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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이 지난해부터 두 차례나 미뤘던 `후원의 밤' 행사를
23일 개최한다. “투명한 정치를 위해 법이 허용하는 후원회 행사를 연다”는 김 의원쪽의 설명에도 `대통령 아들'의 후원회 행사 결정은 개운치 않은 느낌을 준다.
깨끗한 정치자금을 모으고 관리하는 후원회 제도는 법이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정치인들에게 장려하면 했지 금할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정치자금을 공개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김 의원도 그동안 매달 자신을 도와주는 후원자들로부터 합법적인 정치자금을 모금해 사용해왔다.
그렇지만 아무나 다 돈을 갖고 올 수 있는 `후원의 밤' 행사를 굳이 개최하는 데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의 사례에 비춰볼 때 `후원의 밤'이 권장할 만한 행사만은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얼굴도 모르는 유관기관이나 산하단체 등에 후원을 강요하는 행사가 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유력인사와 줄을 대려고 애쓰는 숱한 사람들이 현직 대통령 아들의 후원회 행사를 `이용'할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유력인사 자제의 결혼식에 축의금 봉투를 든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는 것을 보지 않았던가. 과거 여당의 실력자들이 `후원의 밤'을 열지 않은 데는 이런 것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다. `정승이 죽으면 썰렁해도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세태를 김 의원쪽이 모른다면 그것도 문제다.
시기도 그렇다.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집 나온 실업자들이 아직 거리를 떠도는 등
국제통화기금 사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더구나 지금은 옷 로비 사건 이후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에게는 축·조의금도 받지 못하도록
조처한 마당이 아닌가. - 한겨레/6/21/99 -
* 촌지의 부끄런 자화상
언론인 부패·비리 관련 사건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기자·프로듀서·앵커, 신문의 얼굴 격인 주필, 방송사·통신사 사장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의 땅투기, 주식투자, 뇌물 수수, 촌지·향응 및 골프 공짜 부킹, 비자금, 이권 개입 등 온갖 부끄러운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고 있다. 주필이 땅투기 의혹에 휘말린 신문사에서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며 성토하는 것은 또다른 모습이다. 반면 자성하는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최순영 리스트'로 압축·귀결되는 언론 부패의 실상을 몇차례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5월19일 <중앙일보> 길진현 경제부 차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증권 투자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21일 홍두표 전 <한국방송공사> 사장이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한테서 뇌물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4일엔 방송공사 아침뉴스 앵커를 맡았던 이강균 차장이 기업체의 세금포탈을 도와주고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8일엔 드라마 <용의 눈물>을 제작한 거물 프로듀서 김재형(63)씨가 탤런트들로부터 16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게다가 김영일 전 <연합뉴스> 사장이 단체퇴직보험 가입과 함께 받은 리베이트 6천만원을 비자금으로 만들어 정계에 로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지난 17일에는 <동아일보> 이현락 주필이 경제부 차장·부장시절 새도시 예정지 땅을 대여섯 차례나 사고 판 것으로 알려져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언론사 경제부장과 기자들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내사를 받거나, 땅투기 의혹을 받은 방송사 전 사장이 기자들을 동원해 검찰 수사를 막게 하는 등 알려지지 않은 비화만도 헤아리기 어렵다.
- 왜 이럴까?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결국 언론인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각종 `촌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데서 비롯한다는 게 언론계 안팎의 중론이다.
실제로 아이엠에프 사태 이후에도 촌지는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청와대에서도 촌지를 돌린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얼마 전 한 신문사 부장은 청와대 수석실에 들렀다가 1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받았다.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되돌려주었지만 “영 기분이 찜찜했다”고 한다.
딸린 기관이 많은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건설교통부 등 경제부처의 촌지도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이 부처들의 산하기관들은 각종 세미나를 명목상으로 열며 토론자도 아닌 기자들에게까지 `회의 참석비'란 이름으로 무조건 20만~30만원씩을 건네고 있다. 지난해 8월께 한국조세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기자들끼리 회의 참석비를 받을 것인지를 두고 논란을 벌였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밖에 일부 정부 부처들에선 여전히 고스톱 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판돈을 공보관이 대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기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부 재벌총수들은 일부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향응을 제공한 뒤 1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있다. 또 지난 4월 衁생명이 연 기업지배구조 변화와 관련된 기자 브리핑 보도자료 봉투, 지난 4일 둁은행 주최 세미나 자료가 담긴 봉투에는 각각 30만원의 상품권과 현금이 들어 있었다. 둁은행쪽은 기자들에게 `고스톱 자금'이라 했다고 한다.
