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70201072230025002
우리가 흔히 “입안이 헐었다” 또는 “혓바늘이 돋았다”라고 말하는 증상이 있다. 입안이나 입가, 그리고 입술 주변에 궤양이니 염증이 생기는 경우인데, 흔히들 몸이 피곤하거나 기운이 떨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연산군 6년 3월 16일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왕이 경연(經筵)에 나가지 않은 핑계로 이 증상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도 왕이 경연에 나오지 않아, 신하들이 “전번 전교에 ‘이달 7일에는 모처럼 경연에 납신다’ 하셨는데, 지금껏 납시지 않으시니, 납시도록 하소서”라고 말하였더니, 스스로 “입술이 헐어 낫지 않았기 때문에 못 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입술이 헐었다고 경연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증상이 몸 전체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본인이 좀 더 휴식을 취해야 하는 근거로 얘기하였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과연 그 핑계는 사실일까?
답부터 먼저 말하면, 사실이다. 원래 구내염이란 입안 점막에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의 총칭으로서, 감염성인 것과 비감염성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감염성인 것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이며, 비감염성인 경우는 물리적, 화학적 자극이나 알레르기 또는 영양불량, 당뇨병, 요독증, 악성 빈혈 등의 경우를 손꼽을 수 있다.
물론 비감염성인 경우는 건강상태가 나쁜 것이 기본원인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인체의 허약함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나아가 감염성인 경우에도 밖에서 쳐들어온 나쁜 병원체가 원인인 것 같지만, 사실 내 몸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일어난 것이기에, 역시 인체의 허약함을 근본원인으로 볼 수 있다. 또 원래 입안에는 항상 세균이 있지만, 몸의 면역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때는 세균에 대한 억제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피로, 수면부족 등으로 체력이 떨어져 면역력이 저하되면 억제력이 약해지고 세균의 활동성이 증가해 병이 생긴다.
이렇게 면역력이 약해지면 잔병치레를 하게 되고, 심지어 스스로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까지도 생긴다. 이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베체트씨병’이다. 베체트씨병은 반복되는 구강궤양, 외부 생식기 궤양, 안구 염증의 세 가지 증상을 특징적으로 보이며, 이외에도 피부의 반점과 궤양, 관절 통증, 식욕 감퇴와 복부팽만감,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 두통, 현훈, 신경마비, 혈관색전증, 기타 발열증상, 장천공, 장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는 치료도 잘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입안이나 입술 또는 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일단 심열(心熱)증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기서 심장은 한의학적인 심장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나 기타 원인으로 상부에 열이 몰려서 생긴 경우는 열을 식혀주는 처방을 응용한다. 그리고 심한 구취가 동반되는 경우는 위장에 열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일종의 혈관염증이기 때문에 피가 탁해지고 열이 많아진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이밖에 습열(濕熱)이나 허열(虛熱)증상으로도 파악된다.
베체트씨병인 경우에는 일반 구내염의 치료법에 추가적으로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처방일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강력하게 인체를 보강해야 치료가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보강치료법이 없는 양방에서 난치병으로 분류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