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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이 살아있는 빵굽는 마을 오로뻬사(Oropesa)를 떠나 뿌노로 향해 달리길 10분쯤 지났을까, 도로의 양측에 'Cuy'라고 쓰인 간판이 내걸린 가게들이 여럿 보이기 시작했다. 십여 개의 레스토랑이 길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마을은 페루 전통 음식 중 하나인 꾸이(Cuy)요리를 파는 동네.
방금 전 마을 전체가 빵만 굽는걸 보고 왔는데, 기막히게도 이 동네 사람들은 꾸이만 요리해 판단다. 아마도 이 근방 지역은 한 가지 것만 전문으로 만들어 파는 장인의 고장인가 보다. 일행은 조금 허름해 보이지만 유명하다는 한 식당 앞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빵 굽는 마을에서도 본 불가마가 식당 문 앞에서도 보였다. 일행에게 물어보니 "꾸이를 구울 때, 빵 굽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 불가마를 이용한다"고 한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한창 바빠 보이는 인디오 아주머니 한분이 "꾸이 먹으러 왔냐?"며 환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졌다. 오전 10시,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요리해 놓은 꾸이가 없다는 말에 나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쥐 요리인 꾸이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고 주인 아주머니께 부탁했다. 맘씨 좋은 아주머니가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주신 덕분에 나는 '꾸이'의 조리과정 전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꾸이 요리의 정체는? 식당을 지나 집이 있는 뜰 깊숙이 들어가니 한쪽 어두운 방에서 찍찍거리는 요란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꾸이를 키우는 방.
꾸이는 원주민들이 빛없는 부엌에서 키우던 전통이 그대로 내려져와 별도의 조명장치 없이 어두운 방안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애완동물로 애지중지 키워지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문 앞으로 다가온 꾸이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앙증맞은 얼굴에 길고 통통한 몸집을 가진 게 참 귀엽게 생겼다. 특히 꾸이는 털 색깔이 참 예뻤는데, 몸 전체가 흰색인 것부터 갈색, 고동색, 검정색의 털이 섞여 있는 것 등 그 종류가 다양했다.
살아 있는 꾸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이것도 문화의 차이이리라. 이곳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보신 음식으로 개를 먹는다"란 말을 들으면 경악하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 아니겠는가. 꾸이가 요리되는 과정 귀여운 꾸이들을 열심히 구경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주인이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꾸이 다섯 마리를 잡아 밖으로 나왔다. 오후에 올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요리를 준비해야 한단다. 꾸이는 여느 동물 요리와 마찬가지로 우선 뜨거운 물에 3~4분간 데쳐 손으로 털을 깨끗이 뽑은 뒤, 면도칼로 잔털을 제거하게 된다. 깨끗이 털이 제거된 꾸이는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 뒤 세척의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깨끗이 손질된 꾸이는 약 20분여간 준비된 양념장에 재운다. 꾸이 요리에 있어 양념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들어가는 재료를 물어보니 마늘, 카민(약용 조미료), 소금 등의 각종 재료를 섞어 만든다고 했다. 특히나 양념장을 골고루 바른 꾸이의 뱃속에 마지막으로 와까따이(Huacatay)라는 나무 잎을 넣게 되는데, 아메리카산 박하의 일종인 이것은 꾸이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고기에 좋은 향이 배도록 하기 때문에 조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잠시 뒤, 처음 맛보는 생소한 음식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 나에게 완성된 꾸이요리가 나왔다. 머리도 제거되지 않은 채,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꾸이. 측은한 마음과 생소함에서 오는 약간의 거부감이 일긴 했지만, 처음 보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에 이내 맛을 보았다.
이렇게 우리에게는 생소한 재료와 색다른 맛을 가진 꾸이는 잉카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페루의 전통음식이라고 한다. 특히나 쿠스코 근방 지역의 사람들은 꾸이를 매우 특별한 음식으로 여겨, 매년 꾸이축제가 열리며 크고 작은 행사에 메인요리로 등장한다고 한다.
출처: 오마이뉴스 |
첫댓글 오우, 괜히 봤다... 저 이쁜 것을 .. 통째로....
..ㅡ.ㅡ;; 어쨋든.... 잘봣습니다.... ^^..
쥐???????헉..........ㅡㅡ
El cuy es infeliz. un cuy infeliz... // 기분이 이상하다고 표현하고 싶은데 extrañar 밖에 안 떠오릅니다. '기분' 이란 말이 스페인어에는 없는게 아닌지요? 그 쪽 사람들도 감정은 있을 텐데 어떤 말로 나타내는지 궁금합니다. triste, alegre 이런 말들로 기분을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stoy triste por el cuy. 이렇게 하면 좀 비슷한 말이 될런지...
기분을 표현할때는 Me siento mal, bien,extraño하시면 되고 불쌍하다고 할때는 pobre를 쓰셔도 훌륭한 표현이 됩니다.
Mozo, por su ayuda gracias.
지역에 따라 cuy 를 cuí, cobaya 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어디서 어떻게 부르든 저는cuy 란 철자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TV에서 본적 있어요... 예쁘게 생겼는데... 페루 주방(꼭 우리나라 옛날 부엌처럼생긴)에서 키우더라구요.
욱~~정말 문화적 차이군여...외국에서 보면 우리의 보신탕도 그렇겠지요..?
여행 떠날때 꾸이를 꼭 먹어 봐야지 했거든요....주문할때 머리 발을 보이지 않게 해 달라고 했는데 잘라서 나왔어요. 기름 은 다빠졌는데 껍질은 바삭바삭 하고 질기고 그랬어요. 맛은 속살은 부드러웠는데...다 먹지 못했습니다. 막상보니 먹고 싶은 생각이 달아 났어요
헐 ;; 쥐들도 불쌍하구, 식성 참 특이하네요.ㅠㅠ;;
모소님,저걸잡수셨다구요?..........헝...이제 말도 안할래요.....
내친김에 이것도 해먹어..ㅡ.ㅡ 쥐덧 사야겠다....박하향은 페파민트 허브로하고 아궁이가 문제네...그냥오분에할까나..^^
저요리 되게 맛있음 글구 달팽이도 맛있고 모기 눈알 짜우면서도 푹푹한 그 맛 끝내주조
맙소사~~~~~~~~~~~~~```ㅠㅠ /사육사도 감당이 아니되요...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