본 여차마을과 섬들의 군상을 보면 문득 한 생각이 떠 오른다.

 

 

                프랑스의 유명한 항공촬영 사진작가인 얀 아르듀크 버트랜드(Yann Arthus-Bertrand)는 한국의 남해안을 항공 촬영하면서

                "한국의 남해안에 일주일만 머문다면 사진첩 한 권은 족히 만들 수 있다."라며 한국의 남해안 풍광을 극찬한 바 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외부의 눈은 우리 내부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가지고 있는 남해안과 섬들은 영원히 간직하고픈 우리의 자산이다.

                지자체가 관광수익에 몰두하고 남해안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는 요즈음 여행자는 불안해진다. 아직은 원형 그대로가 많이 남아 있는 이 섬들과 해안이

                언제까지 보존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이 그대로의 자연을 그대로 살리자. 이곳에 관광객을 유치하고 남해안 최고의 경승지로

                만들고 싶다면 있는 그대로 두자.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두자. 당장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파괴된 자연으로 원형의 미가 없어진

                이곳을 사람들은 외면하리라.

 

 

                다만 개발을 하고 싶다면 차량 통행을 제한시켜 걸어서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생태적인 입장에서 접근해 보자.

                그동안 사라진 오지마을이 얼마며, 신자들을 위한 도로를 낸다며 깊은 산 속의 암자가는 길은 얼마나 파괴되었는가.

                해안의 도로 건설로 얼마나 많은 기암괴석이 폭음과 함께 사라졌는가

                그대로 두자. 맨몸 맨얼굴의 순결한 이 땅을 그대로 두자. 굳이 손대고 싶다면 최소한의 것,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만 손을 대자.

 

                관광사업을 기획하는 이들은 적어도 '개발과 보존'이라는 화두로 몇 날 몇 일을 끙끙 앓으며 고민해야 한다.

                그들의 순간적인 판단이 후손들에게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수 많은 상념들이 뇌리를 스쳐 간다.

이 멋진 풍광 앞에서 감탄사를 내뱉기 보다는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는 건 무슨 이유일까?

 이 모든 것이 여행자의 단순한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대, 소매물도의 원경도 한 눈에 들어 온다. 

 

해가 뉘엿뉘엿 망산 너머로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바다와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보랏빛을 토하였다.

홍포를 지나 대포, 저구에 이르자 해는 완전히 바다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숨막히는 여정이 서서히 끝을 보인다.

 

저구항 본래는 저구말방으로 왜구나 어선들이 풍랑을 피하기 위하여 드나든 포구라 하여 저구라 하였다.

이곳에서 소매물도 가는 배를 탄다. 일몰이 아름다운 포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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