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고 신문에서 tv에서 라디오에서... 국지성 호우... 뻥 뚫린 하늘... 퍼붓는 장대비... 언제 들이 닥칠지 모를 이녀석들 때문에 멀리 가는 것은 포기하고 집 뒷 산인 난봉산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비박하러 바리바리 챙겨서 떠났다.
정작 비가 엄청 쏟아 진다고 방송에서 떠들어 대더니, 잔뜩 낀 구름이 양산이 되어 강렬한 햇빛을 차단해 주었다. 그리고 비는 새벽까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식수의 압박이...
뒷산으로 가기에 토요일 아침 실컷 늦게까지 자고 11시 30분에 난봉산 입구에서 산행 채비를 하고 있다.
출발 전에 맥주 한 캔 먹어주는 쎈스는 잊지 않고 행해 준다.새로나온 맥주 250ml여서 간에 콩만큼만 기별간다.오랜만에 배낭을 매니 무겁다.내용물은 순 먹을 것 밖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블로그 url로 모자잌 처리 해준다.그리고 나도 거무티티한 번쩍이는 육클리(오클리 문양보다 조금 더 커서 육클리!)로 가려준다.먹을 것만 부랴부랴 패킹하다 보니 찍찍이를 집에 고이 모셔놓고 왔다.아뿔싸~하지만 내 고성능 핸드폰 카메라가 제 성능을 발휘해 준다.
어제 산 미더덕과 각종 해산물을 씻지도 않은채 팔팔 끓는 물에 구수한 된장과, 내가 정성스레 잘라온 호박, 감자를 넣어서 된장국을 끓여 주신다.난 전기밥솥으로 하는 밥 맛 보다 코펠에서 지어지는 밥 맛을 이겨 낼 수 있다.그 어렵다는 코펠로 밥짓기!그 비밀은 바로 불 조절!다년간의 노하우와 검증받은 실력만이 씻지 않은 해산물이 들어간 된장국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지금 이 자리를 빌어 말하지만, "형 난 이렇게 해서 먹는거 별로 좋아라 하지 않아요. 카메라 놓고 오고, 침낭 놓고 오고, 텐트 놓고와서 비박한다고 해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먹는건 신성한 거에요. 그것도 산에서는..."
된장국이 제법 먹을 만 하다.
껍질이 채 떨어 지지 않은 미더덕을 씹기도 했지만 말이다.그러나 내가 지은 밥이 된장국을 이겼다는 생각이 든다.지극히 혼자서 속으로만...
삐질까봐.소주, 누룽지, 인스턴트 커피, 스윙칩, 포도 까지...배가 부르다.여기서 자리 폈으면 좋겠다.
내 아름다운 뒷모습!다리도 길어 보인다. 아니 긴 다리를 가지고 있다.불룩 튀어나온 것은 쓰리빠!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그리고 화장지 챙겨 오는걸 깜박해서 차에 있던 주유소 화장지를 있는대로 때려 박았더니 뽀대 안난다.이건 걷고 있는 사진이 아니다.멈춰있는 동작이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절대 따라 올 수 없다.간직하고 싶은 감정, 생각, 느낌을 한 장의 필름으로는 감당해 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그래서 눈으로 찍고 가슴으로 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 까 싶다.
요 며칠 사이에 비가 제법 와주어, 바위 위쪽에서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쉴겸해서 흐르는 물에 땀을 씻어 내고, 물 한모금 들이키고, 다시 씻어내고....
왠지 더 씻고 싶어 진다.
주위를 둘러 보다 맞은 편에 시냇가가 거친 물쌀의 거품을 내뿜으며 흐르고 있다.
제법 깊은 웅덩이가 위치하고 있다.
배낭을 매고 그쪽으로 향했다.
속세의 인위적인 것들을 모두 홀라당 벗고 입수해 주었다.
웅덩이에서 5분정도 놀다가 잠시 일어나 주었다.
승합차가 지나갔고, 그 후엔 버스가 지나갔다.
난 모르겠다.
사람들이 봤을런지...
실망했으면 내가 실망을 안겨준거겠지?
물놀이 한 사진은 올리지 않았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냥 이뻐서 찍었다.그냥 이쁘다.아무 이유없이 이쁘다.그자리에 있어서, 매혹적인 색채를 띠고 있어서, 그리고 왠지 모르게 섹시해 보였다.왜그랬을까?
산행 도중에 집 한채를 보게 되었다.재밌었던 것은 현수막에 가게 홍보를 위해서, 주인장이 재밌게 써놓은 글이 있었는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저기서 닭을 판다고 하는데, 난 왠지 사람 인육으로 만든 만두도 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중국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저 문구를 어떻게 해서든 찍고 싶었지만, 핸드폰 산지 얼마 되지 않아 줌으로 확대 시키는 방법을 몰랐다.울트라 마라톤 대회 준비하면서 이번 산행 코스로 갔던 곳을 뛰어서 가 볼 생각이다.그때 지나치면서 꼭 문구를 외워서 와야겠다.
