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워느 한 가정에, 워느 때라구 보까요? 머 역사가… 말한다구 보까요. 워느 때라구 참 밝히지는 못하겄읍니다만 알지두 못 하능 거구.
지끔이나 예나, 번번히 그런 일이 많어요.
워느 한 가정에, 아들 하나를 떠억 뒀는디. 그 아들이, 어느 부모를 막론하구 잘 되기를 기대하능 건 사실이라 이거여. 아들 못 되게 하던 안 햐. 잘 되기를 지달리지. 참 기맥히게 사랑… 참… 알뜰살뜰히 워트게 참 키운 자식 하나가 있는디 아 이녀석이 나이가, 크다 보니까 열 다섯 살을 먹게 돼서 참 성장했다 이거여? 그래 아들을 여우야겄는디, 마땅한 신붓자리가 웂어? 그래 이 부모네덜은 근심걱정여? 아덜 따문(에) 인제 크나큰 문제 삼어서, 참 살어 나오다 어느 하루는 참 누궁가가 와서 참 혼청이를(청혼을) 한다. 이거여? 그래 혼청이를 하니까, 혼담 얘기를 득구서 참,
“여보. 혼인이 됐이닝까 인저, 그리 혼인을 걸으야겄다.”(1)[주]결혼을 시켜야겠는데.
해 가지구서 참 서루가 좋흔 얘기가 나와각구 참… 후에 참 혼사를 일으켰어요. 이러구서 사는디. 지끔은 꺼꿀루 시대가 바꿔가지구, 시어머니가 메누리한티 시집살이를 한다구 하먼(하지만)… 옛날이는 그랙간? 옛날에 참…참 메누리 시집살이 한다고 했지요오. 아 아덜얼 떠억 예워 놓구서는 이놈으 게, 노상 아덜얼 시아부지가 데리꾸 자? 메누리는 시어머니가 데
[374 쪽]
리구 자구 말여. 아 이러니, 이 큰 문제란 말여요 이게? 그래 왜 그랬덩고? 자기 부모네덜언, 자기 장가든 아덜이 냅대 자기 부인한티 정을 쏟다 보먼 공부두 못 할 것이며 과걱길두 막히구 그러니까, 과거를 생각을 했던지간이 장래를 봐서 생각해서 한 달에 두 번씩, 매월 보룸날, 그믐날루다가서 만나게만 해 주구서는 그 하룻저녁 만나면은 그 나머지 날은 뭐 무조건 출입금지여.
이래 놓구 사는디, 이러구 참 어느 새 세월두 참 워트게 흘러서 한 삼사 년 흘러 갔어요? 그래 참 태기 있을라구 그랬던지 여자가 느닷읎이 참 그 남자가 남편을 보구 싶었더라 이 말이지? 그래, 어느 지끔이나 마창가징 기요? 손이 있을라먼, 맘이 쓰능 거라. 남자두 뚯밖이 자기 부인을 보고 온 제가 한 일주일밲이 안 됐는디, 일주일 뒤먼 또 만날 텐디, 참 자게 부인을 또 보구 싶다 이 말여어?
그래 자기 부인을 보구 싶어서, 가야겄는디, 아 지키는 사람이 많어서 갈 수가 웂어요? 아 그래가지구서 참 하룻저녁이는 참 워트게각구 틈을 타서 도망가다가서 들켰어? 들켜 가지구서, 참 가지두 못하구 단단히 부모한티 혼 혼치람만 득구서, 꾸지람만 당하구서 이 사람 혼자서, 참 생각을 하구 있넝 거여.
그날 저녁 부모네덜이 가만히 생각하니까, 한 집이서 있다가서는 어느 틈이먼 또 만날 거 같단 말여. 그러다 보먼 안 되게 생겼으닝깨, 자덜 장래 두 생각할 겸 모등 걸 생각하구 자기 아들을 뚜욱 뗘가지구서는 자기 집이서, 거리구 본다먼 한 사십리… 삼십 리 넘는 이런 크나큰 워느 암자 절이다가서 갖다가 아들을 보냈더라 이 말여요. 아 그래 놓구서 매월 초하루 보름이먼 델루 가야 아덜이 와? 가마 타구서 오거나 원 말 타구 오덩간에 말이지요? 그러구서 나머지는 올 수가 있으야지? 올 수가 웂다 이 말여? 그링개 부모두 좀 야박했지?
오히려 더 멀찌감치 아들과 메누리를 떼놓구 나닝깨 이것들이 더 반감이 생겨각구 더 좋지 않다 이거요 인저? 그래 하루는 참 비가 촐촐―하게
[375 쪽]
오는데 이눔이 주지스님… 오트게 주지한티 무슨 말두 웂… 공부두 하다가서 염불공부두 하구 참 여러가지 책두 읽구 하다가서는 밤이 참 짚어가지구 자정이 됐덩가 느닷없이 자기 부인이 보고 싶었더라 이 말여. 그래 주지보구서 오디… 인제 변소 보러 간다는, 갈라두 주지스님을 깨… 보구서,
“나 변소보러 갑니다―.”
하구서, 참 가게 맨들었어. 부모가 맨들어 놔뻐렸어요. 그래 가따부타 말 한마디 웂이 이 아들이 그 절을 튀쳐나옹 거여.
이 사고는 여기서부터 범해지능 거여. 나능 거요.
그 아덜은 그길루 다 절이서 @[투ㅕ] 나와 가지구 자기 집이루 들어갑니다 인저. 밤중이? 집이 들어가다 보닝까, 문제는 여기서 생겨납니다. 아니 이게 웬 일입니까?
대문 앞이루 들어갈 수두 욱구, 담 너머루다 떠억하니 모가지 받쳐서 이케 보니까, 자기 부인 방에 자기 부인 신발만 있능 게 아니라 웬 남자 신발하구 둘이 쪼란―히 있다 이 말여? 그러니까 이 신랑되는 사람이… 겁을 집어 먹어 버렸어요. ‘나 없는 순간이 워떤 눔이 내 내 부인 방이 들어가서 벌써 일을 저질렀나.’ 생각하구서는 큰 일이 났다 이 말여? 그래 분이 못이겨 가지구 이눔을 죽인다구 하구서 칼을… 빼들구 낫을 들구서는 담 @[투ㅕ] 넘어 가서는 문얼 덜크덩 열라구 하구서, 가마안히 문 열다가서 신발을 살펴보니까 자기 아버지 신여어?
