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엄경 그림大方廣佛華嚴經, 백지묵서 변상 상지금니, 통일신라시대(754-755년), 국보 196호, 리움미술관.
이 작품은 당나라 승려인 실치난타實叉難陀(652~710)가 번역한 <신역화엄경>의 사경변상도로 신라 경덕왕 13(754)년 8월에서 14(755)년 2월에 걸쳐 황룡사의 승려인 연기법사緣起法師가 발원한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10권 1축과 44~50권 1축 등 2축인데, 변상도는 1권의 앞에 붙어 있던 것이다.
변상도는 두 편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자색으로 염색한 닥나무 종이의 표면에는 보상화와 금강역사상과 같은 존상尊像을, 안쪽에는 누각 가운데의 정면관 보살형 2구와 이를 둘러싼 보살중菩薩衆을 각각 금·은니로 묘사하였다. 보살의 살찐 듯한 얼굴과 역동적인 선묘에는 당나라의 양식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어 당시 국제문화 교류의 양상을 살펴 볼 수 있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2. 대보적경 그림 大寶積經 32, 감지금자 변상은니, 고려(1006년), 일본 중요문화재,
일본 경도국립박물관
대보적경은 대승경전 가운데 보살수행의 법 및 수기성불(授記成佛 : 부처가 그 제자에게 내생來生에 부처가 되리라고 예언) 등에 관한 여러 경을 모아 엮은 것으로 전 12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경은 권제32의 「출현광명회」를 설법한 것으로 1006년에 목종의 모후인 천추태후(헌애왕 태후 皇甫氏)가 외족의 총신 김치량金致陽과 함께 발원한 감지은니금자대장경의 현존 유일한 작품으로 고려시대 금자경으로써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변상도는 세 보살이 연화족좌蓮花足座 위에 서서 산화공양散花供養하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보살의 모습은 단정하고 당당하다. 상단에는 비파 등의 악기가 허공에 날리고 하단에는 꽃과 풀이 피어나고, 화면의 사이사이 공간에는 평행선을 긋고 구름문과 꽃으로 채웠다. 전체적으로 공간구성과 선묘 등에서 통일신라시대 변상도의 전통을 이은 고려 초기 사경변상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3. 법화경 그림 妙法蓮華經 卷第 1, 감지은자 변상금니, 고려(1294년), 일본 보적사 寶積寺
이 사경은 7권의 묘법연화경과 불설아미타경 등을 은니로 쓴 것으로 모두 4첩으로 구성되어있다. 즉 권제1의 안쪽면에 권제2를, 권제3의 안쪽면에 권제4를, 권제5의 안쪽면에 권제6을 서사하고 제4첩째인 권제7의 안쪽면에는 불설아미타경, 대방광불화엄경범행품, 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경 등을 함께 썼다.
변상도는 제1첩의 표지(법화경권제1의 앞)와 제4첩의 안쪽(아미타경의 앞)에 있다. 제 1첩의 표지에는 석가설법도와 호법신을, 제4첩의 안쪽에는 아미타여래와 선재동자를 각각 금·은니로 묘사하였다. 각 변상도의 가장자리에는 금강저金剛杵와 보륜寶輪으로 두르고 있다. 화면의 하단 및 배경 사이사이에는 구름문으로 채워졌으며, 와골문(달팽이 모양)으로 표현된 불보살의 무릎이 이채롭다. 불·보살의 얼굴은 편평하게 표현되었으며, 머리끝이 중앙에서 위로 살집 있게 표현된 것이 독특하다.
4. 불공견색신변진언경 그림 不空絹索神變眞言經 卷第 13, 감지금자 변상금니, 고려(1275), 국보 210호, 삼성리움
금선으로 윤곽을 그리고 신장神將을 그린 변상도와 한 줄에 14자의 글자를 쓴 경문經文으로 이루어진 사경이다. 이 변상도의 신장상은 불법수호의 소원을 낸 위태천韋駄天(동진보살)이며 이러한 변상도는 국왕이 발원한 대장경 사경에서 종종 보인다. 신장의 몸은 화면 오른쪽을, 얼굴은 화면 왼쪽을 향하였는데 전체적으로 당당하고 힘이 넘치는 역동감이 잘 나타나 있다. 몸의 자세와 휘날리는 상의裳衣는 화면 오른쪽을 향하고 있는데 반해, 광배의 화염문과 왼발의 천의 자락은 반대로 향하고 있어 움직임을 다소 감쇄시키기도 하지만 당당하고 힘찬 모습에는 변함이 없다.
5. 화엄경 그림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神衆合部, 감지금자 변상금니, 고려(1350년),
국립중앙박물관
이 사경은 절본의 앞뒷면 모두에 경문이 쓰여 지고 변상도가 그려진 것으로, 앞면에는 입불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변상과 경문이, 뒷면에는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의 변상과 경문이 서사書寫되어 있는데 경문에는 보살·신장·천부중 등이 삽도로 그려진 사경이다. 행원품의 변상도는 두 그루의 보리수寶提樹 아래에서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구도를 보여준다. 하반부에는 지상에서 설법을 듣는 보살중菩薩衆이 보현보살을 향해 합장하고 있고, 상반부에는 보현보살에게서 뻗어나간 광선 위로 구름에 앉은 불·보살과 비구 등이 공중에 배치되어 있다. 금선으로 치밀하게 묘사한 필치, 소용돌이무늬의 반복적 사용, 단정한 형태 등 1350년대의 사경 변상도의 양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6. 화엄경 그림大方廣佛華嚴經 卷第 71, 감지금은자 변상금은니, 중국 원(1291), 일본 교토 국립박물관
중국 원나라 지원至元 28년(1291) 4월8일의 석가탄신일에 장안의 종남산 만수선사 주지 광명선사 혜월의 발원으로 항주에서 쓰여진 대방광불화엄경 71·72·73과 보현행원품이다. 이 사경은 발원문에 의해 변상도를 그린 인물을 알 수 있는 작품일 뿐만아니라 화면의 구성 선묘법 등에서 고려의 사경변상도와 유사한 점이 많아 당시 고려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고려의 사경승들에 의해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한·중 사경변상도의 양식 비교연구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7. 대반야경 그림大般若經 卷第 345, 감지금자 변상금니, 헤이안시대(794-1191), 나라국립박물관
일본 교토 신호사神護寺에서 전래된 것으로, 이른바 신호사神護寺 사경寫經 중 한 권이다. 신호사 사경은 헤이안시대를 대표하는 금니일체경으로서, 감지에 은니로 선을 긋고, 금니로 경문을 썼다.
우리나라 사경의 경우 절첩본의 4면에 변상도를 그리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일본의 사경은 2면에 걸쳐 변상도 그려지고, 등장인물은 선묘로 표현하고 구름문은 금·은을 면으로 표현하여 변상도를 그렸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사경변상도와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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