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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지리산 왕복종주
산행코스: 성삼재 ~ 천왕봉 ~ 성삼재
산행시간: 19시간 11분
날짜: 2009.01.02~03일(무박2일)
누구와: 혼자서...(연하봉에서 성삼재까지 "희야님"지원산행 동참)
오대산,지리산......오대산,지리산......오대산,지리산.......
금주에 지역산악회에서 오대산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머리속에는 온통지리산만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한참을 고민 하던중 아~ 빨리 머리속을 비우자 싶어 지리산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지리산을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토요일 이른새벽 입산하여 오후에 하산하면 다음날 오대산을 갈수 있기에 그렇게 하기로마음먹고 실천에 옮기기로하였다
ㅎㅎㅎ 제가 산 욕심이 좀 많아요
일단 출발전 방장님과 몇몇분들께 지리산 간다고 문자로 알려 드렸다
구미 톨게이트를 23:27분에 통과하여 경부고속도로로 진입 김천분기점에서 고령분기점으로 다시 진입 그렇게 88고속도로를 접어 들고 있었다
"아차~! 물통에 물을 담아야 하는데..." 남성주 휴게소를 그냥 지나쳐 버렸던 것이었다
"에이~! 거창휴게소에서 물 담으면 되지" 하면서 미련을 버리고 그렇게 거창휴게소를 달려가고 있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잠시후 거창휴게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뿔사!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휴게소 문이 굳게 닫겨있지 않는가?
너무 늦은시간이어서 그런지 일찍 문을 닫은상태였던 것이었다
할수 없이 지리산 휴게소가서 물 담아야지 하면서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깐~!
내가 지금 가고 있는곳은 성삼재~!
그러면 지리산 휴게소 가기 바로전 지리산 톨게이터로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물을 담을수가 없잖아
이거 참 낭패였다
일단 가다가 물 받을수 있는곳이 어디 있겠지 하면서 계속 운행을 하였다
인월을 지날때쯤 앞전 지리산 태극종주를 마치고 하산해서 희야님께서 밥 사주신 식당을 찿아보았다
왜냐면 그곳에 내 소중한 장갑을 놓고 왔기 때문에 일단 전화번호라도 알아놓고나서 나중에 왕복끝내고 나면 찿으러 올려고 했던것이었다 하지만 그 식당을 아무리 둘러보고 돌아보아도 보이질 않았다 ㅠ.ㅠ
그렇게 헤매고 있던중 02:00시쯤 희야님께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희야님 지금 몇신데 안주무시고 전화 하셨어요"?
일찍 초저녁에 잠을 잤다가 잠기 깨어 문자를 확인하여보니 "곤조통 지리산 출발"이라는 문자를 보고 바로 전화 하셨다고 하신다
잠이 확 달아나셨다고 한다
"아 나도 지리산 엄청 가고 싶었는데...나 지금 출발할까?"
"엥~! 지금요? 지금오시면 성삼재 도착하면 얼마나 걸리시는데요 너무 늦을것 같은데요 그냥 계세요?"
"일단 준비해야 되니 전화 끊어 봐바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02:50 다시 전화기가 울린다
" 나 지금 출발했어 한 세시간 조금 더 걸릴꺼야"
헉 출발하셨다니...그냥 계시라 해도 계실분도 아니지만...
시간은 자꾸 흘러 할수 없이 성삼재로 차를 돌렸다
그런데 성삼재와 정령치 삼거리쪽에 바리케이트가 쳐 있었다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얼어 있기때문에 차량 통제 차원에서 설치 되었던것 같았다
무시하고 진입을 시도했다
얼마가지 않아 바로 굴곡이 시작되는 부근에 길이 얼어 있었다
이길로 계속가야하나 아님 그냥 올라가? 고민하다가 그냥 오르기로 마음먹고 엑셀레이터와 핸들을 신중하게 다루면서 올랐다
이윽고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곳에 쇠사슬로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사람도 없고 휴게소도 불이 꺼져있었다 할수없이 시암재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서 올라오기로 마음먹었다
시암재 휴게소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성삼재까지 등산객을 태워주고 내려오는 택시를 쌍라이트로 불러 새웠다
"저 아저씨 제가 성삼재까지 가야하는데 얼마면 되죠?"