그러니까. 아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항고 하니 무릎을 탁 칭 거여. ‘아하―, 우리 집안에 칠대 독자가 네러오구 나까지 팔대 챈디, 아버지가 자식이 더 그리웠억구나. 그래서 나를 내 부인과 가차이 못 허게 한 원인이 여기가 있억구나. 내가 이 방에 들어 가먼 나두 죽구? 잠시 전까지두 내 부인였지만 지금은 우리 어머니구나! 어머니두 죽을 테구 우리 아버지두 죽을 테구, 그러먼 싯 다 죽을 것이 아니냐. 그러먼 문 닫히구 마능구나.(2)[주]자손이 끊겨 집이 망한다는 뜻. 에라―, 내나 가서 죽구 말자 말여. 내나 가서 죽을 거 같으면은
[376 쪽]
그 몸이서, 또 손 퍼지먼… 참 남 부끄럭구 남이 욕허까, 욕하닝개 좀 그렇지 괜찮겄다.’ 구 생각하구서 이런 비감을 먹구서 이눔이 그길루 그냥 도망가 뻐렸어요?
도망가서 절이두 안 들어 가구 워디루 간 지가 (갔는지) 웂어져 버렸어. 아 새복녘이 절이서는 또, 예불할라꾸 깨야할 텐디 아―무 소식이 웂네? 그러닝까 인제 이 주지스님은 혹시 자능개미(자는가봐) 말이지 문을 두들기구 가 가서 보니까 책만 남어 익구 사람은 간 곳이 웂어요? 아 그러자 때가 워느 땡구 하니 참 동짓달 눈보라 칠 때가 됐던지 눈이 막 퍼붓는다 이거여. 변소간 갔나 화장실두 안 가구 사람은 웂어? 이 주지스님이 인제 걱정이 됐담 말여. 날 샌 다음에 아침을 끓여 먹구서, 이게 틀림읎이 간밤이 변소보러 나갔다가 호식이 갔다 호랭이 물려갔다 생각을 하구서는, 참 그 제자들 데리구서 절을 나와서 그, 말하자먼 골 어느 한 그 아덜네 집얼 찾어 갔더라 이 말여요. 찾어 가서 보니, 온 적두 웂다 이 말여. 그 러니 뭐 난리 아녀? 집안은 인저? 그 집이서는 아들두 웂어졌다닝깨 난리요 절이서는 웂어졌다구 난리요. 이눔이 이눔 대루 달어낭 거여. 달어나서 오디루 간지 종저이 웂어져 버렸어요.
그래 그 신발은 워떤 신발이냐?
그 시아버지가, 혹시나 아들두… 집이 있능 게 아니구, 수―십리 바깥에 가서 있으니, 워떤 못 된 눔이 아닌 밤중에 자기 마느래… 자기 메 메누리 방이 가서 겁탈하러 오지 않으까, 이런 걱정을 해각구서 미리 그 나쁜 사람을 갖다 못 오게 하는 방지허기 위해서, 메누리 신하구 자기 신발하구 쪼란―히 놓구서나 잤덩 거여. 그러머넌 나쁜 눔두 들어 오다 신발 보구 물론… 무슨 짓을 저질를 거 아녀? 그리두 남자… 남녀간에 자니까 오디를 들어 가겄어?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 그 집 시아버지는 그렇게 일을 저질릉 거라 이거여. 그러나 이걸 몰르구 아들은 잠시 옥생각(3)[주]옹졸하고 그릇된 생각.을 하구서 말이지 그 길루 집을 달어나구 망 거여.
[377 쪽]
가서 어느 연못이가 자살을 할라구 자기 우와기를 벗어서, 웃도리를 벗어 눈을 개리구 물을 들어 갈라구 하니까, 몸을 던지능 게 아니라 손부터 물이 들어가 물이 차니까 들어 가구 싶은 맘이 없어요. 겨울이 찬물이다 손 대니 좀 차겄어? 그래 죽을 눔은 그냥 @[투ㅕ] 드능 거구 살 눔은 그 사능거라. 이렇게 하구 살아 나가는디.
이럭저럭 흘른 세월은 연간(어언간) 수년이 흘러서 오륙 년이란 세월이 흘러 갔더라 이 말여요. 아 이거 결혼해 가지구서 부모…그 압박속이서 이릏게 해각구서 하냥 못 살게 하는 바람에 삼사 년간 떨어져 살구, 남편웂이 또 남편 소식 몰라서 한 오륙 년 살었으니까 근 십 년이라능 건 청춘 과부여. 아주. 손이 웂다 이거지 인저.
그래 이 사람은 나중이는 참… 머 어쩔 수 없으닝까 절이서 공부두 핵겄다. 머리를 박박― 깎구서 참 어느 한 짚숙―한 산중이 가서 중노릇이나 하구 있능 기여 인자. 노상 앉어서 참 나무관세음보살 찾구 염불이나 하구 앉억구 그저 기도나 하구 앉억구 이게 한 생활여. 그저 이걸루 여생을 보낼라구 맘 먹구 있다 이거여. 그러나, 프로는 바@[꾸ㅕ]서(4)[주]장면이 바뀜을 알리는 말. 즈희 집이서는 즈 아버지나 어머니 즈 마너래는 혹시나 이제나 저제나 올라나 말여. 주야장천 근심걱정이 떠날 날이 없어요.
그려나 아무리 칠대독신이라구 하지만 먼 일가두 욱겄소? 그래 먼― 일가되는 눔 하나가 있는디 이눔은 또, 아주 참 재담꾼여. 재담꾼이구 아주 참 심술이 고약혀. 이뉨이 가만―히 생각허니까, 자기는 아들이 오형제요 딸이 둘인데에, 먹구 살 길이 막연혀? 이뉨이 인저 길이 막연하닝깨 (연)구 끝에 ‘아하…! 내가 이럴 게 아니라 내 아덜 하나를 저 집 양자를 보내 놓고 그 재산을 좀 읃으야겄다.’ 츰이(처음에) 이 생각을 먹구 근너 강 거여? 그래 근너가서,
“아 형님 계십니까―.”
“이게 누구냐.”
[378 쪽]
구 말여.
“나 근너말 사는 아무개요.”
“그래 웬 일이냐.”
구 말이지.
“아, 형님은 도대체, 나는 아들 다섯 딸 둘이래두 시방 하나가 어디 아퍼두 겁이 나는디―, 형님은 하나밲이 웂는 조카새끼, 아무개는 워따 두구서는 찾을 생각두 않구 그냥 십 년이나 가만히 계십니까.”
하구 쿡 찔러 버린다 이거여. 찔르니, 그렇지 않아두 가슴이 아퍼서 못젼딜 사람이 그 소리 들으니까 이거 분감이 터진다 이거지.
