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주
오늘날 시판되고 있는 중국 술의 브랜드 수는 3만 5천 여 개가 넘는다. 스촨 성 한 성만해도 무려 6,900가지 이름의 술이 나온다. 우리가 보통 빼갈이라고 부르는 백주를 비롯해 황주, 홍주(포도주), 흑주(맥주), 과일주로 대별되는 술의 이름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말고도 중국전역에서는 말 젖 술, 금가루 은가루를 섞어 빚은 술, 살모사등 5종류의 독사와 해구신등 5가지 동물의 음경을 함께 넣어 담근 술, 심지어 술 깨는 술, 간에 특효인 술, 한번 마시면 최소한 1년은 술을 끊게 된다는 술 등 기괴망칙한 술까지 나돌고 있다.
이 많고 많은 중국 술 중에 과연 무엇을 마셔야 잘 마셨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꼬? 오랜 세월 중국의 좋다는 술, 유명한 술, 몬도가네 술을 직접 시음도 해보았으나 갈수록 갈피를 못잡겠다. 중국의 책자에는 8대 명주로 마오타이, 펀, 우량예, 구징꽁, 도옹, 양흐따취, 시펑, 루조우트취 등을 기재하고 있는데 이들은 전부 독하고 색깔 하얀 백주(빼갈)일색이다. "도대체 중국술에는 백주 빼놓고는 황주, 흑주, 홍주는 술도 아닌가?" 뻔할 뻔자지만 한국과 제3국에서 출판된 문헌을 열어 보았으나 역시 뻔할 뻔자였다. 그 책들이 들고 있는 [중국의 8대 명주]는 중국책을 그대로 번역, 백주만을 열거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면 100년도 지난 옛날옛적에 랭크되었던 술들이다. 이들은 실제로 오늘의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거나, 마시고 싶어하는 술과는 너무 다르다. 이것은 마치 문학의 여러 쟝르중에 오직 "시" 만이 진정한 문학으로 인정하는거나 마찬가지다. 또한 21세기 한국 금주의 인기가요 1위에 "이미자의 동백꽃 아가씨" 2위에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하는 것이나 20세기 한국 애창 가요 1위에 "아리랑" 2위에 "서리랑"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시대 최고의 중국전문가(?) 강은산은 보다 정확한 중국8대명주의 리스트를 새롭게 작성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은 술실력과 함께 날이갈수록 커갔다. 마침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통계 자료와 각국 애주가들과 자신의 실제 체험에 근거하여 엄선한 중국 名酒 8강의 명단을 아래와 같이 공포하는 바이다.
중국 8대명주 선발시에 잃지 않았던 2대 원칙이 있다. 첫째, 절대로 취한 상태가 아니라 맨정신으로 선정할 것, 둘째, 백주뿐만 아니라 황주 홍주 흑주 기타주 심지어 가짜술들도 수긍할 수 있도록 공평무사정신을 잃지 말 것이었음을 참고로 공개한다.