아저씨 나를 한번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훌터 보신다 그러시면서 하시는말씀
"비싼데...내가 지금 열차시간에 맞추어 내려가야 하기때문에..."
"그러면 만원이면 되나요?"
잠시 생각하시더니...
"만오천원이요 만오천원이면 올라가고 아니면 말고..."
헉~!
시암재에서 성삼재까지 만오천원이라니...아무리 상황이 극박하더라도 이건 아닌것 같았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고 그 택시기사님의 순간 바가지 요금이 불합리해 보였다
"아그래요 그러면 할수 없죠 그냥 젊은놈이니깐 그냥 올라갈께요 시간허비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
기사님도 황당했는지 이내 뒤돌아보지 않고 씽 가버린다
아무리 등산객을 상대로 운행한다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생각된다
내가 판단한 생각이 잘못된건지 아님 원래 요금이 그런건지...하지만 여기선 내 판단을 중요시 하고 싶다
그렇게 택시를 보내고 헤드렌턴을 머리에 차고서 시암재에서 성삼재로 나홀로 산행은 시작되었다
대략 20~30분 정도 소요되었던걸로 기억된다
시계를 보니 03:58분
많은사람들이 산행을 하기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04:30분쯤에 입산시켜줄거라는 정보에 맞추어 여유롭게 왔는데 04시쯤에 입산개방을 하였던 것이었다
서둘러 출발전 사진을 찍고 오르기 시작했다
출발은 후미 그러나 잠시 오르다보니 어느새 선두 ㅎㅎㅎ
바닥이 얼어 조금씩 미끌어지기를 반복 이내 아이젠을 착용한다
노고단 취사장에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우와 맛있는 냄새 내 코를 자극한다 ㅠ.ㅠ
노고단 고개에 올라서서 새벽공기의 향취도 잠시 천왕봉을 향해 빠르게 진행한다
눈은 쌓여 있지만 길이 완만하여 산행하기엔 좋았다
그런데 날씨가 좋아서 였을까 음지는 아직 눈으로 쌓여 얼어있지만 양지는 눈이 다 녹아 흙이 그래로 다 보였다
아이젠을 벗으려니 또 빙판얼음길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
눈이 쌓여있던 녹아있던 그냥 아이젠을 착용하고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번도 무릅통증을 몰랐던 내가 무척이나 무릅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서서히 아픔의 정도는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으며 그 모습은 나이들면 찿아오는 퇴행성 관절염때문에 아파서 절뚝절뚝하시는
연세많으신 어른분들의 걷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이해가 된다
그렇게 통증을 참으면서 도착한곳이 연하천대피소이다 갈길은 멀지만 통증도 가라앉힐겸 취사장으로 들어선다
온통 아침준비로 여기저기서 버너에 물 끓는소리와 맛난 냄새로 또한번 코를 자극한다
비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나무의자에 잠시 앉아 무릅통증 완화를 기다려본다
이왕 여기서 쉬는것 제대로 쉬자 싶어 초코파이와 귤한개로 아침을 요기한다
너무 많은 휴식은 리듬을 깰수도 있기에 곧 바로 일어선다
그순간 윽! 조금전 아픔의 두배이상이라고나 할까
걸음을 옮길때는 덜했는데 잠시 쉬었더니 두배이상의 통증이 밀려온다
또다시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왜 여길 왔을까? 왜 이고생을 하고 있지? 가만히 집에 있었으면 추위는 고사하고 이런 고통은 없었을것을 하면서 또한번 내 자신에게 넋두리를 해본다
후회한들 소용없다 어짜피 내가 자초한 일이고 누가 시켜서 하는것도 아니고 내 자신의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불러 일으켜봄도 있거니와 말할수 없는 중독에 빠져서 이곳에 오지 않았던가?