조비골로 해서 가야한다.우리의 목적지는...비박 할 장소는...하지만 공원 묘지로 갔다.오르막 2km를 왕복으로 해서 도합 4km 걷고, 조비골로 향했다.그냥 그랬다.걸었던 길을 되돌아 와서인지 모르겠지만 욕도 나오고, 무심코 잡초도 스틱으로 풀스윙해가며 내려오고, 농업용수가 흐르는 비닐 튜브도 한 두번씩 날카로운 스틱 촉으로 살포시 찍어 주고, 뭐 그러면서 다시 이곳 이정표까지 왔다.짝퉁 레이밴 선글라스끼고, 파란색 저지 입은 자전거 타는 아저씨 잊지 않겠다.지역 사회는 좁은거다.우리네 인생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속고 속이고...
재밌는 장면이다.돌담 바로 위에는 작물 밭이다.돌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몸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걷는 것이 이런 묘미 아닐까?다큐멘터리 3일에서 제주올래길을 소개하면서 이런말이 나왔다."올레를 걷던 5살아이가 '아름다운 것은 예쁜 것 다섯개'라고 말했다고 한다."세상에 쫓겨, 사람에 쫓겨, 일에 쫓겨, 돈에 쫓겨...정작 아름다운 것들은 주위에 있건만...천천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걷다 보면 예쁜것 한 개씩 한 깨씩 찾아 지지 않을까?그러면서 아름다움을 보는 마음의 창, 정신, 세상이 만들어 질 수 있을텐데 말이지.실제로 보면 선글라스가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호피무늬? 안경테!
원래 고기는 내가 주로 사는 곳이 있지만, 성훈형이 당골인 고기집에 가서 목살로 구입을 했다.먹어보니 맛있더군.산에서 먹으면 뭔들 맛있지 않겠는가!매실짱아찌가 단연 돼지고기의 맛을 더 해 주었다.좋은 숯을 사용하지 못해서 고기 굽는데 약간 애를 먹었다.다음에는 대나무 압축탄을 주문해 챙겨 놓았다가, 산행 시에 빠뜨리지 않고 가져가야 겠다.그리고 냉면을 한 번 도전해 보려고 생각중이다.떡볶이와 함께...만두도 시도해봐?
타프가 미비된 관계로 김장비닐을 깔끔하게 쳐 놨다.스틱으로 물이 고이지 않게 탱탱하게 받쳐주는 센스!평상이 있어 잠자리는 편했다.소주 1.8리터 마셔주고, 고기는 간간히 고양이와 같이 나눠 먹어 주고, 약간의 수다 후에 잠을 청했다.대략 1시정도에 잠에서 깨어 라면 2봉지, 먹다 남은 햄, 된장국 끓이다 남은 호박, 아주 매운 청량고추와 함께 푹 끓여서 먹어 준 후...아뿔싸!식수가 한 방울도 없이 다 떨어져 버렸네.바로 철수 준비.텐트 걷고 비가 추적추적 떨어지기 시작했다.아주 깜깜한 밤에 둘이서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인것 같다.둘이 걷다 잠깐 한 눈 판사이에 한명이 없어지기라도 한다면...
첫댓글 사진이 휴대폰 화질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네요. 혹 기이
스타일보고서입니다.
사진정보를 보니 ever ev-w370이라는 기종이네요...200만화손데 눈에 별로 거슬리지않고 괜찮은 화질을 보여주네요^^
아마 마지막 사진이 에버일겁니다.
핸드폰맞나요 ?? 희동님 사진포토감각이 예사롭지 않네요 ~~그리구 마지막 둘이서 걷는다는거 남자분들도 무서움 타는군요 전 멋지게 무박산행하고싶어도 아직은 꿈도 못꾸겠네요 ㅎㅎ 난봉산은 어디에 있는곳인가요 ??
전남 순천입니다. 아마 100명이 걷더라도 99명이 없어진다면 무서울 꺼에요..ㅋㅋ
닉네임이 희동아 ~~이셔서 몇번만 되뇌이다 보면 나중에는 친근감이 느껴지겠네요 ㅎㅎ
제 의도된 닉네임을 벌써 파악하셨네요! ㅎㅎ
비닐 타프(?)...아주 인상적이네요^^ㅎ
비닐 타프 자주 애용하렵니다.ㅋㅋ
김장 비닐 타프 왕 짱... 멎잇습니다...^^
헉.....화로대까지 챙겨가시고 안무거우셨어여? ㅎㅎ 김장비닐로 바람막이는 해봤는데..타프도 가능하군요...한가지 또 배워갑니다..ㅎㅎ
1kg 정도 될려나? 정확히 무게를 재보진 않았는데... 들고 갈만 합니다. 해보니 나름 구색이 갖춰 지더군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근데 뽀대는 나지 않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