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ccini's Opera'Madame Butterfly'
푸치니 / 오페라 '나비 부인' - 제1막,제2막 및 작품해설
Giacomo Puccini (1858.12.22~19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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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ming Chorus from opera "Madame Butterfly" / James Last Orchestra
2차 대전 때 히로시마와 더불어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으로 유명한 항구도시 나가사키. 이곳에는 일본으로 귀화한 스코틀랜드인 토머스 글로버의 저택과 글로버 공원이 있고, 공원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주역 소프라노 미우라 다마키가 극중 차림새로 아이를 데리고 서 있는 동상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제국주의 열강에 문을 열었던 일본에서 개항과 함께 서양 문물을 제일 먼저 받아들인 곳도 바로 이 나가사키였다. 서양인들이 들어오자 일본 게이샤들은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게 되었고, 매춘과 국제결혼으로 인해 새로운 사회문제들이 생겨났다. 이들과 결혼까지 했다가 남자가 혼자 본국으로 돌아가버려 버림받는 게이샤도 더러 있었다. ▲나가사키 글로버 공원에 있는 미우라 다마키(三浦環)의 기념 동상.
미국 작가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이런 게이샤의 실화를 알게 되었고, 1898년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스트레이티드>에 이 실화를 소설로 각색해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룬 피에르 로티의 소설 <국화부인>이 이미 세상에 알려져 있었고, 롱 역시 로티의 작품을 상당 부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극작가가 이 흥미로운 소재를 연극으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숱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이 작품을 연극으로 옮길 수 있는 권리를 얻어낸 사람은 데이비드 벨라스코였다. 연극으로도 크게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은 런던으로까지 진출했고, 푸치니는 런던에서 <나비부인>을 연극으로 보자마자 이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흥행 감각이 탁월했던 푸치니는 이미 연극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을 오페라화하는 것이 인기를 보장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본은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에게 맡겼다.
작품해설
1887년경의 일본 나가사키 항구를 내려다보이는 언덕집을 무대로 하고, 미국의 해군장교 핑커톤과 나비부인의 결혼부터 그녀의 비극적인 자살까지를 엮은 오페라 "나비부인" 은 푸치니의 중기 대표작이다. 그리하여 "라보엠" 과 "토스카" 와 더불어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서 전세계 각국 오페라 극장의 레파토리를 장식하고 있다.
대체로 오페라사에 많은 작품들이 나와 있지만, 동양을 무대로 하고 동양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예는 극히 드문데, 그 희귀한 예 가운데서 푸치니의 오페라에서만 이 "나비부인" 과 "투란도트"가 동양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원자폭탄 투하로씨 유명한 나가사키를 무대로 하고 미국 해군장교과 일본여성이 결혼한다는 이 아이러니칼한 인연은 어찌 보면 숙명적인것 같기도 하다. 나가사키 항은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쯤 해당하는 곳으로, 일본이 개국의 문호를 열었을 때 외국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다. 일본에 기독교가 가장 먼저 발붙인 곳도 이 나가사키였다. 그러므로 일본의 개국시대 사건이 이 나가사키를 무대로 하고 있는 것은 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푸치니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내가 오페라를 작곡할 때, 그 제재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그 비결을 공개하겠다. 나는 오페라 대본을 선정할 때, 그 줄거리가 재미없거나 극적효과가 없는 것에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나비부인와 경우도 그 극이 런던에서 크게 히트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런던까지 구경하러 갔었다. 그런데 과연 소문대로 그 극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나는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나는 극에서 성공한 작품이 아니면 오페라화하지 않기로 하고 있으니까...." 이 말은 사실이다. 그는 무대를 통해 극을 보고 설사 대사의 내용은 모를지라도 대략 줄거리가 납득되는 대본이 아니면 절대로 선택하지 않았다. "라 보엠" 이 그랬고 "토스카" 역시 그랬다.
그런데 "나비부인" 의 극을 쓴 사람은 데이빗 벨라스코라는 미국의 극작가겸 연출가로서, 1890년에서 1910년에 걸쳐 미국 연극계에서 그 실력과 명성을 떨친 사람이다. 그래서 "미국의 사르두" 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1858년의 일이다. 미국 잡지 센추리지에 "나비부인"이라는 실화소설이 실렸다. 작자는 존 루더 롱(John Luther Long)인데 그는 대단히 일본을 좋아해서, 그의 생애에 일본을 무대로 한 소설과 희곡을 여러편 썼다. 그러나 한번도 일본에 가 본 적은 없는 사람이다. 그는 피에르 로티의 소설 "오키꾸"를 읽고 일본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지 창작에서는 그의 누님의 조언에 많이 힘입었다고 한다. 그의 누님은 미국 선교사의 부인으로서 나가사키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일본 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했다. 그녀가 나가사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어떤 술집여자의 비극을 동생에게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바탕이 되어 소설 "나비부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소설의 대부분은 핑커톤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의 나비부인 모자의 생활을 엮은 것인데, 그 속에서 롱은 이렇게 쓰고 있다. "나비부인은 그의 조상에 의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배웠고 또 핑커톤에 의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웠는데, 결국 그녀는 죽음을 택하게 되었다." 이 소설이 대단한 호평을 받은 데 주목한 벨라스코는, 때 마침 뉴욕에서의 자작희곡 "개구장이 안토니"가 실패하자 그에 대신할것을 구상하던중, 작자 롱의 협력을 얻어 "나비부인" 을 각색해서 1900년 3월 5일에 뉴욕 헤럴드극장 무대에 올렸다.소설이 발표된지 약 2년 후의 일이다.