“야이 사람아. 자네 아다시피 백방으루 찾일라구 내 애를 쓰는디 워디 나타나느냐 말여. 이려서, 지끔 기달리구 있을 따름이지 아아무런 취미가 웂네 말여. 그러니까 나한티 이런 말 하지 말라.”
구 말여.
“형님. 그러먼은 내가 조카를 찾일라우.”
이눔이 이랬다 이거여. 그러니, 이거 막연한 얘기여? 허나 그 사람이, 자기 먼 일가가 자기 아덜을 찾어 준다구 허니까 참 기쁘구 반갑다 이거여?
“그래 자네 어트게 찾일라나?”
“내가 팔도강산 더듬으먼 있을 겁니다. 내 찾어 볼 테니까 형님 그리 아시오.”
“그럼 고맙다구. 찾어 참 찾어보라”
구 말여.
“그 대신 형님 내가 .나가먼 내 식구가 시방 남은 식구가 여덟 식구여. 여덟 식구 끄니꺼리가 간 곳이 웂어. 웂으니까, 에― 기한을 삼 년을 주쇼. 응, 기한을 주시되, 또 더 걸릴지두 몰르겄소. 그동안 머 식구 멕여 살려 주십시요.”
[379 쪽]
말여. 아 이눔은 삼 년 동안 멕여 살릴 심두 웂어 즈 집이서 먹구 노는 눔이니까. 아덜들 커서 벌어 먹구 살으야지. 아 그래 이분은 자개 하 그냥 재산두 익겄다 아들 찾어 준다구 하니까 그거 뭐 생각할 거 있나?
“뭐 걱정허지 말구 그럼 내 암 디 논 한 한 구텡이 줄 테니까 그 져 먹어 가먼서 노자는 암만이구 줄 테니까 가 찾어 보라.”
구 말여. 하먼서 하―얀 백말을 내줬더라 이말여. 이눔을 타구 댕기라구 말여. 아 이 건달 눔이 백말을 떠억 집어 타구서, 팔도 유람을 나설 때 워트게(5)[주]어떤 마음으로. 나스느냐? ‘원 세상에 팔도강산에 똑같은 눔두 웂으랴. 얼굴만 똑같은 눔 있으먼 내가 하나 데리구 온다’ 구 말이지. 이런 맘 먹구 나강 거여. 마지막으루다가서 삼 년 예산하구 나갔는디, 이년 구개월째 됐는데… 슥달 남었지 인저, 삼 년 기한은? 웬 눔 하나가, 동지슫달이 마폭(마포옷)을 익구서는 주먹이다가 뭐 봉투 하나를 각구서 다름박질을 한다 이거여? 그래 이 건달이 말이서 네려서 담배를 피다가 돌아 보니까, 영낙없는 자기 조카라. 그래 거기서 그 자기 조카 이름을 불른들, 그 사람은 제게 제 이름이 아니니까 무심코 지나가능 거지요. 그래 인제 그 화 화가 나닝깨 냅데 괌을 질르닝까 돌아다 볼 거 아녀요?
“왜 저를 찾으셨읍니까―?”
하니까,
“그랬노라구. 말이지. 니가 아무개 아니냐.”
구. 그러니까,
“아닙니다.”
아 그런디 모습이 그렇게 같을 수가 웂어? 눈매 콧매 얼굴 태도 걸음걸이하며 같어. 음성까지는 같어. 그런디 아니라구 허니―, 참 답답하더라 이거여.
“그 느 장꽌 이리 오너라.”
구 말이지.
[380 쪽]
“그 왜 그러십니까―?”
“니 살기는 워서 살으며. 니 이름은 뭣이며 승은 뭐냐―?”
관명을 물으니까,
“제 승은 아무개 아무개요.”
참 누구 누구라구 이름을 떠억 댄다 이거지요? 대니까.
“응, 그레면은, 너 지금 워디루 뭣허러 가느냐―?”
“사실은 우리 부락이 사는 아무개 참 노인 양반이 세상을 떠나셨는디 근너 말 아무개 댁이루다가 이 서신을 일러… 에― 말하자먼언 부고를 가지구서 근너가는 길입니다―.”
“그려? 너 그러먼 그 부고를 넹큼 갖다 주구서 넹큼 이리 오너라.”
말여.
“허데…, 가만 있어라.”
하면서 호주머니를 떠억하니 주머니 속이서 엽전얼 한 열 잎을 준다 이거여? 그러니 이 초립됭이 머슴은 나이가 한 이십 년 넝게 살더락까지 엽전 두 닢두 몹 만져 봤는디 열 닢을 주니까 이거 눈이 두둥그래져요? 이게 웬 돈이냐구 걱정하는디,
“그 휴대해라. 이거 휴대하구서 갔다 오너라 말여. 만일 안 오먼 너 혼날 테니까 꼭 근너 오라.”
구 말이지. 그래 인사를 너푼 허구서 엽전을 받어 가지구서, 부고를 이 사람 저 사람 다 전해 줬어. 주구서, 이눔이 생각을 하능 거라. ‘저 분이 엽전 열 잎을 나를 주구 나를 죽을 디다 가서 몰아 너 놓구 나를 쥑인다구, 나 나를 바꿔 쥑일라구 하능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두 해보구.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다 한참 시간이 걸리능 거여. 그 끝에 ‘에라, 나이 스물 넘더락까지 호강 함 번 못 해보구, 남이(의) 집 내이… 남이 눈치밥이나 먹구 사는 내 신세, 차라리 죽능 게 낫다. 내가 중 손 손수 죽지는 못할망정 누가 쥑이먼 죽겠지. 그러나 함 번, 열 닢 중에서 내 두 닢어치만 내 실컷 뭣이나 먹구서 함 번 죽기나 허야 되겄다.’ 구 하구서는 그 뒤루
[381 쪽]
다시 그 노인을 찾어갔덩 거여.
“그래 선생님, 워느 영으루(6)[주]‘무슨 일로’ 의 공손한 표현. 저를 불르셨읍니까?”
“음. 잘 됐다.”
구 말이지.
“니가 오늘부터 내 말을 들으면은 슥달 후에는 꼭같은 아내가 있을 것이요, 크나큰 대궐이 들어 가서 크나큰 부잣집 아들이 될 것이다 말여. 그러나 승은 느이하구 우리하구 같어. 같은데에? 에―, 이름은 아무개루 짓고. 조카 이름이루 따서 짓고. 나이는 멫 살 더 올리고 ―아마 둬서너 살 들 먹었던 모양이지?― 멫 살 더 올리고. 나 허라는 대루?… 시키는 대루만 잘 들으면은 슥달 후에 너 네 잘 살 수가 있어. 그러니, 가, 나두 살 수가 익구. 너 말 득겄느냐? ”
하니까.