기자들뿐만 아니라 시사만화가들도 촌지 사정권에 들어있다. 한나라당이 지난달 중순 중앙일간지 시사만화가들에게 각 100만원씩을, 아태평화재단 역시 같은달 하순 시사만화가들을 불러 각 20만원을 전했다.
물론 촌지를 돌린다고 해서 모든 기자들이 다 받는 것은 아니다. 받기를 아예 거부하거나 출입기자단 간사를 통해 돌려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연 촌지수수 관행이 이전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언론인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때라는 여론이 높다.
그래야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는 언론인 비리와 부패에 대해서도 언론 수용자
처지에서 진실 그대로 보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론감시단체 관계자들은 말한다.
- 한겨레/6/20/99-
* 교육 - 무상이라고요? 박은영
경향월드넷 네티즌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질랜드 체험기 새필자 박은영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이숙정씨와 함께 번갈아가면서 체험기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은 첫편으로 뉴질랜드 교육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요.
이민 오기 전 뉴질랜드에서는 교육비가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는데
그것은 잘못된 정보이다. 이곳에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학비가 있다.
물론 도네이션(기부금) 이기 때문에 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학비를 내지 않았다는
학부모들을 만나 보지 못 했다.
예전에는 뉴질랜드의 경제가 풍요로와서 모든 것이 무료 였지만 지금은 학교마다 예산의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학비도 할부로 내거나 여러 형제가 다닐 경우 약간의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학비를 받고 있다. 학비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등록금은 1 년에 초등 학교가 80 달러에서 120 달러, 중고등 학교는80 달러에서 250 달러.... 사립 학교나 유학생의 경우는 7,000 달러에서 10,000 달러 정도이다.
매년 학기가 시작 되면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용품을 일괄 구입한다. 개인적으로도 구입 할 수 있으나 종류가 많아 대부분 학교에서 구입 한다. 점심 역시 학교에서 약간 비싼 가격으로 주문 하여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체육 활동비, 공연료, 사진 촬영비, 사복 입는 날(머피 데이라 하여 교복을 착용 하는 중학생 이상의 학생들이 하루 사복을 입고 등교 하는 대신 2 달러 정도씩 돈을 학교에 낸다.) 등의 명목의 돈을 계속해서 내게 되는 것이다.
학교는 기금 모집을 위하여 여러 가지 행사를 계획 하는데 식물이나 도서를 판매 하며, 디스코 파티 등도 주최 한다.
디스코 파티의 경우 아이들은 춤을 추고, 선생님들은 음식 판매와 뒷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기금 모집의 방법으로 한국 사람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이해가 잘 안가는 것 중의 하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쵸코렛, 롤리, 팝곤 등을 한상자 씩 (20 봉지 정도) 주어서 판매 하게 하는 것이다.
일가 친척이 별로 없는 우리들은 그냥 부모가 돈을 주어서 해결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직접 상자를 들고 길거리에서, 또는 각 집 마다 방문하여 물건을 판다.
아무튼 이곳의 교장 선생님들은 한국 과는 달리 정부의 예산을 얻는 것과 기금 모집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한국에서 큰 아이가 1년간 공립 초등 학교에 다녔던 경험으로 보면 이곳의 초등 학교 학비가 한국 보다 더 비싼 것 같다. - 한겨레/6/20/99 -
* 체벌 불만 고교생 29명, 집단 학교이탈
21일 오전 10시 10분쯤 부산시 남구 우암동 S공고 자동차학과 2학년 1반
김모(17)군 등 학생 29명이 담임교사의 체벌에 불만을 품고 수업을 거부한 채 학교를 이탈했다.
