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과 정의>
염화불화탄소(Chlorofluorocarbon, CFC)는 메탄이나 에탄 같은 포화탄화수소의 수소 자리에 염소(Cl)와 불소(F)가 치환된 화합물을 말하며, 수소의 일부가 치환되지 않고 있으면 수소화염화불화탄소(Hydrogenated Chorofluorocarbon, HCFC)라고 함. 최초로 CFC를 상용한 듀퐁의 상품명에서 유래한 프레온(Freon)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음. 주기율표상 염소 및 불소와 같은 족에 속하는 브롬(Br)을 포함할 경우 할론(Halon)이라고 불림.
<프레온의 역사>
어떤 천재의 획기적 발명
GE의 연구원 토마스 미질리 주니어(Thomas Midgley Jr)는 1928년 휘발유의 antiknocking agent로서 TEL(tetraethyl lead)을 발견하였다. 이 TEL은 납에 4개의 에틸기가 결합된 유기연으로서 이후 휘발유 취급자의 유기연중독과 배기가스의 연배출에 의한 도시지역 대기오염이 문제됨에 따라 현재 승용차용 휘발유에는 첨가가 금지되어 무연휘발유가 대세이다. 이 토마스 미질리 주니어가 2년 뒤인 1930년 또 한건의 역사를 이루는데, 새로운 냉매를 개발하던 중 최초로 dichlorodifluoromethane(CFC 12, CCl2F2)의 합성에 성공하였다. 이듬해인 1931년, 듀퐁의 전신인 Kinetic Chemical은 이 물질과 trichlorofluoromethane(CFC 11, CCl3F1)을 "Freon"이란 상품명으로 시판하였는데, 기존에 냉매로 쓰이던 이산화황(CS2)이나 암모니아과 달리 부식성이 없고 자극성이나 독성이 낮아 각광을 받았다.
프레온의 용도 확대
1940년대에는 압력조건에 따라 쉽게 기화되는 프레온의 특성을 이용하여 스티로폼 발포제로 쓰이기 시작했고, 스프레이 충전제로도 이용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정밀전자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염화탄화수소보다 화학적으로 더 안정적이면서도 더 미세한 세척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점이 부각되어 전자부품의 세척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프레온의 오존층 파괴
불소-탄소간의 강력한 결합력에 의해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여, 불꽃을 가하더라도 산화되지 않는 프레온의 특성은 엉뚱한 곳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지상 10km이내의 대류권에서는 수십년-수백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안정상태를 유지지만, 그 이상의 성층권에 도달하면 자외선에의해 프레온에 결합되어 있는 염소원자가 떨어져 나와 오존의 연쇄적인 분해를 일으켜 이로 인해 성층권의 오존층이 엷어진다.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오존층이 1%감소하면 암을 일으키는 자외선-B는 1.5-2% 증가하며, 이에 의해 피부암 중 Basal cell carcinoma는 4%, Squamaous cell carcinoma는 약 6% 증가할 것이라 하고, 백내장은 0.6-0.8%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EPA). 오존층의 감소는 프레온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20세기 중반부터 뚜렷이 진행하고 있으며, 그에 비례하여, 인종적 차이는 있지만, 피부암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프레온의 온실효과
한편 프레온은 오존층의 파괴 뿐 아니라 온실효과에도 기여한다. 온실효과는 지구에서 방출하는 복사열(적외선)을 흡수하여 지구 밖으로의 방출을 차단함에 따라 지구를 보온하는 효과를 말하며,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온실효과에 대한 프레온의 영향도 만만치 않다. 현재, 대기중 프레온류의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수십만분의 1정도에 불과하지만, 프레온 1분자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 1분자의 1만배에 달해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잘 알려져있다시피 온실효과는 최근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기상이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프레온 규제와 대체 화학물질의 개발
이처럼 프레온이 일으키는 환경파괴의 위험이 심각해지자 기존의 프레온의 화학구조에 일정한 변화를 가해 환경파괴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되었는데, 그 화학적 특성은 탄소주위에 결합되는 염소나 불소의 수를 줄이고 수소가 결합되게 하여, 대기 중에 좀 더 분해가 잘 되게 하거나(HCFC), 염소는 빼고 불소와 수소만으로 치환하여 성층권에 도달하더라도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도록하는(HFC) 등이었다. 이 중 HCFC는 대기중 수명이 수백년인 CFC보다는 분해가 잘 되지만, 그래도 분해되려면 수십년이 걸리기 때문에 환경보호를 위한 대안으로는 많이 미흡해서 몬트리얼 의정서에서는 '과도기적'으로만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현재 국가에 따라서는 CFC에 준하는 규제를 받고 있다.