롱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벨라스코의 극도 대성공이어서 수 주일 동안이나 연속 상연되었다. 그러자 벨라스코는 이 극을 런던으로 가지고 갔다. 아니나 다를까 런던에서도 대호평이었다. 푸치니가 이 극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한 것은 이 때의 일이다. 그날 밤 막이 내리자, 그는 곧 무대 뒤로 벨라스코를 찾아가서 이 극을 오페라화하는데 대한 승낙을 얻었다고 한다.
그 뒤 곧 푸치니는 "라 보엠" 이래의 콤비인 지아코사(G, Giacosa)와 일리카(L. illica)에게 대본을 의뢰했다. 푸치니와 이 두 사람의 콤비는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황금의 트리오"라 불렸는데, 이렇게 해서 또 함께 일하게 되었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작곡함에 있어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일본에 대한 자료를 모았던 모양이다. 일본 공사관을 통한 것은 물론이지만, 밀라노에 찾아온 일본사람을 통하여 일본어의 독특한 어감과 샤미센 음악 민요등을 통해 5음음계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1902년 초부터 작곡에 착수하여 제1막의 오케스트레이션은 그해 11월말에 시작되었다. 일은 비교적 순조로웠는데, 1903년 2일 23일에 뜻하지 않은 대사고가 일어났다.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서 대퇴부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은 것이다. 그런데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당뇨병에도 걸려 있는 것이 판명되어 (이 병은 평생 동안 완치되지 못했다), 거동하기까지 약 8개월이나 걸렸다. 이리하여 "나비부인" 은 1903년 12월 27일, 약 3년 걸려서 완성됐다. 그 때 푸치니 나이 45 세, 남자로서 한창때였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까지 발표한 그 어떤 작품보다도 청중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1904년 2월 27일 밤에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될 때는, 이제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가족까지 극장에 데리고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나비부인 역을 맡은 로지나 스톨키오에게는 짐짓 "당신 덕분에 나는 지금 승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읍니다"라는 인사장까지 보이면서 성공을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초연의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 다음에 소개하는 글은 리코르디가 "음악과 음악가"라는 책에 기고한 내용인데, 그날 밤의 상황을 소상히 전하고 있다.
"고함소리, 외침소리, 조소, 야유, 그리고 모멸에 찬 앙코르의 함성. 이것들은 모두가 청중들을 선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며진 것이었다. 이것이 푸치니씨의 이번 신작에 대해 스칼라극장의 관중이 보답한 행패의 요약이다. 아무것도 분간 못할 만큼 떠들어 댄 뒤에 청중들은 어릿광대처럼 들떠서 대만족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아마 이제까지, 이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듯한 많은얼굴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반대파가 빚어낸 대소동 때문에 상연불능에 가까운 상태에까지 이르렀던 모양이다. 분명히 말해서 제 2막이 너무 길고, 동양적 선율에 익숙치 않은 청중 탓도 있지만, 그날 밤의 소동을 크게 만든 것은 평소 그에게 악감을 품은 패거리들의 농간이었다. 막이 내리자 무대 뒤에서는 프리마돈나 스톨키오가 울음을 터뜨렸다. 그 때 푸치니는 그녀의 어깨를 상냥하게 안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스톨키오 양, 울지 말아요. 이 오페라는 비록 오늘 밤에는 실패했지만 난 절대 자신이 있어요. 이 오페라는 가까운 장래에 전세계를 휩쓸거요. 이 오페라를 이해 못하는 밀라노의 청중에게는 두 번 다시 이 오페라는 보여주지 않겠오. 나는 선언하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나비부인의 스칼라극장 상연은 절대 거부요. 스톨키오양, 그렇게 낙심해서는 안되오, 오늘 밤의 실패는 당신의 노래 탓도 아니고, 나의 작곡 탓도 아니오. 청중의 귀가 잘못된 거요...."
푸치니의 예언은 적중했다. 그로부터 3개월 후에 토스카니니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부분적으로 고친 뒤에 브레시아의 테아트로 그란데에서 재연됐을 때는 대성공을 거뒀던 것이다. 그 뒤 이 오페라는 전세계 각지에서 상연하게 되었는데, 결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1907년 2월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상연되었을 때다. 이 때는 카루소가 핑커톤으로 열연했다.
등장인물
나비부인 (S) - 술집여자, 핑커톤과 결혼 핑커톤 (T) - 미국 동양함대 해군 중위, 나비부인과 결혼 스즈키 (Ms) - 나비부인의 하녀 샤플리스 (Br) - 미국 영사 고로 (T) - 중매장이 본조 (Br) - 승려, 나비부인의 큰아버지 야마도리 공작 (T 또는 Br) - 부호 케이트 핑커톤 (Ms) - 핑커톤의 미국인 부인 야쿠시데(Bs), 신관(Bs) 그 밖에 나비부인의 아들, 친척들, 친구들, 하인 등 다수
줄거리
서곡은 없고, 다만 짧은 서주가 있을 뿐이다. 동양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한 푸가 스타일의 음악인데, 이 선율은 극중에서 여러차례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막이 오르기 전부터 동양적인 느낌이 든다.
