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노산시조백일장 고등부 입상작
<장원>
- 김하은(춘천여고 3)
공원
풀벌레 울음소리 이따금 들려오고
별빛만 부서지는 적막한 공원에서
거니는 그녀 등에는 세살배기 아이가
이따금 들려오는 아이의 심장 박동
귓가를 간질이는 조그만 들숨 날숨
미소 띈 그녀 얼굴에 별무리가 내린다
사진 속 공원에는 엄마와 어린 내가
카메라 등지고서 초승달 바라보고
그립다 돌아 가고픈 어린 시절 여름밤
<차상 1>
- 한서윤(창원 용호고 2)
공원
공원에 가득하던 누군가의 추억들은
이곳에 버려진 채 꽃과 함께 떨어지고
노목엔 외로움만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네
<차상 2>
- 박하준(울산 강동고 1)
공원
사각의 건물 사이 걸음을 재촉하면
동그란 연못 옆에 나무들 팔을 벌려
향긋한 봄을 찾아온 꽃 손님 맞아준다
뜨거운 태양 아래 도시의 틈을 열어
초록 옷 활짝 펼쳐 그늘을 만든 나무
런웨이 위를 거니는 쭉쭉 뻗은 나무 같다
낙엽이 떨어지느 쓸쓸한 어느 저녁
절망적인 시험 성적 벤치에 혼자 앉아
내 어깨 쓰다듬어 준 단풍잎 고마웠다
칼바람 에는 겨울 가만가만 쉬는 공원
헐벗은 제 몸 위에 새하얀 옷을 입고
내일을 맞이하려고 꿋꿋하게 서 있다
<차하 1>
-이유빈(전남대 사범부설고 1)
공원
꽃처럼 맑게 웃는 소풍 나온 아이들
콩만 하던 잎사귀는 어느새 키 커지고
모두가 성장하겠지 파아란 하늘 위로
상큼한 바람 내음 내 몸을 씻겨주고
산책길 알려주는 매미와 풀벌레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여름이 손짓한다
불그스름 노래진 형형 색색 나뭇잎들
공원 여행 시작하러 낙엽이 되었나
어느새 가을 향으로 채워지는 나의 하늘
하얀 서리 주렁주렁 공원 나무 장식하고
빙수 같은 눈송이에 강아지들 혀 내밀 때
내 마음 순수해진다, 저 눈밭에 누운 듯이
<차하 2>
- 최제헌(평택 한광고 3)
공원
햇빛이 드러누운 푸르른 공원에서
나비야 뛰어놀고 웃음들 퍼져간다
우리는 눈 깜빡할 새 이만 치나 자랐네
저마다 마음속에 작은 꿈 움켜쥐고
발자국 새겨지는 잔디 위 보노라면
언제나 넘실거리던 시간들이 푸르다
바람을 씹어가며 달렸던 청춘들은
여름날 풀잎처럼 선명히 웃음 짓네
무수히 지나쳐버린 이름들은 추억일까
어제는 초록으로 내일은 햇빛으로
주변을 들러보면 모두 다 색깔이네
나날이 넓어져 가는 공원에서 달려 보네
<참방 1>
- 홍성준(경기 화홍고 3)
공원
지팡이를 짚고서 마실을 나오신
할머니 세상사는 이야기를 공원에서
듣는다 당신의 운동장에 하얀눈이 쌓이고
검은머리 하얀머리 되도록 벤치에
앉아 있던 할머니는 어느새 감나무에
홍시가 수북하게 열리고 씨앗을 남기고
사라진 그날에도 누군가를 하루종일
기다린다 찾아올 사람은 없어도 나무처럼
꽃처럼 망부석이 되어 떠날 줄을 모른다
<참방 2>
- 이하늘(경기 나루고 3)
공원
모처럼 즐기러온 공원 풍경 둘러보니
소나무 살랑이고 민들레씨 흩날리며
분수가 노을에 젖어 찬란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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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상작품
제34회 노산시조백일장 고등부 입상작
서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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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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