<프레온의 명명법: 프레온 번호>
프레온류는 정식 화학명보다 "프레온 번호"라고 불리는 두세자리의 특정한 번호가 달린 채로 불리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가령, HCFC에 해당하는 물질로서 현재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진단 대상 물질로 지정된 디클로로플루오로메탄은 HCFC 21, Freon 21, F-21, R-21 등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특수건강진단 대상물질은 아니지만 작업환경측정 대상물질인 1,1-디클로로-1-플루오로에탄은 HCFC 141b 등으로 표기된다. 이 번호의 백의 자리수는 '탄소수-1', 십의 자리수는 '수소 수+1', 일의 자리수는 '불소의 수'와 같은데, 이 번호에 90을 더하면 백의 자리수, 십의 자리수, 일의 자리수는 각각 탄소수, 수소수, 불소수와 같게 되며, 탄소주위의 나머지 자리는 염소의 수가 된다("Rule of 90"). 탄소가 두개 이상일 경우 a, b, c등의 소문자가 붙는데 이는 결합된 불소의 분자내 대칭성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예를 들어 '프레온 22'의 경우, "Rule of 90"에 의하면, 22+90=102, 즉 탄소1개 주위로 수소는 없고, 불소가 2개 결합해 있으며, 나머지 2 자리는 염소가 결합된 CFC라는 뜻이다. 즉 프레온 22는 dichlorodifluoromethane이다.
<프레온류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용도>
1. 일반적으로 치환되지 않은 수소가 많을 수록 화학적 안정성이 떨어진다. 불소가 많으면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다. 염소가 결합되어 있지않은 불화탄소는 비점이 영하이며 지방용행성이 매우 낮다. 그런데, 염소가 결합되어 있으면 비점이 올라가 상온환경에서 액화-기화의 상변화를 쉽게 유발할 수 있고, 지방용해성이 높아져 세척성이 좋아지지만 오존층 파괴성이 커진다.
2. 분자내 원자간 결합력이 매우 높아 안정적이지만, 분자 끼리의 결합력이 매우 낮아 압력변화에 따라 쉽게 기화되거나 반대로 액화된다. 응축기로 압력을 놉혀 액화시킨 프레온의 압력을 갑자기 낮추면 쉽게 기화되며 팽창한다. 이를 이용하여 프레온은 냉장고, 에어컨 등의 냉매로 쓰이고, 각종 스프레이의 분사제로 쓰이며, 스티로폼이나 우레탄 성형시 첨가하면 발포(foaming) 효과가 있다.
3. 염소와 불소가 같이 결합된 프레온류는 분자와 분자간에 인력이 작용하지 않아 분자단위로 정밀부품에 묻은 미세한 지방성 불순물에 작용하여 모재의 손상없이 용해한다. 작업물이 비교적 클 경우 프레온류보다는 TCE나 MC 같은 염화탄화수소가 많이 쓰이지만, 정밀도가 높은 회로기판, 반도체 등의 세척에는 프레온류가 많이 쓰인다.
4. 관이나 용기를 부식시키지 않으며, 연소성과 폭발성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소화작용이 크다.
<프레온류에 의한 건강장해>
1. 특유의 화학적 안정성으로 인해 TCE, MC 등 염화탄화수소와는 달리 생체 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은 채 호흡을 통해 신속히 배출된다. 따라서, 염화탄화수소와는 달리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노출지표가 없기도 하다.
2. 염소를 포함한 프레온류는 지방용해성이 높아 신경조직에 잘 침투되는데,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다. 마취제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할로탄은 분자식이 2-bromo-2-chloro-1,1,1-trifluoroethane으로서 프레온류에 속하는 화합물이다. 마취작용은 물질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염화탄화수소 및 프레온류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염화탄화수소류와의 차이점은 알콜류의 대사산물(예: trichloroethanol)에 의한 2차적인 중추신경억제작용이 없어 상대적으로 회복이 빠르고 음주가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낮다는 것이다.
3. 염화탄화수소와 마찬가지로 프레온류도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심장내의 신경전도에 영향을 미쳐 치명적인 심부정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피부의 지방질을 녹여내어 주부습진과 비슷한 탈지성 습진(defatting eczema)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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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프레온의 모순
"프레온이 없는 여름나기가 가능할까?...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프레온 때문에 여름이 자꾸 더 더워지고, 비도 더 많이 온다."
"프레온 때문에 여름햇살의 자외선이 더 강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