산이좋아 찿와왔고 그 기쁨을 그냥 가져 가기엔 너무나 값진것이기에 지리산 산신령님께서 기쁨의 댓가를 고통으로 바꾸어 주신것 같다 앞전 지리산 태극종주때도 고통이 따랐지만 지금의 이 왕복종주에도 고통이 따르고 있었다
지리산이라는 대 웅장한 어머님같은 산이 날 받아는 주시는데 고통스럽게 받아주신다 ㅠ.ㅠ
연하천에서 얼마가지 않아 몇몇 등산객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 제이쓰리? 필승~!"
"누구세요,혹시 제이쓰리 회원분이세요?" 라고 마주친 그분에게 여쭈어 본다
"저 제이쓰리 패왕입니다"
"패왕? 아~! 얼마전 가입하신 서초패왕님? ^.^ 아이고 반갑습니다 그런데 이곳엔 어쩐일로..."
"아~네 저번에 지태동부능선에서 죽을뻔 했잖아요 오늘은 무사히 지나왔고 지금 이정도면 성삼재 12:00시쯤도착해서 간단하게 우동한그릇하고 서북능선 들어갈려구요 그리고 오늘 지태성공시키고 다음주에는 왕복종주 그다음주는 화대종주 이렇게 함 해볼려구요"
그런데 그 말씀하시는 모습과 말투에 무척이나 자신감과 힘이 있어보였다
"우와 동부능선 치고 오셨으면 이제 다 하셨네요 그런데 방장님께는 연락드렸나요?"
방장님께는 연락드리지 못했고 그부분에서는 아직 알리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혹시나 실패할수 있기때문에 그랬을까? 아님 부담을 드리기 싫으셨을까?
여하튼 무지 반갑고 이렇게 산에서 같은 회원과 조우할수 있다는게 얼마나 기쁜일인가
그래서 기념으로 한컷 찍어 드렸고 나또한 기념으로 한컷 찍어본다 ^.^
그렇게 만남의 기쁨도 잠시 서로간 아쉬움을 뒤로한채 화이팅을 외치며 각자의 길로 향하다가 문뜩 희야님이 생각이 났다
"서초패왕님~ 지금 노고단에서 반야봉쪽으로 희야님이 오고 계실거에요"
라고 말씀드리고 다시 내가 가야할 천왕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어본다
정상적인 몸일때도 그러하겠지만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정말 고통의 연속이었다
이 산행기속에 내내 내자신의 고통을 많이 묘사시키는데 그 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는것을 알리고 싶었을뿐 다른취지는 없다
벽소령까지만 가면 거의 다 온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한발 한발 힘을내어 걸어본다
드디어 벽소령 도착
사진에는 브이를 표시하면서 웃고 있지만 ㅎㅎㅎ 그 웃음은 진정한 웃음일까?
이제 세석대피소 까지는 6.3km 천왕봉까지는 11.4km 절반이상을 왔기에 힘이 날것 같지만 내 머리속엔 아직도 11.4km나 남았나
라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
문뜩 이런생각이 난다
어떤 사람이 A라는 사람과 B라는사람에게 똑같이 천원을 주면서 맛있는거 사먹거나 하고 싶은거있으면 그돈으로 쓰라고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A라는 사람은 "에이 이돈으로 뭘해요 빵하나 사면 다른것 살수도 없겠구만" 하고 투덜거리는 반면 B라는 사람은 "아니 이렇게나 많이 주셔도 괜찮나요 주신돈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 라는 표현을 하였다고 한다
즉 천원빡에 안되요 라고 불만족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반면 천원씩이나 주시나요 라고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두 분류의 서로 상반된 생각의 차이가 불연듯 잠시 떠 올랐다
"그래 아직도 11.4km나 남았네가 아닌 이제 얼마 안남았네"라고 내 자신에게 다시한번더 타이르며 상기시켜본다
이번에 산행을 하면서 절실히 느낀점이 하나 있다
아이젠을 신고서 절대로 뛰지말것 특히 자갈돌이 많거나 바위가 많은 산들에 있어서는 더 더욱 사뿐 사뿐 다닐것
이렇듯 직접 몸소 체험해보지 못하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건강도 건강할때 지켜야 하듯 또한번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 산행을 할때 시그널을 앞뒤로 다 달고서 다녔다
배낭에 달고서 다니면 뒤에서 오는 사람은 알수 있겠지만 앞에서 마주치는 분은 그냥 지나치기가 일수 이기에 잘보이는 가슴쪽에 하나를 더 달았다 그러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어 제이쓰리?"라고 하신다 그러면 "혹시 클럽회원분이세요?"