학교측은 이날 오전 1교시 수업을 마친 뒤 김군 등이 학생들을 선동해 학교를
이탈했으며 이날 오후 2시까지 박모(17)군 등 12명이 교사들의 설득을
받고 학교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담임인 황모(45)교사가 평소 조, 종례시간에
학생들의 수업태도와 생활태도를 지도하기 위해 가끔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왔으며 이에 불만을 품은 학생들이 집단행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집단행동을 하게 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부산=연합/6/21/99 -
* 학교교육의 잘못이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 미 닐 포스트먼 교수의‘교육의 종말’-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 저서 「에밀」에서 『식물은 경작에 의해, 인간은 교육에 의해
증명된다』고 적었다. 영국시인 존 밀턴도 『교육개혁이야 말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설계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천년을 앞둔 각국의 교육현실은 「위기」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은 죽었다」는 부고(訃告)가 곳곳에 나붙고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교육은 고육(苦肉)의 동의어가 돼버렸다.
이들에게 학교는 똑같은 인간형을 대량생산해내는 지식공장 또는 창의력과 가능성을 말살하는 감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닐 포스트먼 미국 뉴욕대 교수가 쓴 「교육의 종말」(문예출판사·차동춘 옮김)은 학교교육이 위기와 혼란에 휩싸이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모색한 책이다. 원제는 「The end of education」. 책 제목에 쓰인 「end」는 종말을 뜻하기도 하지만 목적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
포스트먼은 『잘못된 학교교육의 목적이 우리 아이들과 사회를 병들게 해왔으며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보다 의미있는 교육의 목적을 창출해내지 못한다면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포스트먼은 『학교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수업만 충실하게 받으면 사회에 진출해서도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주입시켜왔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가진 자만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상업주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다양한 집단의 조화를 모색하기보다는 각 집단간의 우열과 차이만을 부각시키는 「분리주의 교육」을 실시해왔다』고 강조한다.
포스토먼은 교육이 파행으로 치닫게 된 데는 인성적 측면을 배제한 채 단순한 정보와 지식만 나열한 교과서도 한몫 거들었다고 말한다.
『교과서에는 인간이 갖는 판단력의 약점이나 모호함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오류 가능성에 대한 어떤 암시도 적혀 있지 않다.
교과서란 독단주의를 조장하고 사소한 것들을 학습시키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는 또 교육이 바로서지 못한 것은 교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도 크다고 지적한다.
『교사란 학생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능력 가운데서 잘못된 부분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류의 감지자」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절대불변의 지식만을 가르치는 「진리의 전도사」로 군림해왔다. 그런 교사들이 존재하는 한 교육의 미래는 밝지 않다』
포스트먼은 『고답적인 지식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기보다는 지식의 상대성과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위기의 교육」을 「희망의 교육」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책머리에 학교를 기차에, 학생을 탑승객에 비유하며 쓴 글은 시사하는 바 크다.
『기차는 탑승객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기차가 탑승객들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가지 않으면 그 기차의 운행시간표에
신경 쓸 필요가 있겠는가』 - 경향/99/6/21 -
* 초등생도 감시하나
며칠 전 초등학교 가정통신문을 통하여 '공중도덕 위반학생 리콜제' 라는 경기도교육청의 교육시책을 접하게 되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거 나 공원과 목욕탕 등에서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학생의 명단을 소속 학교에 통보해, 학교에서 재교육을 통해 지도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어른들에게 늘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할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딸 아이도 그렇 게 말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지켜오던 공중도덕과 법규질서가 마치 타 율적감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지키는 것처럼 비쳐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재교육을 받는 위반 학생의 명단은 결국은 공개될 수 밖에 없 다. 그렇게 되면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동심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게된다.
초등학생이라면 실수도 할 수 있는 노릇이다. 판단이 아직 모자라는 어린이들에게는 타이르고 훈계하는 것이 우선이다. 학년, 반, 이름을 캐물은 뒤 소속학교에 알려주어 재교육을 받게 한다는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두려움과 불신감을 갖게 할 것이다.
'리콜제'에는 감수성이 강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고민한 흔적을 찾 아볼수가 없다.
( 김기영·경기- 경향.6.21.99).
