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주치의...의과 합격자나 명의 특채
천민계급인데 내의원 의관이 되면 양반
어의는 '태의'라고도 하며 왕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로
의학에 정통하고 경험많은 내의원중에서 왕이 임명하였다.
요즘의 대통령 주치의인 셈이다.
내의원이란 왕과 왕실을 돌보는 의료기관이다.
중국의 태자감을 본떠서 만든 제도로 고려시대에는 대의감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의사들은 대개 천민계급이었는데 내의원 의관이 되면 양반이 되는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양반이 되려거든 의술을 배우라"는 말이 생겨났다. 내의원 내관이 되려면
의사 과거시험인 의과에 합격해야 하는데 허준의 경우처럼
명의로 소문난 민간의사들 중에서 왕이 임명하기도 했다.
의과에 합격한 의사들은 그 벼슬의 품계가 9등급이었다.
실제 치료를 담당하기도 하고 의사들을 관리감독하기도
하며 행정업무를 수행하였다.
특채 형식으로 임명된 내의원 의관들은 치료에 전념하면서도 정식벼슬을 얻지 못했다. 비공식적이었기 때문인데
왕은 정식 벼슬에 준하는 품계를 내려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켜 주었다.
어의는 내의원 의관들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였다.
왕이나 왕실에 큰병이 생기면 '시약청(侍藥廳)이란 의료조직이 만들어지고 진맥, 탕약, 침시술을 맡은 어의들은 궁궐
내부에서 상주해야 했다.
여러명의 의사들이 각 분야별로 대기했던 것은 완벽한 치료를 통해 혹 있을지 모르는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였다.
어의는 왕이나 왕실의 질병뿐아니라 왕명에 따라 고관대작들의 병도 치료하였다.
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이고 신분차별이 심했던 당시의 소위 지배층인 사대부와 양반들은 '전의감'에 소속된 의관들한테 치료를 받았다.
일반 백성들은 혜민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역병이라고 하는 전염병일 경우에는 동서대비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외에도 향약(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을 주로 다르는
'제생원'이 있었고 종기나 종양을 전문적으로 하는 '치종청'이 있었는데 현대의 외과 병원에 해당한다.
그 밖에도 주요 지방도시와 군사요충지에 의사들을 배치하여 질병을 치료하였다.
조선시대에 편성된 이러한 의료제도는 계급적 제한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학을 일구고 박전시킨 귀중한 유산을 남기었다.
<필자 광주현대한의원 원장 강 상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