제 1 막
막이 오르면 왼쪽으로 집이 있고 뜰에서는 나가사키 항구가 잘 보인다. 이 집은 이제부터 핑커톤이 나비부인과 함께 살 집이다. 바야흐로 벚꽃이 한창인 봄날이다. 중매장이 고로는 핑커톤을 안내하면서 그가 이제부터 살 집을 샅샅이 보여준다. 그리고 나서 하녀인 스즈키와 하인들을 그에게 소개한다. 이때 영사인 샤플리스가 "지독한 길이군...."하고 땀을 훔치면서 나타난다. 핑커톤은 고로에게 마실 것을 준비시키고, "이 집은 999년 동안 빌렸지만, 계약 변경은 제 자유죠.. 양키는 세계 어디에 가거나 활보하고 어느 나라에 있든지간에 아름다운 꽃을 손아귀에 넣고야 말죠..." 하면서 양키의 기질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 대목에서는 미국 국가의 선율이 나타난다. 그것을 들은 샤플리스 영사는,"그렇게 타락적인 언사를 함부로 하는게 아닐세!" 하고 주의를 준다. 그리고 함께 "아메리카 만세!" 를 외치면서 잔을 비운다.
샤플리스가 고로에게 "신부는 미인인가?" 하고 묻는 말에, "별처럼 예쁩죠. 게다가 단돈 100원입니다요. 영사님에게도 색시 하나 소개할까요?" 하고 말한다. 이 때 오케스트라에 "중매의 동기" 가 나타나는데, 이 선율은 이후에도 자주 나타난다. 핑커톤은 고로에게 "신부를 데려오게"하고 명한다. 그리고 "사랑은 뜬구름...." 하면서 여자를 얻게된 기쁨을 노래한다. 샤플리스가 핑커톤에게 "그녀를 사랑하느냐" 고 그의 본심을 묻는다. 그는 "그것은 장담할 수 없읍니다" 라고 대답한다. 이에 샤플리스는 "죄를 짓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훈계를 한다.
이윽고 고로가 신부의 도착을 알리자 멀리서 청아한 여성합창이 들려온다. 여기서 오케스트라는 일본 민요를 연주한다. 아름다운 일본 기모노차림의 친구들에 둘러싸여 나비부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그림을 그려넣은 일본우산을 들고 있다. 무대는 갑자기 환히 밝아진다. 그녀는 "바다에도 육지에도 봄바람이 분다" 를 노래하면서 행복을 구가하고, 그의 친구들도 따라 부른다. 이 장면에서의 사랑의 찬가는 사랑의 주제로서 이후에도 자주 나타난다.
여기서 나비부인은 일본민요 "에치고사자" 의 선율을 타고 자기의 신상을 노래한다. 자기 집은 원래 사족 집안인데, 부친이 어떤 사건에 관계되어 할복자결한 뒤에 집안이 기울어서, 하는 수 없이 술집여자가 되었노라고 한다. 이 때 나타나는 "비극의 동기" 는 나중에도 자주 활용된다.
곧 그녀의 친척들과 관리들이 나타난다. 무대 위는 점점 떠들썩해진다. 나비부인은 들고온 자기 보따리를 풀르고 물건을 하나 하나 보이면서 노래한다. "이것은 불상, 이것은 부친이 할복할 때 쓴 단도...." 하고 설명한다. 이 때 일본국가 "키미가요"의 선율이 흐른다. 그런 뒤에 나비부인은 "사실은 어제 혼자 교회에 가서 기독교로 개종했어요" 라고 핑커톤에게 말함으로써 그를 감격케 한다. 이 때 "운명의 선율" 이 연주된다.
이윽고 "조용해 주십시오...." 하는 말로 결혼식이 시작되고, 신관이 엄숙히 결혼서약서를 읽는다. 두 사람은 무사히 서명을 마친다. 일본 민요의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친척들과의 축하 인사와 건배가 돈다. 일동이 안도의 숨을 쉴 때 탐탐과 현의 트레몰로의 강주에 실려 큰아버지인 승려 본조가 뛰어든다. "죄받을 짓을 했구나!...." 하고 고함을 지르므로 무대는 갑자기 소란해진다. 핑커톤이 "왜 떠드느냐!" 고 소리치자, 본조는 나비부인이 개종한 데 대해 화를 내고 저주하면서 일동을 대리고 퇴장한다. 오케스트라에 "저주의 동기" 가 나타난다.
무대에는 눈물짓는 나비부인과 핑커톤만 남는다. 저녁이 다가오고,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스즈키의 독경이 끝나자 나비부인은 무거운 신부의상을 벗고 흰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그 다음에는 제1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감미롭고 긴 2중창이 시작된다. 나비부인이, "모든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았어요. 하지만 행복해요." 라고 말하자 "이젠 절대로 놓치지 않겠소. 당신은 내것이오." 라고 핑커톤이 화답한다. "나비란 정말 잘 지은 이름이군"이라고 말하는 핑커톤, "그 쪽에서는 나비를 핀으로 찌른다죠?" 라고 묻는 나비부인. 바삐 핑커톤이, "그것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요" 하면서 그녀를 굳게 포옹한다. 음악은 클라이막스로 치솟는다. 이 대목에서 "아름다운 밤, 반짝이는 별...." 하고 노래하는 대목은 특히 아름답다. 두 사람은 밤을 찬미하고 사랑을 찬미하면서 빨려들어 가듯이 침실로 사라진다.
제 2 막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나비부인의 집. 신혼살림은 꿀처럼 감미로웠지만, 곧 남편인 핑커톤은 근무형편상 미국으로 돌아갔다. 곧 돌아온다면서 떠났지만 그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막이 오르자 스즈키가 기도하고 있다. "더 이상 우리 마님을 기다리게 마옵소서, 슬픔을 거두어 주옵소서."
