符讀書城南
(아들 부가 성남에서 독서함에 부침)
韓 退之(愈 768~824)
나무가 둥글게도 모나게도 깎이는 것은 목수에 달려있고,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뱃속에 들어있는 시와 글들에 달린 것이네, 시와 글은 부지런하면 얻을 수 있고, 게으르면 뱃속이 텅 비는 것이라네. 배움의 힘을 알고 싶으면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도 처음에는 같았다는 걸 알면 되는 걸세, 배우지 못해 사람됨이 마침내는 달라지는 것이네, 두 집안에서 서로 다른 아들을 낳아도 두세 살 어린 아이는 재주가 서로 비슷하고 조금 자라 모여 놀 때도, 같은 무리의 고기와 엇비슷하다네, 열두세 살이 되어, 머리 골격이 조금씩 달라지네, 스무 살이 되면 점점 더 차이가 벌어지고, 맑은 냇물이 구불구불한 도랑에서도 비추어지듯, 서른 살에 골격이 굳어져 한 명은 용, 다른 한 명은 돼지로 변하네, 학문을 이룬 용은 하늘을 높이 날건만, 학문을 못 이룬 두꺼비는 뒤도 돌아 볼 재능이 없네, 한 명은 말 앞의 졸개가 되어 채찍 맞고 등에서 구더기가 생기고, 다른 한 명은 정승처럼 높은 벼슬을 얻고 고래 등 같은 솟을 대문 기와집에서 산다네, 금이나 구슬이 비록 귀중한 보물이나 너무 비싸 구하기 어렵고‘ 학문은 몸에 지니어도 그 몸이 넉넉히 쓰고도 남아돈다네, 군자와 소인은 부모에 얽매인 신분이 아니라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삼공과 재상이 농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 아뿔싸, 삼공의 후손들도 춥고 배고프며 나귀도 없이 다니는 것을. 문장이 어찌 귀하지 않을쏜가. 경서의 가르침은 곧 마음속의 밭 같은 것이라네, 고인 빗물은 근원이 없고, 아침에 찼다가 저녁엔 이미 말라 버린다네, 사람이 고금의 일에 달통하지 않으면, 소나 말에 옷을 입혀놓은 꼴이라네, 자신의 행동거지가 도리에 맞지 않는데도, 하물며 명예까지 바라는가, 철은 가을이라서 장마도 그치고 산뜻한 가을바람 기운이 온 들판 온 마을에 가득 하니, 등불 점점 가까이하여 책 펼칠 만하네, 어찌 아침저녁으로 책이 떠오르지 않을쏜가. 그대들 위해 세월을 아껴야 하네, 은혜와 의리는 서로 어긋남이 있고, 시를 지어 모든 이들에게 학문을 권하네.
* 符 : 한유의 아들 창(昶)의 어릴 때 이름. 원화(元和) 11년 가을, 부가 18세였을 때 長安 남쪽 啓夏門 안에 있는 정자에 나아가 독서를 하였는데, 元和 11년(816) 가을에 한유가 이 시를 지어 주며 학문을 독려하였다. 符는 長慶연간에 급제하여 集賢校理가 되었다.
<昌黎先生集권6>.
木之就規矩 在梓匠輪輿 人之能爲人 由腹有詩書 詩書勤乃有 不勤腹空虛 欲知學之力 賢愚同一初 由其不能學 所入遂異閭 兩家各生子 提孩巧相如 少長取嬉戱 不殊同隊魚 年至十二三 頭角秒相疎 二十漸乖張 淸溝映迂渠 三十骨觡成 乃一龍一豬 飛黃騰踏去 不能顧蟾蜍 一爲馬前卒 鞭背生蟲蛆 一爲公與相 潭潭府中居 金壁雖重寶 費用難貯儲 學問藏之身 身在則有餘 君子與小人 不繫父母且 不見公與相 起身自犁鋤 不見三公後 寒饑出無驢 文章豈不貴 經訓乃菑畬 潢潦無根時 秋積雨霽源 朝滿夕已除 人不通古今 牛馬而襟裾 行身陷不義 況望多名譽 時秋積雨霽 新凉入郊墟 燈火秒可親 簡編可卷舒 豈不旦夕念 爲爾惜居諸 恩義有相奪 作詩勸躊躇
첫댓글 은혜과 의리는 서로 어긋남도 있나니, 망설이는 너에게 시를 지어 권하노라.... 이렇게 마지막 구절에서 주저하는 주체를 아들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恩義의 균형을 이루며 부모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한번 돌아 본다면서, 주저하는 주체를 아버지 자신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냥 들은 소리입니다. 참고하십시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