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우리 집으로 배달된 성흠이의 편지 전문이다.
자세히 읽어보도록 한다.
(괄호안의 글은 내가 반박 혹은 주를 달아놓은 것이니 참고하시라.)
정호야 염태야~ 무메야~
잘들 지내냐? 니 없다고 야구연습이랑 농구연습 허술하게 하는거 아니냐?
연습 열심히 해놓거라
나중에 나가면 형님(이말에는 아무도 동의할 수 없다)이 확인하신다.
무메도 연습열심히하고 있나? 여름엔가 공연한다했던거 같은데 준비는 잘 되
고 있냐?
난 여기서 열심히 훈련받고 있다. 좀 짜증나는 일들이 있지만(아마 그 샤워문제?)
그래도 그럭저럭 재밌게 보내고 있어. 오늘부터 사격훈련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어렵기도 하고.. 염태 넌 여름에 오면 죽었어~ㅋㅋ
날씨가 그리 덥지 않으니 진짜 힘든건 없다. 나중에 행군같은건 좀 힘들다 하
더만 그건 2~3주 후에나 일어날 일이니 좀 멀었지..
염태 넌 큰일났어.. 지금 군대오는 애들이 21다. 뭐 나니 별로 나누는 것도 있
지만 여기 카투사 빼곤 다 21야.. 너 특기도 없이 오면 오지게 고생할꺼다. 조
교들도 다 너보다 어릴 텐데..ㅋㅋ 그리고 광년이랑 잘 지내라. 여자친구없이
군대오면 서럽다..(누누히 강조했건만..) 편지도 그런 애들은 7~8통씩 한 번에
오곤 한다. 난 졸라 서럽지. 그러므로 꼭 답장을 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한
통씩!!
최정호. 너넨 공연준비 잘되냐? 우리 기타도 잘 있는거지? 군대..정말 안가는게
좋은거야..(부럽지^^ 날 쳐라ㅡㅡ;) 재밌지만 이짓거리 2년할 생각하면 좀 깜깜
하긴 하다. 뭔가 생각할 틈이 없어. 그냥 시간되면 밥 먹고 움직이고 이러는 것
이다. 너도 공연 비디오 찍어놓고 사진도 많이 찍어 놓아라.
근데 아직도 국문과에 너 친구 없냐?(어..ㅜㅜ) 좀 친구들고 사귀고 해라, 너 걱
정하는 사람많다..ㅋㅋ(이 말은 내 친구와 흐미가 훈련소서 우연히 만나서
같은 봉투에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 친구한테도 맨날 학교에
친구없다고 그랬다)
공연 잘해라. 그리고 문정면씨랑 안은영씨, 애니멀, 그리고 애니멀 남친에게도 안
부전해 줘라(여기의 등장인물은 다 우리 밴드 애들이다.)
무메도 공연 준비 중이냐?
일요일날 교회가면(예배도 참석하냐?) 니 군대가서 모습이 보인단다. 예배 때
연주하고 있는 군악대.. 군대 빨리 와라 나이들어 오면 좀 서러운 일들 많더라
난 운좋게 애들이 착해서 그리 고생은 안하지만 말이다.
내일부터 사격 또 하는데 걱정된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다. 월요일엔가 기록사격
한다. 그거 20발 중 12발 이상 맞혀야하는데... 성공 해야돼..
검 형님 없어도(자꾸 형님이라지만 봐준다) 목동연합 잘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나주에 나가서 보자.. 염태 넌 여름에 각오해..ㅋㅋ
이상이 흐미가 보낸 편지를 토씨하나 빠뜨리지않고 나의 의견을 첨부하여
적었다. 과도한ㅋㅋ의 남발은 읽는이의 눈에 거슬리나 그의 훈련소 내 고행
을 잠시 잊어보려는 언어의 유희나 그만의 평소의 습관으로 짐작된다.
연합멤버들이 공사다망하신 줄은 내 잘 알고 있으나 잠시의 짬을 내시어
아래의 주소로 답장을 보내 그의 고단한 느끼한 눈빛에 활력을 주자!
충남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사서함 76-12호
제 28교육연대 11교육중대
147번 훈련병 최 성흠
첫댓글 같이 동봉하자
젠쟝 편지를 써야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