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산 행 지 : 지리산 천왕봉 (1,915m)
2) 산행기간 : 2003.12.27(토)-28(일) (10:30~익14:30) 날씨 : 아주 맑음
3) 산행코스 : A.거림매표소-거림골-영신봉- B.세석산장(1박)-촛대봉-삼신봉-연하봉-장터목산장-제석봉- C.천왕봉-로타리산장(법계사) -문창대-칼바위-D.중산리매표소
① A-B:6 km, 4시간 ②B-C:5.1 km, 3시간 ③C-D:5.8 km 3시간 총: 16.9km (10시간)
4) 산 행 자 : 중1 아들과 함께
지리산은 남한 제2의 고봉 천왕봉(1,915m), 노고단(1,507m)으로 이어지는 1백리 능선에 주능선에 만도 반야봉(1,751m), 토끼봉 등 고산 준봉이 10여개나 있으며, 8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있다.
정상에서 남원, 진주, 곡성, 구례, 함양 고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계졀 산행지로 봄이면세석 및 바래봉의 철쭉, 화개장에서 쌍계사 까지의 터널을 이루는 벚꽃,여름이면 싱그러운 신록,폭포, 계곡, 가을이면 피아골 계곡 3km에 이르는 단풍과 만복대 등산길의 억새, 겨울의 설경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김해에서 지리산에 오르기 전 진주를 잠시 지나면서 촉석루를 보니,
반사되는 촉석루의 물그림자가 너무 좋다...내 고향 진주~
-산행 들머리에서
국토의 모산, 지리산!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지리산의 겨울을 기다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겨울 산행의 묘미를 느끼고자 산불예방기간이 끝나고, 아들 놈의 겨울 방학시작일을 예상하여 한달 전에 세석산장을 예약하였다. 특히 올해 두 번이나 같이 지리산 산행을 한(8/15, 10/26) 아들이기에 겨울 1박 산행은 더좋은 경험을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이번의 산행은 영신봉에서의 일몰과 촛대봉에서의 일출 그리고 지리산 설능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터목, 제석봉, 천왕봉에 이르는 1.7km구간을 아주 여유롭게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배낭을 꾸렸다.
어제는 호남지역에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 되는가 보다고 예비옷과 비상식량 등등.아내의 걱정도 함께 배낭 속에 가득….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보며 김해를 출발하여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잠시 진주를 경유하여, 산청 덕산입구에 도착하니, 국립공원지리산의 모습이 가까이 다가왔다. 다른 계절에는 구분할 수 없었던 천왕봉도 완연이 주봉다운 면모로 그 웅장함을 멀리 서도 느낄 수 있었다. 산행 출발지로 정한 거림골 매표소에 두시간만에 도착하니 오전 열시가 지나서 였다.
초행으로 오르는 길이라 매표소 직원에게 시간, 기후에 대한 정보를 간략히 얻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
덕산입구에서 등산 하기 전에 그 웅장한 모습에 한 컷.
어릴 때 진주에서 보던 그 흰 봉우리가 바로 천왕봉이 맞았네..
▶(10:50)- 거림골 출발
배낭끈과 신발끈을 동여 매고 본격적 산행시작.
토요일인데도 중산리쪽과는 달리 산에 오르는 사람은 우리 부자말고는 아무도 없이 고요하다. 아들녀석은 처음 매보는 35L배낭 때문에 벌써 힘들어 한다. ”그건 짐이 아니라, 원래 너에게 필요한 몸의 일부라 생각해라.”고 말해 보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듯 하다.
6Km의 바위 너덜 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아 나를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고도를 점차 높여가니 눈이 쌓여있는 곳이 여기저기 보이고 길이 제법 미끄럽고 사각사각 발길에 눈이 잡혀 심호흡을 해본다. 공기가 너무나 맑다.
뒤를 따르는 아들녀석은 여전히 힘들어 한다. 집에서 준비한 도시락도 먹고, 가끔 사진을 찍으며, 아들을 격려하다 보니 어느새 천팔교, 북해도교, 세석교를 거처 세석산장에 이르다...
북해도교 앞에서.—이때까지는 힘이 넘치는 듯 하다
멀리 보이는 삼천포 와룡산
거림골 중턱에서 본 삼신봉, 시루봉의 모습
얼어 붙은 거림골 계곡
▶(15:00)- 세석산장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눈길을 밟으며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 잘 왔다.