“죽지 않는 담에야, 죽을 일이 아니먼 허지요.”
허니까,
“아, 이눔아 죽기는 왜 죽느냐구. 너 살릴라구 하는디 왜 죽겄느냐.”
구. 하먼서 하나 하나 가르켜 준다 이 말여? 아 그런디 이눔이 천재여? 하나 하먼 백까지 시구 하늘천 하먼 누르황까지 따지고 그런단 말여? 원래 웂는 눔이 머리가 종 거요. 아 그래 이눔이 슥달 동안에 자개집(7)[주]아들 찾고 있는 집의 일가 친척. 돌오오는(내려 오는) 족보 내력을 점부 다 줏어 @[꾸ㅕ]버렸어? 응? 그래 놓구서 참 그 재담꾼 말하자먼 그 집안된다는 사람이 화가 이상으루 그림을 잘 그렸던지 참 붓을 놓구서 말여 그림을 그려가며,
“이게 동네…―사람을 그려 놓구― 이게 동네 사는 이건 아무개라는 사람은 모양은 어트게 생기구, 응? 아무 것 ―여자는… 남자만 그리능 거여― 느 집 모양은 워트게 워트게 생겼으며, 변소깐은 워디가 익구 붴은 어디가 익구 사랑은 워디가 익구 행랑은 워디가 있으며 안채는 워디가
[382 쪽]
익구 아버지 어머니 뭣이는 워디가 있다 말여. 느이 외갓집은 아무개네 승이요, 아무집이 외가요, 이러한 사람이 외삼춘이고―.”
응? 또 이 뭐 점부 다 일러주능 거여. 슥달 동안 이뉨이 동넷사람 얼굴두 그저 거진 다 알게 되구…, 그림이루다가서? 머 그 족보 꿰능 건머 말할 것두 욱구. 참 다 알었다 이 말여. 인저 거진 거진 다 알었어. 아마 백이라먼 한 육십프로는 알었던 모냥이지 인저? 그래 하루는 셤해서 보니까, 보구서, 셤 문제를 내놓구서는,
“이건 누구냐?”
하니까,
“이건 동네 근넛말 아무개요.”
“그럼 이 사람 집은 워디께냐?
하먼, 아 그림 보구서,
“예. 이게 겨요.”
“음…. 그럼 네 선친, 네 할아버지에 산소는 워디가 있느냐?”
하먼,
“요게 제… 산소가 겨요,”
그러먼서 어느 산… 다 빤히 안다 이거요.
“그럼, 네 아버지 모양은 워떵 게 기냐?”
“이게 기라.”
구 말이지.
“그럼 너는 멫 살 먹었느냐?”
“아 나는 멫 살이요.”
아 이거 뭐 척척박사여?
“그럼 됐다.”
이렇기 해 각구서는 그 말이다가 시커―먼 먹물을 갈어서 인저 말이다. 인저 먹 그저 시커멓게 백말이다가서 먹칠을 해서 인저 그눔을 집어 타구? 오능 거여 인저. 자개 집얼.
[383 쪽]
찾어 오는데. 그 즈이 집이서는 워떤 일이 벌어지구 있느냐?
날짜는 삼 년 다가왔는디, 집안 시동생되는 사람이 나가서 오두 않고, 머 아덜 소식은 전무소식이구. 그러니까 노인 양반은, 바깥, 밖에 노인네는 인저 머리다 수건을 됭이구서 사랑방 모텡이서 인저 죽을 날짜만 지달
리능 거여? 안 양반은 또 안이서 그러구. 죽을 날짜만 지달리구 익구. 그래 날마다 그 메누리만 마당이서 참, 씨서리를 하덩가 원, 장독이 와서 장곳 닫다 어찌다 보니까 산말랭이(고개)서, 시커먼 말 등어리가서 둘이 부자간이 타구 오는디 참 그 참 찬란하다 이거여. 참말루. 아닝게 아니라 참 기가 맥히게 좋아. 그러자 참 방문을 열구 자기 어머니가 내다보먼서,
“내 아덜두 있으면언 감과 같이 이렇게 아들 부재지간에 타구 댕길텐디, 아들이 웂으니 그참 붋어(부러워) 빈다.”
이거여. 그래 그 노인네가 넉(넋)이 빠져 가지구서는 그 말을 쳐다보구 바러보구 있능 거지. 안 노인네는. 그러다가서 혼자 보기 아까워서 자기 감을 불릉 거여.
“여보, 감. 저 산 좀 넹겨다 보쇼 말여. 앞산 저 뭣이 옵니까?”
아 감두 그걸 보구 있능 거여? 그래 한숨스럽지. 아 이눔이 생각하구 보닝개 말이 주침― 주침 그 말 행차가 자개 집 문전이루 들어 슨다 이거여? 떡 들어 스더니 대문 앞이서 따악 말이서 네리더니만은 이눔이 껑쭝 @[뚜ㅕ] 네리먼서 문앞이 들어 오더니만 자기 사랑방이 앞이 가서 즈 아버지 보더니만은,
“아버지! 불효자식 이제야 돌아 왔읍니다.”
큰 절을 헌다 이거여. 아 그러닝개 즈 아버지가 보니 아덜이 왔어? 오먼서 자기 동세(서) 집안 동세 있는 디서 마당이서 삥그데데 욱구서,
“형님 저 다녀왔읍니다―.”
하구 익구 말여, 아 들어 가서 또 어머니보구 또 절 절을 허구 말여. 그러닝깨 아무개 왔다 하구 동네 사람이 모여 들거 아녀 인저? 아 손자 꼬…
[384 쪽]
옛날과 같이 자기 손… 아 이거 뭐 척척 뭐 다 알어? 그러니 인제 아덜 옹 거 아녀 인저? 그래 큰 잔치가 벌어징 거지 인저. 잔치가 벌어져 가지구서 인저, 동네가 막 술좌석이 막 구퉁이 밑이서 노래가 퍼지구 참 풍류를 갖추구 그란단 말여요?