1. 마오타이주 2. 우량예 3. 샤오싱주 4. 칭다오 맥주 5. 엔타이 포도주 6. 값싸고 좋은 빼갈 둘 7. 떠오르는 술, 지는 술 8. 가짜술
1. 마오타이 (茅台)주 마오타이주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것은 1972년 닉슨 미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와 중일 수교시 다나까 수상이 마신 후부터였다. 마오타이는 오랫동안 중국 제일의 명주로, 중국을 대표하는 국주로 알려져 왔다. 외빈을 초대해서 거대하게 베푸는 연회나, 재외중국공관에 베푸는 성대한 초대 파티에 마오타이는 없어서는 안될 외교주로도 일컬어져 왔다. 모택동이 좋아하던 술이라 "모태주"라 부른다는 일부 한국 주당의 주장은 가히 황당이 無界한 것이로서니 한국의 명주, 이동 막걸리와 안동소주처럼 "마오타이"의 이름은 생산지의 지명을 딴 것이다. 마오타이주는 꿰이조우성 런화이(仁懷)현 마오타이(茅台)진에서 나온다. 그곳은 꿰이조우 고원의 제일 낮은 지점인 분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고원의 기류와 멀리 떨어져 있고 하루 종일 안개가 자욱하다. 여름에는 35~39℃에서 지속되는 고온기가 다섯 달이나 되고 일년 중 절반이상 무덥고 습한 안개 속에 잠긴다. 이런 특수한 자연조건은 술의 원료를 발효, 숙성시키는데 유리하고 마오타이주의 독특한 향기를 내는 미생물을 생기게 하는데 결정적이다. 위스키가 오크나무통에서 숙성되는 것과는 달리 마오타이는 질항아리에서 2~3년간 숙성된다. 도수 53도의 독한 마오타이주는 무려 100여 종의 향기가 있고 마신 후의 빈 잔에도 오랫동안 향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향료를 첨가한 게 전부 반복적인 발효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다. 그러나 마오타이는 요즈음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시판되는 마오타이의 90%가 가짜라는 사실보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명성만 믿고 자기혁신의 정열과 패기를 상실한 것이 쇠락의 진짜 원인이라고 한다. 마오타이 회사는 가짜를 방지하기 위해 술병에 특수인쇄 처리된 M자를 부착하고 이를 판별할 수 있는 돋보기를 술병 케이스에 덤으로 넣어 파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미 옛날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전락하는 마오타이를 지켜보며 그것이 권력이든 술이든, 명예든 돈이든지 그 무엇이든지 간에 최고를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냉철한 판단, 기민하고 과감한 실천력으로 끊임없이 자아를 초극해나가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이치를 깨닫게 된다.
2. 우량예 (五糧液) 멀리는 삼국지의 유비측의 본거지이며 가까이는 개혁개방의 아버지 떵샤우핑의 고향인 스촨성은 영웅호걸도 절세가인도 좋은 술도 많이 나는 곳이다. 지금 한참 뜨고 있는, 우량예의 산지는 스촨성에서도 의빈(宜賓)은 술을 위해서 하늘이 낸 곳이다. 약 150년전 그곳에서는 수수, 멥쌀, 찹쌀, 밀, 옥수수등 오곡을 원료로 하여 자량주(雜糧酒)라는 술을 빚었는데 1920년대에 와서야 우량예라는 이름을 얻었다. 잡곡밥이 오곡밥이 된 셈이다. 천(陳)아무개라는 사람이 우량예의 맛과 향의 비결은 곡식 혼합 비율과 첨가되는 소량의 약재이었다. 오늘날 5곡의 혼합비율은 수수36%, 멥쌀 22%, 찹쌀 18%, 밀 16%, 옥수수 8%로 밝혀졌다. 아직 남아있는 비방은 첨가하는 소량의 약제인데 쟝쯔민 국가주석이 물어도 입을 다물어야 할 극비사항이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주류 품평회가 열려왔는데 우량예는 마오타이에 버금가는 명주로 뽑혀왔다. 1965년 중국경공업부에서 주최한 각종 주류 품평회에서 우량예는 처음으로 마오타이를 제치고 중국 주류의 챔피언으로 등극하였다. 그 후부터 우량에는 중국의 각종 술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싹쓸이하기 시작하였다.
80년대 초부터 도수가 낮은 39도 짜리 술을 개발, 판매하면서부터 우량예는 마오타이를 완전히 따돌리고 실제적인 중국 백주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1999년 우랑예는 중국 술로서는 최초로 세계 유명 공항 면세점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2000년 2월 현재 우량예의 판매량은 마오타이에 비하여 여섯 배 이상이나 많으며 전문가들은 이들의 판매량 격차는 날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국사람에게 가장 큰 환영을 받고 있는 술도 마오타이가 아니라 우량예이다. 우량예와 마오타이의 다른 점은 마오타이는 옛 방법을 그대로 변함 없이 유지하는데 비해 우량예는 대를 이어 내려오는 훌륭한 기술자들이 현상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양조기법을 개발해내고 상품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는 점이다. 우량예는 향기가 오래가고 맡이 깊은데다가 감미롭고 술맛에 샘물같이 맑고 투명한 청량감이 넘친다. 우량에는 전통의 독특한 양조수법을 응용하여 이뤄내는 일종의 예술품이다. 일전 강은산이 "술은 예술의 준말!" 이라며 헛소리를 지껄이며 마신 술도 바로 다름 아닌 "우량예"였다.