J3클럽은 잘 알지 하지만 가입은 하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하겠고 그냥 관망만 할뿐이라고...그리고 부럽다면서 대다수 만나시는 분들이 그런말씀을 하신다
나역시 여기 클럽에 들어오기전 카페를 둘러보고서 경악을 금치못했다
보통 지리산 종주라 하면 1박2일이나 2박3일로 종주하는줄 알고 있고 또한 지리산 왕복이나 태극종주는 산에 거의 매일같이 사는사람외에는 못할것이다 라고 느끼는게 보통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때는 나도 같은생각을 하면서도 나중에 꼭 한번 해 보리라 마음만 먹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산행을 하지 않았는가?
우여곡절 끝에 3대종주중 제일 힘든 태극을 성공시키고 이렇게 왕복을 하지 않았는가?
이 기쁨은 해보지 못하사람은 모를것이다 미친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해도 무관하다 그 다음은 내가 판단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벽소령에서 세석산장까지는 그렇게 오름과 내림이 많지가 않았던걸 기억된다
생각을 좋은쪽으로 해서일까 어느새 세석산장에 도착하게 된다 잠시 쉬어갈려고 하였으나 쉬면 무릅의 통증이 더 심해질까싶어 이내 장터목으로 향한다 연신 문자 세래로 전화기가 울린다 기온이 차가워서 그런지 올라오기전 모두완충 상태로 왔건만 밧데리쪽에서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촛대봉을 지나 드디어 연하봉!
눈앞에 천왕봉이 그 웅장한 자태를 자아내며 오는이들을 맞이해주고 있었다
방장님 전화상으로 하신말씀
"아직 밥 안먹었지 배고플껀데...일단 천왕봉찍고 장터목들어가서 콜라 두개정도 사서 마시면 좋을거야"라고 하신다
콜라에는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허기를 달랠수 있다고 하신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점심준비에 분주하다
그곳을 지나려니 배가 꼬르륵 신호를 보낸다 ㅎㅎㅎ 이놈도 답 달라고 때를 쓰는가 보네
연하봉에서 보면 장터목에서 천왕봉 금방 찍고 올것처럼 보였지만 천왕봉이 그리쉽게 받아주지는 않는다
오르면서 아쁨은 잊은채 일단 천왕봉부터 찍고 보자는 심정으로 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쉬다 가다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고통스럽게 천왕봉에 다가 가고 있었다
드디어 천왕봉 바로및 나무이정표 앞
그곳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그 웅장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많은 등산객들에 쌓여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꼭 현재의 내 심정 같아 보였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면서 정상석에 몸을 맡겨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애초 시작하기전에는 14~15시간정도로 해볼려고 마음먹었으나 이내 물거품으로 돌아가 버렸다
시간단축은 고사하고 일단 완주에 주안점을 두고서 발걸음을 다시 장터목으로 향했다
성삼재까지 갈려니 눈앞이 캄캄했다
전화가 울린다 희야님께서 어디쯤이냐고 물으시길래 "이제 정상석 찍었어요" 라고 하니 "아니 아직도 거기야"
"난 지금 세석 1km전방이고 장터목 쪽으로 가고 있으니 곤조통님은 천천히 오세요?" 라고 하신다
"아니 그럼 이왕 여기까지 오셨으니 제가 장터목에 기다리고 있을테니 희야님은 천왕봉 찍고 오세요"라고 하니
"난 오늘 그냥 지리산을 산뽀수준으로 걷고 싶었을 뿐이고 천왕봉 찍는다 해도 내 자신에게 있어서 별 의미가 없다면서 그냥 조심해서 오시고 나도 그냥 가는데 까지 같다가 곤조통님 만나면 그냥 같이 돌아 갈겁니다"라고 하신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앞선다 새벽에 지리산까지 와 주신것만 해도 미안해 죽겠는데 거기다 내 힘들다고 지원산행을 자초하셨으니 이 당사자는 얼마나 미안해하고 있는지 본인은 아실런지...