그런디 하룻밤 인제 밤 밤이 인제 밤이 짚어 가지구서는 어둑 어둑헌디 참 초저녁이는 자기 부모 방이 가서 ‘너 그새 어디 가서 뭐 했냐’ ‘암 디 가서 공부허구 왔닷‘ 소리를 허구, 쭈욱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참 거짓으루 진술허능 거여. 그러니까 그 부모네들은 그저 얼굴만 쳐다보구 방가워서 그저 조 좋아만 하능 거지 그냥. 그래 어얼마 있다가서, 마 ‘근너가 자거라’이거지. 아 그래 놓구 저녁이 참… 그 메누리가 밥상을 떠억 차렸는디 자개 남편되는 사람하구 시아버지하구 졈상을 허구우? 응, 아덜허구 어머니허구 졈상을 허구? 집안 아저씨허구 아버지 졈상을 허구. 그래 밥을 상을 떠억 갖다 놓구서는 참 밥을 먹으라구 해 놓구서는 아덜언 문앞이 가 앉게 해주구 어머니가 아랩묵께 앉게 해 놓게 밥을 이케 놓구서는 골방이 가서 문구먹을 뚫어 놓구 남편을 쳐다보니까, 보구 싶으니까 말여. 디려다, 짜짯―이 보니까 즈 남편이 아녀어 여자는 보니까.
[…이게 시방 이 얘기를 내가, 에― 1인 5역 목 목소리를 내 가면서 하야 하는디, 그랬으먼언 더 재미나게 들어갈 텐디[웃음] 시간이 웂으니까 인저 얘기루 하니까 장꽌 끝날 겁니다.][청중: 예. 길게, 상관없어요. 길게 하세요.][1인 5역으루 연극식이루 인저 하먼 한참 걸리는디 이게…….]
아 이릏게 해 가지구서… 여자가 보니까 나 남편이 아니라 이거여? 이 두말 않구 부엌이 와서 식도를 시퍼런 눔 갈어다가서 자기 방이다 갖다 놓구서, 문을 걸어 장구구서 지달리구 있넝 거여. 밤은 깊었어요.
“아가. 밤두 긱구 했으니 근너가 자거라.”
“예. 그저 어머니 아버지 부디 편안히 주무십시요.”
허구서 방이서 일어 나 가지구서 자기 방을 가능 거여. 머 그림이 그린대루 그대루니까 머 영낙없이. 그래 문을 똑또―옥 뚜디리니까, 사람이 양
[385 쪽]
심이 있능 거여. 겁이 나거던. 여자가 한닷 소리가 뭐라구 하느냐 하먼언 문을 걸어 장그구 답변하는 말이 웂어? 그래 문을 덜렁덜렁 또 흔들으니까,
“신이 아니면언 굴복을 허구? 신이거든 가라.”
이거여. 그러니, 부락 사람두 자기를 보구서 인정을 해 주구 부모네는 물론 다 인정을 해 줬는디, 여자가 반대를 하니, 이 겁이 버썩… 난단 말여 인저. 겁이 날 거 아녀? 이뉨이 참 우물쭈물하다가 자기… 다시 부모 방이루 강 거여.
“아가, 왜 왔느냐?”
하니까,
“그냥 왔이요.”
“그렇겄다. 모처럼 만이 왔이니까 그럼 오늘 저녁일랑 에미 애비 곁이서 자구서 낼 저녁이 가 자라.”
구 말이지. 하룹밤 무사히 넹겼어요. 근디 며누리는 여전히 또 아침이 밥 허러 나와. 또 여전히 또 그대―루 행동을 혀. 허구서 저녁이먼 역시 또 칼 갖다 놓구 지달리구 있능 기여?
이런 세월이 하루이틀 아니구, 거푸 한… 달 포가 지나간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불렀어요?
“네, 워째서, 네 남편을 마 마다하느냐? 아무리 네 남편인디 그래 이릏게서 참 나두 속 썪었다만 참 멫 해 동안 에 참 수년 동안 댕겼다 할지언정 말이지. 이제 와서는 속두 풀릴 때두 됐는데 내 집안을 망칠라구 너 이 집 망칠라구서 손 안 볼라구 하느냐.”
“뭐 때미 그래냐.”
말이지. 인제 메너리가 나중이는 하두 그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볶는 소리에, 부대끼다가서 헐 수 웂어각구 나중이는 부모보구 그런 말을 항 거여.
“아버지 어머니, 그 아들이 분명히 내 아들잉가 확인 함 번 다시 해보십시오―.”
아닌 밤중에 홍두깨지? 이 큰일날 소리라 이거여?
[386 쪽]
“아이 너 무슨 소리를 허구 있느냐?”
이거여.
“어머니 아버님, 나는 아무리 봐두 가장(남편)이 아니라 이거여 아니니 제 방이 딜여 셀 수가 웂읍니다.”
나중이 이 말이 인제 꺼꿀루 퍼져 각구서는 ‘내 아들 객지 나가서 웂는 동안에 남이(의) 서방 봤다’ 소문이 동네루 퍼진다 인저? 꺼꿀루 인저 역효가 되능 거여 인저.
아, 이라구 인제 시집살이를 막 다 하능 거여? 그리니 손은 보야걱구. 나중이는 그 시어머니 되는 분이 메느리 불러 놓구,
“아가, 그래먼은 너 증 그렇다먼언, 네 남편 장가보내야겄다.”
“예―. 장갈랑 보내쇼 말여. 나 서운한 속 안 썩읍니다. 장가 보내쇼.”
그렇다구 큰 메느리를 나가라구 할 수는 욱구. 참 이 이는 잘 지냈어. 장가를 갔어요. 인저. 이거 무슨 뭐여, 늑게 들어 옹 것이 뭣이한다더니, 새로 들어온 새댁이 인저 와 시집 와 가지구서 그 집 본메느리기다 시집살이를 주는디. 이건 식모두 아니요 몸종두 아니요 아무껏두 아녀 뭐. 겁두 안 주구 시집살이를 주능 거여. 그렁가 하면 노상 매질여. 매질. 남편되는 사람이? 끄떡허면 투드러 패기나 하구 말여. 이케 고통을 박구 산다 이거여. 근디 동네 소문이 우숙게 나버렸어 아주 인저? 그래각구서는 참 그 큰 메느리 알기를 츰이는 참 열녀라구 했는디, ‘죽일 년이다. 남이 서방 봤다―.’ 이래 소문이 난다 이거여? 소문나니까 ‘그러먼 그거 일개 장난깜이니까 나두 오늘 저녁이 가서 함 번 장난이나 해보야겄다’구 동네 건달눔덜언 저녁마두 가서, 응 건드려 본다 이거지 인저? 그러나 어디, 바늘구먹 들어갈 트먹(틈)이 없어. 어찌 단도리(단속)를 여자가 하는지. 그래 여자라능 것은 줏대가 있으야 한다는 건 거기 두구 나온 말여. 절개가 있으야 한다구.
