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넋을 잃고 있는 서해안 주민들의 터전인 서해바다 기름제거를 위해 15일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협의회(회장 최인석) 회원 200여명이 무장을 하고 나섰다.
서해안 신두리 해수욕장에 닿아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 속에서도 준비해 온 방제작업복, 장화, 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 일사분란하게 작업준비를 서둘렀다. 내복을 입고 털모자를 쓰고 겹겹이 옷으로 몸을 부풀려 두 배로 늘어난 회원들의 몸집은 거센 바닷바람을 막아내며 최인석 회장의 지휘아래 기름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뽀얀 모래는 기름띠 속에 묻혀 온데간곳 없고 수초들은 초상을 치루는 듯 검은 옷을 입고 힘겹게 서 있다. 굴 양식장은 보상 문제로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죽어서 힘없이 밀려온 굴 껍질과 조개들이 모래위에 나뒹굴고 있고 밀려나간 썰물에 층층이 골진 모래사장은 검은 기름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기도 하고 쓰레받기를 이용해 걷어내고, 헌 옷가지로 닦아내는 원시적인 방법밖에는 손을 쓸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호미를 들고 수초들을 캐내거나 잘라내는 작업 또한 힘겨웠지만 어민들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면 조금도 손길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몰라 하는 타 단체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손한두 흥덕 지구회장은 구체적인 설명과 지휘로 봉사원들을 신속히 현장에 투입, 기름띠 제거에 박차를 가했다. 밀물이 밀려올까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봉사원들은 쉴 틈 없이 이른 9시 30분부터 밀물이 들어오는 오후 3시까지 내내 기름띠 제거에 혼신을 쏟았고 오늘 급식 인원수만 800여명에 달한다. 호화스러운 반찬은 아니지만 모두들 감사하게 식사를 했다.
어느 한 자원봉사자는 밥 차를 보고는 식사를 할 수 있느냐 물어오기도 했다. 적십자의 밥 차는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 라고 대답해 주자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눈빛을 건네주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이렇게 어려운 곳에서 적십자 밥 차를 처음 봤다며 앞으로는 적십자 회비를 충실히 납부하겠노라 흔쾌히 스스로의 약속을 다짐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오늘(15일)까지 충북지역의 적십자 봉사원 700여명은 서해안 신두리 지역에 발 빠르게 투입이 되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급식봉사와 기름띠 제거에 앞장섰다. 봉사자가 봉사자를 돕고 전국에서 몰려오는 자원봉사자들의 인간 띠가 기름띠 제거를 하는 진풍경을 만들어 냈다.
대한적십자사는 재난재해 시 제일먼저 투입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어려움을 함께 나누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모든 국민들이 적십자의 활동을 알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봉사자들의 더불어 사는 삶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 최인석 충북지사협의회 회장 - 기름띠 제거를 위한 설명
▲ 한줌이라도 제거에 혼신을 쏟고 있는 봉사원들.
▲ 인간띠가 기름띠를 제거한다.
▲ 끝없이 이어지는 서해 바다의 급식.
▲ 남편과 함께 기름띠 제거에 나선 신순호 청주지구 부회장(왼쪽 상)
▲ 기름띠 제거를 위한 복장 준비(오른쪽 상)
▲ 참혹한 현장을 촬영하는 헬기를 보며 다시는 이런 재난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김인호팀장(왼쪽 하)
▲ 비싼 유흡착포 대신에 헌 옷가지로 기름띠 제거(오른쪽 하)
http://cjinews.com/ArticleView.asp?intNum=1427&ASection=001007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