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을 반복하는 우리 아이
세 살, 네 살 정도 되는 아이들 보면 ‘바보’, ‘돼지야’ 같은 말을 반복 하며
무척 즐거워한다. 욕은 아니지만 듣는 사람 민망하게 하는 말들 곧 잘 해 때론 부모가 타일러도 보고 혼을 내보기도 하는데 그래도 반복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언어와 인지 발달이 함께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감정과 표현이 담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어를 반복해 말하는 것을 재미있게 여기기도 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들으면 싫어할만한 이런 단어에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부모의 반응과도 관련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방귀” 했을 때 “아휴~ 냄새!”라며 손을 휘젓고 “방귀를 누가 뀌었지?”라며 대상을 찾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자신이 한 말이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우월감도 느낄 수도 있다.
또 이 시기의 아이들은 유아교육기관에 다니며 단체생활을 하는데 한 명이 이런 단어를 쓰기 시작하면 함께 따라 하는데 모방을 즐기는 시기인 만큼 또래들 간의 동질감을 느끼기 위한 사회화 과정의 한 예라고도 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처음에 하지 말라는 말을 반복한다면 야단보다는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쁘고 마음도 안 좋아져. 그러니 이런 말을 사용하는 것보다 예쁜 말을 사용하는 게 좋아”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분명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단, 부모가 너무 문제 삼거나 아이를 혼내면 반발심으로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으니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만약 아이가 “내가 ‘방귀’, ‘똥꼬’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해요”라고 말한다면 단호한 태도로 “처음에는 그럴 수 있지만 자꾸 그런 말을 반복하게 되면 듣는 사람이 기분 나빠. 만약 친구가 ‘돼지’, ‘똥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니?”라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아이가 특정 언어를 반복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람직한 의사표현은 아니지만 이런 행동은 아이의 성장 과정의 일부분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차 나아지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배울 때부터 바른 말을 사용할 수 있게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