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는 삶을 위해.
태어남으로 목적을 다한 우리,
나머지 삶은 보너스라고 하던데,
일상생활의 집착에 빠져 눈 돌릴 여유가 없는 나에게
이런 보너스는 여행에서 찾아야겠다,
100KM 걸음을 시작하는 깽이님과 나.
남해 대로에서 시작해서 목적지는 여수엑스포역까지 목표로 열심히 걸어가 봅니다.
택시 기사분이 우릴 태워주면서 제일 멀리 가본다고? 내가 잘못 들었나?ㅎ
이분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기사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갖는 고민거리들을 이야기하면서 가봅니다.
고민은 하나의 관념이라는 생각.
모든 사람들이 이렇기 때문에 나도 이렇다는 건 핑계~
생각만 바꾸면 모든 고민은 그냥 아무렇지 않은 것인데 말이죠?
예수도 이렇게 말씀했었죠,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맡아서 할 것이다.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으로 족한다”
걷다보니 배가 고프고, 마을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깽이님이 사온신 빵과 커피를 주섬주섬 먹어 봅니다.
먹으니~잠이 솔솔오고…
본능에 충실한 나?ㅎ 잠시 누워서 눈 붙이고 가봅니다.
먹고 자고 일어났으니, 화장실도 써비스~로 가주고요.ㅎ
볼일도 보고 양치도 하면서 상쾌하게 다시 출발해 봅니다.
어라? 내가 매고 왔던 은박 돗자리가 분실되고ㅠㅠ
혹시 나무에 걸려 빠졌나 싶어 뒤로 돌아가 찾아보기도 했지만,
행방불명.. 주운 사람은 잘 쓰시길 바라며..
저기에 보이는 섬진강교~
전에 방장님 후기에 봐서 안전줄이 필요할 것 같다는 깽이님 말에
안전줄도 다이소에서 하나 사서 준비해뒀는데
뻥~~뚤려있는 개구멍! 저기 사이로 숙여서 통과해봅니다.
여기엔 재첩국이 유명하다고 해서 섬진강교를 지나 밥집에 도착하여 재첩국도 한그릇해주고요~
선택장애가 있는 나에겐 메뉴가 간단해서 좋았고~ 맑은 국물 때문에 속도 편안했습니다~
옛날엔 섬진강엔 물고기부터 새우 등 여러가지 어족들이 풍부한 곳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도 촌에서 자라서 어릴 때 학교마치면 수영하고, 낚시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길을 걷다보니 정병옥 가옥이라고 있길래 다가가 보았습니다.
윤동주 시인과 인연이 있던 분, 지금의 윤동주 시인을 있게 만들어 주신 분이였습니다.
징병 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받아 우열곡절끝에 현재 우리가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저도 처음 산 시집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 더 뜻깊게 다가왔습니다.
안내원분이 저~기에도 가보라며 알려주셔서 배낭놓고 후다닥가서 윤동주 시들도 보고오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별을 어떤 마음으로 노래해야할까? 밤하늘에 각자 자신들만의 별들이 있는지?
오늘 밤엔 각자의 별을 골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미워하던 사람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냈으면 합니다.
수어천교를 오르기 위해 길이없어 풀길을 해치고 올라온 후 안도의 모습.
저도 낑낑되면서 힘겹게 올라오지만
작은 체구의 깽이님은 전사의 피가 흐르나..어떤 장애물도 깽이님을 막을 순 없죠~
길고 긴 수어천교 다리를 건너는 중~
앞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지루한 길의 초입인 것 같습니다.
수어천교를 건너 또 다시 다리 밑을 내려와 강 옆으로 걸어가 봅니다.
우리도 더워서 헤헤헥.. 갯벌도 숨구멍소리인지, 땀구멍 소리인지 따다딱~
날씨도 더우니, 지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여서 음료수와 각자 물 한병도 채워갑니다.
다시 걸으며, 중마금호수공원에서 어제 사온 김밥을 먹습니다,
잠시 누워서 쉬어가기도 하고 이렇게 보니 꼭 소풍 온 모습입니다.
이 다리는 이순신대교 입니다. 이 다리에는 길이는 이순신장군과 관련이 있던데
바로 다리길이와 이순신장군의 탄생년도가 같습니다~
총 연장 2260m이고, 주탑 사이의 중앙경간장 1545m (이순신 탄생년도 1545년 4월28일) 입니다.
