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6월 15일 (일요일) ♣ 제142차 백두대간 노인봉(1,338m)-소금강(小金剛) 산행
[산행코스] ☞ 진고개(해발 960m)→ 백두대간 길 4km→ 노인봉(1,338m)→ [내림길]→ 낙영폭포→ 백운대→ 만물상→ 구룡폭포→ 식당암→ 십자소→ 연화담→ 소금강입구 주차장→ [귀경]
* [프롤로그] — 싱그러운 생명이 숨 쉬는 청산에 들며…
☆… 유월(六月)이다. 싱그러운 녹음(綠陰)이 온 산야에 넘실거린다. 천지간에 생명이 충만하다. 오월의 해맑은 신록이 짙푸른 녹음으로 무르익어 가는 계절,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아니 벌써 여름 한 복판인 듯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 6월 4일에는 <지자체 선거>가 있어서, 투표일까지 그 뜨거운 열기가 더욱 더위를 느끼게 하는 정치적인 논쟁이 불꽃을 튀겼다. 이번 선거는 시·도지사 등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시장과 군수 등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을 비롯하여, 각 시·도 교육감을 선출함으로써, 지역의 일꾼들을 시민의 뜻으로 선출했다. 이번 선거의 본질은 지방의 살림을 꾸려가는 행정가를 선출하는 것이지만, 정당의 공천을 통해 치러지는 선거이니만큼 다분히 정치적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대참사 등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부각되면서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문제는 그렇게 난무하는 수많은 정당과 후보자의 말들이 얼마나 사실에 근거한 것이며, 그들이 남발하는 공약들이 믿음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핏대를 세워 부르짖은 공약들이 어떻게 실현되는 지 유권자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그 동안 우리는 그들의 말과 현실의 괴리(乖離)가 너무 커서 적지 않은 실망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라의 모든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국가의 안정과 국민들의 행복을 위하여, 말의 잔치가 아닌, 참다운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자세로 임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이다.
* [오늘의 산행 포인트①] — 백두대간 노인봉
☆… 오늘의 산행지는 오대산 권역의 노인봉과 청학동 소금강 계곡이다. … 설악산(雪嶽山) 공룡능선을 타고 내려온 백두대간(白頭大幹)이 대청봉(大靑峰)을 밀어올리고 난 후, 그 산줄기가 서북능선을 타고 서진(西進)하다가 한계령(寒溪嶺)을 지나면서 남으로 질주한다. 그리고 점봉산-조침령을 지나, 홍천에서 양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구룡령(九龍嶺)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1,300고지의 응복산(1,360m)-신배령(1,173m)을 거쳐 두리봉(1,422m)-동대산(東臺山, 1,433m)을 밀어 올리면서 오대산(五臺山)의 거대한 산군을 형성한다.
오대산은 크게 보아, 진고개를 지나는 6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비로봉(1,563.4m), 호령봉(1,561m), 상왕봉(1,491m), 두로봉(1,421.9m), 동대산(1,433.5m)의 다섯 봉우리와 그 사이의 많은 사찰들로 구성된 오대산지구와, 노인봉 (1,338m)을 중심으로 하는 소금강지구로 나뉜다. 동대산은 오대산 중의 동쪽에 위치한 산봉으로 그 우람한 산채가 자리하고 있는 산록에 진고개가 있다. 진고개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노인봉(1,338m)을 밀어올리고 남으로 내달리는데, 소황병산(1,328m→황병산)에서 선자령-대관령을 이르는 산릉은 평탄하고 광활한 고원을 이루기도 한다. 오늘의 산행지는 진고개에 시작하는 백두대간의 노인봉을 오르고 거기에서 동해안으로 흐르는 청학천 소금강을 탐방하는 여정이다.
* [오늘의 산행 포인트②] — 청학동 소금강(靑鶴洞小金剛)
☆… 강릉시 연곡면에 위치한 소금강은 노인봉(1338m)을 정점으로 황병산(1407m)과 백마봉(1,094m) 능선이 만들어낸 13km의 계곡으로, 국내에선 그 아름다움을 따라갈 곳이 없을 정도이다. 이 소금강은 기암기석과 층암절벽, 소(沼)와 담(潭), 폭포 등이 절경을 빚고 있다. 무릉계를 기준으로 상류쪽을 내소금강, 하류쪽을 외소금강이라 한다. 외소금강에는 금강문, 취선암, 비봉폭, 그리고 내소금강에는 삼선암, 세심폭, 청심폭 등이 대표적인 경관을 이룬다. 1970년 대한민국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되었고, 1975년에는 제11호 국립공원으로 등록되었다. '소금강(小金剛)'이란 명칭은 율곡의「유청학산기(遊靑鶴山記)」에서 따왔으며, 소금강 입구 표석에 새겨진 '小金剛'이란 글씨도 율곡이 직접 쓴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노인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낙영폭포, 만물상, 구룡폭포, 무릉계로 이어지는데 이른바 청학동 소금강(靑鶴洞小金剛)이다. … 무릉계(武陵溪)를 시작으로 십자소, 금강사, 식당암, 청심폭, 세심폭, 구룡폭, 만물상, 구곡담, 희암대, 선녀탕, 백운대, 마의태자 설화가 얽혀 있는 아미산성, 학유대, 만물상을 거쳐 일월암에 이르는 5킬로미터의 구간이 소금강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그 반대로 상류에서 계곡의 아래로 내려가는 여정이다.