* 대학 자율권
문용린 신임 교육부장관은 17일 『앞으로는 학생선발 등 입시를 비롯해 각 부문에서 대학의 자율권을 100%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장관은 이날 취임후 가진 첫 인터뷰에서 『이제 교육에서도 명실상부한 자율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 『재임하는 동안 만큼은 교육부가 대학과 관련한 각종 정책을 대학에 강요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 대입 다양화...수능 계속 쉽게 출제
문장관은 또 『수능시험은 기본적으로 쉬워야한다는 생각이지만 지금보다 더 쉬워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해, 오는 2001학년도 수능시험도 올 시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문 장관은 또 교육개혁과 관련,『앞으로도 교육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그러나 교원정년처럼 교육현장에 충격을 주는 정책은 신중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어『직장을 얻게되는 입직 연령이 평균 29세로 선진국의 21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이를 크게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학교 교육부에서 탈피해 전 국민의 인적자원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조선/1/18/00-
* 학원 열등생의 문제
학교 갔다오기가 무섭게 또 가방 들고 미술학원, 영어학원, 피아노학원 갔다가 마무리로 태권도장까지. 요즘 아이들은 정말 바쁘다. 부모 욕심에 여기저기 보내긴 하지만 제대로 따라가는 것 같지도 않다.
3년을 보내도 여전히 바이엘, 파란띠인 아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속셈 미술 영어 보내고 또 보내고
■ 나도 혹시 학원중독증
좀 극단적인 이야기 같지만 학원을 보내는 엄마와 아이의 입장이 이렇게 차이가 있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생활비를 쪼개서 힘들게 보내는데 아이는 엄마를 생각(?)해서 그냥 왔다갔다 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학원에 다닌다고 볼 수 있다. 엄마 품에 안겨서 젖먹이를 위한 조기 교육원에 다니다가 조금 크면 미술. 음악학원은 기본에다 영어학원까지 모든 것을 학원에서 해결할 정도다.
부모 역시 아이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파출부로 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학원비로 허리가 휘청하다. 아파트 상가 건물 하나에 학원이 다섯, 여섯 개는 들어서는 걸 보면 학원이 많기는 한가 보다. 그럼 왜 그렇게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 학원 보내는 데 목숨을 걸까?
아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자기 아이는 모두 천재 내지 영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엄마 마음, 가르치기만 하면 뭐든지 배울 수 있다고, 더 나아가 잘할 수 있다는 엉뚱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 가르치려는 것이다.
유행하는 건 모두 가르치려고 한다
엄마가 뚜렷한 교육관을 가지지 않은 경우 아이에게 학원 순례를 시키기 쉽다. 옆집 아이가 발레를 배운다면 우리 아이도, 무슨 교육법이 새로 나왔으니 이런 식으로, 일단 아이를 학원부터 보내야 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부모 귀가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의 경우 많은 수가 집에 갈 수 없어서 학원을 떠도는 경우가 많다. 바로 맞벌이 가정인 경우다. 아이를 혼자 집에 둘 수 없으니까 아예 스케줄을 짜서 저녁 때까지 여러 학원을 다니게 하는 것이다.
학원을 보내야 엄마가 맘이 편하다
요즘 고등교육을 받은 엄마들이 많아 웬만한 학원 선생님 수준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학원으로 보내는 이유는 물론 자기 자식은 가르치기가
힘들다는 이유도 있지만 엄마로서 책임을 다했다는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진도를 빨리 나가야 직성이 풀린다
엄마는 자기 자식이 다른 아이들보다 앞서 나가길 바란다. 그래서 겨울방학에는 다음 학기 공부를 예습시키고 영어도 빨리 가르치기 위해 학원에 보내는 거다.
하루 1~2시간도 마음놓고 놀 수 없는 아이
■ 엄마, 너무 벅차요!
다니는 학원의 숫자가 많다는 그것만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학원에 보내는 엄마의 태도와 학원에 다니는 아이의 반응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아이가 배우려는 의욕이 강해 컴퓨터와 영어, 미술 학원에 한꺼번에 보내도 좋아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걸 무지 싫어하는 아이를 엄마가 억지로 미술학원으로 보냈다면 그건 문제다. 아이가 싫어하는 걸 엄마가 억지로 시켰기 때문이다. 엄마가 강압적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낼 때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뭐든지 시켜서 할 뿐 스스로 하지 않는다
“엄마가 알아보고 수강증을 끊어 왔으니깐 넌 그냥 학원에 가기만 하면 돼”라고 말하는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가 과연 자기 인생을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매사를 엄마 결정에 따르는 아이는 결코 능동적인 성향을 기를 수가 없다.