이 노래는 일본민요 "높은 산에서" 의 선율로 되어 있다. 스즈키는 책상 서랍을 열어 보이면서, 남은 돈이 얼마 안되니 빨리 돌아와 주지 않으면 어렵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얼떨결에 "외국 사람들은 일단 귀국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더군요" 하고 말해 버린다. 이 말을 들은 나비부인은 일단 격노하지만, 곧 마음을 진정시키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노래한다. 이것이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갠 날 (Un bel di)" 이다.
이별하던 그날에 사랑하는 그이는 내게 말했다오, 오, 버터 플라이 그대가 기다리면 내 꼭 돌아오리라
어느 갠 날, 바닷물 저편에 연기 뿜으며 흰 기선 나타나고 늠름한 내 사랑 돌아오리라 하지만 마중은 안나갈테요 나 홀로 그님 오기 기다릴테요 사랑은 이 언덕에서 맞을테요 그대는 부르겠지, 버터 플라이 그러나 나는 대답않고 숨겠어요 너무 기뻐서 죽을지도 몰라요 내 사랑이여, 내 임이여! 그대는 반드시 돌아오리, 아....
남편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을, 이토록 서정적이고 애절하게 표현한 노래의 예는 찾기 힘들다. 푸치니가 설사 이 한 곡밖에 안썼다 할지라도, 그의 이름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노래가 끝날 때에 샤플리스와 고로가 나타난다. 샤플리스는 핑커톤에게서 편지가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때 일본의 메이지시대에 유행하던 노래의 선율이 흐른다. 나비부인은 가뻐서 어쩔 줄 모른다. "그분은 지빠귀새가 집을 지을 때 돌아온다고 했는데, 벌써 3번이나 집을 지었어요. 아메리카의 지빠귀새는 어느 때가 되어야 집을 짓나요?" 하고 묻는다. 이 말을 듣고 고로가 웃음을 터뜨리자, 나비부인은 화를 내면서 "고로는 나쁜 사람이에요. 핑커톤이 미국으로 가자 곧 나타나서, 돈 많은 사람과 함께 살라고 권하는 거에요." 그러고 있는데, 바로 당사자인 부호 야마도리 공작이 수행원을 데리고 나타난다. 여기에서도 일본 민요의 선율이 연주된다.
샤플리스가 가지고 온 편지는 핑커톤의 이연장인데, 야마도리 공작이 나타났기 때문에 내보일 수가 없다. 나비부인의 공작에 대한 태도는 매우 단호한 것이어서 공작이나, 고로가 아무리 설득해도 전혀 뜻을 바꾸지 않는다. 결국 야마도리 공작과 고로는 단념하고 돌아간다. 이 장면을 보고 샤플리스는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샤플리스는 가까스로 편지를 꺼내들고, "놀라지 마세요...." 라고 미리 당부한다. "만약 핑커톤이 당신 곁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떡하겠소?" 하고 묻는다. 나비부인은 태연히 "다시 술집여자가 되든가, 아니면 죽어 버릴 뿐이에요" 라고 대답한다. 샤플리스가 재차 "아까, 그 야마도리 공작과 결혼하면 좋지 않겠소?" 하고 말하자, 그녀는 열화같은 노기를 터뜨리면서 "어머나! 당신까지 그런 말을.... 어서 돌아가 주세요...." 하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옆방에 가서 어린아이를 안고 나온다. 샤플리스는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 아이를 보세요. 이 귀여운 아이를 위해서도 하루빨리 돌아와 달라고 핑커톤에게 전해 주세요" 하고 비통한 아리아 "애기 엄마는" 을 부른다.
애기 엄마는 비오나 바람부나 거리를 헤매고 다니면서 노래하고 춤춰야 되어요 그러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어요
샤플리스가 어린아이의 이름을 묻자 나비부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지금의 이름은 "괴로움". 이 아이의 아빠가 돌아오는 날에 "기쁨" 이라 바꿀거에요. 이 때 "어떤 갠 날" 의 선율이 오케스트라에서 울린다. 샤플리스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퇴장한다. 교대로 스즈키가 고로를 몰아세우면서 들어선다. "이 사람이 어린아이의 험담을 하고 돌아다녀요" 하고 고해 바친다. 성난 나비부인은 단도를 뽑아들고 고로를 쫓는다. 고로는 바삐 도망친다.
이 때 갑자기 항구쪽에서 군함이 들어옴을 알리는 대포소리가 들려오므로, 나비부인과 스즈키는 바삐 복도로 나간다. 그리고 망원경을 들고 와서 군함을 본다. "흰 배야! 아메리카 국기가 나부끼고 있어! 배 이름은 아브라함 링컨호, 아, 그분이 타고 있는 배... 드디어 돌아오셨어!" 기뻐하는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면서 "꽃의 2중창" 을 부른다. 함께 노래하면서 뜰에 내려서서, 꽃이란 꽃은 모조리 따서 방바닥에 가득 뿌린다.
나비부인은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 화장을 고쳐하고, 혼례 때 입었던 옷을 입는다. 그리고 어린아이와 스즈키와 함께 창가에서 남편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린다. 밤이 되어 달빛이 장지문을 비추어서 세 사람의 그림자가 뚜렷이 떠오른다. 매우 로맨틱한 장면이다. 이 때 흘러나오는 "허밍코러스 (Humming chorus)" 는 깊어가는 밤의 정경을 아주 잘 묘사했다. 이렇게 제1장이 끝난다.
그날 밤, 기다리고 기다렸던 남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제 2 장은 새벽 기분을 알리는 이국적 가락의 간주곡으로 시작된다. "라 보엠", "토스카" 에도 날 밝는 장면이 있어 각각 성공하고 있는데, 이 장면도 동트는 항구의 정경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다. 멀리서 선원들의 합창이 들려오고, 음악은 서서히 고조된다.