신기하죠~ㅎ
다들 명량해전 보셨죠?ㅎ 한번씩 TV로 명량해전을 다시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이 날은 덥기도 덥고~ 잠도 오고, 이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도로는..참 지루하였습니다.
차라리 갯벌을 밟으면서 가는게 힘들지만 덜 지루한 길이지 않을까,
그래도 이러한 지루함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벗도 있고 혼자였으면 투털투털거리면서 걸었을 길..
아~ 끝이 어딘겨! 어느 회사 주차장에서 일단은 좀 쉬었다 가봅니다.
그래도 그늘이라서 쉬원하니 뜨거웠던 발도 잘 식혀줬습니다.
다시 초남 대교를 건너기 위해 경사면을 올라와 건너가봅니다.
지루한 직선도로~.
가는 길마다 깨닫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씽씽 달리는 차도 위에 씩씩하게 걸어가 봅니다.
때론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도로처럼 우리 삶의 과정도 이러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저는 그 순간마다 보는 글이 있는데,
맹자 왈
다들 힘든 시기이신 분들,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하는 분들,
담담히 받아들이고 준비해 나가세요~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것처럼요~
초남대교 길따라가면 빙둘러 가야 하는 상황.
우리 깽장군님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적군이 저기 앞에 있으면 적의 머리는 댕그랑~
옆 논길로 가기위해 풀 숲을 해치는 모습, 든든합니다^^
여기 논밭도 엄청 넓습니다. 벼들은 때가 왔는지 고개를 숙였습니다.
도로공사 중인 곳, 철근으로 역인 곳으로 건너가려니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가봅니다.
가는 길, 선장님 한 분을 만나 길 안내도 해드리고 바닷길을 잘 보시는데
도로 길은 낯설어 보이는 듯합니다~ㅎ
깽이님이 친절하게 이렇게 저렇게(콜택시.. 등) , 여기로 저기로,
구구절절 설명해 드리고 저희 갈 길을 가봅니다.
밤이라 이렇게 충무사를 앞까지만 갔다가 갑니다.
임진왜란 때 외적을 물리치던 무적 이순신장군, 정 우 장군, 송희립 장군 모시기 위해 세운 서당이라고 합니다.
어두워진 밤, 순천왜성 보려고 올라갔는데, 큰 돌로 쌓인 왜성만 보이고 배도 고프고~ 잠 오고~
잠깐 벤치에 앉아서 가져온 떡 하나 먹고 다리도 잠시 펴주며 쉬었다 가봅니다.
조금 밝았을 때 오면 왜성도 다르게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아쉬웠습니다~.
간척된 산업단지, 여긴 엄청 넓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직진 도로, 비몽사몽~
힘들 때 되면 서로가 말이 없어지고
처음의 패기는 점점 수그려 들고 이놈의 정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조용해 보이는 잔디밭 언덕에서 돗자리 펴서 눈 붙이고 가봅니다.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걸음을 시작해 봅니다.
여수공항 근처 편의점 열었나 보니 문도 닫혔고,
앉아서 라면에 밥까지 말아서 먹어 가봅니다.
공항을 지나,
비몽사몽이었나 제가 사진을 못 찍었는데 논길로도 제방뚝따라 걸어가기도 하고
이리저리 헤매다 여수국가산업단지를 지나고 편의점에 들려 물도 사서 가봅니다.
참 지루합니다, 무슨 산업단지들이 이렇게 넓고 긴지,
밤새 정유회사들은 흰 증기를 뿝어내고 나의 한숨도 후우~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여수 산업단지에서 잠시 눈만 붙일 생각에
침낭도 필 생각 없었고 귀찮기도 하고, 깽이님은 옆에서 “침낭 펴고 자라~” 하는데
말 안 들으니 누에고치가 되어있었네요.
어른 말씀 잘 들으세요, 누에고치 되기 싫으면요~ㅎ
길옆엔 많은 정유회사들을 위치해있고 큰 차들도 씽씽 지나가는 도로길.
안전에 조심하며 걸어가 봅니다.
도로길은 도저히 위험해보여 기찻길로 걸어가봅니다.