대피소 주변에는 십 여명의 등산객들이 따뜻한 햇살을 벗삼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이 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영신봉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마 벽소령에서 1박하는 종주팀들 인가 보다.
안내원에게 물어 보니 4시부터 입실이 된다 하여, 저녁을 일찍 먹고 영신봉에 오르기로 결정.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거세지고 굉장히 춥다. 영하15도는 족히 되겠다. 고교시절 친구들과 덕유산 산행 때 러시아산 청동으로 만든 석유버너로 어렵게 밥을 해먹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밖에서 먹는 밥인지라 아들녀석은 너무 맛있게 잘도 먹어 치운다. ”야! 여기서도 삼겹살을 먹네” 아들녀석 부러워 한마디. 옆자리에서 한 점 얻어준다. ‘꿀맛’이란다. 평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나는 소주생각으로 어금니 밑으로 침이 고인다.
사진을 찍자니 후들거리는 다리에도 자세는 잡는다
저녁식사중 인 아들녀석(사진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17:30)- 영신봉(1651m) 일몰
입실하고 침낭으로 잠자리를 준비하니 녀석이 쏘옥 들어가 금새 잠이 들어 버린다. 혼자 슬그머니 빠져 나와 숲길을 지나 오르니 능선 넘어 밝은 기운이 조금씩 가물거린다.
급히 오르니 카메라도 깜박..
세석에서 본 석양 빛을 받은 촛대봉
어딘지 분간이 안간다.(아마 광양쪽인데, 백운산인가...)
▶(07:20)- 촛대봉(1703m) 일출
새벽 4시의 산중 산장이 천왕봉 일출을 보려고 출발하려는 사람들로 한때 어수선하다. 나도 지금 출발하고 아침은 로타리에서 먹을까 하고, 아들녀석은 아무리 깨워도 시체다. 무척 피곤했나 보다. 6시나 되어서 부시시 일어난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촛대봉쪽으로 오르니 등대와 같은 빛줄기들이 왔다 갔다 한다.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조망은 정말 좋다. 구름 한점 찾아 볼 수 없다. 동녘(아니 정확히 동남쪽, 거의 삼천포방향)으로 막 해가 오르고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등산객의 감탄사 연발. 잠시 몇 컷 눌러본다. 아들녀석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동쪽하늘만 보고 있다.
일출전 촛대봉에서본 영신,형제,명선 그리고 완연한 반야봉의 모습.
아래로 세석산장의 불빛이 보인다.
촛대봉에서의 일출광경입니다.
새해에는 솟아 오르는 저 해처럼 모든 일에 희망과 열정이 가득하시길......
촛대봉 북쪽사면 광경--멀리 덕유산이 그앞은 함양 백운산,창암산이보인다.
반야봉,노고단,왕시리봉의 전경
촛대봉에서 일출 후 햇빛을 받으며 아들과 함께...
뒤로 보이는 반야봉의 모습이 손에 잡힐듯하다.
▶(09:30)- 삼신봉, 연하봉(1730m), 장터목산장
일출을 본 촛대봉을 지나 20여분 암봉을 지나면 삼신봉에 도착하고, 소박거리는 눈길 따라 1시간 가량을 가서야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 커피와 간식을 먹고 산회샘에서 물통에 물을 채우고 서둘러 제석봉으로 출발.
연하봉에서 본 동녁하늘(멀리 와룡산)
그 오른쪽 옆 광경(삼천포,남해)
연하봉에서 본 제석봉과 천왕봉
▶(10:00)- 제석봉(1806m) 고사목
천왕봉에서 내려 올 때 여유롭게 감상하던 고사목 지대가 숨이 가쁘기만 하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는 얼마 남지 않은 고사목이 더욱 을시년스럽다.
통천문 지나 10여분 천왕봉이 바로 저긴데...한걸음으로
반야봉은 언제나 서쪽을 지키고 있다.
10/26 (가을의 모습)
8/15 (늦여름의 모습)
▶(10:50)- 천왕봉(1915m) 정상
천왕봉에 사람이 적다. 언제나 북적거리는 곳이 아닌가. 날씨는 10월 말에 왔을 때보다 훨씬 포근하다. 너무나 좋은 조망에 연신 카메라를 눌러 보지만 소형 카메라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 반야봉이 지척에 보이고 어떤이는 무등산이,백운산이,계룡산도 보인다고 한다.
나침반으로 정북,정동,정남방향으로 맞추어 사진을 찍어둔다.
굉장히 힘든 모습 그러나 기분은 좋은 모양이다.
