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동안 있었던 여자배구 이야기. 굵직굵직한 이슈들만 조금 정리해보겠습니다.
■ 2019 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대회 선수단, 좀 더 미래지향적인 선수단을 구성했다면?
현재 여자배구는 2019 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대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날(한국시각)까지 세르비아에서 펼쳐졌던 세 경기는 우리 대표팀이 모두 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제가 여자배구에 관심을 두다 보니 그런지,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한 대회입니다. 올림픽도 아니고, 아직은 많이 생소하죠.
우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는 첫 외국인으로 스테파노 라비리니(Stefano Lavarini, 1979년생, 이탈리아)가 지명되면서 한차례 신선한 바람이 불었던 바이고.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 건, 현재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선수단 이야기입니다.
에이스 역할을 맡아줘야할 이재영(흥국생명 소속)에 이어 이소영(GS칼텍스)도 부상으로 낙마한 것은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이왕이면 최고의 전력으로, 모든 경기 다 이기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지적하고 싶은 건 그 다음입니다. 김해란 리베로(1984년생)과 김세영(1981년생, 이상 흥국생명), 정대영(1981년생)과 이효희 세터(1980년생)이라뇨...! 물론 김세영 선수가 부상과 함께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화하고, 김해란 리베로도 불참을 선언했지만. 참 아쉬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선수들을 앞으로 국가대표팀에서 3년을 더 쓸 건가요, 5년을 더 볼 건가요?
물론 이들의 실력이야 의심하지 않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레프트 : 강소휘(23세·180cm·GS), 표승주(28세·182cm·IBK), 최은지(28세·182cm·인삼공사), 문정원(28세·174cm·도로공사)
라이트 : 김희진(29세·185cm·IBK), 정지윤(19세·180cm·현대건설)
센 터 : 정대영(39세·185cm·도로공사), 김수지(33세·188cm·IBK), 박은진(21세·187cm·인삼공사), 이주아(20세·185cm·흥국)
세 터 : 이효희(40세·173cm·도로공사), 이다영(24세·179cm·현대건설)
리베로 : 오지영(32세·170cm·인삼공사), 김연견(27세·163cm·현대건설)
앞으로 6월 중순까지 5주차 동안 대회가 진행되면 김연경이나 박정아 같은 선수들도 교체로 투입되고 하겠지만, 저 같으면 다른 선택을 하겠습니다. 이번시즌 일취월장한 실력 향상을 보여줬고, 서브에서도 장점이 있는 안혜진 세터(1998년생, 175cm, GS)를 중용해보고. 아니면 흥국생명의 김다솔이나 인삼공사 하효림처럼 확실한 새싹들을 한두명 실험해볼 수도 있었을 겁니다.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력만 놓고 보면 '당돌한' 이예솔(현 인삼공사)도 있고요.
양효진 선수도 없고, 이렇게 꼼꼼히 찾고 보니 인재풀이 참 좁긴 한데... 그래도 김수지 선수에게도 휴식 좀 주고, 좀 더 참신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선수단 구성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 IBK기업은행팀은 구멍 열심히 메꾸는 중! (리베로 한지현, 세터 김하경 추가)
사령탑도 교체하고, 새시즌 다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IBK기업은행이 팀의 약점을 채우는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습니다.
수련선수로 입단했지만 2016-17시즌 베스트7에 선정되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한지현 선수(사진 왼쪽)!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던 지난 시즌 도중 갑자기 팀을 떠났던 그녀가 임의탈퇴에서 돌아왔습니다. 지난 13일, KOVO 홈페이지에서 공식적으로 임의탈퇴 신분이 해지되었네요.
저도 한지현 선수 참 좋아했지만, 이건 반대합니다. 여러 사정이야 있었겠지만, 동료와 팬들을 배신하고 떠났던 선수를 이렇게 쉽게 되받아 주다니요. 그 사이 끝없는 노력으로 그 빈자리를 잘 채워주었던 박상미나 김해빈 리베로의 허탈함은 어떡하지요?
기업은행팀은 또 2016-17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던 김하경 세터(현 대구시청 소속, 오른쪽)도 복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김우재 신임감독의 최근 인터뷰에서 밝혀진 내용이네요. 최근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게된 염혜선 세터의 빈자리를 급하게 채워야 했던 건 맞지만, 이 역시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선택입니다.
[관련보도] [노컷뉴스] '임탈 해제' 한지현 "후회와 반성…신인 자세로 임하겠다" (19.05.16)
https://www.nocutnews.co.kr/news/5151660
■ BNK 썸 농구단, 김시온 복귀
앞선 뉴스에 더해서 WKBL 전 KDB생명 소속이었던 김시온 선수의 복귀 소식도 전하겠습니다.
