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는 장수의 도리에 대해서 여섯 가지 행동방침(六術), 다섯 가지 권도(五權), 세 가지 지극한 것(三止)을 주장했다. 그 중‘세 가지 지극한 것’이라는 뜻의 삼지(三止)는 이순신이 1597년 초 부산포 진격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던 근거라고 볼 수 있다.
삼지(三止)는 임금이 장수에게 그 소속 군사들을 모두 죽게 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할지라도 다음의 세 가지 경우에는 명령을 거부해 차라리 장수 자신이 목숨을 버리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첫째, 장졸들을 위태로운 곳에 몰아넣어서는 안된다(不可使處不完, 불가사처불완). 둘째, 이길 수 없는 적을 공격해서는 안된다(不可使擊不勝, 불가사격불승). 셋째, 백성을 속여서는 안된다(不可使欺百姓, 불가사기백성).
이순신은 순자가 말한 삼지(三止)를 철저히 지켰다. 그는 장졸들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전투를 하지 않았다. 늘 먼저 이겨놓고 싸우는 전투를 했다.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군사와 백성을 사지로 보내지 않았다. 이순신이 부산포 진격 명령을 거부한 것은 자신의 목숨을 던져 군사와 백성을 죽음의 땅에 내몰지 않으려는 삼지(三止)의 결단이었다. 이순신의 정확한 판단은 얼마 후 이순신 대신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었던 원균이 선조와 조정의 무리한 명령으로 칠천량에서 대패한 것에서도 증명된다.
순자는 육술(六術), 오권(五權), 삼지(三至)를 신중하고 겸손하게 실천하고, 태만하지 않는 장수를 “천하의 장수(天下之將)”라고 불렀고, 그런 장수는“신명(神明)과도 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순신이 순자가 말한 천하의 장수, 천지신명과도 통하는 장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군사와 백성, 나라를 위한 한마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녔고,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 그것을 지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리더십을 만든 근원적 지혜의 원천은 순자의 <의병(議兵)>에 있다. 어떤 분야의 리더라도 리더라면 <의병(議兵)>을 읽고 사색해 보시라. 그런 뒤 이순신처럼 과감히 결단하고 행동한다면 모두의 마음을 얻어 불패의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