그러자 참 그 골에, 어느 의사가, 암행으사 한 분이 출타를 하셨어? 가다가 저물어 저물게 돼서 그 동네 가서 자게 생겼는디, 때가 어느 땡구
[387 쪽]
하니, 칠월 삼복더위 논 맬 때여? 논두… 농군덜이 참 잔뜩 모여서 그늘 나무서 쉴 차렌디. 이 사람이 그 동네를 각거든. 자구 갈라구. 참 배두 고프구 하니까 찌웃― 찌웃 하다가서는 일차에(우선) 찾아 강 거여. 찾어 가서 아 주인장을 불르니까,
“주인장 누구냐?” 구.
“내가 기라.”
구. 그라니,
“나 지금 지나가는 과객인디. 좀 목이 말러 술 좀 한 잔 읃어 먹자.”
구 말여.
“그렇겄다.”
구. 이 원래 그 으사되는 이런 분덜언 댕기먼서 그 비밀 캐능 것이 목적이니까, 좀 뭣 좀 알어 볼라구 아마 그 동네 들어 갔던 모냥이지요? 그러니까 아 일꾼덜이 여나문이 일허먼서 한닷 소리가,
“아, 이년 죽일 년어! 야, 나 엊저녁이 갔더니만, 인마(임마) 손두 못만져 보게 허더라 말여. 문두 안 열어 주더라.”
말여.
“임마, 너 수단이 웂으닝깨 그렇지. 임마, 왜 그러냐.”
구 말이지. 이런 전설두 나가구, 아 별별스런 소리가 다 있으닝깨 그 좀 들으야, 알어 보야겄어? 으사가? 그러니까 주춤주춤하먼서 술 한 잔 읃어 먹구서는,
“아 그 동네가 재미나는 얘기가 있소 그려?”
그러니까,
“에, 저, 싱겁니다(싱겁습니다). 왜 당신 뭣허…뭣(하러) 물어 보쇼?”
말여.
“아 무슨 얘기가 그리 푸짐하슈?”
“여, 말두 마쇼. 이런 사실이 있소.”
“허허. 그렇겄소. 우리 동네는 메누리가 시어머니 코를 껴각구 댕깁니
[388 쪽]
다?”
인제 그짐말을 꾸밍 거여 인저. 말해기,(8)[주]말하게 하기 위해서. 인제 득기 위해서? 그 자개가 인제 그 이상한 얘기를 끄내 놓구서 비밀스럭게 끄내니까 참 동넷사람덜이 앉어서, ‘하, 그 죽일 년이라구.’ 해 가먼서,
“아 우리 동네는 이러헌 집이 시방 오늘 그 집 일인데 이 집 주인 마님이 메누리가 사실 암 딧 집 딸이구 누구 누군데. 반목을 하는데 이렇게 사실 이런 사실이 있억구. 아덜이 멫 해 전이 나갔는데, 멫 해만이 왔는데 제 남편이 아니라구 그러구. 지금 새루 장가를 갔시다. 갔는디, 대체 알 수 웂는 일이라.”
이거여. 그래 한 사람이 떠억 있다가,
“이 사람아, 그런 말 함부루 하능 거 아녀. 그 여자두 뭥가 속이 있어서 허능 기여? 그 워트게 아나?”
아 이 참, 말이 두 가지루 돌아 간다 이거여? 아무리 그 사람이 그 여자가 못 쓰게 맨… 동네서두 또 암만 못 쓰게 할지언정, 멫 사람덜은 또 그 그 여자를 또 그 측은허게 생각을 허더라 이거여.
“그럼 그 댁은 워디십니까?”
허니까,
“저기 저, 뵈이는 저 기와집입니다” 말여.
“그러냐.”
구. 그래 참 해가 너울너울할 무렵이 이 사람이 그 집을 찾어 강 거여. 그래,
“주인장 계십니까―.”
이렇게 물으니까 문앞이서 웬 젊은 여자가 행주치마 둘루구서 나온다. 이거여? 보니까 참, 참 아름다운 여자여. 나와서는,
“누구시냐.”
이거여.
“나 지내가는…과, 주인장 안 가시냐.” 구.
[389 쪽]
“안 기시다.”
구. 그러니까,
“지내가는 과객인데 하룹밤 좀 유할라구 들어 왔노라.”
구. 그러니까 말이지.
들어 가면서.
“아버님, 밖이서, 과객이 하룹밤 주무시자구 얘기한다.”
구. 그러니까, 아, 괌을 꽥 질르거든? 소리를 질른다 이거여.
“컨―방진 년. 다니먼서 너보구 왜 그렁 거 주문맡으라구 하더냐.”
구 말여. 그래 나중이는 참 그 문앞이 온 손님을 그냥 버릴 수두 욱구하니까 썩 나가서 보니까. 참 남루하게 입었어?
“그래. 뉘쇼?”
“예. 그저 품팔이루 나선 과객입니다. 그래서 참 일손두 잽히지 않구, 그래서 이렇게 들어 왔는디 하룻밤 자구 가게 해주먼 어떻겄읍니까.”
하니까,
“여기 잘 디는 욱고. …어, 사랑채가 있어두 잘 디가 욱구 하니까 딴 데 가서 알어 보라.”
이거여.
“그러먼 배가 고파서 밥이래두 한 술 읃어 먹읍시다.”
그래 이 의사는 누구를 알어 볼, 누구를 찾어 볼라구 그러느냐 하먼언 그 집 자게 되먼 그 집 아덜 좀 볼라구 항 거여. 아덜 쪼… 아덜을 볼라구 볼라구 썩 들어가 보닝깨, 아덜이 안 나타나구 그 집 그 아버지되는 사람… 메느리빾이 몹 봤다 이거여. 그카다보니까 웬 젊은 여자가 또 하나가 또 참 깨끗―이 입은 꽃다운 여자가 또 하나 있는디 그 집 메누리여. 그것두 메누리여. 작은 메누리. 그 여자가 참, 그 말여 행주치마 입은 여자게다 참, 허는 행투가 아주 못 쓰게 한다 이거여. 몹씨한다 이거여. ‘과연 듣던 그대루구나’ 이, 참, 토방에 앉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참, 똥그란 상이다가서 짐치 뽀(보)시기 하나에다 가서 밤 좀 담두 어트게 각구
[390 쪽]
왔더라 이거요. 그래 대문깐이서 읃어 먹능 거여 의사가. 그래 밥을 얼른 먹을 수 있는 밥인다 차안―찬히 먹능 거여. 사간을 끌어 가먼서. 어얼마 있으닝까, 참 상투 뒤집어 꽂은 청년 하나가 들어 오는디 그 집 아들이더라 이 말여요? 아 썩 둘러 보니까 밥상이 밥 먹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까, 아 자개하구 참 절친한 칭구지간여. 칭구지간이 저를 몰라 볼 리가 읎다
이 말여.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아! 이 사람!”