3. 일본도 못 훔쳐간 샤오싱(紹興)주 앞서의 마오타이주와 우랑예는 현재 중국 백주(빼갈) 랭킹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는 명주중의 명주다. 그러나 백주는 만인에게 환영받고 있는 술은 아니다. 중국의 남방인들은 대체로 백주의 강하고 매운 맛을 싫어하고 황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좋아하고 있다. 한국의 중국문화학자 허세욱 교수는 중국인 [중국문화에세이] (p329)에서 중국의 백주 서열 1, 2위 심하게 나무라고 있다. "중국 술하면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시음함으로써 일명경인했던 "마오타이주"나 사천 수수로 빚은 "우량예" 같은 술을 최상의 것으로 들먹거리지만, 그것들은 이른바 빠이갈. 술에 미친 사람이 나 마시는 독주인 것이다 그것들을 우리는 "빼갈"이라고 즐겨 부른다. 한 잔 술에 목이 타버리는 술, 그래서 서너 잔이면 곤드레 만드레 취해 버려 며느리가 시부모도 몰라보는 술이다. 중국 서남지역이나 서북, 동북지역에 흔한 수수나 조로 담갔다가 그것이 발효되면 다시 기화하여 증류한 술... 여기서 허교수는 백주를 수수나 조등 잡곡으로 담는다 하였는데 이 지적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우량예의 주요 원료 5곡 가운데 찹쌀과 멥쌀이 있지 않은가? 또한 사람마다 혀와 목구멍의 감각은 다른 것이다. 허교수는 캭 쏘는 백주를 마시다 놀란 탓일까, 그답지 않게 평소의 침착성을 잃고 있다. 강은산은 빼갈이나 샤오싱주나 술이라면 다 좋은데 말이다. 하여튼 허교수도 좋아하고 강은산도 좋아하는 샤오싱주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샤오싱주는 중국 黃酒의 대표적인 술이다. 샤오싱주로 주로 찹쌀을 원료로 하여 찹쌀, 밀, 밀기울 등의 원료에다 약간의 일초, 진피, 대회향 등 10여종의 약초를 섞어 양조하는 것이다. 샤오싱주의 물은 져쟝성 샤오싱의 지엔후(鑑湖)의 맑은 물로 담는 것을 최고로 친다. 지엔후물에 함유된 미세한 양의 미네랄이 작용하여 샤오싱의 그윽한 향기를 내기 때문이다. 아직도 지엔후의 보다 맑고 깨끗한 물을 긷기 위해 새벽의 안개를 헤치고 호수 가운데께로 나가는 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은 꿈결보다 아름답다. 샤오싱 기차 정거장에서 내려 역전 광장 끝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여러 종류의 황주를 빚는 샤오싱 양조장이 있다. 부근 일대에는 술 향기는 민감한 사람이 취기를 느낄 정도로 그윽하다. 그 있는듯 없는듯한 취기는 확실히 두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마시고 난 과음의 뒤끝보다 훨씬 좋다.