나비부인은 밤새 한잠도 안 자고 꼬박샜다. 스즈키는 어린것을 안고 꾸벅 꾸벅 졸고있다. 이윽고 눈을 뜬 스즈키는 "도련님과 같이 좀 쉬세요..." 라고 말한다. 나비부인은 어린아이를 안고 "자장가" 를 부르면서 별실로 물러간다. 이 때도 일본민요의 선율이 흐른다. 그 때 샤플리스와 핑커톤이 나타나므로 스즈키는 깜짝 놀란다. 스즈키는 어젯밤에 마님이 한 잠도 못잤다는 것, 이 3년 동안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잘 참았다는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핑커톤은 가슴이 아프다. 그 때 스즈키는 뜰에 서있는 외국 부인을 보고, "저 분은 누구세요?" 하고 샤플리스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핑커톤 부인이오" 라고 대답하므로 그녀는, "마님에게서 햇님을 빼앗았군요. 지독한 사람들..." 하며 운다. 그러자 샤플리스는 스즈키에게, 핑커톤 부부가 어린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하니 마님에게 잘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 때 핑커톤은 꽃으로 장식된 지난날의 사랑의 보금자리, 자기의 사진등을 둘러보면서 후회의 정이 사무쳐 "안녕, 사랑의 보금자리여!" 를 부르고, 차마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어서 나가 버린다. 핑커톤 부인 케이트는 스즈키에게 자기의 심중을 털어놓는다. 스즈키도 하는 수 없이 "알겠습니다" 하고 승낙한다. 그러자 그 곳에 나비부인이 나타나서 샤플리스와 케이트의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짐작한다. 샤플리스가 나비부인에게 케이트를 소개하고 어린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저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하시는군요. 아, 이 얼마나 처참한 어머니인가요...." 하면서 케이트를 향해 이렇게 노래한다.
"이 세상에서 부인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어요 언제까지나 행복하세요. 어린것은 넘기겠으니, 30분 뒤에 다시 와 주세요." 케이트와 샤플리스는 그러겠다고 말하고 퇴장한다. 나비부인은 스즈키에게 방이 너무 밝으니 문을 닫아 달라고 부탁하고, 어린것과 잠깐 함께 있으라고 말한 뒤에 혼자 방에 남는다. 나비부인은 불단에 촛불을 켜고 조용히 예배한 뒤에 부친의 유품인 단도를 뽑는다. 그리고 그 단도에 새겨진 명문을 읽는다. "명예롭게 살지 못할때는... (Con onor muore...)" 여기서 오케스트라가 제 1 막에서 부친의 죽음을 언급할 때 연주하던 선율을 다시 연주한다. 이 분위기에 아주 효과적인 음악이다.
그녀가 단도로 목을 찌르려는 순간, 갑자기 장지문이 열리고 어린아이가 달려든다. 어린것을 데려온 것은 스즈키였다. 모자간의 마지막 이별을 시켜주려는 생각에서다. 나비부인은 어린것을 꼭 껴안는다. 그리고 애절한 이별의 노래 "귀여운 아가야"를 부른다. 이 노래를 듣고도 마음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다.
귀여운 아가야, 내 아가야 너를 두고 엄마는 먼저 간다 먼 아빠 나라에 가서 부디 잘 자라다오. 아가야 잘 봐두어라! 이 엄마 얼굴을 이제는 이별이다, 잘 봐 두어라 엄마는 간다, 아가야, 아가야....
그녀는 울면서 마지막 키스를 한다. 자기가 자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어린것에 눈 가리개를 한다. 어린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무심하게 뛰어논다. 나비부인은 단도를 바로잡고 병풍 뒤로 들어 간다. 오케스트라가 긴장을 고조시킨다. 이윽고 목을 찌른 나비부인은 흰 천으로 상처를 누르고, 비틀거리면서 어린아이 앞에 쓰러진다. 이 때 밖에서 "나비부인! 나비부인!" 하면서 핑커톤과 샤플리스가 뛰어든다. 나비부인은 핑커톤의 모습을 보자, 떨리는 손으로 어린아이를 가리키면서 운명한다. 샤플리스는 눈물지으면서 어린아이를 껴안고 키스하고 핑커톤은 시체위에 쓰러지면서 울부짖는다.
Opera 'Madam Butterfly' 푸치니 / 오페라 '나비부인' Giacomo Puccini 1858∼1924
Puccini / Opera 'Madam Butterfly' 푸치니 / 오페라 '나비부인' 무대의 배경 : 1900년경 나가사키
Madama Butterfly / 2:16:36 Puccini / Opera 'Madam Butterfly' 푸치니 / 오페라 '나비부인' 무대의 배경 : 1900년경 나가사키 초연 : 1904. 2. 17.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Cast : Guiseppe Campora Renata Tebaldi, soprano Fernando Corena, baritone Piero de Palma, tenor Melchiorre Luise, bass Nell Rankin, mezzo-soprano Santa Cecilia Academy Chorus, Rome Santa Cecilia Academy Orchestra, Rome Alberto Erede, conductor
푸치니의 3막 3장으로 된 오페라(1904 초연). 같은 제목의 롱의 소설을 바탕으로 미국 극작가 벨라스코가 쓴 희곡에서 내용을 따온 것으로,미국 해군장교 핀커튼에게 버림받은 일본인 나비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비극으로 세계적으로 수없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나가사키[長崎]를 무대로 하는 이 슬픈 사랑이야기에 어울리는, 이국정서가 넘치는 일본 선율이 여러 군데 들어 있으며 특히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이 유명하다.