진주방향(동남쪽)-여전히 와룡산과 삼천포 앞바다가 눈부시다.
하동,광양 방향(남남서쪽)
주능선 방면(거의 서쪽)--역시 반야봉,왕시리봉
마천방면(서북쪽)
위사진 줌
천왕봉에서 진주방향의 조망이 시원스럽구나.
멀리는 와룡산도 희미하게나마 보이고,순두류, 내원사계곡, 구곡산 그리고 희게 보이는 곳이 덕산인 것 같다.
그 뒤로 정개산,사림산,주산의 봉우리가 나란히 하고 있고,우측 끝에는 중산리 입구가 보인다.(제일 맘에드는 사진이다.)
정상석에서 정상훈....
▶(12:30)- 로타리산장, 법계사
천왕봉을 뒤로하고 개선문과 천왕샘을 지나 법계사,로타리산장에 도착하였다. 가족단위 등산객들도 눈에 많이 뜨인다.이제서야 집에 두고 온 처와 여식이 생각난다.
내년에는 꼭 같이 올라 와야지…
아들녀석은 올라 올때보다 훨씬 힘들어 한다. 모른척하고 앞서 출발.
아무리 힘들어도 폼생 폼사....
법계사 너머 천왕봉 정상
제석,연하,촛대, 멀리 노고단, 반야봉이 보인다.
▶(14:10)- 중산리매표소 하산
법계사를 출발한지 2시간만에 법계교에 도착하였다.
계속되는 너덜 바윗길에 마지막까지 발길은 조심스럽다. 오늘은 무척 힘들게만 느껴졌지만 또 다시 오고 싶고 아쉬움이 남는 정든 산. 지리산.
뒤따라 내려오시는 아주머니께 사진을 부탁하니 한참 다리가 후들거려 샤터를 누르지 못하신다. 고맙다는 인사도 귀찮다는 듯 서둘러 내려 가신다.
진주로 가는 길에 아들 녀석은 또 다시 잠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잠도 많지…..
그래도 사진은 잘 찍으셨다.
아들놈이 쓴 산행일기
산 입구 내대에 도착했을 때는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처음 매어 보는 큰 가방이 나의 어깨를 눌렸고, 올라가는 도중에는 등산화마저 무겁게 느껴졌다. 별로 내키지 않은 산행이었다.
점심은 컵 라면이었는데 꽤 맛있었다. 집에서 싸온 김밥도 맛있었는데 속에 내용물이 없어서 아쉬웠다. 또 다시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세석산장까지는 꽤 많이 남아 있었다. 지루하고 짜증나는 계단코스가 있었다. 그 쪽을 올라가다가 거의 지쳐서 쓰러졌다. 그 곳을 지나니 흰 눈이 쌓여있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약수터에서 물을 받고 세석산장으로 올라가 저녁준비를 했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6시쯤에 자버렸는데 일어나니까 아침 5시 반이었다. 아침을 죽과 라면을 먹고 천왕봉을 향해서 올라갔다. 가는 도중 촛대봉에서 일출을 보니까 참 멋있었다. 처음 보는 산에서의 일출광경은 신기하고 참 보람 있었다. 촛대봉을 지나서 눈길을 따라 걸었다. 연하봉과 재석봉을 지나 천왕봉에 다 달랐을 때 엄청난 기쁨이 몰려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려갈 길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내려가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서 빠른 속도로 내려가지 못했다. 절을 지나서 조금 다리를 풀고 가니까 조금 괜찮았다. 중산리까지 3km정도나 남았을 때에는 정말로 너무 힘들었다. 중산리 입구에 다 왔을 때 끝났다는 생각과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도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첫댓글 오호ㆀ ≥▼≤ㆀ ㉪㉪
상훈아! 정말 장하다. 과연 아빠아들이고 내조카다.^^ 사진은 백운산 맞고 좌측부터 백운산상봉-똬리봉-도솔봉이며 진주방향 사진에서 와룡산 보이고 곁에 삿갓처럼 솟은 봉이 통신대있는 남해금오산. 그리고 에미는 보거라! 어찌하여 속도 없는 김밥을 아들에게 멕였는고?-외삼촌
오호라.. ㆀ ≥▼≤ㆀ ㉪ㅔ ㉪ㅔ
대단한 상훈아 !!! 벌써 산꾼이 다 됐네 그려. ^^ 새해 소망하는 일 모두 모두 이루거라.ㅡ나? 외숙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