샤오싱주는 향기와 빛깔이 좋고 맛이 깊어 [동방의 명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역사는 3천년 이상이나 거슬러 올라간다. 오나라와 월나라가 원수처럼 싸우던 시절 월나라 왕이 오나라 왕에게 이 소흥주를 선물로 많이 보냈는데, 오나라 군대가 물 마시듯 마셔대서 술항아리가 산더미처럼 쌓였다고 한다. 샤오싱주는 현재 푸지엔성, 쟝시성, 상하이시 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 대개 따끈하게 데워서 마시는 샤오싱주는 타지 사람들은 화매이(花梅)라고 하는 말린 매실을 1~2개 술잔에 넣어 마시기도 한다. 이것을 보고 샤오싱 사람들은 원조 샤오싱주를 따라잡을 수 없는 모방 샤오싱주의 맛의 결함을 감추기 위한 짓거리라고 비웃는다. 샤오싱주는 만드는 법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어 지는데, 그 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산냥주(膳養酒)와 뉘알홍(女兒紅)이다. 산냥주는 3년 이상 저장한 샤오싱주를 물 대신 원료로 하여 담근 술이다. "술을 원료로 한 술"이라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가 없는 기발하면서도 호사스러운 술로서 샤오싱주의 최고급 명품이다. 뉘알주는 딸이 태어나면 물을 적게 탄 농후한 샤오싱주를 담가 아름답게 조각 채색한 항아리에 오래 저장해 두었다가, 그 딸이 시집갈 때 시집에 가져가지 때문이다. 보통 10여 년 이상씩 저장한 일품으로 아주 맛이 좋은 술인데 이것은 중국인의 참고 기다리는 대륙적인 진중한 인내성과 멋을 추구하는 풍류의식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1996년 샤오싱시가 재개발사업을 벌릴 때 한 구옥의 담벼랑 밑에서 담가서 묻어 둔지 50년도 더 넘은 뉘알홍 한 병이 발견된 적이 있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다. 따져 말하자면 딸을 위한 뉘알홍이 아니라 손녀딸을 위한 손뉘알홍(孫女兒紅) 술은 경매에 붙여졌고 그 결과 한화로 2천만의 거금을 부른 홍콩의 한 거부에게 낙찰되었다한다. 루쉰의 유명한 소설 콩이지(孔乙己)에 나오는 셴헝주점(咸亨酒店)의 주인은 샤오싱주 자랑 끝에 이렇게 덧붙인다. "왜놈들이 중국의 좋은 것은 거의 모두 도둑질해갔는데 루쉰과 샤오싱주 양조비법만은 못 훔쳐갔다"
4. 칭다오 맥주 지금 중국사람이 제일 많이 마시는 술은 무슨 술인가. 흔히 말하는 마오타이나 우량예 같은 백주도 샤오싱주를 대표로 삼는 황주도 아니다. 황금빛 때깔 고운 맥주다.(일부에서는 흑주라 한다). 중국인들의 경제 수준이 날로 갈수록 주정이 낮고 청량감이 나도는 맥주 소비량은 늘고 있다. 중국에서는 맥주 1병 값이 광천수보다 훨씬 싸다. 주류 중에서 가장 싼 대중주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군에 해당하는 현마다 보통 1~2개이상의 자체 브랜드의 맥주공장을 가지고 있다. 서로들 전국적으로 유명한 칭다오맥주나 베이징의 옌징맥주보다 뛰어나다고 대단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맥주의 종주국 독일이 장기간 영구무료조차한 덕택(?)으로 산동성 칭다오의 칭다오 맥주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칭다오시 인근의 명산 라오산의 수질이 기가 막힌데다가 독일 맥주의 세계 제일의 노하우가 찰떡궁합을 이루었던 덕택이라들 말한다. 문화대혁명 그 어려운 시절에도 칭다오 맥주 덕분에 칭다오 시민들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한다. 그러나 요즘 칭다오 시민들은 과거 중국 맥주시장을 완전히 주름잡던 칭다오 맥주의 압도적 점유율이 날로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아무일도 안해도 영원할 것 같은 맥주 랭킹 1위만 믿고, 품질 이노베이션과 선전을 게을리 한 탓이라는 학계의 분석이다. 마지막 한가지, 맥주는 시원하게 마셔야 제 맛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글라스가 깨끗해야 하는 게 기초 상식이다. 그런데 중국인은 아직 이점을 개의치 않고 있는 것 같아 신경이 좀 거슬린다.