* [산으로 가는 길] — 쾌주(快走), 산행들머리 ‘진고개’를 향하여…
☆… 오전 8시 04분, 우리의 초록버스는 군자역을 출발했다. 예정보다 30분이 늦은 시각이었다. 오늘은 전진국 사장과 두 분의 친구, 그리고 말없이 산길을 걷는 선천, 산조미, 고묘순 님등이 참석하고, ‘바람처럼’ 김정출 산우가 이봉우 님을 처음 모셔왔고, 특히 오늘은 ‘날렵한 산다람쥐’ 배민정 여사가 오랜만에 참석하여 반가웠다. 배 여사는 7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백두대간을 6차례나 주파한 준족의 여성 산악인이다. 그리고 ‘사람 좋은’ 이상철 회원과 ‘꽃구름’의 부군인 이달호 님 등이 참석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개인적인 사정과 행사가 겹쳐 나오지 못한 분이 많았다. ‘앞집 남자’ 전평국 대원과 뒷집의 여자 ‘꼬공’ 부회장, 우리 동네 영원한 10통장 '통통공주'와 ‘하회탈’ 김준섭 부회장 등도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서 평소보다 적은 인원인 25명의 대원이 참석했다. 날씨는 화창했다. 중부선에서 영동선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아주 소통이 원활했다. 우리의 ‘초록버스’는 강원도 횡성휴게소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쾌주, 영동고속도로의 진부I.C에서 내려 6번 국도를 타고 오대산국립공원 권역으로 들어섰다.
* [산행 들머리] — 해발 970미터의 6번 도로가 넘어가는 ‘진고개’
☆… 오전 10시 50분, 산행들머리인 ‘진고개’에 도착했다. 진고개는 평창에서 주문진-강릉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가 지난다. 영동과 영서를 나누는 분수령이다. 고개의 동쪽의 물은 ‘연곡천’으로 흐르고, 서쪽의 ‘안개자니’ 계곡의 물은 오대천으로 흘러 한강에 유입된다. 이곳은 1991년 포장된 이래 왕래하는 차량이나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이 찾아들고 있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진고개는 연곡면 삼산 4리와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 사이에 있는 970m의 고개이다. 이 고개는 포장되기 전, 비만 오면 땅이 질어서 ‘진고개’로 불렸다.
* [노인봉(老人峰) 오르는 길] — 묵정밭 초원을 가로질러, 길고 긴 나무테크의 계단길
☆… 오전 11시, ‘진고개휴게소’에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화사한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대산(東臺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늘은 진고개에서 노인봉을 오르고 난 뒤, 거기에서 청학동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산행을 하게 된다. 오늘의 선두는 승조 김화영 산행위원이 맡고, 후미는 지평 민창우 산행대장이 수습해 오기로 했다. 그리고 유형상 부대장이 중간에서 대원들과 함께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여기서 노인봉까지는 4km의 수림이 울창하게 우거진 백두대간의 능선길이다.
☆… 오늘은 더없이 화창한 날이다. 하얀 구름이 가볍게 떠 있는 하늘은 푸르고, 쏟아지는 유월의 햇살은 화사하고 뜨거웠다. 산의 초입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개간한 산록의 밭이 펼쳐져 있는데, 지금은 경작을 하지 않아 잡초만 무성한 묵정밭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완만한 경사의 산록에 펼쳐진 그 초원(?)이 우리의 가슴을 환하게 열어주었다. 산길에는 자연스럽게 대원들이 줄을 이루어 나갔다. 화창한 날, 청산과 초원이 어우러진 유월의 산은 그대로 싱싱한 생명력이 솟아나왔다.
☆… 그렇게 10여 분을 걷고 난 뒤, 활엽수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도 들어섰다. 산은 토산(土山)이어서 산길 또한 부드러운 흙길이었다. 산길은 나무테크로 만든 계단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산행 초반의 가파른 계단이지만, 울창한 숲 그늘이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왔다. 그렇게 나무계단은 500여 미터나 이어졌다. 나무그늘의 쉼터에서 선두 의 승조 대장과 전 사장과 친구분들, 그리고 산조미와 묘순 대원이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백두대간의 ‘날·산’ 배 여사와 선천 대원은 이미 앞서 나아갔다고 했다.
* [노인봉(老人峰)으로 가는 길] — 신선하고 쾌적한 백두대간의 원시림…
☆… 나무계단을 지나고 난 뒤 이어지는 산길은 동대산의 산허리를 따라가는 평탄한 길이었다. 아주 쾌적하고 편안하게 이어지는 숲속의 길이다. 자연의 생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원시(原始)의 수림(樹林)이 울창하다. 이곳은 우리나라 ‘자연생태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야생의 초목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길가에는 멧돼지가 마구 흙을 파놓은 흔적이 도처에 눈에 띄었다. 숲길은 정말 쾌적했다. 심하게 오르내림이 없는 노정이니 다리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이곳을 포함하여 소황병산-선자령-대관령 구간은 고저의 변화가 거의 없는 고원지대여서 백두대간 가운데 가장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능선 길이다. 낮 12시 정각, 동대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200미터 정도 올라가면 노인봉 정상이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