오름보다 내림에 고통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
배낭에 물이 바닥이다 장터목 도착과 동시에 식수가 있는 아래로 내려 갔다
겨울이라 그런지 동파가 되었는지 물이 나오질 않았다
다시 장터목으로 올라가 산장안으로 들어갔다
팹시콜라 두개와 생수 500ml 두병을 사서 콜라는 바로 벌컥벌컥 마시고 나머지 콜라 하나는 희야님 드려야 겠다 싶어 배낭에 물과 함께 넣어둔다
장터목에서 바로 연하봉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내가 이런 표현하면 좀 그렇겠지만 그때의 그 모습을 글로써 설명하긴 좀 그렇지만 이러했다
연하봉 정상 거의 다 올라올때쯤 들려오는 한마디
"곤조통" 그 말한마디에 고개를 들어 보니 희야님이 정상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런데 희야님 뒤쪽으로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여 몸에서 광채가 나오는 모습 즉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뒤에 뭔가 강한 빛으로 둘러 쌓여있는 모습이라고 할까? 정말 아름답고 눈부시고 반가웠다
끙끙거리면서 올라온 나를 안스럽게 보셨는지 이내 가방을 바꾸자고 하신다
난 괜찮다면서 자꾸 거절해도 구지 가방을 바꾸신다 희야님가방은 배낭이 아닌 허리쌕이었다
참으로 남자의 자존심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거의 똑같이 걸어온 거리이고 물론 내 무릅에 통증이 있다고 하지만 얼굴에는 힘든내색 하나 없다 정말 대단하고 무서운 분이시다
어떤분이 희야님 낭군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꽤 강한 남자이어야 할것이다 ㅎㅎㅎ
그렇게 만나서 다시 우리는 성삼재로 향하였다
그런데 방장님께 전화가 왔다 연하천은 그렇다 치더라도 벽소령은 자칫 늦으면 통과가 힘들수도 있으니 최소 17:30분 전에는 통과를 하여야 한다고 하신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별로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략 15:30~40분쯤으로 기억된다 연하봉에서 벽소령까지 2시간 30~40분 과연 가능할까?
일단 가 보기로 했다 성한 다리가 아닌 아픈다리를 끌면서 희야님을 앞세워 우리는 벽소령으로 향한다
세석을 조금 지났을까 또 누군가 지나치면서 " 어~!제이쓰리" 하신다
뒤돌아서면서 "혹시 회원분이세요" 라고 여쭈어 보니 아직 가입은 안했는데 울산에 있고 저희 회원분 중에 누구를 잘안다고 하셨는데 기억이 오래 가지못하는 내 머리가 조금은 속상할뿐이다
"제이쓰리에 별 볼일없는 곤조통과 이분이 제이쓰리에서 그 유명하신 희야님입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그럼 기념사진이라도 찍어도 되냐면서 희야님을 모델로 삼으신다 ㅎㅎㅎ덩달아 나도 끼워주신다
가입을 유도했지만 그분역시 관망만 할뿐이라면서 그러신다 나와 희야님 적극 추천을 권유했다
사진을 올려주시려거든 가입부터 하셔야 되잖아요 하면서 또다시 권유했고 마지못해 그럼 가입하겠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가입할 닉네임은 시나브로 라고 지으실려고 하셨던것 같다
갈길이 멀고 또한 시간이 촉박하여 아쉬움을 뒤로 하고 또다시 우리는 벽소령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또 얼마가지않아 또 한분이 아는척을 하신다
"혹시 클럽분이세요 "라고 하니 "네 J3클럽 유목민 입니다 "라고 하신다
유목민님 만나뵙게되어 무지 영광이었습니다 함께 하신 일행분들께도 반가웠다고 전해주세요 ^.^
그렇게 짧은만남뒤 뒤돌아 서시면서 하시는 말씀 "J3 화이팅!" 순간 힘이 절로 난다 그래서 답변을 한말
"저 지금 희야님한테 끌려가고 있어요?" 라고 하니 같이 오신 일행분들 박장대소를 치신다
사실 끌려 가다시피 했거든요 ㅠ.ㅠ
그래서 이정도의 시간이 나오겁니다
혼자였으면 포기는 하지 않았겠지만 대략 새벽 2~3시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남자의 자존심이 뭔지 아픈다리를 질질끌다시피 하면서도 여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남자의 비명소리(내리막 칠때 나타나는 나도 모르는 끙끙 거리는 소리)를 들으셨는지 뒤돌아 보면서 괜찮냐면서 내 페이스를 조절해주신다
"네 괜찮아요" 했지만 죽을맛이었다 ㅠ.ㅠ
평지길은 그런데로 따라 갔지만 내리막은 붕붕 날라다니신다 설마 내가 천년묵은 여우에게 홀린건 아닌지...의심이 갈 정도로 산을 잘 타신다
드디어 통과를 해야할 벽소령대피소!
