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회 시하늘 시낭송회는 김창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나사』 출판기념회로 열겠습니다.
- 카페지기 가우 박창기 시인
김창제 시인의 출판기념회를 시하늘에서 두 번째로 열게 되어 영광입니다.
- 시하늘 명사회자 제4막 권순진 시인
소여 님이 모셔온 신천과 사람들의 섹소폰 4중주
- 만남, 엘콘도파샤
낭송회에 처음 오신 토우 우종렬 님의 낭독 - 다가내
다가내*
-김창제
칼집이 없는 칼은 빛이 나지 않는다
당강당강
쇠붙이를 잘라내는 이빨
강한 것 위에 더 강한 것이 있다는 것을
목숨을 자르는 장수의 칼날
예술을 가꾸는 조각도
왕업을 세우는 왕자검은 아니지만
식재료를 다듬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세상 잡동사니를 잘라내고
옹이 박힌 업적들을 도려내는
손잡이가 불편한 생업의 공구다
땀과 소리를 자르는 우직한 노동이다
쨍그랑
게으름을 자르는 눈물이다
*다가내 : 쇠가 쇠를 자르는 특수한 공구용 칼
구미에서 오신 연화 김연화 님의 낭송 - 나사
나사
-김창제
내 마음에 박혀있는 나사
조이면 조일수록
단단해지는 힘이다
산이 푸르름을 당기고
하늘이 구름을 당기도
꽃이 아름다움을 당기고
서로가 서로를 조으며
매양 오른쪽을 겨냥하면서 당기고 있다
세월에 헐거워진 사랑을 조으고
조금 행복한 일상을 조으고
그리운 곳으로 추억을 당긴다
꽃이 꽃에게
사랑이 사랑에게
숫나사는 암나사에게
암호 같은 나사산으로 비벼간다
안개의 윤활유로 산은 매끄럽게 대지에 박히고
꽃은 붉게 나뭇가지에 박히고
내 사랑 심장에 박히고
조이면 조일수록 더 단단해지는
입구에서 시집을 파느라 수고 많으셨던 여름안개 곽도경 시인의 낭독 - 부레옥잡
부레옥잠
-김창제
그리움을 견디기 위해
뿌리로 가지 뻗고
보라색 꽃으로
사랑을 키우는 여자
늘 물 위에 떠 있어야
사랑인 줄 아는 너는
수평의 아름다움을 꿈꾸나
가늘게 뻗은 실뿌리처럼
아래로 아래로 땅 닿을 듯
그리움을 발돋움 해보지만
어느 곳에도 뿌리 내릴 수 없는
잎사귀 넓은 만큼 하늘 꿈을 꾸는 사랑
늘 그렇듯이
잎이 푸를 때 사랑은 견고했지
물방개 소금쟁이 미꾸라지
나비들까지 물 위에 떠 있게 하는
꽃 피우고 가지 뻗고
떠있는 그리움으로
웃음 즐거운 여자
김창제 시인과 같이 고향이 거창이신 변형규 시인의 낭독 - 황톳길
황톳길
-김창제
울 아부지 솟은 힘줄로 뻗어난
산찔레 붉은 길
터벅터벅 걸어가신 길
세월로 우는 베냇 송아지
눈망울 속에 뜨는 노을이나
지심 많은 밭고랑에
울 어머이 호미자루다
새까끔 천수답 거북등에 소나기 온다
노쫑골 엉머구리 먼 산만 멀뚱멀뚱
올깃 쌀 사박 되박 장내 쌀 묵고
밀서리 밀 콩서리 콩이다
아장아장 가난이다
밀가루 수제비 헛방귀 끼고
청보리 고개 넘어간다
자그락자그락
어둠 잦아 별꽃이 피면
고구마 두지 생고구마
사각사각 갉아 먹은 생쥐 목숨 살이
우리 집 겨울 양식이다
울 어머이 근심이다
가우님 둘째 따님 박길영 님의 노래와 연주 - 내마음의 꽃, 카우보이 요들
시집 『나사』의 평론을 쓰신 신재기 평론가
- 시인과 평론가는 암묵적 관계이다
사랑은 이 시집의 몸체이며 고곳에 사랑의 시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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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단의 화두가 시와 정치다
정치를 공동체 의식이라 해석하면
시의 심미성, 미적 순수성을 핑계로 정치적 포즈를 잡고 있지만
시에서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문무학 대구예총회장님의 축하 말씀
- 시집 제목인 『나사』는 나를 사라고 풀어보았다.
김창제 시인의 시가 조금 거칠지만 새롭게 써보려고 하는 노력과 정신이 엿보인다
시는 문학, 문학은 예술이 되어야 한다
시조협회장일 때는 시조만 보이다가, 문협회장이 되니 문학이 보이고
이제 예총회장을 하니 예술이 보인다
예술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현대적 의미화와 새로움이라 생각한다
모든 일을 추진할 때 짭작거린다는 망설임을 버리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정신을 높이 산다
시인들도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크게 큰 일을 낼 시인이라 생각한다
벌써 네 권의 시집을 내셨는데 앞으로 쭈욱 발전하기 바란다
문인수 시인의 축하 말씀
-김 시인은 철강회사 사장이지만 늘 고물장수라고 하는 겸손한 사람이다
한마당 동편제 판소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꽃과 고물, 부드러움과 강함 사이에서 시를 잘 풀어나간다
목유화 임정희 시인의 낭송 - 주산지
주산지
-김창제
하늘과 산이 맞닿은 곳
사랑에 빠진
호수 하나 보겠네
천상에 오르는 호수
백오십 년을 수절해온 사랑 하나
실뿌리로 가지 뻗은 잔잔한 그리움
왕버들 보겠네
하늘 이고 자근자근
산이 맞닿은 곳
천상의 호수가 있었네
수달의 입맞춤과 날다람쥐의 눈웃음
산야화의 꽃 그리움 있었네
너 사랑해봤나 그토록 깊이
너 사랑해봤나 그토록 잔잔하게
너 사랑해봤나 그토록 수려하게
왕버들이 천상의 호수를 지키듯
손남주 시인, 황인숙 시인과~
뒷모습의 박상옥 시인, 담배를 손에 든 문인수 시인, 송진환 시인
왼쪽 소여님과 안쪽의 토우 우종렬 님
왼쪽 박재복 님과 오른쪽 김연화 님
서 계시는 분들은 하모하모님 일행
하모하모 하정철 님의 낭송 - 봄이 너에게
- 구수한 경남 사투리와 몸짓에 모두 즐거워하셨습니다.
봄이 너에게
-김창제
등시이 메츠로 꽃 피는 것도 모르고
하늘 열리는 것도 모르고
꿍꿍 일만 할 끼가
등시이 메츠로
온산에 꽃불 났는데
달게는 사람 아무도 없고
이카이 저카고 저카이 이카고
우짤 끼고 산 다 죽는다
등시이 메츠로
입만 딱 벌리고 아 아 카마
꽃불 저절로 꺼지나
나뭇가지 저절로 푸르나
사랑 저절로 오나
세월가고 청춘가고
봄 다 간 뒤에 울고 있을 끼가
눈만 멀뚱멀뚱 하늘에 꽃 열리는 줄도 모르고
먼 산만 보고 있을 끼가
주인공 김창제 시인과 부산서 오신 지명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