할라구 하는디, 보구 본 체 만 체 하니까 인사가 나가겄어? 안 나가지? ‘저런 죽일 눔이 있능가…?’ 사람이, 이 못된 눔이라 이거여. 저허구 나허구, 워느 절이서 같이 공부를 삼 년 동안 같이 핵구, 같이 과거두 보구 해 놓… 과거두 보루 가구 헌… 헌 눔인디 말여. 나를 몰라 보다니 이럴 수가 있느냐 말여. 그래 들어 가더니 또 나 또 나온다 이거여. 또 나올 때 쳐다보더니만,
“이거… 뭔디 문앞이서 밥을 먹구 연대(여태) 오래 걸리구 밥을 먹어! 썩 상 몹 물리구서 말여.”
게서 괌을 질르구 나간다? 그때에 이 의사가 그 사람 쳐다보구서나,
“아하―!”
했어요?
“아니로구나, 흠―. 아니로구나.”
저녁을 한 술 읃어 먹구서, 참 어느 사랑 구텡이가 잤는지 원 자구서. 참 팔방이루 생각을 해두, 틀림없는 저에 친구였었는디 모른 척하능 것이 그 사람은 아니구 누궁가가 또 있다 이거여. 그래 ‘가짜로구나’ 그러먼 진짜를 찾으야 할 텐디, 찾을 길이 막연헤. 과거를 같이 보구서 그 사람은 낙방이 되구 자기는 되고 응? 나쁜 눔이 나를… 간 길이라능 것이 동서남북 어떵 것이 내집인지 몰른다구 허구 정처없이 떠난다구 허구 나각기때민에 사실 도울 길이 막연하다 이거여. 이 길루 나가다 보면언, 월마 안 가서 이 집이 파탄이 생겨 나걱구. 큰 문제더라 이 말이지.
[391 쪽]
그래서 이 사람이 의사가 생각끝에 ‘팔도강산 절을 뒤지야겄다’ 허구서 참 사찰마다 다 뒤지능 거여. 다― 뒤징 것이, 워트게 흘른 세월이 한 일년이 넹겨 흘러 갔어요? 참 뒤지다 보니까, 워쩌다 보니까 워느 한 산중에 깊숙―한 암자가 있넌디 거기를 들어 가 보니까, 절이서 스슥(수수) 목을 다듬구 있더라 이 말여. 아 이 보니까, 스슥 다듬다 벌떡 일어나먼서,
“아이구 이게 웬 일이냐.”
구 하먼서 반가워한다 이거지? 과연 그게 칭구였더라 이 말여. 거기서 말을 하능 거여.
“아 자네 시방 찾일라구 내가 시방 수년 동안 애를 쓰구 돌아 다녔는디, 여기서 만나게 될지 몰랐다.” 구.
“그러냐구 말여, 네러 와서 있는 제가 참 자네하구 작별한 이후에 즉시 여기 와서 오늘 날까지 있다.”
구 말여. 그래 서루 재미나게 하룹밤을 자구서 한 며칠 쉈다가. 쉰 담에,
“자네 고향은 어딩가.”
말여.
“나 고향 웂네.”
“이 사람아!”
“고향이 워딨능가.”
말여.
“양친 기시지?”
하니까,
“양친이 다 뭐….”
아무두 웂다 이거여.
“아녀. 자네 고향이 암 디 암 디지?”
아 이거 얼굴이 화색이 웂어진단 말여?
“내 거기 다녀 왔어. 내가 다녀 왔는데, 자네 아버지두 만나 뵈고, 자네 가족 다 만나 보구 왔네. 워트게서 불문이 발을 딜였능가?”
[392 쪽]
뭐 아무 허는 얘기가 웂어. 득구만 있능 거여. 있다가서 한닷 소리가 뭐라구 하느냐 하먼,
“그러면언 우리 어머니 아버지 무고하시… 식구가 멫…?”
“식구가 댓 식구 되더라 이거여. 댓 식구 되넌디, 자네 부인은 워치게 된 내력을 몰르구 시방 고통을 박구 있다 이거여. 그리구 자네 아버지 어머니는 장가 다시 든 아덜이 있어? 아덜이 왔어. 와서 익고. 참 잘 하구 산다 이거여. 그러닝깨 빨리 가야 한다.”
이거지. 그 보구 온 얘기를 그대루 다 해줬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눈물을 빙 돌더니마는, 얼―마 앉었다가서, 그때꺼지 생각을 못허구서는, ‘내가 그리두 지금 만일에 가게 되는 마당이면은, 벌써 집이 사껀은 벌여져 각구서 지가 보구 온 그대루 즈 아버지하구 제 식구허구 한 방에 살었는디 그게 잘 못 돼가지구 됭 것이니까 내가 가먼언 안 되게 생겼으니까. 차라리 내가 죽으야겄다‘ 이런 맘을 먹구서 이 사람은 비 감사 가지구 그 엉뚱한 생각을 먹구서는 대추나무 고리다가 목을 옭아가… 자― 목을 달어맬라구 자살허러 간다 이 말여. 그 때 그 의사가 그 재빨리 발견해각구 살려 놨어. 살려 놓구서,
“사실이 이런 사실이 있으니 함 번 따러 가자.”
이냥 해 가지구서 자개 부인을 그 여자를 살리기 위해서 인제, 말하자먼 인제 부모에 집이루다가서, 자개 칭구를 데리꾸서, 그 중 장삼 입은 그대루 꾀깔 쓴 그대루, 얼굴 입 막은 채, 참 메칠을 걸렸던지 그 자기 고향을 찾어 왔다라 이 말입니다. 찾아 오구 보니까아, 여전히 참 잘 하구 살어. 그래 그 아들 갖다가 감춰 놓구서 또 다시 그 으사가 그 집을 또 들어강 거요. 인제 쥔을 불릉 거여.
“누구시냐.”
구 말이지.
“지나가는 과객이닝깨― 그 집이 갔지― 과객인데. 듣자 하니 이 댁에 불쌍한 사람이 있다 하기에 좀 알어 볼라구 왔다,” 구.
[393 쪽]
“누구시냐?”
구. 그러니,
“나― 뉘시냐구 물으닝깨― 나 암 디 사는 아무개라구 말이지. 그런디 나 사또, 나 저 으산디. 좀 알어 볼라구 왔다 말이지. 사실 뭔지 흑백을 가릴라구 왔다.”
구. 하니까, 사실얘기를 죽 해준다 이거요.