미우라 다마키(三浦環)의 기념 동상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의 무대 그라바소노(Glover園) 이 그라바소노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였다. 그래서 히로인 나비부인을 몇 번이나 공연하여 이 비련의 이야기를 세계에 알린 오페라 가수 미우라 다마키(三浦環)의 기념동상을 세워 놓았다.
등장인물
나비부인 (S) - 술집여자, 핑커톤과 결혼 핑커톤 (T) - 미국 동양함대 해군 중위, 나비부인과 결혼 스즈키 (Ms) - 나비부인의 하녀 샤플리스 (Br) - 미국 영사 고로 (T) - 중매장이 본조 (Br) - 승려, 나비부인의 큰아버지 야마도리 공작 (T 또는 Br) - 부호 케이트 핑커톤 (Ms) - 핑커톤의 미국인 부인 야쿠시데(Bs), 신관(Bs) 그 밖에 나비부인의 아들, 친척들, 친구들, 하인 등 다수
마리아 칼라스
어떤 갠 날 (Un bel di)
이별하던 그날에 사랑하는 그이는 내게 말했다오, 오, 버터 플라이 그대가 기다리면 내 꼭 돌아오리라
어느 갠 날, 바닷물 저편에 연기 뿜으며 흰 기선 나타나고 늠름한 내 사랑 돌아오리라 하지만 마중은 안나갈테요 나 홀로 그님 오기 기다릴테요 사랑은 이 언덕에서 맞을테요 그대는 부르겠지, 버터 플라이 그러나 나는 대답않고 숨겠어요 너무 기뻐서 죽을지도 몰라요 내 사랑이여, 내 임이여! 그대는 반드시 돌아오리, 아....
당시는 제국주의 경쟁에 나선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이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태평양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때였다. 미국의 상선들은 일본의 항구에 입항했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전함들 역시 함께 드나들었다. 처음 보는 나 라의 전혀 다른 타입의 여성들에게 남자들이 색다른 매력에 빠져 들어간 것은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미국 정부는 아직 국제 결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미군들 역시 그들의 일시적인 맺음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문제는 그들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사생아로 인해 생기는 여인들의 모성 본능과 동양 여인의 정신세계에서 야기되는 현실과의 괴리 현상이었다.
이러한 문제는 그로부터 반 세기가 지나 2차 세계 대전 직후와 한국 전쟁 때 미국 병사와 일본 여인 사이에서도 발생했고 <나비 부인>못지 않은 비극이 발생하기도했다. 인종 문제에 편협하기 짝이 없는 미국 백인들에게 국제 결혼 문제는 비극의 테마가 되기에 충분했다.
푸치니는 1900년 런던에서 미국 극작가 벨라스코의 연극 <나비 부인>을 보고 감동하여 오페라화할 결심을 했다. 마침<토스카>의 상연이 성공한 뒤에 새 오페라 대본을 찾고 있던 푸치니는 벨라스코로부터 오페라화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고 각본 구성을 의뢰했다.
아울러 푸치니 자신은 자료를 수집하여 본격적인 일본 연구에 몰두했다. 1902년 초부터 작곡에 착수했으나 그가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 대퇴부 골절의 중상을 입어 예정보다 늦어졌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1903년 12월에 완성되었지만 초연은 대실패로 끝났다.
푸치니에게 악의를 품고 있던 자들이 방해를 하여 제 대로 공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토스카니니의 충고를 받아들여 부분 수정을한 뒤 프레시아에서 재상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07년에 메트에서 제란딘 파라와 카루소의 공연으로 결정적인 평가를 받게되었고 이후 세계에서 각광받는 오페라가 되었다.
원래 벨레스코의 희곡은 존 루더 롱이 미국의 잡지 <센추어리>지에 발표한 소설 <나비부인>에서 소재를 빌려 온 것이었다. 그러나 원작자인 롱은 한번도 일본에 간일이 없었다고 한다. 오랫 동안 여자 선교사로 일본 나가사키에 살았던 그의 누이 어빙 코렐 부인으로부터 들은 나가사키에서 일어났던 게이샤의 비극적인 사건을 옮겨 듣고 소설을 쓴 것이다.
제 1 막
동양풍의 선율 서주로 막이 열린다. 멀리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나가사키의 높은 지대. 왼쪽의 집은 미국인 해군사관 핑커톤이 앞으로 살 집이다. 중매인 고로가 그에게 가정부 스즈키와 하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영사 셔플레스 등장. 핑커톤은 게이샤(기생)인 쵸쵸상(나비부인)과의 결혼식을 앞두고 몹시 들떠 있다." 세계 어디든 누비고 다니는 양키, 그 어느 나라에서나 아름다운 꽃을 손에 넣어야만 마음이 놓인다 네…" 의기양양하게 노래하는 그를 보고 영사 셔플레스가 주의를 준다. "자네만 믿고 있는 그녀를 괴롭히면 안 되네…" 관현악으로 일본 속요(俗謠)의 선율이 흐르고 멀리서 여성 합창이 들리면서 나비부인일행이 다가온다.
"바다에도 뭍에도 봄바람이네…" 쵸쵸상은 지고의 행복을 노래하며 언덕길을 올라 신방을 차릴 집에 도착한다. 핑커톤은 다정하게 그녀를 맞이한다.셔플레스 영사의 질문에 쵸쵸상은 양가에서 태어났으나 집안이 기울어 게이샤가 되어야했던 자신의 신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겨우 열다섯살인 그녀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말할 때는 목관과 저음 현악기가 어둡고 불길한선율을 연주한다.