2017-18 시즌 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팀을 떠났던 김시온 선수(사진, 175cm, 1995년생 가드)가 팀에 복귀했습니다. 아직 WKBL에서 행정적으로 복귀 처리가 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재 BNK 팀에 수련선수로 다시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지지난 시즌 참 예뻐하고 눈여겨 보고 있었던 선수였는데, 갑작스러운 은퇴로 많이 아쉬웠었거든요.
그래서 별로 반갑지가 않습니다. 물론 선수 본인은 정들었던 코트를 떠날 때에도, 또 돌아오는 결정을 내렸을 때에도 많이 힘들었겠지만... 팀과 동료들, 그리고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던 선택이었기에 그렇습니다.
전 소속팀 동료들은 팀의 해체와 1년의 시한부 기간(OK저축은행 이름으로 뛰었던)도 묵묵히 견뎠습니다. 그렇기에 팀은 BNK란 이름으로 부산에서 재창단할 수 있었고, 안혜지는 리그 Top 수준의 가드로 성장! 루키 이소희 선수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거기에 숟가락만 툭 올려놓는 모양새... 비판을 많이 받아야만 할 겁니다.
[관련보도] [연합뉴스] 돌아온 여자농구 기대주 김시온 "저, 신지현 라이벌 아니에요" (19.05.02)
https://www.yna.co.kr/view/AKR20190501108800007?input=1179m
■ KGC인삼공사 이재은 세터 은퇴
어제는 KGC인삼공사 주전, 이재은 세터(사진)의 은퇴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987년생으로 지난 2005-06 시즌부터 프로에서 뛰었던 이재은 선수. 본인은 결혼을 앞두고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해왔던 선택이겠지만, 갑작스러운 팬들 입장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겠습니다.
평소 플레이스타일도 크게 눈에 띄지 않고, 묵묵하게 제 역할만 다 해왔던 선수라... 타팀이지만 그래도 많은 경기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왔는데, 저도 많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그녀의 앞길을 축복합니다.
[관련보도] [더스파이크] [인터뷰]제2의 인생 시작하는 이재은 “이제는 여유롭게 지내고 싶어요” (19.05.25)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530&aid=0000004466
여기에 덧붙이자면, 이제 문제는 KGC팀이네요. 하효림 선수(1998년생)로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던 과정이었다 해도, 주전 세터의 은퇴는 큰 공백이자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장 다가올 2019-20 시즌 주전 세터는 누가 될 것인가? 현재 팬들이 가장 궁금해할 문제겠죠? 안그래도 GS칼텍스가 표승주에 대한 보상선수로 염혜선을 데려오면서 한 번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후속 트레이드 진행 및 결과가 많이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염혜선 세터를 골자로 KGC인삼공사와 GS칼텍스가 트레이드를 진행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을까?
우선 GS칼텍스는 두고두고 센터진 보강 과제를 해결 못하고 있고, 반면 KGC인삼공사에 아쉬운 부분은 공격수겠죠? 솔직히 지난 코보컵 때 혜성처럼 등장한 박민지(1999년생, 176cm, 레프트)만한 선수만 더 있어도, 인삼공사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반대로 인삼공사가 박은진을 내줄 리는 없고, 한수지나 유희옥 선수가 GS에 온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요. 당장 센터진 보강이 어렵다면 나현수 선수(1999년생, 183cm 라이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염혜선 세터, 레프트 박민지, 리베로 한수진 <=> 라이트 나현수, 이예솔, 노란 이 정도면 어떨까요?
GS칼텍스 입장에서는 한다혜와 함께 노란으로 리베로 포지션을 보강(한수진보다도 좀 더 바로 실전형이기도 함)하고, 박민지보다도 이예솔이 좀 더 검증된 자원이죠. 표승주 선수의 이적이 마냥 아쉽지만, 나현수라는 로또를 손에 쥐어볼 수 있습니다.
인삼공사 입장에서는 바로 주전 세터자리를 채움과 동시에 박민지라는 새로운 윙스파이커 유망주를 얻게 됩니다. 한수진은 노란을 대신하는 리베로이면서 동시에 세터 포지션으로 한 번 키워볼 수도 있고요. 선택은 양 구단에 달려 있겠습니다.
여튼 이런 논의들 만으로도 참 재미있네요. 최근 드래프트까지 마친 외국인선수 선발 결과와 새 시즌 예측은 다음에 또 이어서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대표팀,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