“이런 사실 이런 사실이 익구. 내 자식을 입뻐려 각구 멫 해를 고생했는디, 참 자식이 오니까 메누리가 제 남편 아니라구 하구, 너 그럼 서 서방 봉 거 아니냐 이거지. 그래서 시방 나가래두 나가두 않구 살구 있다 말여. 있어서 시방, 그거 산 사람을 죽일 수두 욱구 그래서 놔 두구 있느니라구 말여. 속 속을 썩구 있느니라,”
구 말여, 그러니까,
“아, 그렇겄다구, 그레면은 그 며누리를 볼 수가 웂느냐.”
이거지. 그래,
“보 보시라.”
구. 그래 메누리 참 메누리를 불르니 메누리가 나올 거 아녀? 나와서 보니까, 참 얼굴이 수심이 가득―하게 있어. 이 의사 한단 말이,
“네, 사실 네 남편 아니냐―?”
전혀 아니라 이거여.
“네 그러면 어트게 아니라는 근거가 워딨느냐?”
절대 아니라능 기여. 그래 부락 사람한티 물어보닝개,
“틀림읎이 이게 이 집 아들입니다.”
이거여.
“그래 너 워서 있다 왔느냐?”
하니까,
“나 암 디 암 디 있다가서는 아저씨 만나서 왔읍니다,”
말여, 틀림읎어, 아 물을 것두 읎이 뻔항 거여. 그 뭐, 다 인정을 해 줘.
[394 쪽]
“그렇겄다구. 그레면은 내일 증(정) 오시를 이용해서, 큰칼 씌워 목을 칠… 벌을 주야겄어. 벌을 주구서, 옥에 가둘 게여. 가둬각구 불응하먼언 앞으루 큰칼 씔 테니까.”
‘내일 증 오시에 재판 저… 말하자먼 재판이지요? 송사 뵐 테니까 오시에 동네 사람 다 뫄… 점부 다 동네 사람을 이 마당에 모이게 하라’하는 한 공고를 써 붙여 놓구서, 하룹밤을 자게 됭 거여.
다음날 아침이 참 부락 사람들이 머 남녀노소 다 모였을 거 아녀? 잔뜩 모여 놓고서, 한 가운데다가서 그 여자 끌어다 무릎 꿇여 놓구서는 술상을 크―게 뺑 둘러 둘러 놓구서는 헌닷 소리가 머라느냐먼언,
“분명 이 많은 사람 중에서 네 남편이 아니냐?”
하니까,
“분명히 아니라.”
이거여.
“아니먼언, 네가 죄를 벗을라면언, 이 술을 노소막론하구 점부 술잔을 돌려 줘라 말여. 돌려 주먼언, 네 제가 벗어질 것이다-.“
그랬단 말여. 그러니까 여자가,
“나는 죄가 읎으니까 무슨 짓을 못 허겄느냐.”
이거여. 그래 거기서 한 사람마다 술을 슥 잔을 권 권하능 거여. 권하다가서 중간쯔음 와 각구서 그 중 앞이가 다갔어(다가 갔어) 인저. 다가서 가지구서 술잔을 주니, 중이 보니까 모처럼 만이 어머니 아버지 있능 거…, 자기 부인을 보니까 참 처량스럽더라 이 말여요? 자기 아덜 재 말하자먼 그 아덜두 거기 와 같이 익구, 이제 그… 응? 방이 같이 와서 앉었능 기여? 그래 자기두 모르게 술잔 박구 떠넝 거여. 벌렁벌렁벌렁벌렁허구 떤다 이거여. 그래 이 여자가 수, 주전자다 수 술을 따르야겄는디, 이눔이 자꾸 떨어싸닝깨 따를 수가 있어? 그러니까 여자가 차마… 따르… 얼굴이 안타까… 떨어 손이. 안타까우닝깨 쳐다봉 거여? 얼굴얼.
쳐다보니까 입두 막구 뭘 썩건마(썼지만) 는 보닝깨 남편이 그때사 왔더
[395 쪽]
라 이 말여. 그라면서 술주전자 자기두 모르게 같이… 쥐구서 같이 떨먼서, 주전자를 탁 놓구서 거기서 주저앉응 거요. 주저앉으니까, 몽딩이를 들구
“와아, 저 중눔이 샛서방이다아!”
그래각구서 중을 때려잡능 거여 인저. 허허허….
아 그러닝깨 잠깐 멈추라고 인제 의사가 참, 그 출두를 붙이구서 멈추라구 해 놓구서. 중을 이렇게 꼬깔 벡기지 않은 채 꿇어다 앉혀 놓구서, 죽 앉혀 놓구서,
“그럼 영감마님께서는 저 대사를 어트게 처치했으먼 좋겄읍니까?”
하니까,
“내 성미루(성나는 대로) 생각하먼 당장이 목을 볐으먼 좋겠으나, 사또님에 분부 대루 거행 거행허겄다.”
이거여.
“그렇겄다,”
구. 꿇어 앉혀 놓구서, 꾀깔 벗으라구 하구 입마개두 벗으라고 하구 보니까 그눔두 아덜일세? 둘 다 다 아덜… 아덜 또 하나 나타났으니 워터갈거여? 그래 무릎을 탁 치구 뿌시시 일어 일어 나먼서, 대사가 일어 나먼서 그때에 큰 절을 항 거여.
“아버지 어머니, 불효자식 뒤늑게사 알구 찾아 왔다.”
구 말이지. 아 이거 보니까 둘 따 다 아들여 워떵 게 진짠지를 몰르겄어 인저. 이 귀신두 아니요 잡신두 아니요?
그때에 죄는 진 디루 간다구, 줏어온 아들이 벌떡 일어 나먼서, 다시 무릎을 꿇더라능 거요. 무릎을 꿇으먼서,
“아버지 어머니. 소인이 가짭니다. 사실을 암 디, 아저씨를 암 디서 만나 가지구 내 이렇게 왔노라.”
구 말여. 그러구 보니 으사는 강 곳이 웂어져 버렸어요. 헐 일을 해 놓구 살(달)어낭 거여. 그때 그 아덜이 반경(반색)을 항 거여.
“니가 아니었더라면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나를 기달리다 돌아 가셨을
[396 쪽]
것이다 말여. 우리집 식구 청춘 과부루 그냥 혼자 살다 죽었을 것이다 말여. 네가 있억기 때문에 우리 어머니 아버지 살렸다. 잠시 내 아내가 고생을 해 했을 망정… 젊어서 고생은 사서두 한다구 무조건 살아서 다행이구. 나는 형제간이 웂응깨 내 동생이 돼라.”
해 각구서는 결으형제를 맺었다능 거요. 거기서 형제가 됐다능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