이어서 일본국가 '기미가요'의 일부가 잠깐 들리고 관리, 친척들의 무리가 등장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로 대화를 주고 받는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핑커톤은 쵸쵸상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가리킨다. 그녀의 아버지가 어떤사건에 연루되어 그것으로 할복했다고…. 쵸쵸상은 어제 아무도 모르게 교회에 가서 기독교로 개종했음을알리고 자신은 이제 오로지 남편인 핑커톤만 믿고 따르겠다고 말한다. 이때 그녀의 불행한 운명을 암시하듯 오케스트라의 저음이 강하게 울린다.
장면은 일전해 신관의 주재로 결혼식이 거행된다. 신랑 신부 두사람이 서명을 함으로써 등기 절차도 끝난다. 모두들 축하의 잔을 나누고 있는 자리에 신부의 백부이자 승려인 본조가 뛰어 들어온다.본조는 조카인 쵸쵸상의 개종을 몹시 분개하며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핑커톤이 버럭 소리를 질러 그를 쫓아내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개종 사실을 알게 된 친척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어머니를 끌고 가버린다. 오케스트라가 아버지의 죽음의 선율과 더불어 뒤에도 나올 저주의 동기를 연주한다.
무대 위에는 눈물에 젖은 쵸쵸상과 핑커톤만이 남는다. 저녁 어스름이 깔리고 멀어져 가는 사람들의 합창 효과가 아름답다. 핑커톤, 다정하게 쵸쵸상의 손을 잡고 위로한다. 그녀는 "모두에게 버림을 받아도 나는 행복해요…" 하고 노래한다. 두 남녀는 별빛이 반짝이는 하늘아래 사랑의 2중창 "저녁이 온다네 (Viene la sera)"를 부른다. 푸치니 의 독특하고 관능적인 2중창은 길고도 유려하다. 이어서"달콤한 밤이여! 수많은 별들이여! (Dolcenotte! Quante stelle!)"라는 아리아로 절정을 이룬다.그들은 별빛을 찬양하는 사랑의 노래를 뒤로 하고 보금자리를 향해 간다.
01. Act I: E soffitto ... e pareti... 02. Act I: Dovunque al mondo 03. Act I: Amore o grillo 04. Act I: Quanto cielo! quanto mar!...Ancora un passo or via 05. Act I: Gran ventura 06. Act I: L'Imperial Commissario 07. Act I: Vieni, amor mio! 08. Act I: Tutti zitti! 09. Act I: Cio-Cio-San! Cio-Cio-Sant! 10. Act I: Bimba, bimba, no piangere 11. Act I: Viene la sera 12. Act I: Bimba dagli occhi pieni di malia 13. Act I: Vogliateme bene, un bene piccolino
제 2 막
나비 부인의 방이다.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오래전에 이곳을 떠나버린 핀커톤이 되돌아오기를 기원하면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는 나비 부인의 모습이 보인다.그녀는 "울새는 자기의 보금자리에 되돌아오지(Quando fa la nidiata il pettirosso)"라고 말하면서 돌아오겠다던 핀커톤의 약속을 믿고있지만, 그녀의 하녀인 스즈키는 아마도 그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나비 부인은 "어떤 개인 날 (Un bel di, vedremo)"이라는 유명한 아리아를 부르며 자신의 하녀에게 그럴 리가 없다고 대꾸한다. "어느 갠날에 바다저쪽 수평선에 한줄기 연기가 오르면…" 군함이 입항하고 언덕길을 올라온 남편이 옛날처럼 '귀여운 내 작은 아내'라고 불러줄 재회의 그 날을 상상하는 이 노래는, 푸치니의 명가 중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쵸쵸상과 스즈키는 감격에 겨워 서로 끌어안는다. 스즈키, 울면서 퇴장.
영사 셔플레스와 중매인 고로가 나타난다. 셔플레스는 핑커톤에게서 편지가 왔음을 알린다. 그때 돈부자 야마도리가 들어온다. 그는 핑커톤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테니 자기와 결혼하자고 쵸쵸상을 유혹한다.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차를 준비하러나간다. 야마도리는 머뭇거리다 방을 나가고 그 뒤를 고로도 따라나간다.영사 셔플레스는 쵸쵸상을 앞에 앉히고 편지를 읽기 시작한다. 그녀는 편지의 내용에 따라 때로 한숨 짓고 때로 미소 짓는다 이것이 <편지의 2중창>이다. 차마 편지를 술술 읽어 내려가지 못하는 영사의 기분도 잘 표현되어 있다.
그때 고로가 등장하여 그들사이에 끼어든다. 그는 나비 부인에게 부유한 야마도리와 재혼하도록 종용한다. 기다렸다는듯이 샤르플레스도 그녀에게 결혼에 승낙하라고 충고하지만 그녀는 핀커톤의 아이를 핑계삼아 곤란하다고 대답한다.그녀는 그들에게 "그대는 아시나요, 무정한 사람이 말하는 것을 (Sai cos'ebbe cuore)"이라는 노래를 들려줌으로써 강력히 거부한다.그는 편지 읽기를 잠시 멈추고 묻는다. "만약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소?" "길은 두 길뿐이에요. 게이샤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죽든지… " 쵸쵸상은 슬픔에 겨워 방안으로 달려간다. 금발의 아기를 안고 다시 나온 그녀는<엄마는 너를 안고>라는 아주 비통한 아리아를 부른다.눈시울이 뜨거워진 영사가 아기의 이름을 묻자 그녀는 지금은 '괴로움'이지만 그이가 돌아오면 '기쁨'이라고 대답한다.