주위에 있는 벤취에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공단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냅다 싶어 줄행랑 칠려는 순간 하얀 포대자루를 들고 있는사람이 나타났다
순간 나도모르게 벽소령으로 방향을 돌렸다 희야님도 내 뒤를 따르신다
그사람이 취사장쪽으로 내려가는 순간 주위를 둘러보고 희야님과 줄행랑을 쳤다
뒤가 건질 건질하면서도 긴장감 백배 ㅎㅎㅎ 경험해 보신분들은 이마음 알것이다
그렇게 벽소령을 통과 하고 나니 긴장감이 풀려서인지 무릅이 더 아파오기 시작한다
잠시 요기나 하고 가자면서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데 왠 사람들이 가는방향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설마 공단직원일까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앞섰다
가까이 오니 젊은분들이셨다 "어디까지 가세요" 라고 여쭤보니 "벽소령까지 갑니다" 라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어디까지 가세요" 라고 하시기에 "성삼재까지 갑니다"라고 하니 "그럼 22:00시쯤에 도착하시겠네요" 하신다
그때라도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은 간절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라고도 볼수있는 연하천 대피소
지친몸을 이끌고 드디어 연하천 도착
헤드렌턴을 끄고서 조심조심 조용히 다가섰다
그런데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창문넘어로 밖을 살피는것 처럼 보였다
대략 19:00정도였으니 그럴만도 하다 저녁준비로 바뿐사람들과 오고가는 사람 감시 하느라 창문으로 내려다 보고 있는것 같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상황
전화를 걸어 시선을 다른곳으로 유도해 보려 했으나 전화을 받지 않아 일단 실패
아~!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한사람이 렌턴도 안켜고 우리쪽으로 뚜벅 뚜벅 걸어오고 있지 않는가?
그때의 심정은 정말 간이 콩알만해 졌다 그런데 그사람 분명 우리를 봤을건데 그냥 벽소령방향으로 걸어가신다
오잉~! 이건 무슨상황 분명 복장으로 보아 산을 타는 사람 복장은 아니었는데...일반 잠바차림에 헤드렌턴도 없이 그냥 벽소령방향으로 걸어간다 우리는 의아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도 아니면 모다 일단 잡히면 잠시 취사장에서 쉬었다가 움직일 요량으로 그냥 치고 나가 보기로 했다
벽소령통과 할때보다 더 긴장감이 맴돌았다 벽소령은 그나마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하고 있을시점이었지만 연하천은 어둑해진 밤이 었기에 더 없이 통과될수 있는 확률이 낮았다 그것도 이른 초 저녁이었기에...