5. 엔타이 포도주 오늘 중국에서는 백주나 황주보다 흑주(맥주)를, 흑주보다는 홍주(적포도주)를 즐기는 여성이 늘고 있다. 포도주 중에는 역시 산동성의 엔타이 포도주(煙台)가 제일 명성이 높다. 엔타이는 국제 포도주 도시이름으로 프랑스의 보르도나 포르투갈의 오포르토와 같은 동격이다. 고급 장미향 포도를 주원료로 쓰는 산동성 엔타이 포도주는 창청(長成) 다이나스티 등 여타 중국산 브렌드들의 맹렬 추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아직 중국 와인의 황후자리는 놓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엔타이의 미미사 (벨모트)는 단맛의 와인에 향을 첨가한 술로 2년 이상 저장한 화이트 와인을 기본으로 하여 출하 6개월 전부터 중국 특산의 각종 귀중한 생약을 넣고 냉동 저장한다. 최근 중국 각계각층의 실세들인 여성의 전폭적인 사랑과 지원으로 엔타이 포도주를 비롯한 각종 포도주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뜨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가까운 시일내에 중국에서는 홍주(포도주)와 흑주(맥주)가 그간 봉건영주처럼 대를 이어 주인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백주와 황주를 완전히 밀어내리고 오천년 케케 묵은 중국의 술판을 뒤엎어 버리고 말것이라는 홍과 흑의 주류 대혁명이 발생할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예상마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6. 값싸고 좋은 빼갈, 2가지 중국 서민들이 많이 마시는 백주는 콩푸쟈주(孔府家酒)와 알궈퉈주(二鍋頭酒)다. 콩푸쟈주는 중국술시장 점유율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댓가로 가짜가 많은 비율 랭킹 1위 타이틀도 겸하고 있다. 애주가였던 공자의 고향 취푸(曲埠)의 술 역사는 유구하다. 공자의 종가집을 비롯 후세들이 모여사는 콩푸(孔府)에서 본격적으로 술을 빚기 시작한 것은 명나라 때부터이다. 처음에는 집에서 빚어낸 술로 제사하는데 사용했는데 날로 황제와 고관대작, 시인묵객들 늘어나는 귀한 손님들한테 대접하여 연회용으로 개발되어 왔다. 중국에서 콩푸쟈주는 주정도수 39도 이하의 부드러운 백주로 치며 중국 명주 경진대회에서 수차례 상을 탄 바 있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값싸고 좋은 중국 백주로 유명하다.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콩푸쟈주는 인기가 높다. 우선 유교의 창시자이자 세계최초의 사립대학 총장 공자의 고향에서 나온 술이라는 데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그러다가 적당히 취하면 공자 선생님과 마주앉아 대작하는 듯한 기분에 잠기게 된다. 딱 그때 그만 마시는 게 좋다. 게서 한 잔만 더 들어가면 "야 공자야, 내가, 우리 가족이, 우리 회사가 요 모양 요 꼴로 된 것은 모두 공자 너 때문이야, 내가 시방 술에 취해 해롱해롱대는 것도 공자 너 때문이야, 흐흐흐, 엉엉엉 " 식으로 막 나가는 한국사람들이 많다고 해서다. 따지고 보면 중국의 뻬갈의 맛은 거의 비슷하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애주가에게는 위스키의 브랜드는 수 백가지가 넘지만 맛을 정확하게 분별해내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고급주인 우량예나 마오타이나 대중주인 콩푸쟈주나 대개 거기가 거기다. 하지만 그 중에는 된장처럼 구수한 향기에 뒤끝이 깨끗하여 특히 한국사람이 즐겨하는 백주가 하나 있다. 베이징의 알궈퉈주다. 이 술은 우량예나 마오타이의 10분지 1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독특한 술맛과 향기는 여타 백주가 모방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맑고 투명하고 향기가 입안에서 감돌며 술기운이 세고 뒷맛이 오래가는 등의 특성으로 특히 서민 애주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술이다. 알궈퉈주가 "1과두"나 "3과두"가 아니라 하필이면 "2과두"냐는 호기심 많은 한국 애주가들을 위해서 알궈퉈주 만드는 법을 잠깐 소개하자면 이렇다.