그 때 항구에서 포성이 울려 군함의 입항을 알린다. 쵸쵸상은 망원경으로 그것이 남편이 탄 링컨 호 임을 확인하고 사랑의 승리를 기뻐한다. 그녀는 벚꽃꽃잎을 따서 방안 가득 뿌리며 스즈키와 함께"꽃의 2중창"과 "벚꽃나무의 가지를 흔들어라 (Scuoti quella fronda di ciliegio)"라는 아리아를 사랑스럽게 부르면서 그가 돌아와 기거할 방을 꽃으로 장식한다. 야윈 얼굴에 곱게 화장을 한 그녀는 아기에게도 화장을 시키고 창호지 문에 구멍을 세 개 뚫어 스즈키, 아기와 같이 밖을 내다보며 남편을 기다린다. 밤은 깊어가고 달빛에 비친 세 사람의 실루엣이 아름답다. 어렴풋이 들리는 <허밍코러스>를 자장가 삼아 스즈키와 아기는 잠이 든다. 쵸쵸상만 가슴 벅찬 재회의 순간을 고대하며 밖을 응시하는 가운데 조용히 막이 내린다.
어떤 개인날 14. Act II: Part 1: E Izaghi ed Izanami 15. Act II: Part 1: Un bel di vedremo 16. Act II: Part 1: C'e. Entrate 17. Act II: Part 1: Yamadori... 18. Act II: Part 1: Ora a noi 19. Act II: Part 1: Due cose potrei far 20. Act II: Part 1: E questo? E questo? 21. Act II: Part 1: Che tua madre dovra 22. Act II: Part 1: Vespa! Rospo maledetto! 23. Act II: Part 1: Una nave da guerra ... 24. Act II: Part 1: Scuoti quella fronda di ciliegio 25. Act II: Part 1: Or vienmi ad adornar 26. Act II: Part 1: "Humming Chorus"
3 막
오케스트라의 전합주로 시작되는 비극적인 간주에 이어 막이 오르면 제1장과 같은 무대가 나타난다. 밤은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선원들의 합창도 항구의 아침답다. 쵸쵸상은 아직도 밖을 응시하고 있다.
휴식을 취하라는 스즈키의 권유로 그녀는 아기를 안고 안으로 들어간다. 음악이 4분의3박자의 무거운 곡조로 변하고 셔플레스와 핑커톤이 찾아온다. 놀라는 스즈키. 그녀는 쵸쵸상이 간밤을 뜬눈으로 지샜으며 지난 3년 동안 항구로 들어오는 배만 바라보면서 살아왔고 어제 저녁에는 방안에 꽃잎까지 뿌렸다고말한다.핑커톤은 깊은 회한에 잠긴다. 문득 앞뜰에서 인기척이 있어 스즈키가 보니 낯선 외국 여자가 서있지 않은가. 그녀가 핑커톤의 부인임을 알고 스즈키는 깜짝 놀란다. 핑커톤은 방안에 뿌려진 꽃잎과 선반에 놓인 자신의 사진 따위를 보면서 후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마음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안녕, 꽃이 피는 사랑의 집 (Addio, fioritoasil)"이라는 아리아를 부르고 달려나간다. 그러자 그의 미국인 부인 케이트가 들어와 아기를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스즈키에게 부탁한다. 이 때 쵸쵸상이 나와 남편 대신 웬 미국 여인이 서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그녀가 핑커톤의 부인이라는 말을 듣고 쵸쵸상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모든것을 포기한 쵸쵸상은 아기를 넘겨 주라는 영사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30분 후에 아기를 데려가라고 말한다. 그녀는 스즈키에게 아기를 맡기고 불단 앞에서 기도를 올린다. 이윽고 그녀는 아버지의 유품인 단도를 꺼내 거기에 새겨진 "명예롭게 살수 없을 때는 명예롭게 죽어라 (Con onor muore chinon puo serb ar vita con onore)"는 명(銘)을 읽는다.
그녀가 막 칼을 자신의 목에 찌르려는 순간 아기가 방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아기를 끌어안은 쵸쵸상은 "귀여운 아가야, 엄마는 이제 죽지만 엄마의 얼굴을 잘 기억해 두렴..." 하는 극적인 이별의 아리아를 부른다. 그녀는 아기의 눈을 헝겊으로 가린 후 손에 미국 국기를 쥐어주고 나서 단도를 들고 병풍뒤로 들어간다.
잠시 후 단도가 방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흰 천으로 목을 휘감은 쵸쵸상이 휘청거리며 나와 아기 쪽으로 기어가다 쓰러진다. 그녀는 때마침 달려온 영사와 핑커톤을 보고 아기 쪽을 가리키며 절명한다. 핑커톤은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영사는 눈물을 흘리며 아기를 안아올린다. 슬픈 후주가 울리는 가운데 천천히 막이 내린다.
27. Act II: Part 2: Oh eh! Oh eh! 28. Act II: Part 2: Gia il sole! 29. Act II: Part 2: Io so che alle sue pene 30. Act II: Part 2: Addio, fiorito asil 31. Act II: Part 2: Suzuki! Suzuki! 32. Act II: Part 2: Come una mosca prigioniera 33. Act II: Part 2: Tu! Tu! Tu! 34. Act II: Part 2: Butterfly! Butterfly!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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