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맛 보았던 초당 할머니 순두부집 한 켠에서 즉석 두부를 만들고 있었다.
주인 할머니의 아드님쯤 되시려나? 초면의 객에게 이것 저것 설명을 친절히 해 주셨다.
< 두부 제조용 백태는 영월 동쪽 지방에서 재배한 '단작'을 최고로 친다. 전남 지방은 보리, 양파등을 수확하고 나서 콩을 심은 후 10월 말에 수확하지만 단작은 5월에 심고 10월 말에 수확을 한다. 이로써 생육 기간이 긴 단작이 알이 굵고 영양분 함량도 높다. 이 긴 생육 시간 탓에 강원도 산악 지방의 단점인 일조량 부족도 해결하게 되었다.> - 식객 중에서
1) 먼저 콩을 불려야 한다
제대로 불리면 콩의 가운데 노란색까지 싹 없어진다. 그 때를 잘 잡아야한다. 더 길게 불리면 두부가 맛이 없어진다.
따라서 계절마다 불리는 시간이 다르다. 아무래도 여름에는 짧고, 겨울에는 10여시간씩 불리기도 한단다.
그래서 중요한 포인트가 콩의 굵기가 일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은 덜 불었고 어떤 것은 지나치게 불었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그렇게 불린 콩이 냉장고로 하나 그득하다
2) 불린 콩 갈기.
이제 예전 같으면 멧돌로 갈았겠지만 요즘이야.....
요런 것이 있어서 기계로 간다.
< 갈아 놓은 콩에 '콩탕'을 만들어 그 국물을 부어가면서 수용성 단백질을 뽑아낸다.
콩탕은 콩 간 것과 콩물을 1:2의 비율로 섞어 졸인 것이다 > - 식객에서
3) 끓이기
먼저 간수를 넣고 끓이면서 조금씩 더 부어 가며 굳기를 맞추어야한다. 너무 많이 넣으면 당연 딱딱한 두부를 먹어야한다.
간수는 공급해 주는 업체가 따로 있어서 초당 마을은 전부 미슷한 곳에서 공급해 주는 것 같다.
요즘 두부 공장들에서는 성분이 뭔지 밝히지 않고 응고제라는 것을 넣는다. ('07년 1월부터 염화 마그네슘이라고 알리고 있다)
응고제를 뭘 쓰냐에 따라 두부 생산량이 10여배 차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맛의 달인 지로의 정보다.
게다가 콩을 끓이는 사이 거품이 많이도 인다.
이 거품을 걷어내 가며 끓여야하고, 다 끓이고는 거품이 사그러들 때 까지 5분 정도 기다려야한다.
공장들에서는 당연히 이 시간을 벌기 위해 소포제라는 약품을 써 왔다. 한 두 해전 CJ에서 두부를 출시 하면서 소포제는 쓰지 않는다고 광고하자 풀무원도 할 수 없이 따라갔다.
3) 틀에 넣기
끓인 콩물에서 몽글 몽글 순두부가 형선되면 베보자기로 두부만을 건저 먹으면 된다.
물론 단단한 두부는 물을 빼고 다시 누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진다.
음식은 시간과 정성이다. 턱없이 시간을 줄이고 재료를 아끼고 손을 아끼려면 먹을 것은 화학 약품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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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 원문보기 글쓴이: Her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