먼저 수수를 밀기울과 효모 등으로 발효시켜 원액을 만든다. 이를 솥에 넣고 증류시켜 저온에서 적당히 다시 발효시킨 다음 증류하는 과정에서 냉각용 솥 맨 위(1과두주)와 아래 쪽의 술(3과두주)은 과감히 버린다. 인체에 나쁜 잡성분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즉 알궈토주는 솥의 가운데 부분 (2과두)의 맑고 깨끗한 술만을 숙성시켜 만들어진다.
7. 지는 술 & 떠오르는 술
구징꽁주(古井貢酒) 조조와 화타의 고향, 안훼이성 보(毫)현에서 생산된다. 보현에는 지금도 1500년간이나 구징공주를 빚어온 오래된 우물이 있다. 명나라때 神宗 만력제가 이 술을 마시고 이름을 하사한 이래 구징공주는 줄곧 황제들의 조공품으로 되어 왔다. 수수, 밀, 보리 , 완두를 주원료로 하며 아직 꽤 많은 판매량으로 중국 전역에 시판되고 있다. 8대 명주에 들어도 손색이 없는 술이지만 백주 말고도 즉 다른 술 종류 황주, 홍주, 맥주도 생각해주어야 한다. 구징꽁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8대 백주임에는 틀림없다.
두캉주(杜康酒) 두캉주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술이다. 두캉杜康이 이 술을 빚었다고 하여 이름이 두캉주며 조조와 두보 소동파 등 역사 인물들이 모두 이 술을 좋아했다고 한다. 중국정부는 1971년 흐난성 이촨(伊川)현에 두캉주 재현 연구소를 설립하고, 질이 좋은 밀, 수수 등을 원료로 전통적인 제작방법과 현대기술을 결합, 870여회의 실험 끝에 본래의 두캉주의 맛을 재현시키는데 성공하였다한다. 그러나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 흐난성에서도 두캉주의 모습을 찾기가 힘든 형편이다.
시펑주(西鳳酒) 시펑주는 산시성 펑샹(鳳翔)일대에서 나오는 술이다. 1986년 발굴한 고분에서 시펑주의 술잔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으로 보아 이 술은 무려 2,700여 년의 긴 역사를 되찾게 되었다. 수수와 보리와 완두를 함께 넣어 빚는 시펑주는 역사에 의하면 측천무후의 남편 당 고종이 그 술의 열렬 팬이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 술을 중국 8대 명주에 넣기도 하지만 슈퍼마켓 주류코너에 먼지가 부옇게 쌓여 있다면 대개 시펑주다.
루조우트취 (瀘州特曲) 스촨 루조우(瀘州)에서 생산하는 이 백주는 값이 저렴하여 서민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즐기고 있는 편이다. 루조우 트취는 독특한 풍미를 갖고 있는데 그 주요 원인은 발효시간을 길게 한데 있다. 수수와 밀이 주원료이며 향이 진하며 차고 상쾌한 맛이 나는 술로 마신 후에 더욱 진한 향이 오래도록 느껴지는 좋은 술이다. 중국에서는 스촨루조우를 8대 명주가 아니라 17대 명주의 하나로 꼽고 있다.
양흐따취(洋河大曲) 쟝쑤성 쓰양(泗陽)현에서 생산한다. 전설에 의하면 청나라의 건륭제가 두 번째로 강남으로 행차할 때 일부러 쓰양에 머물러서 7일이나 술을 마셨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평범한 지방 백주에 지나지 않는 이술이 쓰양현과 가까운 화이인(淮陰) 태생인 조언라이 전 총리가 이 술을 즐겨마신 이래 갑자기 중국8대 명주의 반열로 뛰어올랐다고 한다.