열심히 다니지 않는다
당연한 결과다. 자기가 원해서 다니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열심히 할 리가 없다. 단지 엄마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기계적으로 가방 들고 학원에 왔다갔다할 뿐이다.
책임감이 생기지 않는다
책임감이란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시키는 대로 따라만 하는 아이에게 책임감을 바랄 수는 없다. 바둑을 배우고 싶다고 졸라서 바둑학원에 간 아이는 자기가 주장한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배운다. 하지만 엄마 손에 끌려 바둑학원에 간 아이는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친한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다
“지훈이는 누구랑 가장 친하지?” “학교에서는 승엽이, 영어학원에서는 크리스, 미술학원에서는 태호… 하여간 그래요.” 가장 친한 친구도 분야별(?)로 나눠져 있다. 이렇게 학원에 한두 시간 같이 있을 수밖에 없는 친구만 사귄다면 아이들도 친구를 겉핥기 식으로 사귈 수밖에 없다.
성격적 결함이 생기기 쉽다
크레파스를 쥐고 있다가 한 시간 뒤엔 수영장에 있다. 그 다음 영어를 배우고 컴퓨터를 작동한다. 사실 이렇게 여러 분야를 섭렵하면 어른이라도 정신없다. 하물며 아이에게 이 모든 걸 다 배우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학원을 한꺼번에 여러 군데 보낼 때 산만한 아이라면 점점 더 산만해지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점점 더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다.
가방 들고 왔다갔다 하는데…
■ 실력 안 느는 진짜 이유
학원을 보내면 잘할 것 같은데 생각만큼 아이의 실력이 늘지 않는다. 실력 향상은커녕 오히려 학교 성적을 까먹는다면 정말 더 큰 문제다. 이런 경우 엄마는 본전 생각이 나 아이를 닦달하기도 하는데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학원에 앉아 있어도 딴 생각하는 아이, 결코 잘할 수 없다.
피동적인 학습이므로 효과가 떨어진다
노래를 잘 하려면 수십 번이라도 불러봐야 한다. 그만큼 스스로 해야 실력이 느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학원 출석부에 도장 찍는다고 실력이 쑥쑥 느는 건 아니다. 꾸준히 나가기만 해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스스로 연습하지 않는 이상 결코 실력은 향상되지 않는다.
학원만 다니고 자습은 없다
하루 종일 학원 순례를 하고 온 아이가 집에서 책을 펴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아이는 학원만 다니면 공부는 다 한 줄 안다. 학원 수업이 능사는 아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배움 자체가 지겹다
배움이 꿀처럼 달콤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이스라엘과는 달리 우리 현실은 공부하거나 배우는 건 골치아프다는 생각부터 먼저 가지게 한다. 학원에 너무 많이 보내면 배움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배워 지긋지긋하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
학원을 다니다 보면 아이들은 학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이미 학원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가르쳐 학교에 보내면 아이들은 오히려 학교 다니는 걸 지겨워한다. 학원가면 다 가르쳐주는 걸 굳이 학교까지 가서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소원해진다
엄마랑 같이 해도 되는 걸 학원에 보내는 경우도 많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바로 부모다. 아이를 보듬어 가르치는 과정에서 유대가 강해지는 것. 무조건 학원으로 내몰기만 하면 안된다.
엄마와 아이의 도피처가 된다
“학원을 네 군데나 다니고 있는데 웬만큼은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엄마 마음. 하지만 아이는 기계적으로 학원을 다닐 뿐이다. 학원에서 어느 정도 아이가 소화하든 간에 하루종일 바쁘게 학원만 다녀도 엄마는 마음이 뿌듯해진다. 아이 역시 학원 다니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친다!
■ 효과 만점 학원 보내는 법
학원만 보낸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많이 배우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 혼자만 아무 데도 안 보낼 수는 없다. 남이 보내니 덩달아 보내는 건 아니지만 이왕 보내는 거 효과를 보고 싶다.
가정학습을 우선한다
가장 좋은 선생님은 바로 엄마. 무조건 학원에 보내기보다는 직접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직접 가르친다. 잘 모르면 아이와 같이 백과사전도 뒤져보고 피아노 건반도 함께 두드려본다. 이렇게 엄마가 가르치면서 아이의 적성과 소질을 찾아본다. 그 다음 학원에 보내도 늦지 않다.