잠시 쉬면서 깽이님 가져온 빵들도 먹어보고~
저는 기차가 다니는 길인줄 알고 앞뒤 경계하면서 빵을 먹었는데
깽이님은 기차안다니는 길이라고 합니다. 왜 난 진동이 느껴졌을까요?ㅎ
똑띠 깽이님~따라가면 사고 날일은 없을 듯 합니다~.
한구미터널을 지나고~
날씨도 덥고 지루한 길에 몸도 더 빨리 지치는 것 같고,
한구미고향비석이 만들어 준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스르륵, 머리만 대면 잠이 옵니다.
남해안 길을 걸으면 준.희 선배님 시그널을 보면 반갑습니다.
먼저 길을 가신분에 대한 존경심도 있고
지나가는 우릴 반기는 느낌이 들어서 반가웠습니다.
저~기가 우리 목적지인 모사금 해수욕장입니다.
바닷물에 들어가봐야겠죠?ㅎ
이렇게 이번 7구간 남해안길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날씨는 겨울인데 뜬금없이 여름날씨 후기를 쓸려니 이상하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이 언제가나 했는데 추운날씨가 오니 더운 날씨가 살짝 그립기도 합니다.
올해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J3클럽과 인연이 되어 남해안길을 걷게 되어 큰 힘이 되었고 많이 느꼈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를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신 방장님, 저의 길동무인 깽이님,
항상 응원해주시는 J3클럽가족분들, 감사합니다.
올해가기전 빨리 밀린 후기도 후딱~쓰고 하겠습니다.
J3클럽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한해 마무리 잘하세요~.
첫댓글 매번 눈팅만 하다 맹자왈 글귀가 눈에 쏙~
'심지를 지치게 하고 고난을 당하고 굶주리며 빈궁에 빠뜨려 어지럽게 만든후~
참을 인을 주셨으니 더 큰일을 하기 위함이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보다 많이 경험해보셨기에
더 와닿을 수가 있을겁니다~
한번씩 써보기도 읽어보기도 하지만
실로 행하는게 제일 힘들죠~
이청득심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한다
수고했어요 ~~~~~~~~
맥가이버님 연말이라 바쁘시죠?
추운날씨에 고생이 많습니다.
항상 건강관리 잘하시고 안전주의하세요~
갈 길이 구만리여... 단디 챙기가코 잘 걸음하시길 바란다요...ㅎ
수고많았어요~~~~~~~~ 홧팅~^^
전국구님도 추운날 서해안길 가시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빨리 따라 잡아 같이 걸어야하는데~ㅎ
언제 따라갈지~
서해안길 항상 응원드립니다~
추운 계절에 철지난 남해안길 걷는 두분을
보니 더운 느낌보다는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혼자보다는 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으면 먼길도 금방일듯... 수고하셨구요
남은길도 재미나게 즐겁게 걸으시길
늘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산이님
혼자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지만 같이 할수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큰 힘이 됩니다.
서로서로 의지도되고 말동무도 되어주고~
남은 길도 최선을 다해 걸을께요~
두분이서 오손도손
아름다운동행 멋집니다
전 설악산가면
행복이만 방겨주는데
이늠이번주 돼지고기 한근반을
내가삶아서 갔는데
미주님이주니ㅎ
난 모르쇠
추운겨울 아름다운 해안길되십시요
안녕하세요, 지맥님.
행복이도 복이 많네요~
반겨주는 사람들과 맛있는 고기까지~
그날은 미주님이 주인이 되었네요.
맛있는 간식주는 사람이 최고~
지맥님도 안전산행하세요~
역쉬
깽샘은 머리만 닿으면
쿨~~~~~~
안녕하세요, 동이님.
저도 잘~자지만..
깽이님은 무척이나 잘잡니다.
저러다 누가 잡아가도 모를듯요..ㅠㅠ
좀 늦은 후기지만
이렇게 다시 되내이며 볼 수 있어서
반갑고 좋네^^
다른 시선과의 만남도 흐뭇하고~
늘 고맙고^^
메리크리스마스 솜주먹 아우님^^
안녕하세요, 깽이님.
많이 늦었죠.. ㅠㅠ
다음 일정 출발하기전 밀린 후기
쓰는게 목표인데..
깽이님 덕분에 같이 다니면서 새로운걸 느끼고 배워요~ 고마워요~
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고 다음에 봐요.