주예칭주(竹葉靑酒), 우쟈피주(五加皮酒) 주예칭주와 우쟈피주는 주로 한국과 타이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술로 주예칭은 설탕이 첨가되어 당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며 우쟈피주는 술 이름 그대로 한약재 오가피를 주원료로 만든 술로 혈액을 맑게 하는 약주로 알려 졌다. 일부 한국 서적에는 이 두 술을 마오타이와 샤오싱주와 함께 중국 8대 명주로까지 올려다 놓고 있으나 이는 얼토당토 않는 것이다. 이 둘은 중국대륙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인 잡술로 친다.
도옹주(董酒) 꿰이조우성의 준의(遵義)시에서 생산된다. 동주는 주원료인 수수와 120여가지의 약재로 빚은 술로서 맑고 깨끗한 맛에 옅은 약 향기가 나고 마시면 산뜻하다. 전국 각지에서 시판되는 술이 아니고 판매량이 너무 미미하여 중국 8대 명주에 들기에는 역부족이다.
펀주(汾酒) 복사꽃 피는 마을 산시성 싱화춘(杏花村)에서 빚어내는 술이다. 주정도수 61~65도로 매운 백주지만, 마셨을 때 입안에 향이 은은하게 오랫동안 남을 뿐 아니라 소화촉진과 피로회복에도 좋다한다. 당나라 때 이전부터 수수와 보리 완두를 주원료로 빚어온 펀주는 1914년 파나마국제박람회에서 금메달을 획득, 세계적 명성을 떨친 바 있다. 또한 지금의 싱화춘의 펀주 양조장은 중국 내에서 단일공장으로는 규모가 제일 큰 양조장이다. 중국 8대 백주뿐만 아니라 8대 명주라 해도 이견이 없을 만큼 인기 높던 이 술의 명성은 최근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만큼 폭락해버렸다. 1998년 설날 산시성 싱화춘 부근 마을주민 수십 명이 공업용 메틸 알콜로 만든 가짜 펀주를 마셔 죽은 참극이 벌어진 이후부터이다.
8. 가짜술 가짜 마오타이주만 해도 25종이나 있다. 어떤 술 가게 아주머니는 시바스 리걸보다 비싼 우량예를 가짜이니 반에 반값에 사가라고 권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소속[경제일보(經濟日報)]는 98.11 가짜 술로 인한 막대한 인명피해 통계수치를 처음으로 공개해 커다란 충격과 함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신문은 꿰이조우, 꽝시 등 두 곳에서만도 몇 년 사이 가짜 술을 마시고 목숨을 잃은 사망자가 229명에 달하며, 138명이 실명했고, 심한 중독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는 무려 5천 명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쓰촨에서는 1994년 6월, 가짜 술을 마신 후 14명이 사망, 17명이 중태에 빠졌고, 헤이룽장 자무쓰시에서는 17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치명적인 중독 상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후베이성 중심 도시 우한시에서는 결혼식장에 참석했던 하객 117명이 가짜 술을 마신 후 50명이 중독, 23명이 사망함으로써 즐거워야 할 결혼식이 줄초상집으로 돌변했다.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전에 또 우한시에서 가짜 술을 마시고 37명이 중독되고 I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재 중국내의 애주가는 2억 명에 달하고 베이징에서만도 알콜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숫자가 14만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가짜 술 제조업자들을 방치할 경우 이로 인한 피해는 가공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마셔대는 술이 하루에 3만 6천 톤으로, 가짜 술을 마시고 사망 또는 중태에 빠질 확률이 복권 당첨율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일부에서는 비꼬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가짜 술을 화학분석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후베이 무한시의 결혼 피로연 집단 중독사건 발생 후 중국 공안당국이 문제의 가짜 술을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분석한 결과, 1백CC당 공업용 메틸 알코올 함유량이 무려 44.8그램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규정치 0.04그램을 1100 배나 초과하고 있다. 따라서 공업용 메틸 알코올 4그램을 마시면 중독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초과할 경우 목숨을 잃게 돼 있음을 감안하면 중국 내 가짜 술은 독약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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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대감 잘보았다.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