아이와 의논해 학원을 결정한다
“너 내일부터 속셈학원 다녀” “이제 과학교실 다녀야 해”라는 식의 강압은 피하자. 학원에 보낼 생각이라면 먼저 아이에게 무얼 배우고 싶은지 물어본다.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그걸 배우게 하고 특별한 것이 없다면 아이의 성격에 맞는 것으로 권해준 다음 선택은 아이에게 맡기자. 절대 강요는 안된다.
아이에게 휴식 시간을 준다
방과후 하루 종일 학원을 다니다 어둑해져서야 집으로 돌아오게 하지는 말자. 아이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맘껏 친구랑 뛰어노는 것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일이다.
한꺼번에 많이 시키지 않는다
영어 배우다가 속셈도 하고 바이올린도 켜야 한다면 아이는 혼란스러워한다.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르치자. 아이에게 모든 것을 가르칠 수는 없다. 엄마가 먼저 욕심을 버리고 한번에 하나씩 차근차근 가르치자.
다니기 싫어하면 그만두게 한다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그래도 반드시 보내야 한다. 하지만 학원은 다르다. 가기 싫어한다면 억지로 보낼 필요는 없다. 학원 때문에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할 순 없다.
문제성격까지 확 고친다.
■ 아이 성격 따라 학원 보내기
모든 아이가 어떤 학원을 보내도 다 잘할 수는 없다. 아이에 따라 진도도 틀리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다. 대부분 아이들은 좋아하는 걸 선택해 배우게 하면 되지만 유난히 걱정되는 경우가 있다.
너무 산만하거나 지나치게 수줍어하는 아이의 경우 학원을 보낼 때도 신경이 쓰인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아이의 경우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학원을 선택해야 한다.
산만한 아이 →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시킨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이것저것 다 꺼내놓고 공부를 해도 국어하다 산수문제 푸는 아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큰 형벌인 아이. 이렇게 아이가 산만하면 엄마는 걱정이 된다.
좀 차분해질까 하는 생각에 서예학원이나 바둑학원을 보내는데 이건 도움이 안된다. 산만한 아이는 대개 에너지가 넘치므로 오히려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산만한 아이에게 가만히 앉아 있어야만 하는 서예보다는 아예 태권도나 수영처럼 몸을 움직이는 것을 가르치는 게 낫다. 그런 다음 미술이나 서예 등 정적인 활동을 시키도록 한다.
소심한 아이 → 아이가 잘하는 것을 골라 보낸다
사람들 앞에서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 아이, 친구들에게 늘 휘둘리는 아이, 조금 야단쳐도 눈물부터 흘리는 아이. 이렇게 아이가 소심하면 부모는 대개 발표력이 길러지라고 웅변학원이나 태권도장에 보내곤 한다.
하지만 소심한 아이는 성격이 고쳐지는 게 아니라 더 힘들어할 뿐이다. 이런 경우 아이가 우선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배우게 한다. 잘 못하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잘할 수 있는 것부터 배우게 해 자신감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그림을 잘 그린다면 우선 미술학원부터 보낸다. 미술학원에서 칭찬을 받아 자신감이 생긴다면 그 다음 잘 못하는 분야도 할 수 있다.
소심한 아이의 경우 너무 규모가 큰 학원은 피한다. 아무리 이름난 학원이더라도 아이가 주눅이 든다면 소용이 없다.
최신 시설, 최고 실력의 강사보다는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 엄마같이 포근한 선생님이 더 적당하다. 또한 소심한 아이를 학원에 보낼 때는 엄마가 미리 예습을 시켜서 보내도록 한다. 자기가 잘 모르는 문제에 부딪히면 소심한 아이같은 경우 더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아이 → 규모가 큰 학원에 보낸다
모든 걸 자기 맘대로 하려고 드는 공주와 왕자 역시 학원에 보내면 문제를 일으킨다. 엄마 입장에서는 자기 아이는 특별하니깐 하고 접어둘 수 있지만 또래 친구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자기만 아는 아이일 경우 다소 규모가 큰 학원을 선택해도 좋다. 일단 아이의 숫자가 많아지면 자기보다 잘난 아이도 많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도 엄마가 따로 예습을 시켜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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