희야님 앞장서시면서 불안했는지 뛰기 시작하신다 나도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치고 올라갔다
그런데 조용하다 그냥 통과가 된것이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하늘의 달도 우리를 반기듯이 초생달로 웃고 있었다
초생달이었지만 무지 밝았다 희야님과 잠시 그 자리에서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너무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다 같은 하늘이라 하지만 지리산에서 보는 맑고 영롱한 밤하늘을 볼수 있는 기회도 드물것이다
우리는 한참을 관람료도 없이 무료로 밤하늘의 별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하니 무릅이 다시 고통을 선사한다
쉬지않고 빠르게 걸을땐 몰랐는데 잠시 쉬었는데 고통이 두배로 밀려온다
고통을 느끼면서 한발 한발 끙끙거리면서 가는데 또하나의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토끼봉쪽으로 오르는 계단이었다
천천히 위를 보지 않고 한발 한발 올라섰다 얼마를 올랐을까 다리가 아파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희야님은 어느새 다 오르셨는지 렌턴의 불빛도 보이질 않는다
이번 지리왕복구간중 제일 힘들게 고통을 느끼면서 올랐던것 같다
드디어 계단에 다 오르자 희야님 이내 날 걱정하신다
자 이제 힘든구간 거의 다 끝이 났고 이제 빨리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조금은 완만하지만 그런데로 아주 길이좋았다
속도를 조금 냈을뿐인데 아픔은 사라져 있었다
희야님 꽁무니만 쳐다보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걷기를 얼마나 왔을까 노고단 고개가 나타났다
희야님 사진기로 날 찍어 주신다 희야님도 한번 찍어 드릴께요라고 하니 거절하신다
날 성공에 이끌어 주신분이어서 찍어드리고 싶었는데 정중히 거절하신다
우린 곧바로 노고단 대피소로 향했고 그곳에서도 마찬가지 기념사진 한컷 ^.^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건 고통을 두배로 줄수 있는 내리막계단과 경사만이 남았다
그렇게 생 고생을 해가면서 도착한 성삼재 입구
공단 직원이 달려 나온다
"어디서 내려오시는 겁니까?"
"아~네 노고단 산장에서 내려오는데요?" 그러자 공단직원 왈" 야간산행 금지입니다"하면서 말한다
"급하게 집에 가야해서 내려 왔습니다 수고하세요?"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성삼재까지는 내려왔지만 우리가 가야할 최종 도착지는 시암재 휴게소
스틱을 질질 끌면서 지친몸을 이끌고 그렇게 시암재에 도착했다
손도 시렵고 배도 고프고 무엇보다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시동을 걸어 구례군청에 차를 주차해두었다는 희야님의 차를 가지러 이동하였다
엔진의 열기가 붙어 히터를 켜니 희야님 깜빡 졸았다 하신다
도착하여 차를 찿고 24시 해장국집을 찿아 그곳에서 내장탕을 시켜서 먹었는데 그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따뜻한 국물과 따뜻한 바닥의 온기 때문인지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기서 잘수 없다 하여 일단 남원까지 나가서 88고속도로를 타고서 최소 지리산 휴게소까지는 가야한다는 희야님 말씀에 속력을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장수톨게이터를 지나서 부터 졸음이 극도로 몰려왔다 희야님을 앞질러 지리산 휴게소로 진입하면서 조심해서 잘 가라고 손 흔들고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지치고 피곤한몸을 차에서 그렇게 보내고서 다음날 아침 09:30분경에 깨어 대구에 있는 동양체육관 잠시 들러 방장님 뵙고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점심 맛나게 얻어먹고서 구미에 도착하여 긴 여정을 풀었다
두서없이 막 써내려온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곤조통의 지리산 왕복종주 일등공신은 "희야님"입니다
희야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닉네임 정말 잘 작명 했네요~ 곤조통!!!! 지리산 왕복종주~ 지태때 그렇게 고생해서 완주하고 짧은 시간에 또 하나! 대구에서 만나면 내가 소주 한 잔 살게요~~ 축하합니다.
저 술 잘 못하는데...그냥 밥 사주시면 안될까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곤조통님! 왕복종주 축하 드립니다. 대단 하십니다. 함께 해 주신 희야님의 인간미도 돋보입니다.
희야님이 제 산행의 앞잡이 이십니다 가입은 저보다 조금 늦지만 산행실력은 여기 제삼리에서 남자여자 다해서 열손가락 안에 들겁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나도 숙제를 빨리 해야 하는데 ,,,
생각보다 실천이 앞서야 합니다 ㅎㅎㅎ 그러면 이런 좋은 결과가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곤조통님 왕복 축하드려요..그래도 무릎관리 잘 하세요. 산은 이사 안 가잖아요...
넵 명심 하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